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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70%가 메모리값”… 협력사 구한 KT의 ‘365억 선금’

요약
  • KT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에 총 365억 원의 선금을 지원해 원가 절감과 공급망 리스크 완화를 도왔다.
  • 또한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과 상생협력펀드 조성 등 다양한 상생 정책을 통해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10% 밑돌던 원가 60~70%로 폭등
KT, 선제 지원으로 공급망 리스크 낮춰
2차례 지원으로 구매비용 104억원 절감
KT 협력사 마르시스의 외주 공장인 경기도 안산 에스엠트로닉스 직원들이 20일 신형 ‘지니 TV 셋톱박스 A2’를 조립하고 있다. KT 제공 KT 협력사 마르시스의 외주 공장인 경기도 안산 에스엠트로닉스 직원들이 20일 신형 ‘지니 TV 셋톱박스 A2’를 조립하고 있다. KT 제공

“예전에는 셋톱박스 원가의 10%도 안 되던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최근 60~70%까지 치솟았습니다. 과거엔 10억원으로 한두 달치 재고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 달 구매 비용만 100억원가량이 들어 중소기업 혼자 감당하기 힘든 지경입니다.”

전자제품 제조업체 마르시스의 권봉규 본부장은 20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품귀와 가격 폭등 탓에 단말 제조사들이 겪는 원가 압박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마르시스는 KT에 연간 80만대(약 1000억원) 규모의 셋톱박스를 납품해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올리는 핵심 협력사다.

고사의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는 KT와의 상생회의에서 마련됐다. 마르시스는 올 초 80억원대에 이어 지난달 132억원 등 KT로부터 210억원이 넘는 선금을 받아 상·하반기 합쳐 40만대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권 본부장은 “KT의 선금 지원 덕분에 원하는 시점에 메모리를 구할 수 있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KT는 이처럼 부품 수급난을 겪는 협력사들에 올 들어 두 차례 총 365억원의 메모리 구매 선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1차로 145억원을 지원해 구형 메모리인 DDR4 확보를 도왔고, 2차 때는 220억원을 풀어 저전력 D램 LPDDR5와 내장형 메모리(eMMC)를 사들이도록 했다. 협력사들은 자체 자금을 보태 각각 약 6개월치와 5개월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며 1차 22억원, 2차 82억원의 원가를 아꼈다고 한다. 이는 전체 선금 365억원의 약 29%에 해당한다.

글로벌 반도체 가격 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1GB)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약 22배 급등했다. 광케이블 가격도 영국 원자재 가격 전문기관 ‘CRU’ 기준 지난해 초보다 5배 이상 오르며 원자재 전반의 가격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KT는 이런 환경 변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섰다.

KT는 메모리 선구매 지원 외에도 협력사 경영 안정과 공급망 리스크 완화를 위한 상생협력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원재료 가격 변동분을 납품가에 반영하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도입했으며, 수요 예보 기간을 최대 1~3년으로 늘리고 공급망 이슈 품목의 2~3년 장기계약 전환을 추진 중이다. 또 시중은행과 공동 조성한 상생협력펀드를 통해 협력사의 운영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해외 전시회 공동참가, 수출·투자 상담회, AX 역량 강화 교육 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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