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한화오션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1조4,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 것과 관련해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잠재적인 현금 유출 가능성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한화시스템의 PRS 계약을 통한 한화오션 잔여지분 매각 관련 의견서를 통해 "한화필리조선소 지분 매각에 이어 한화오션 잔여지분 추가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충하고 있는 점은 재무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한화오션 보통주 2,216만9,660주(지분율 7.24%)를 약 1조3,834억 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각은 지난 4월(4.33%, 1조7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거래로 한화시스템의 한화오션 지분은 0%가 됩니다. 거래 상대방은 키움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며, 대금은 오는 21일 들어옵니다.
이번 매각은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증권사 SPC가 지분을 사들인 뒤 1년 안에 시장에 팔 때, 매도 가격과 기준가격의 차이를 한화시스템과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주가가 기준가격보다 낮아지면 한화시스템이 그 차액을 물어줘야 합니다. 이번 계약의 기준가격은 주당 6만2,400원(10월 15일 종가)이고, 정산은 매달 이뤄집니다.
한화오션 주가는 1차 계약 기준가격(주당 12만8000원, 4월 3일 종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한신평은 "1차 PRS 계약은 기초자산의 상당 부분이 이미 매각·정산돼 최근 주가 하락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정산 시점의 주가가 각 계약의 기준가격을 밑돌 경우 추가적인 현금부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화오션 주가 추이와 계약별 정산 조건, 정산 시점의 현금유출 규모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몇 년간 그룹 계열사 관련 투자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 왔습니다. 지난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와 유상증자에 약 6,600억 원을 넣었고, 이후 필리조선소 인수, 호주 오스탈 지분 인수, 한화쉬핑 지분 취득 등에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저궤도 위성통신망, 초저궤도 SAR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등 오는 2040년까지 약 20조 원 규모의 우주위성 사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너지 등과 함께 약 10조 원을 들이는 국방 AI 데이터센터도 추진 중입니다.
다만 재무지표는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번 거래가 4월 거래처럼 회계상 '담보부 차입'으로 처리되면, 매각대금이 들어와도 그만큼 차입금이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한신평 추정 집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159.1%에서 거래 직후 189.4%로 차입금의존도는 28.6%에서 36.1%로 높아집니다.
다만, 한신평은 "향후 양수인의 한화오션 지분 매각에 따라 관련 차입금이 감소하면 재무레버리지 지표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화오션에 대한 지배력이 유지되는 한, 현금 유입과 비지배지분 증가로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한신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부채비율이 190.3%에서 178.1%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신평은 이밖에도 현재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신용등급을 모두 ‘AA(안정적)’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신평은 "추가 확보자금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과 향후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안정성 추이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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