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기 0.82% - 서울 0.74%↑
영통 등 규제지역은 1%대 상승
서울, 강남·서초 빼고 모두 올라
3기 신도시 착공률도 14% 그쳐
정부는 연일 ‘시장 안정 흐름’이란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서초구를 제외한 23개구 집값이 모두 올라 정부 인식과 거리가 멀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입주 절벽’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2030년까지 3기 신도시 공공주택 물량의 90%를 착공하도록 ‘공급 진격전’을 지시했지만 선행지구 착공률도 14%에 불과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23개구 주택종합(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25개 구 중 집값이 떨어진 곳은 강남·서초구 두 곳뿐이다. 강북권 14개구 전체 상승률은 1.21%로 강남권(0.50%)의 두 배를 웃돌았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성북구(1.61%)를 비롯해 노원구(1.58%), 동대문구(1.40%), 중랑구(1.38%)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서울 외곽지 ‘불장’은 경기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0.82%로 서울 아파트 상승률(0.74%)을 앞질렀다. 올해 1~9월 경기 주택종합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도 4.05%로 지난해 같은 기간(0.10%)을 크게 상회했다. 수원시 영통구,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 기흥구 등 규제지역이 1%대 올라 집값 상승세를 이끌면서 ‘3중 규제’를 무력화하는 모양새다.
‘입주 가뭄’이 집값 상승 압력을 가하자 정부는 4년 내 3기 신도시 착공률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실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선행지구 280개 블록 중 착공한 곳은 전체 14%(39개 블록)다. 2021년 선정된 광명시흥 등 후행 지구까지 포함하면 전체 착공률과 부지조성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신도시 조성은 대규모 공공택지 사업 특성상 토지 보상, 지구계획 승인, 각종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 등 여러 절차가 맞물려 있다. 정부가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도 주민 이주, 지장물(건물과 수목, 농업시설 등) 철거, 지반 보강 등 현장 변수로 일정이 지연돼왔다. 한 단계만 차질을 빚어도 추후 일정은 줄줄이 연기된다. 관보에 따르면 인천계양 A-10블록은 지반 보강 등으로 12개월, 남양주왕숙 S-18블록은 지장물 철거 등으로 19개월 지연됐다. 고양창릉 S-3·S-4블록도 주민 이주·철거 지연으로 각각 15개월 늘어났다.
토지보상도 난제다. 선행지구 5곳이 토지보상으로 진통을 겪었는데 후행지구인 광명시흥은 지난 9월 말 기준 토지보상 협의율이 28.7%에 그쳤다. 주민들은 토지 보상 과정에서 더 많은 액수를 요구하기 십상인데 LH도 부채비율이 높아서 재정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실정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3기 신도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는데 아직 토지보상도 끝나지 않은 곳이 있다”며 “정부가 계속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반복했는데, ‘빠르게 하겠다’는 발표보다 어느 해에 몇 가구를 착공하고 입주시킬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