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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만원 황제주가 180만원대로 '와르르'…AI 수혜주의 배신 [종목+]

요약
  • 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관련주가 수주 기대감에서 실제 실적 확인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하며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 증권가는 단기적인 실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빅테크의 전력 수요와 미국 내 공장 증설 등으로 중장기적인 업황은 견조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AI 수혜주라더니 100만원 빠졌다"…전력기기주에 벌어진 일

효성중공업, 한 달 새 291만원서 189만원으로 급락
증권가 "시장 시선, 수주 확대서 실적으로 이동"
효성중공업이 개발한 200메가와트(㎿)급 HVDC가 경기 양주변전소에 설치돼 있다.  / 효성 제공 효성중공업이 개발한 200메가와트(㎿)급 HVDC가 경기 양주변전소에 설치돼 있다. / 효성 제공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관련주가 최근 한 달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5월 한때 주가가 470만원을 넘은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 효성중공업 몸값은 최근 한 달간 100만원 넘게 빠져 180만원대로 물러났다. 증권가는 시장의 관심이 수주 확대 기대에서 실제 실적 개선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효성중공업은 4만4000원(2.27%) 내린 189만2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 주가(291만5000원)와 비교하면 35.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일렉트릭은 72만5000원에서 48만7500원으로 32.75%, LS일렉트릭은 21만1500원에서 15만5200원으로 26.61% 내렸다.

최근 전력기기 관련주 하락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과거 주가를 지지한 수주 확대 기대만으로는 주가 상승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력설비 공급 부족에 따른 수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만큼, 이제는 생산과 납품을 통한 실적 개선을 확인하려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인프라 종목군 내에서 전력기기 산업의 상대적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병목의 존재만으로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실적 대비 높은 주가 평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시장은 쌓여 있는 수주잔액을 매출액으로 전환시키는 생산 속도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전망에 대한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분기 468만8889원에서 3분기 398만원으로 15.11% 하향 조정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144만2143원에서 106만9167원으로 25.86%, LS일렉트릭은 28만9000원에서 28만6842원으로 0.74% 내렸다.

기업별 실적 부담도 있다. 효성중공업은 일부 프로젝트의 매출 반영 지연과 건설 부문 비용 증가가, HD현대일렉트릭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단기 실적의 변수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은 효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을 현재 시장 전망치인 3066억원보다 5.54% 적은 2896억원으로 예상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부 물량의 인도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건설 부문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2970억원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의 주요 변수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며 "제품구성이 환율 역풍을 얼마나 상쇄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실적이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iM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현재 시장 전망치인 1939억원보다 0.97% 많은 1958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북미 등으로 공급하는 고수익 프로젝트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 업황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테크의 전력설비 직접 발주가 새로운 수주 기회로 꼽혔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테크는 전력을 공급받는 수요자에서 전력 확보의 당사자로 이동하고 있다"며 전력망 증설 비용을 부담하고 온사이트 발전(전력 사용 현장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확보하며, 장비 직접 조달까지 개입 범위를 넓힌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공장 증설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손 연구원은 "내년에는 국내 업체의 미국 증설이 출하와 이익으로 연결된다"며 "증설에 따른 물량 증가와 고수익 제품의 매출 비중 확대가 함께 나타나면서, 이익 증가율이 외형 증가율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나 연구원도 "전력 인프라 수요 둔화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오히려 미국 전력 인프라 시공업체 퀀타서비스의 수주잔고 데이터를 봤을 때 수요는 가속화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에는 주가 하락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글이 이어졌다. "(주가가) 오를 땐 안 오르는데 떨어질 땐 시원하다", "본전이나 찾을 수 있겠나"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 "봄까지 (계좌를) 안 열어보겠다"며 장기전을 계획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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