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장 신청 전 출시 일정 발표…심사 절차 적정성 도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곽영래 기자]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품 출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둘렀다고 인정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끝나기 전에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심사에 착수하는 등 심사 절차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이 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심사 절차를 문제 삼자 "금융위에서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다"며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기존 심사 관행과 다른 절차가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끝나기 전에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심사에 착수한 데다 심사에 걸린 기간도 통상적인 ETF보다 짧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일반 ETF의 평균 상장 소요 기간은 62일, 대표적인 지수형 ETF는 43일이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9일 만에 상장됐다. 기초자산인 개별 주식의 가격 변동을 두 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심사 기간이 단축됐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끝나기 전에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심사한 전례가 있는지 묻자 이 원장은 "저희가 확인해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상품 출시 일정이 심사 절차보다 먼저 정해진 경위도 쟁점이 됐다. 금융위는 지난 4월 2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의 국무회의 의결을 발표하면서 이르면 5월 22일 상품이 상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5월 15일에는 5월 27일을 상장 예정일로 제시했다.
박 의원은 실제 상장 신청이 5월 19일 이뤄졌다며 신청서가 접수되기도 전에 금융위가 상장 날짜부터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4월 21일 국무회의 의결 때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당시 보도자료에 상품 출시 예정일이 명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그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와 필요한 준비를 거쳐 출시됐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적법한 절차와 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상장예비심사와 증권신고서 심사는 별개의 업무로 진행된다"며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자료는 증권신고서에 첨부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