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까지 겹치면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코스피는 17.11% 하락했다.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부진한 수익률이다.
인도네시아 IDX 종합지수(-14.59%)가 그 다음으로 낙폭이 컸고, 중국 심천종합지수(-7.40%), 코스닥 지수(-7.14%)가 뒤를 이었다.
반면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같은 기간 10.24% 올라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 RTS(7.17%), 스위스 SMI(4.06%), 인도 센섹스(3.10%) 등도 상승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 지수가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반면 반도체 업종의 영향력이 다소 큰 한국과 대만 가권지수(-1.73%), 일본 닛케이255 지수(-2.14%)는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주요 증시에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 3월과 글로벌 반도체 업종 조정으로 급락했던 7월을 제외하면 월별 수익률에서 주요국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30.61%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2.19%와 21.44% 급락한 7월 이후 탄력이 약화하면서 코스피는 8월에는 3.40%, 9월에는 0.26% 오르는 데 그쳤고, 이달 들어서는 17% 넘게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는 올해 누적 상승률 1위 자리도 내줬다. 대만 가권지수가 지난 16일 기준 62.66% 올라 선두로 올라섰으며, 34.50%로 수익률이 쪼그라든 코스피는 폴란드 WIG지수(36.66%)에조차 역전당한 상태다.
국내 증시가 유독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7월과 비슷하게 AI 산업의 성장 기대가 흔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AI 개발사 앤트로픽의 3분기 매출 증가세가 전 분기보다 둔화하면서 대규모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이러한 불안감은 반도체 수요와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를 약화시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대형 반도체주에 부담을 줬다.
외국인 투자자의 거센 매도세 역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18조1천30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16일에는 순매수로 전환했고, 19일에도 장 초반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하락세는 반도체 대형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종목 총 2천760개 가운데 1천899개(68.80%)의 주가가 내렸다. 종목 10개 중 7개 가까이가 하락한 셈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652개, 코스닥 1천247개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하락 종목 상당수는 낙폭도 컸다. 전체 상장종목 중 5% 이상 떨어진 종목은 1천120개(40.58%)였으며, 10% 이상 내린 종목은 588개(21.30%), 20% 이상 급락한 종목은 127개(4.60%)로 집계됐다.
삼성전자(-19.74%)와 SK하이닉스(-28.38%)의 하락폭 또한 컸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종목은 코스닥 상장사 빅웨이브로보틱스로, 같은 기간 주가가 61.60% 폭락했다.
반면 주가가 오른 종목은 코스피 254개, 코스닥 473개로 총 727개(전체의 26.34%)에 그쳤다.
19일 오전 9시 33분까지 집계 범위를 확대하면 이달 들어 주가가 하락한 코스피·코스닥 종목은 1천923개로 늘어났다. 전체의 69.67%에 해당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