한미 군사동맹 현대화·대미 전략투자 놓고 이견 인정
중국 견제 위한 방산 생산·연합 역량 강조
데이브 매코믹 미국 상원의원이 8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과 일본 방문을 마친 데이브 매코믹 미국 연방 상원의원(공화·펜실베이니아)이 한미 관계의 조정 과정을 "이혼이 아닌 부부 상담"에 빗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그는 동맹국의 투자와 국방 기여 확대를 요구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이 동맹의 약화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따르면 매코믹 의원은 16일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진행된 마이크 갤러거 전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우리는 (한국, 일본과) 관계를 재설정하고 있다"며 "관계를 재설정하다 보면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고, 마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부 사이에서도 균형이 어긋나면 조정이 필요하다고 빗대면서 한국 등과 "부부 상담을 받는 것이지, 이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미 군사동맹 현대화와 대미 전략 투자 등을 놓고 일부 이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동맹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코믹 의원은 "우리는 아시아 동맹국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며 "관계가 불균형했고, 그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며, 훨씬 더 깊고 강한 관계로 나아가는 길에 있다"고 말했다.
'관계 재설정'의 대표적 사례로는 대(對)미 투자가 꼽혔다. 매코믹 의원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68조 원)와 일본이 내놓은 5,500억 달러(약 735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와 관련해 방한 당시 "논란은 듣지 못했다"며 대화가 투자금을 어디에 투입하고 어떻게 활용할지에만 집중됐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등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며 이행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의 미국산 군사장비 250억 달러 구매 약속과 국방예산 증액 계획도 미국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이행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국방예산 증액과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는 지난해 11월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명시된 것으로, 2030년까지 시행하기로 설정돼 있다. 매코믹 의원은 "아직 필요한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동맹국들이) 부담해야 할 몫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코믹 의원은 이같은 동맹 재설정의 이유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 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확고한 억지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매코믹 의원은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중국보다 빠르게 기술을 혁신하고, 장기전에 필요한 방산물자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봇·배터리·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일본과 무인·자율체계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맹국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훈련과 작전 계획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이런 준비가 이뤄지면 "중국은 매일 아침 대만해협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했다. 동맹의 기술·생산·군사 역량을 결합해 중국의 무력 사용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매코믹 의원은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하고, 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한국 기업의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한 제도 개선에 미 의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