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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세금 미루자"...업계·국회 띄우는 유예론에 정부 가세

요약
  •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가 제도적 미비점 보완과 투자자 반발을 고려해 유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정부와 여당은 해외 거래 내역 확보 및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한 뒤 과세를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 1월1일 시행을 약 70여일 앞두고 가상자산 과세가 다시 한번 유예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 반발 속 정부와 여당이 해외 거래자료 확보와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한 뒤로 과세를 미뤄야 한다는 현실론으로 기운 것이라는 판단이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내달 2일 오후 여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리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경쟁력 긴급 점검 및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재경부 세제실 소속 소득세제과는 가상자산 과세제도의 주요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에 패널로 참여한다. 국회 관계자는 "지난 5월 국회 토론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추진 의지를 공식화한 뒤 국회 주최 토론회 참석 요청을 거절해 온 정부가 5개월여만에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29년 이후 참여...해외거래내역 검증 공백

정부는 그간 연내 국세청 고시를 발효해 내년 1월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예정대로 과세'라는 기조를 유지해 온 정부가 의견수렴을 강조한 것은 취득가액 입증, 손실 이월공제 불허와 낮은 기본공제, 주식 비과세와의 형평성 문제 등에 따른 투자자 반발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오후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도 듣는다. 권대영 재경부 1차관과 유영준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등이 참석한다.

업계는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이 지난 3월 발주된 점을 들어 초기 혼란 가능성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취득가액 입증이다. 원칙적으로 취득가액 입증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 있지만, 해외에서 거래한 경우 거래내역 보관기간이 수개월로 제한돼 취득가액 산정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할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카프) 협정이 내년 시행되지만 정작 최대 시장인 미국은 2029년 이후에 참여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손실 이월 허용 안해...주식 비과세와 형평성 논란

손실 처리 방식도 문제다. 코인 등 가상자산은 주식보다 가격 등락폭이 크다. 첫해 4000만원 손실을 보고 이듬해 5000만원 벌었다면 실제 수익은 1000만원이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첫해 손실을 반영하지 못해 5000만원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4750만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 같은 해 발생한 이익과 손실만 상계할 수 있고, 남은 손실을 다음해로 넘길 수 없도록 이월공제를 전면 불허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들은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음해로 넘겨 향후 자본이득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도 2028년부터 가상자산 투자 손실에 대해 3년간 이월공제를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소득세 백지화에 따른 주식 비과세와의 역차별 논란과 250만원이라는 낮은 기본공제 한도 등도 조세저항을 키운다.

2030이 절반·첫 신고 직전 총선...정치적 부담 가중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도입 이후 세 차례 유예된 바 있다. 내년 1월 시행이 확정되면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같은해 4월이 총선이다. 첫 신고 시즌이 총선 직후로 겹치면서 조세저항과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으로 정부와 여당이 시행 시점을 재차 늦출 명분이 커졌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1117만명(금융감독원 추산 거래가능 이용자 기준)이고 이 중 2030 청년층이 절반가량(44.1%)을 차지한다. 과세를 앞둔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시가총액)는 58조9000억원으로 1년 전(87조2000억원) 보다 32%가량 줄어 거래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세 부담까지 더해진다는 불만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정부와 여당의 과세 방침이 유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동의하지만,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며 과세 시점을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로 늦추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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