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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떼먹힌 北경수로 자금 1.4조…이자만 2조, 세금으로 돌려막아

요약
  • 북한의 핵 개발로 중단된 경수로 사업으로 인해 정부가 빌려준 1조 4,000억 원이 회수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발생한 누적 이자 중 1조 원 이상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 김상훈 의원은 대북 청구권을 유지하면서 국민의 재정 부담을 끝낼 수 있는 조속한 손실 정리 방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경수로 사업 중단 20년째
대출금 1.4조 한 푼도 회수 못해
누적 이자 2조원 넘게 불어나
국민 세금으로 1조원 이상 상환
“손실 정리 더 이상 미뤄선 안돼”

 지난 2002년 북한 경수로 원자력발전소의 본격적인 건설을 알리는 ‘콘크리트 타설식’이 열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2002년 북한 경수로 원자력발전소의 본격적인 건설을 알리는 ‘콘크리트 타설식’이 열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북한 핵 개발로 ‘대북 경수로 사업’이 중단된 지 20년이 넘은 가운데, 우리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사업 자금으로 빌려준 약 1조 4000억원이 여전히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협력기금도 따로 대출을 받아 사업 자금을 내줬단 점이다. 관련 대출금으로 생긴 이자만 2조원이 넘는데 이 중 1조원 이상을 국민 세금으로 막고 있어 지적이 나온다.

2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00년~2006년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경수로 사업 자금 1조 3744억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줬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추진된 이 사업은 북한이 핵 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한국, 일본 등이 KEDO를 통해 경수로 2기를 지어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 의혹이 불거지며 2006년 경수로 사업도 멈춰 섰다. 이후 20년이 지나도록 대출금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남북협력기금도 이 대출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이자를 내고 빌려서 마련했단 점이다.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하며 남북협력기금도 덩달아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을 갚지 못했다.

 1997년 함경남도 신포 금호지구에서 북한 경수로 착공식이 한반도 에너지 개발지구(KEDO) 대표단과 북한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매경DB] 1997년 함경남도 신포 금호지구에서 북한 경수로 착공식이 한반도 에너지 개발지구(KEDO) 대표단과 북한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매경DB]결국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이자까지 쳐서 다시 돈을 빌리는 악순환이 생겼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9000억원이 넘는 이자가 원금에 얹히면서 남북협력기금이 갚아야 할 돈이 당초 1조 3744억원에서 2조 2995억원으로 확 불어났다. 갚을 돈이 계속 커지자, 정부는 2012년부턴 매년 이자 비용만큼을 남북협력기금에 따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자를 대신 내줘서 전체 차입금 규모가 늘어나는 걸 막은 셈이다. 이렇게 세금으로 돌려막은 이자는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무려 1조 500억원에 이른다. 사업 중단에 따른 비용을 북한이 아닌 우리 국민이 떠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기존에 쌓였던 이자까지 합치면 총 누적 이자만 2조 56억원에 달한다. 이는 대출 원금의 1.4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진출처=김상훈 의원실·수출입은행] [사진출처=김상훈 의원실·수출입은행]게다가 정부 출연을 통한 이자 상환액은 최근 고금리 국면에 접어들며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엔 431억원이었던 이자 상환액은 지난해엔 612억원으로 뛰었다. 앞으로도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수출입은행이 추계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3100억원 가량의 이자가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대출을 정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단 지적이 나온다. 관계부처 협의 실적이나 연구용역 실적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2008년 KEDO에 473억엔을 무상 증여하고, KEDO가 이를 재원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대출 관계를 종결했다. 하지만 KEDO의 대북 손해배상 청구권은 계속 남겨뒀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출처=김상훈 의원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모습 [사진출처=김상훈 의원실]김상훈 의원은 “북한이 깬 약속의 대가를 매년 600억원 안팎의 국민 세금으로 치르고 있다”며 “차입금에 대해 정부가 20년째 ‘협의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혹여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까 덮어 두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쓸 수 있을지도 모르는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예산은 1조원 넘게 세우면서, 이미 생긴 손실의 뒷정리는 미루는 것은 재정 운용의 기본에 어긋난다”며 “대북 청구권은 확실히 유지하면서 국민 부담은 끝낼 수 있는 처리 방안과 일정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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