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동탄 거래 줄고 군포·의정부·인천 증가
거래 줄어든 규제지역 동탄·기흥 집값은 상승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조치가 확대했는데도 경기도 아파트를 사들이는 서울 거주자 비중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 인기 주거지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길이 막히자 '투기성' 매수세가 경기도 비규제지역으로 번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 12만7537건 중 서울 거주자가 차지한 비중은 15.7%로 지난해 같은 기간(12.9%)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건수는 1만3555건에서 1만9986건으로 47.4% 급증했다.
1~8월 기간만 놓고 보면 비중은 2022년(17.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지난 8월 수치는 2022년 5월(18.3%)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부동산 실거래 신고서에 적힌 매수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대책 시행 후 10개월간(지난해 11월~올해 8월) 경기도 규제지역 12곳에서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아파트는 직전 10개월보다 7.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나머지 경기 비규제지역 매수는 58.6% 늘었다.
비규제에서 규제지역으로 바뀐 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구리시에서 서울 거주자가 사들인 아파트는 96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1% 증가했다. 용인시 기흥구는 532건으로 144.0% 늘었다. 올해 2월 일반구로 분구된 화성시 동탄구에서도 2~6월 383건이 거래됐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7월 말 구리시,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를 토허구역으로 추가 지정하자 서울 거주자가 이들 지역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절반으로 줄었다.
대신 경기도 47개 시·군·구 중 규제지역 15곳을 뺀 나머지 비규제지역 32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6월 55.1%에서 7~8월엔 65.3%로 올라갔다.
규제지역과 맞닿아 있거나 정비사업과 교통 개발 계획이 있는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증가 폭이 컸다.
규제지역인 안양시 동안구와 의왕시에 인접한 군포시는 7~8월 서울 거주자 매수가 직전 두 달보다 32.0% 늘었다. 군포시는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 재건축이 추진되는 곳이다. 서울과 붙어 있는 부천시 원미구(20.4%)와 의정부시(16.3%)에서도 거래가 증가했다.
지하철 7호선 연장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추진되는 양주시도 21.7% 늘었다. 수원시 내 유일한 비규제지역인 권선구 매수 역시 22.9% 증가했다.
동탄구·기흥구 옆 용인시 처인구(58.1%)와 오산시(54.5%)도 비율상 크게 늘었으나, 종전 거래량이 각각 31건과 22건으로 적어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비규제지역인 인천에서도 서울 거주자 매입이 늘었다. 올해 1~8월 인천 아파트 매매 2만2474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 매수 비중은 9.9%로, 2022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수 건수는 2224건으로 40.4% 증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비규제지역은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담이 없고 토허구역도 아니어서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며 "거주 목적이 아니라 임대를 끼고 구입했다면 시세 차익을 기대한 수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지역 집값은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7~9월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값은 6.16% 올랐다. 같은 기간 용인시 기흥구(5.97%)와 구리시(3.50%)도 상승했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규제지역은 거래가 줄어도 파는 사람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틴다"며 "규제가 기존 지역 집값은 잡지 못한 채 매수세를 옆 동네로 밀어내는 풍선효과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