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원장보 "상부 보고 안해"…내부 보고체계 도마
청와대 회의 참석한 부원장 "기억나지 않는다" 발언
"누구 앞에 드러누웠어야?"…도입 결정 책임 놓고 공방
19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금융감독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위험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마련하고도 금감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이찬진 금감원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날 오후 담당 부원장보가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금감원 내부 보고체계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품 도입을 논의한 청와대 회의에 참석했던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은 당시 논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위험성을 경고한 보고서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회의 참석자들마저 관련 논의를 기억하지 못한다며 책임을 추궁했다.위험경고 보고서 만들고도…"원장에 보고 안 했다"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는 엄청난 대형사고"라며 "이런 사고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질책했다.
특히 서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경고한 금감원 보고서가 상부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질의했다.
앞서 자본시장연구원은 금감원의 발주로 지난해 10월 '해외 자산운용산업 성공사례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150쪽 분량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규제 허점을 활용한 고위험 상품'이라고 지적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보고서는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이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고서 내용을) 보고받았지만 당시 부원장은 공석이었기 때문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준 정책에 대해 사전 경고가 나왔는데, 부원장보 전결사항으로 끝냈다"며 서 부원장보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감에서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위험성을 경고한 금감원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찬진 원장은 보고서를 읽었느냐는 질문에 "보지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청와대 회의 참석하고도 "기억 안 나"…야권 질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이 당시 논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6일 회의에 참석한 서재완 부원장보와 1월 13일 회의에 참석한 황선오 부원장에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물었다.
서재완 부원장보는 "1월 6일 회의에 참여했는데 거기(단일종목레버리지 ETF)에 대한 특별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황선오 부원장 역시 김용범 당시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참석한 1월 13일 회의에 대해 "그 부분은 기억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송 의원은 "그런 것도 기억 못 하는 사람이 부원장을 어떻게 하느냐"며 "이렇게 중요한 것을 도입하는데 아무 기억이 없다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답변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찬진 원장이 과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막기 위해 '드러누워서라도 반대했어야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송언석 의원은 이 발언과 관련해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김용범 전 정책실장 앞에서 드러누웠어야 된다고 생각하느냐. 이재명 대통령 앞에 드러누워야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찬진 원장은 "그것과는 전혀 관계없다"며 선을 그었다.
서일준 의원 역시 "실세 중에 실세로 꼽히는 금감원장이 대체 누구한테 드러눕는다는 뜻이었는지 다시 말해달라"고 언급했다.
앞서 이 원장은 이날 오전 국감에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장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둘렀다고 인정했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가 끝나기 전에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심사에 착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