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수익률 -17.11%… 세계 최하위
하이먼 민스키 모델 '좌절' 공포 퍼져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코스피가 이달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거품 붕괴 공포가 번지고 있다. 가파른 상승장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9.96포인트(1.76%) 상승한 5,768.01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6%, 0.39% 상승한 21만8,000원, 127만7,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SK스퀘어(-0.51%), 삼성전기(-1.52%) 등은 하락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7.20%), 현대차(+4.49%) 등은 반등했다. 코스닥은 14.11포인트(1.78%) 오른 808.89에 마감했다.
코스피 주춤하자… '수익률 1위' 꿰찬 대만
코스피 반등을 이끌 재료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코스피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7,000선에서 5,500선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반등폭은 약 200포인트에 그쳤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좀처럼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 회사채 금리가 15%를 넘기면서 산업 전반으로 의구심이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거래일 연속 내리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했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때 세계 증시를 이끌던 코스피 수익률은 최하위로 처졌다. 이달 1~16일 코스피는 17.11% 하락하며 주요국 주가지수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IDX 종합(-14.59%), 중국 심천종합(-7.40%), 코스닥(-7.14%)이 뒤를 이었다. 올해 누적 상승률 1위 자리도 대만에 내줬다. 코스피 누적 수익률은 34.50%로, 대만 가권(+62.66%)은 물론 폴란드 WIG(+36.66%)에 밀려났다.
그래픽=전유진 기자·챗GPT개인 투자자 사이에선 코스피가 버블 곡선(민스키 모델) 중 '좌절'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버블 곡선은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론을 토대로 시장 과열과 붕괴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이다. ①AI 등 신기술 등장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②가치를 알아본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③뉴스와 소문을 통해 호재를 접한 개인이 가세하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진다. ④이후 거품이 꺼지면 정점 부근에서 진입한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코스피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외국인은 올해 하반기에만 59조3,13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고점(9,114.55)에서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이 60.66% 줄어드는 등 투자심리도 급랭했다. 이날도 개인은 1조86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공포심을 여실히 드러냈다. 외국인은 약 380억 원을 순매도, 기관은 약 5,750억 원을 순매수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저 수준"이라면서도 "확실한 바닥을 형성할 만한 수급 지지의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