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청해부대 전력 강화 검토…다국적 해군 역할 주목
2024년 3월 23일(현지 시간) 인도 해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들이 뭄바이 해군기지로 이송된 후 사법기관에 인계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전 세계 해적 사건이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는 해적들의 선박 납치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아덴만에 파견한 청해부대의 전력 보강과 작전 범위 확대를 검토하는 가운데 해적 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도 주목받고 있다.19일(현지 시간)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해사국(IMB)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해적·해상무장강도 사건은 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6건보다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2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체 사건 가운데 36건은 해적이 선박에 침입한 사례였으며, 선박 납치 8건, 총격 4건, 침입 시도 3건으로 집계됐다. 해적이 실제 선박에 접근해 침입하는 데 성공한 비율은 86%에 달했다.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사건은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세계적인 해적 사건 감소 추세와 달리 소말리아 해적들의 활동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발생한 선박 납치 8건은 모두 소말리아 해적의 소행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 해적 사건으로 인질이 된 선원 가운데 94%도 소말리아 해적에게 붙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해적 사건에 직접적인 피해를 본 선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72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늘었다. 전체 사건 수는 감소했지만 선원들의 신변 안전을 위협하는 해적 활동은 여전히 심각하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4월 21일 소말리아 북동부 푼틀란드 인근에서는 팔라우 선적 유조선 ‘아너 25호’가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푼틀란드 당국은 지난 9월 말 선박이 풀려나기 전까지 선원 5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마이클 하울렛 IMB 사무국장은 “최근 소말리아 해적 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2008~2013년 당시처럼 먼바다까지 진출해 대규모 선박 납치를 벌이던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며 “해적 사건이 3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으나 소말리아 해적의 재등장은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줘 선박의 자체 방어 조치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해부대 대원들이 선박 피랍 상황을 가정해 검문검색 및 피랍 선원 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최근 소말리아 해적 활동이 재개되면서 다국적 해군의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연합해군사령부(CMF)에 따르면 한국 해군이 지휘하는 연합기동부대 151(CTF-151)은 지난 9월 아덴만에서 발생한 상선 공격 신고를 접수한 뒤 일본 해상초계기를 현장에 투입해 대응했다. 당시 한국군 지휘부는 신고 접수 후 2시간 안에 일본 초계기를 현장으로 유도했으며, 다국적 해군과 지역 해상안보 당국이 함께 해적 위협에 대응했다.한국 정부도 아덴만 해역의 안전 상황 악화에 대응해 청해부대의 전력 보강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활동이 예년보다 급증하는 등 안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해상초계기 추가 파견과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 청해부대는 2009년부터 아덴만 해역에서 우니라나 선백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아덴만 여명작전’을 통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모두 구출한 바 있다.
국제사회는 해적이 자주 출몰하는 아덴만 해역 등에서 해군 전력의 지속적인 주둔과 상선의 자체 방어 조치를 통해 해적 활동을 억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의 선박 납치가 다시 증가하면서 청해부대를 비롯한 다국적 해군의 해상교통로 보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