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2일치 이상 재고 비중 8.3%→26.9% 급증
브라질산 신선란 포장 사진. /사진=연합뉴스치솟던 계란 산지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타며 10개당 2000원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가을철 산란계 사육 마릿수와 계란 생산량이 늘어나 농가 창고에 출하 대기 물량이 쌓이면서 시세를 끌어내린 결과다.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0월 상순 기준 계란(특란·XL) 10개당 평균 산지가격은 1962원으로 집계됐다. 9월 하순(2047원)보다 85원(4.2%) 내린 수준이다. 지난 7월 중순 2273원으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대란(L) 10개 산지가격 역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가격 하락세는 산지 농가의 재고 누적과 맞물려 있다. 평상시 하루 출고량 기준으로 특란 재고를 '2일치 이상' 보유한 표본농가 비중은 9월 하순 8.3%에서 10월 상순 26.9%로 세 배 넘게 뛰었다. 대란 역시 2일치 재고 보유 비중이 8.2%에서 26.4%로 급증했다. 반면 통상적 수준인'‘0.5일치' 재고를 가진 농가 비중은 특란 기준 50.0%에서 42.3%로 축소됐다.
산지 농가도 공급 과잉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농경연이 표본농가 대상으로 조사한 체감 수급 강도(기준치 0, 마이너스일수록 물량 과잉)를 보면, 특란은 9월 중순 +0.8, 하순 +0.5로 공급 부족을 보이다 10월 상순 들어 -0.5로 급락했다. 왕란(-0.1), 대란(-0.1), 중란(-0.5) 등 크기와 상관없이 전 품목에서 출하 물량이 수요를 웃돌고 있다는 응답이 우세해졌다.
닭 마릿수와 산란량 등 실제 공급 지표 역시 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는 10월의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를 5902만 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0.7% 내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평균 계란 생산량 역시 5031만 개로 전년 대비 0.6%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산지 공급 여건이 풀리면서 단기 시세는 약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10월 중순 특란 10개당 산지가격이 전순 대비 50~70원, 대란은 40~60원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국감서 도마 오른 '브라질산 계란 수입'계란 시세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국회에서는 정부의 수입 계란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수입한 브라질산 신선란 112만 개의 도입 비용은 약 1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당 수입단가는 1464원(한 판 기준 4만3923원)으로, 국내 유통업체 공급가격인 143원보다 크게 높았다. 이를 두고 국회에서는 항공운송료와 관세 등 부대비용 부담이 과도해 예산이 낭비됐으며 국내 산란계 농가 지원에 우선 투자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상업적 거래가 아니라 수급 불안 대응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한시적 정책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 1134만 마리(전체의 13.7%)가 살처분돼 공급 공백이 발생했고, 주요 수입국인 미국의 AI 확산에 대비해 남반구 국가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시범 도입이라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전체 비용 16억원 가운데 현지 계란 구매비는 2억원(개당 178원) 수준이며, 장거리 냉장 유통 한계로 항공기를 이용하면서 운임과 관세 등 제반 비용이 14억원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입 비용의 적정성과 정책 효과를 종합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업계는 가을철 생산량 회복으로 단기 시세는 꺾였지만, 이달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 특별방역기간 산지 감염 확산 여부에 따라 향후 수급 여건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