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속 직장인 커뮤니티 중심 '부당 인사·압박' 논란 확산
DL이앤씨 "정년 앞둔 통상적 보직 변경…관련 신고 없어"
서울 강서구 마곡역 인근에 위치한 DL이앤씨 사옥 전경 ⓒDL이앤씨 홈페이지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서울사무소(원그로브 사옥) 인근에서 한 직원이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자살로 잠정 결론지었으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고인이 사측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과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낮 마곡역 원그로브 사옥 인근에서 DL이앤씨 소속 50대 남성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정년을 약 1년가량 앞둔 부장급 직원으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컴퓨터 포렌식 등을 진행한 뒤 자살로 사건을 종결했다.
직장 내 익명 커뮤니티(블라인드)와 SNS 등에 공유된 동료들의 글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고 업계에서도 유능한 PM(프로젝트 매니저)으로 평가받았다. 블라인드에 애도 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고인에 대해 "평소 존경하던 부장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사측의 부당한 인사 조치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측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고사한 뒤 지난해 인사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고, 올해 초엔 기존 PM 직책에서 하위 직책인 PE(프로젝트 엔지니어)로 강등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존 PM 업무는 그대로 수행해야 했다는 것이 작성자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블라인드에 사측의 조치를 질타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나 회사 측에서 신고를 통해 이를 삭제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DL이앤씨 측은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고인은 내년 7월 정년을 앞두고 있어 성과 평가나 괴롭힘을 받을 위치가 아니었다"며 "보직(PM)을 내려놓은 것은 지난해 11월로 이미 1년이 지난 일이며, 정년을 앞두고 팀원으로 내려와 업무를 보는 것은 회사 내에서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직책 하향 후 동일 업무를 수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차석 직급으로서 업무를 보신 것"이라며 "A씨가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관련해 회사에 신고한 바가 전혀 없었으며, 퇴직을 준비하시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례를 마친 뒤 유가족 측이 회사 게시판에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