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2조 투자로 미래 해운 경쟁력 확보 기반 마련
HD현대, 2조 일감에 계열사 시너지+친환경 기술 경쟁력 확보HMM과 HD현대가 각자의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HMM과 HD현대와 액화천연가스(LNG)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양사의 중장기 성장전략이 맞아 떨어졌다고 평가한다. HMM은 향후 해운 시황 회복 대비 선제적인 선대 확장이 가능해지고 HD현대는 고부가가치 선박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해운사와 조선사가 각각 미래 성장동력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20일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HMM과 HD현대 간 1만3000TEU 급 LNG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 서명식 이후 최원혁 HMM 대표이사와 여용화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본부장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HMM 제공HMM, 2조 투자로 미래 해운 경쟁력 확보20일 HMM과 HD현대에 따르면 양사는 1만30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총 1조9196억원으로 HD현대삼호가 6척, HD현대중공업이 2척을 각각 건조하는 방식이다.
이 뿐만 아니라 HMM은 2800TEU급 3척과 1700TEU 급 1척 등 소형컨테이너선인 피더선 4척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 금액은 2조1000억원에 달한다.
HMM은 이번 계약을 통해 단순 선박 보유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게 핵심이다. HMM이 추진하고 있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이 더욱 구체화 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HMM은 이번에 발주한 발주한 1만3000TEU급 선박을 극동~인도~지중해(FIM) 노선에 투입해 원양 핵심 항로에 대형 선박을 배치해 운송 효율을 높인다. 새롭게 확보하는 피더선은 통해 주요 거점항만과 주변 항만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대형 선박이 주요 거점항만을 오고가며 대량의 화물을 운송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피더선이 화물을 모아 대형 선박과 연계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운항체계를 강화하면 대형 선박의 화물 적재율을 높이는 동시에 원양선이 직접 기항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인도와 아프리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서 화물 확보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HMM은 이번 투자계획에 앞서 피더선을 공격적으로 확대중이다. 지난해 3월 기준 12척이었던 피더선은 올해 운항 및 발주 선박 기준 42척으로 3.5배 늘었다.
HMM은 이번 계약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선대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HMM은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166척(147만TEU), 벌크선 110척(1352만DWT) 규모의 선대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총 29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같은 행보는 향후 해운 시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투자라고 평가한다. 선박이 발주부터 인도까지 통상 2~3년 이상 걸리는 만큼 실제 수요할 때 수요를 모두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LNG 이중연료 추진 선박 도입을 통해 환경 규제 대응 역량 역시 강화할 수 있을 거란 평가다.
HMM 관계자는 “선박, 항만 등 해운업 투자는 미래를 내다보고 수년에 걸쳐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며 “글로벌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HD현대, 2조 일감에 친환경 기술 경쟁력까지
HD현대 역시 이번 계약을 통해 중장기 일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총 182척, 201억9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인 233억1000만달러의 86.6%를 달성했다.
이번 계약은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건조 물량 확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HD현대삼호가 수주한 6척의 계약금액은 1조4397억원으로 지난해 개별 매출액의 17.84%에 해당한다. HD현대중공업도 나머지 2척의 건조를 맡으면서 일감을 추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선박 건조뿐 아니라 핵심 기자재까지 HD현대그룹 내부에서 공급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건조하는 8척에는 LNG와 기존 선박 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 엔진이 적용된다. 여기에 HD현대의 친환경 연료탱크 생산 거점인 HD현대에코비나에서 제작한 독립형 LNG 연료탱크도 탑재된다.
선박 설계와 건조부터 핵심 연료 저장설비까지 그룹 내부에서 공급하는 사업구조가 구축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핵심 기자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 역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친환경 선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LNG 이중연료 추진선을 공급하게 되면서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향후 국제 선사들이 기존 선박을 교체하는 데 속도가 나기 시작하면 새로운 수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를 중심으로 LNG 운반선, LPG 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에 발주 문의가 지속 이어지고 있다"며 "축적된 설계·건조 기술력과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수주를 확대,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