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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인간이 공존하는 ‘K-뷰티’ 성공조건…충북 화장품 제조현장 가보니

요약
  • 충북의 대표적인 화장품 제조사 코스메카코리아와 에이치피앤씨 공장은 로봇 자동화와 인간 노동자가 공존하는 생산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 K-뷰티의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로 인해 완전 자동화에는 한계가 있으나, 화장품 산업의 성장은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 충북도는 오는 22~24일 오송화장품뷰티엑스포를 개최해 바이오 연구와 연계된 K-뷰티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코스메카코리아 공장 내 통합관제실에서 회사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전광판에 뜬 생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제공 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코스메카코리아 공장 내 통합관제실에서 회사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전광판에 뜬 생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제공

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코스메카코리아 공장에선 화장품 포장을 하는 로봇 팔 곁에 ‘인간 노동자’가 서 있었다. 설비 공간의 제약으로 로봇이 쓸 포장재는 약 7분마다 사람이 직접 채워줘야 했다. 이 회사는 1년 넘게 걸려 올해 6월 이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지만, 생산라인 곳곳에선 중년 여성 노동자들이 손으로 제품을 다루고 있었다. 최근 방문한 한 식품업체 공장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작업이 자동으로 진행돼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국내외 약 600개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연간 1만2000여종의 화장품을 개발·생산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코스맥스·한국콜마와 함께 국내 화장품 제조업을 대표한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6409억원으로 전년보다 22.2% 증가했다.

브랜드사들은 ODM사에 내용물뿐 아니라 용기와 포장에도 차별화를 요구한다. 다양한 주문을 받아내는 유연성을 가진 국내 화장품 ODM 산업은 K-뷰티 산업 급성장의 배경이지만, 주문마다 달라지는 용기와 포장 규격은 자동화에 걸림돌이 된다. 최근에는 마사지 도구인 괄사 기능을 결합한 제품 주문도 들어왔다고 한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 손을 못 따라간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동화와 인공지능(AI) 활용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이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무게가 20~30㎏인 상자를 쌓는 일은 로봇에 맡겼다. 작업자들이 힘들어하고 기피하던 공정이다. 약 20만개의 화장품 처방(제조법)을 데이터로 쌓아 비슷한 제품을 만들 때 발생했던 품질·공정 문제를 찾는 데는 AI를 활용해 시행착오를 줄인다.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에이치피앤씨(HP&C) 공장 내 자동화 설비.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제공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에이치피앤씨(HP&C) 공장 내 자동화 설비.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제공

같은 날 찾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의 에이치피앤씨(HP&C)도 기계와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공장이었다. 회사 측이 밝힌 공정 자동화율은 약 70%다. 용기를 라인에 올리는 일은 사람이 맡고, 기계는 내부 이물 제거부터 내용물 충전·밀봉·중량 측정까지 처리했다. 2층 생산라인 7개 중 자동화 라인은 3개였고, 수동라인 4개에는 노동자가 더 많았다. 회사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은 특성상 완전 자동화가 될 수 없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두 공장에 남은 수작업은 K-뷰티의 성장 구조와 맞닿아 있다. 브랜드가 제품 기획과 마케팅을 맡으면 ODM 업체는 개발·생산을, 유통업체는 국내외 판매를 담당한다. 자체 공장 없이도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분업 구조지만, 제조업체는 브랜드마다 다른 용기와 포장 규격에 대응해야 한다. 자동화 설비가 늘어도 다양한 주문에 대응할 인력이 필요한 현장은 ‘고용 없는 성장’이 자리잡은 시대에 산업의 성장이 일자리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했다.

실제로 화장품 산업 수출과 고용은 함께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9월 화장품 수출액은 잠정 11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1% 증가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 자료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분석한 결과 화장품 제조업의 월평균 가입자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각각 9.1%, 8.8% 증가했다. 전체 제조업 가입자는 1·2분기에 소폭 감소했다.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에이치피앤씨(HP&C) 공장에서 회사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원료 배합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제공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에이치피앤씨(HP&C) 공장에서 회사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원료 배합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제공

충북은 K-뷰티의 제조·연구 거점 중 한 곳이다. 도내 화장품 제조기업은 225곳으로 전국의 5.4%를 차지한다. 관련 종사자는 1만명이 넘는다. LG생활건강 등 완제품 제조기업과 소재 기업, 오송·오창의 바이오 연구 기반이 모여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오는 22~24일 청주 오스코(OSCO)에서 제13회 오송화장품뷰티엑스포를 연다. 화장품·뷰티 기업 250곳과 39개국 해외 바이어 2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제조 기반에 바이오 연구를 연결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충북은 앞으로도 바이오와 맞물린 고기능성 코스메틱 위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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