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유세를 위해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문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19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유세를 위해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가 만남을 요청하고 있는지도(asking for a meeting) 확실치 않다”며 이처럼 답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만 해도 아시아 순방 중 김정은과 만날 것인지 묻자 “만날 수도 있다. 흥미진진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회담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8월에는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비핵화를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을 피하는 등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회담하겠다는 듯 한 태도를 보여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김정은은 트럼프의 대화 제안에 화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주미 대사는 지난 12일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관련 동향에 대해 “가능성은 늘 있지만, 수치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구체적인 진전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실질적 준비가 이뤄지지 않자 트럼프도 이번 11월 아시아 순방길에 김정은과 만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나는 김정은과 사이가 매우 좋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날 트럼프는 APEC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없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라면 만나겠다. 누가 그 자리에 있든 없든,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패싱’하는 종전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관련 논의를 위한 미·중·러 3자 회담 개최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도 “(동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내가 제안해 그들도 회담을 원하고 있다. 나는 11월에 비핵화 문제로 중국에 갈 예정이고, 비핵화를 이뤄낼 수 있다면 세계에 매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러 3자 정상회동 구상이 논의됐다고 확인했다. “구체적인 의제나 형식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면서다.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을 잡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결정하고, 대러 제재 조치를 유예하기로 하는 등 러시아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젤렌스키가 이에 반발하자 트럼프는 리더십 교체까지 거론하며 젤렌스키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도 트럼프는 “이제 다른 누군가가 우크라이나를 대표해 협상할 때”라며 “이제 젤렌스키가 다른 사람에게 협상을 맡길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는 솔직히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내 생각에 그는 전쟁을 멈추고 싶지 않은 것 같지만, 나는 사람들이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