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방산사업 현대로템으로 일원화
현대위아는 미래 모빌리티 집중
현대로템의 중동형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현대자동차그룹이 전차 완성품과 핵심 무기 부품 생산을 현대로템으로 통합해 방산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한다.
현대로템은 주포 등 대구경 화포 생산까지 확보해 수출 대응력을 높이고, 현대위아는 방산사업 매각 대금을 전동화·열관리시스템·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입한다. 그룹 내 방산 생산 체계를 정비하는 동시에 계열사별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사업 통합이 실제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생산 체계 통합과 공장 이전 등 후속 작업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은 19일 현대위아의 특수사업부를 3583억860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특수사업부의 영업 자산과 부채를 포함한 사업 전체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는 K2 전차 주포와 K9 자주포 포신 등 대구경 화포를 생산해왔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그룹 내에서 분산돼 있던 지상무기 완성품과 주요 부품 생산을 현대로템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등 지상무기체계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로 주포 등 핵심 부품 사업까지 확보하게 됐다. 완성품과 주요 부품의 생산 계획 및 조달 체계를 연계하면 공급망 관리가 수월해지고, 생산 일정 조정과 원가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출 경쟁력 강화도 기대 효과다. 방산 수출은 완성품의 성능뿐 아니라 납기 준수와 부품 공급, 정비·후속지원 역량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현대로템이 핵심 부품 생산까지 맡으면 수출 사업별 생산 계획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수출 대상국의 현지화 요구에도 대응할 여지가 커진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와 약 65억달러(약 9조1000억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페루와 K2 전차 54대를 포함한 지상장비 195대 공급에 관한 총괄합의서를 맺었다.
해외 수주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의 생산 기반을 확보해 공급 역량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수 이후 생산 공정과 조달 체계를 실제로 통합하고, 기존 고객사에 대한 공급을 차질 없이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현대로템은 인수 절차를 내년 1분기까지 마무리한 뒤 생산공장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장 이전 과정에서 생산 일정과 설비 운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조직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통합 효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대위아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7월 공작기계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모태 사업인 방산사업까지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회사 측은 방산사업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장기 핵심 전략과의 연계성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위아는 매각 대금을 등속조인트와 열관리시스템(TMS), 로보틱스 등 성장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등속조인트는 차량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대차·기아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열관리시스템과 로보틱스는 전동화와 제조 자동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육성하는 신성장 분야다.
현대위아는 올해 1월 CES 2026에서 통합 열관리 모듈(ITMS)과 냉각 모듈, 슬림형 냉난방공조(HVAC) 등 신제품을 공개하고 제조·물류 로봇 브랜드 'H-모션'을 선보였다.
방산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성장 사업에 투입해 미래 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인수금액은 현대위아 특수사업부의 영업가치 4800억원에서 임대차 대상 토지·건물 관련 금액 1170억원 등을 제외해 산정됐다.
현대로템은 지난 3분기 기준 인수 대금을 지급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인력은 전원 고용 승계하며, 현대위아는 다음 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업 매각 관련 특별결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