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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품귀에 中 ‘중고 D램’ 재활용 성행…저가 IT기기 ‘먹통’ 우려[갭 월드]

요약
  •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과 가격 상승으로 중국 내에서 폐기 기기에서 추출한 중고 D램 재활용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노후화된 반도체는 데이터 오류 및 기기 작동 불안정 등 신뢰성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됩니다.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66>
5~6년 쓴 칩 다시 떼 재부착 사용
노후화로 데이터 오류 가능성 커져
中 저가폰·IoT 기기에 재활용 확산
AI발 공급난이 부품 재사용 부추겨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이 매장에 전시돼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이 매장에 전시돼 있다. AFP연합뉴스중국에서 폐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떼어낸 중고 메모리 반도체를 새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에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5~6년간 사용한 D램을 폐기하지 않고 회수해 재사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값싼 중고 칩의 재활용이 확산하고 있지만 노후 반도체의 신뢰성 저하로 기기가 갑자기 멈추거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재활용 D램 사용을 늘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보급형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D램 전량을 재활용 제품으로 조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활용 D램은 폐휴대전화나 컴퓨터의 회로기판에서 메모리 칩을 분리한 뒤 성능 검사 등을 거쳐 새 제품에 다시 장착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중국에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시장까지 형성됐다. 대만 IT 전문매체 테크뉴스와 중국 경제매체 차이징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가 밀집 지역인 선전 화창베이에서는 폐휴대전화에서 떼어낸 메모리 칩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수거된 칩은 세척과 납땜 흔적 제거 등 재가공을 거쳐 재판매된다. 가격은 신제품의 40~60% 수준이다.

이렇게 회수한 반도체는 초저가 스마트폰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자동차 주변기기 등에도 사용된다. 다만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주력 제품에 재활용 D램이 실제 탑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노후 반도체의 신뢰성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이미 5~6년간 사용한 D램을 회수해 추가로 5~6년 더 사용할 목적으로 IT 기기에 탑재하는 사례도 있다. D램은 장기간 사용하면서 내부 소자의 노후화가 진행되면 데이터 보존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반도체를 회로기판에서 떼어내고 다시 납땜하는 과정에서 가해지는 열 역시 부품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미국 플로리다대와 플로리다국제대 연구진이 상용 D램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속 노화 실험에서는 칩의 노후화가 심해질수록 데이터 보존 오류가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러한 오류가 실제 스마트폰에서 발생할 경우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갑자기 종료되거나 기기 작동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다만 재활용 D램 사용으로 인한 대규모 고장 사례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중국 업체들이 이 같은 품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고 반도체에 눈을 돌리는 것은 메모리 공급난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공급에 주력하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까지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저전력 D램인 LPDDR4·LPDDR5 가격은 지난해 4분기의 약 3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부품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등의 여파로 올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14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중국 업체들의 타격이 컸다. 올해 3분기 샤오미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2%로 하락했고 오포와 비보의 출하량도 각각 20% 넘게 줄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 역시 10% 감소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보급형 스마트폰 업체들이 값싼 중고 반도체를 대안으로 찾는 배경이다.

더 큰 문제는 메모리 공급난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활용 D램 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고 반도체는 사용 이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품질을 보증하기도 쉽지 않다. 값싼 부품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려는 중국 IT 기기 업체들의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제품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공장 전경.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공장 전경. AFP연합뉴스※‘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갭 월드 코너와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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