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홍보대행료 지급 지연설까지
분쟁 장기화에 흔들리는 자금 여력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인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잇따른 법적 공방과 막대한 차입금 이자로 재무적 압박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2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부담에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소송, 100억원대 가압류와 형사 고발 등의 현안이 겹치면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홍보대행료 지급 지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룹 안팎의 문제인식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9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민사소송과 가압류 등 보전처분, 형사 절차로 확대되고 있다. 각각의 사건에 별도 법률 검토와 소송 대응이 필요한 데다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공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법률 비용이 상당한 규모로 누적될 전망이다.
특히 대형 로펌을 동원하는 경영권 분쟁은 투입되는 변호사 인력과 업무 시간에 따라 자문료와 수임료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신 회장 측 법률대리인으로는 법무법인 화우가 참여하고 있으며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도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사·형사 사건에 경영권 관련 법률 자문까지 겹친 만큼 향후 누적 법률 비용이 수십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막대한 차입을 일으킨 신 회장에게 소송 비용이 추가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600억 위약벌 소송에 형사 고소까지가장 규모가 큰 법적 분쟁은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일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측이 제기한 관련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항소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100억원 규모의 위약벌을 둘러싼 가압류 공방도 진행 중이다. 신 회장 측은 임 부회장을 상대로 위약벌을 청구하며 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에 맞서 임 부회장 측도 신 회장 보유 주식에 대해 100억원 규모의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구체적인 인용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대 과정에서 4자 협약 위반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측이 상대방의 주식 자산에 대한 보전 조치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은 4자 협약의 이행 여부와 법적 책임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사옥. 연합뉴스형사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전직 임원 3인은 신 회장을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으며 신 회장 측도 이에 맞서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민사소송에 형사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신 회장은 복수의 법률 분쟁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을 자문하는 한 변호사는 "분쟁이 복잡해지고 장기화할수록 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기 때문에 상당한 자금력을 갖춘 인사라도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수임료는 무시하기 어려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 200억 이자에 차입금 5000억 웃돌 듯
대외 여론 관리에 투입되는 자금도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법률대리인과 함께 로수젯 원료 교체와 임원 성추행 비호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8월에는 개인 홍보대행사를 공식 고용해 언론 커뮤니케이션 업무도 위탁했다. 법률대리인을 통한 소송 대응뿐 아니라 전문 홍보업체를 활용한 대외 여론전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홍보대행료는 계약 범위와 투입 인력, 위기관리 및 언론 대응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인 월정액 계약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준이지만 경영권 분쟁처럼 집중적인 여론 대응과 메시지 전략 수립이 필요한 경우 별도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 측의 홍보대행료 지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경영권 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자금 여력이 충분한지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는 모양새다.
공시된 대출 잔액과 금리를 토대로 추산하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및 한미약품 주담대 이자는 기존 차입금 기준 연간 200억원에 육박한다. 추가 지분 매입 자금까지 차입으로 조달할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2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 추가 매입 대금까지 반영하면 개인 주담대 규모는 5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차입을 바탕으로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다 실패할 경우 과중한 이자 비용과 만기 상환 부담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며 "차환에 차질이 생기거나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추가 담보 제공이나 보유 지분 처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영권 확보를 위해 동원한 차입이 오히려 지배력과 재무 기반을 동시에 위협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