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AI 산업 밀어도 공화당 텃밭서 제동…중간선거 쟁점으로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파이낸셜뉴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이 곳곳에서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며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동부에서는 개발사가 1만달러(약 1332만원) 보상금 제안까지 내놨지만 주민들은 '뇌물'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헤이즐 타운십의 이글록 리조트 커뮤니티는 포코노 산기슭에 조성된 주거 단지다. 수백채의 쾌적한 주택이 있고, 골프장 2곳과 수영장·승마센터를 갖추고 있다. 겨울철 스키를 즐길 슬로프도 있다.
하지만 2024년 말 이글록 리조트 아래쪽에 15개 건물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 건설을 위해 약 5.3㎢ 부지의 숲이 벌채되면서 주민들의 일상은 달라졌다. 주민들은 아무런 사전 안내가 없었던 데다, 소음과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법원으로부터 공사 중단 명령과 지방정부 차원의 개발사업 일시 중단 조치도 이끌어냈다.
현재 숲이 벌채된 광활한 부지엔 중장비 몇대가 가동을 멈춘 채 서있다.
결국 노스포인트 디벨롭먼트는 6월부터 각 가정에 편지를 보내 "데이터센터와 우리 사업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두려움이 많이 퍼져 있다"며 개발 사업에 동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을 위해 1억6500만달러(약 2193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경찰서 건립과 쓰레기 처리 수수료 인하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기금 중 4500만달러(약 598억원)는 데이터센터의 첫 번째 건물이 가동되면 각 가구에 1만달러 보상금을 지급하는 데 쓰겠다"고 덧붙였다.
개발회사의 이 같은 편지를 받은 70대 주민 에드 네그라는 "이건 뇌물"이라며 "이곳은 은퇴 후 살기에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퇴한 고등학교 교사 제프 파스나흐트도 "월급을 받아 겨우 생활비를 충당하는 형편이 어려운 젊은 부부에게 1만달러는 큰돈"이라면서도 "이번 보상금 제안은 뇌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정작 여론조사에선 정당 지지 성향을 막론하고 건설 반대 여론이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건설 반대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이터센터 워치'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1·4분기 동안 주민 반대로 중단되거나 지연된 미국 내 데이터센터 사업은 최소 75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은 큰 쟁점이 됐다. 펜실베이니아주 헤이즐 타운십 일대는 여당인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헤이즐 타운십 인근 슈거로프 타운십에 거주하는 에리카 쿡은 "데이터센터 반대 운동이 정당 지지 성향을 넘어 주민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