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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해외사업 수익률 산정 손본다…'실제 차입비용' 반영

요약
  • 한국전력은 해외사업 투자 시 실제 자금 조달 비용인 차입금리를 반영하여 수익성을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 고금리 기조에 맞춰 투자 판단 기준을 고도화함으로써 사업의 실질적 수익성을 확보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대 수익률 높아도 채입금리 오르면 손해


한국전력이 해외사업 투자 때 실제 자금을 빌리는 비용까지 반영해 수익성을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예상 수익률이 높더라도 차입금리가 더 높으면 실질적으로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금리 변화에 맞춰 투자 판단 기준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21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한계조달금리 기반 해외사업 투자판단 지표 고도화 및 심의 의사결정 모델' 연구에 착수했다. 한전은 차입이자율이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웃돌면서 기존 기준수익률이 실제 조달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 5%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더라도 자금 조달에 6%가 들면 실질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다. 고금리와 고부채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여건에 따라 수익률 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효성중공업이 한국전력 양주 변전소에 공급한 200MW급 HVDC 시스템 효성중공업이 한국전력 양주 변전소에 공급한 200MW급 HVDC 시스템

한전은 실제 한계조달금리가 모델상 기준수익률보다 높을 경우 수익률 하한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해외사업 투자 심의에서는 기준수익률의 전략적 선택구간을 ±20%로 운영하고 있지만, 상·하한을 정하는 표준화된 기준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업 위험도와 투자 지역, 사업 유형 등을 반영해 최소 목표수익률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석탄화력·원전·태양광 등 8개 사업 유형에 적용하는 평가 변수도 재검토한다. 해외 전력회사의 위험 프리미엄 조정 사례를 분석하고, 개선 모델을 진행 중인 해외사업에 적용해 타당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에는 한전의 재무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한전은 2022년 국제 연료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채권 발행으로 부족한 자금을 충당했다. 당시 순조달액은 32조4640억원에 달해 한전채가 회사채 수요를 흡수하는 '한전채 쇼크' 우려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 한전의 원화 장기사채 신규 발행액은 8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발행분의 월평균 금리는 1월 3.18%에서 6월 4.12%로 0.9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한전채 3년물 금리는 4.271%로, 지난 5월 27일 4.013%를 기록한 이후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 한도 줄고 전력망 투자 늘고…커진 재무 부담

이번 기준 개편의 배경에는 한전의 재무 부담도 자리 잡고 있다. 한전은 2022년 국제 연료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자 부족한 자금을 채권 발행으로 충당했다. 당시 한 해 순조달액은 32조4640억원 규모에 달했고, 시장에서는 한전채가 회사채 수요를 흡수하는 이른바 '한전채 쇼크' 우려가 커졌다.

최근에도 한전의 자금 조달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원화 장기사채 신규 발행액은 8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 발행액은 1월 1조2800억원에서 3월 5400억원으로 줄었다가 4월 1조9000억원, 5월 1조1000억원, 6월 2조1400억원으로 변동했다. 상반기 발행분의 월별 평균금리는 1월 3.18%에서 6월 4.12%로 0.94%포인트 상승했다.

채권시장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한전채 3년물 금리는 4.271%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7일 4.013%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높은 금리가 조달 비용을 키울 수 있는 만큼,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평가할 때 실제 자금 조달 여건을 반영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채권 발행 여건은 앞으로도 한전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공사법은 사채 잔액을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 이내로 제한하지만, 대규모 적자에 따른 자금난으로 2027년 말까지 한도를 5배로 확대하는 특례가 적용되고 있다. 특례가 끝나면 2028년부터 원칙적인 2배 한도가 다시 적용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한전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토대로 분석한 사채발행배수는 2028년 2.3배, 2029년 2.1배로 전망됐다. 한전이 계획한 채권 잔액과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특례 종료 이후 법정 한도를 웃돌 수 있다는 의미다. 한전은 전력망 확충과 재생에너지 접속설비 투자로 채권 잔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채권 발행 한도가 줄어들면 한전의 자구노력과 함께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전력망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 입장을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투자판단 기준을 마련해 해외사업 심의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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