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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방적 알래스카 투자 발표에 대만도 “추후 협상”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의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투자 및 구매 약속을 발표했으나, 대만 정부는 구체적인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추후 협상을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 한국 정부 역시 트럼프의 투자 주장에 대해 확정된 합의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알래스카 주민들은 반복되는 가스관 건설 약속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커티스 D 메너드 메모리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커티스 D 메너드 메모리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대만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고 발표했지만, 대만 정부는 구체적인 투자 조건과 지분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추후 협상을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540억달러(약 73조원) 투자 주장에 대해 확정된 합의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대만도 일방적인 투자 확정 발표에 선을 그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알래스카주 와실라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대만이 앞으로 20년간 알래스카 가스관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의 30%를 구매하기로 막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역사상 가장 큰 계약 중 하나”라며 “대만은 한국이 이미 약속한 500억달러에 더해 이 사업에 44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14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대만으로부터 700억~800억 달러(약 95조~108조원) 규모의 LNG 장기 구매 약속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20년간 생산량의 30%를 구매하는 계약이 성사됐으며 대만이 별도로 44억달러의 지분 투자에도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만 경제부가 14일 발표한 공식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정적인 발표와 달랐다. 경제부는 지난해 3월 국영 석유 기업인 대만중유(CPC)가 미국 측과 알래스카 LNG 구매 및 투자 의향서(LOI)를 체결한 이후 약 1년 반 동안 협상과 사업성 평가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계획은 LNG 생산 이후 연간 600만t을 구매하고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예상 투자액은 최대 44억달러라고 밝혔다.

특히 경제부는 “대만중유는 미국 측과 구매 및 투자 관련 협의를 계속하고,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사업 연구와 예산 승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투자 방안과 지분율 및 관련 조건은 양측의 후속 협상과 상업계약 절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확보했다고 주장한 44억달러의 투자 역시 실제 투자 구조와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궁밍신(龔明鑫) 대만 경제부 장관도 15일 기자들과 만나 “우선 구매 물량을 확정하고 이후 투자 구조를 추가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 지분율과 투자 조건 및 세부 사항은 양측의 협상이 끝나야 확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44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재원 마련 방안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궁 장관은 최종 투자 구조와 사업 일정, 대만중유의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증자나 대출 등 자금 조달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정부는 LNG 구매 자체에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20년간 700억~800억달러 규모의 구매 계약이 최종 체결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경제부는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이르면 2032년부터 알래스카산 LNG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대만의 알래스카 LNG 투자 약속을 중간선거에 활용하고 있지만, 양국 정부가 내놓은 설명은 백악관의 확정적인 발표보다 훨씬 신중했다고 보도했다.

알래스카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런 약속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알래스카 주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정치 전략가 스콧 켄들은 “주민들은 1980년대부터 여러 세대에 걸쳐 가스관 건설 약속을 들어온 탓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부터 추진됐지만, 막대한 건설 비용 등으로 수십 년째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켄들은 이번 사업에 대해 “중요한 사안이고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누구의 마음이 바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투자 약속도 알래스카 주민들에게는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실현되지 않은 약속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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