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0년간 소비도 월급도 그대로"
"2030년 이후 10위 밖 밀려날 수도"일본 경제가 내년 인도와 영국에 밀려 세계 6위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그 원인을 '30년 정체'에서 찾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가락한 지난 15일, 도쿄에서 주식시장 지표판 옆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18일 유튜브 채널 '박가네'에는 '한때 세계 2위였던 일본의 GDP가 6위로 추락하게 된 이유'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채널 운영자 오상(본명 박준식)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을 소개하며 엔화 약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봤다. 그는 "엔화 약세는 원인이 아니다"며 "다른 나라들의 GDP가 성장을 할 때 일본은 30~40년 동안 멈춰 있었던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돈 안 쓰는 소비자·안 오르는 월급…"30년 정체"
유튜브 채널 '박가네'에서 일본 경제가 쇠퇴한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유튜브박 씨가 가장 먼저 짚은 것은 GDP에서 비중이 가장 큰 민간 소비다. 그는 "일본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며 "일본 내각부 지표만 봐도 1994년 민간 소비가 254조엔이었는데 30년이 지난 2024년에도 300조엔으로 50%도 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돈을 소비하려면 월급이 올라야 하는데, 일본은 불황 이후 수십 년 동안 월급이 안 오르다 보니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정체 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월급이 오르지 않는 이유로는 일본 특유의 고용 문화를 들었다. 박 씨는 "일본의 구인배수는 1.18로 취업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명에게 줄 월급을 두 명, 네 명에게 나눠주는 구조"라며 "완전 고용과 종신 고용을 유지하고 해고나 기업 부도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전 사회적으로 '다 같이 조금씩 가난해지자'는 암묵적 합의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도 돈을 돌리지 않는다고 했다. 박 씨는 "일본에는 망해야 하는데 안 망하는 '좀비 기업'이 21만 개에 달한다"며 "실업자가 늘어나면 사회적 불안이 생기니까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며 좀비 기업들을 계속 안고 간다"고 했다. 실적이 좋은 기업에 대해서는 "언제 위기가 올지 모르니 돈을 안으로만 쌓아두는 내부 유보금을 연일 최대치로 경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일본은 혁신을 위해 개인이 치열하게 노력하는 것을 죄악시하고 안정을 선택했다"며 "희생 없이 성장하려다 보니 2030년 이후에는 10위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한민국도 언젠가는 꺾이는 단계가 오기 때문에, 일본의 쇠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인도·영국이 일본 추월"…67년 만의 5위권 밖
IMF가 이달 발표한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4위인 일본의 명목 GDP는 4조 3419억달러(약 5795조원)다. 영국과 인도가 각각 5위와 6위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 순서가 정반대가 된다. IMF는 내년 GDP를 인도 4조 5211억달러(약 6035조원), 영국 4조 4889억달러(약 5992조원), 일본 4조 4676억달러(약 5963조원)로 내다봤다.
IMF 전망에서 순위를 가른 것은 성장 속도와 환율이다. 인도는 해마다 7~8%대 실질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고, 영국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유럽 주요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본은 성장률이 낮은 데다 엔화 약세도 계속되고 있다. 나라별 GDP 순위는 각국 통화로 계산한 경제 규모를 달러로 바꿔 매기기 때문에, 성장이 더디고 엔화 가치까지 떨어지면 일본의 몸집은 이중으로 줄어든다. IMF는 "자원 수입 의존도가 높고 통화 약세가 지속되는 국가는 물가 상승, 환율 변동성을 잘 관리해야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고도성장에 힘입어 1968년 세계 2위 경제 대국에 올랐다. 이후 2010년 중국, 2023년 독일에 차례로 자리를 내줬다. 일본이 세계 5위 밖으로 밀려나는 것은 1960년 이후 6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