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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안돼” 월세 덜 낸 세입자…밀린 돈 3개월분이면 계약 해지될 수도

요약
  • 상가 세입자가 건물주 동의 없이 월세를 임의로 깎아 내어 미납액이 3개월분에 이르면 건물주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대법원은 3개월분 연체로 계약 해지권이 발생했다면 이후 일부를 갚더라도 해지권이 유지되며, 계약 갱신도 거절당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미지.

대법원 “3개월분 연체 후 일부 갚아도 해지권 유지”…월세 인하 요구와 임의 감액은 별개

[디지털데일리 김남규기자]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건물주 동의 없이 월세를 줄여 냈다가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밀린 월세가 3개월분에 이르면 건물주에게 계약 해지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후 밀린 돈을 일부 갚더라도 해지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도 나왔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가 세입자가 월세 인하를 요구하더라도 건물주와 합의 없이 월세를 덜 내면 미납액은 연체로 처리된다. 월세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권리와 실제 월세를 줄여 낼 권리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 예로 월세 300만원인 상가에서 세입자가 매출 감소를 이유로 매달 200만원씩만 낸다고 가정해 보자. 매달 100만원씩 밀려 9개월 뒤에는 연체액이 900만원이 된다. 월세 3개월분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연체액이 월세 3개월분에 이르면 건물주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3개월 연속 월세를 내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달 조금씩 덜 낸 금액을 합쳐 3개월분이 돼도 마찬가지다.

실제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 6월 24일 선고한 판결(2024다320215)에서 월세 연체액이 3개월분에 이르러 계약 해지권이 발생했다면 이후 일부를 갚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권은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밀린 월세를 나중에 모두 갚아도 계약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 대법원은 2021년 5월 13일 판결(2020다255429)에서 임대차 기간 중 연체액이 3개월분에 이른 적이 있다면 이후 전액을 갚았더라도 건물주가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봤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감액을 요구하는 것과 월세를 줄여 내는 것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행동”이라며 “임차인은 깎았다고 생각하지만 건물주에게는 연체로 쌓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세입자에게 월세 인하를 요구할 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는 경제 사정이 달라져 기존 월세가 적정하지 않게 된 경우 세입자가 월세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매출이 줄었다는 사정만으로 월세가 자동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주변 상가 임대료가 떨어졌거나 공실이 늘어나는 등 월세 조정이 필요한 객관적인 근거가 중요하다.

배 대표는 “내 매출이 줄었다는 사실보다 주변 시세와 공실 같은 객관적 자료가 청구의 성패를 가른다”고 설명했다.

월세를 깎으려면 먼저 건물주에게 감액을 요청하고 관련 기록을 남겨야 한다. 합의가 이뤄지면 인하 금액과 적용 기간 등을 서면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합의하지 못했다면 조정이나 소송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그동안 월세를 임의로 줄여 내면 연체 위험을 떠안게 된다.

건물주도 월세 인하 요구를 무조건 거절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월세 300만원인 상가에서 1년간 월세를 20% 깎아주면 임대료 수입은 720만원 줄어든다. 반면 세입자가 나간 뒤 3개월간 공실이 이어지면 월세 수입 900만원을 잃는다.

배 대표는 “감액을 거절하면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실까지 계산하면 손해가 될 수 있다”며 “임차인은 근거를, 건물주는 숫자를 가지고 협상해야 양쪽 손해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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