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업종도 주목
현금 여력 확보하고 우량주 분산투자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이른바 국민주식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할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아서다.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가 변동성이 커진 만큼 무리한 투자보다는 현금을 확보하고 기업의 실적과 경쟁력을 따져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매경AX는 21일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빈센트(김두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에게 반도체주의 투자 매력과 유망 업종, 개인투자자 대응 전략 등을 물었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여전히 투자할 만한가.세 전문가 모두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센터장은 “AI는 노동을 흡수할 수 있는 기반 기술 혁명이고 빅테크 기업에는 생존의 문제인 만큼, AI 투자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황도 향후 2~3년간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한국 반도체는 상당한 이익 감소를 이미 선반영한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며 “향후 대규모 현금 창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중장기 기업가치 상승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유 센터장도 “AI (산업)이 성장 경로를 이어가고 반도체가 관련 산업(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센트 연구원은 “AI 인프라 수요와 메모리 공급 제약이 유지되는 가운데, 장기 공급계약 확대가 과거 메모리 사이클과 달리 높은 이익의 지속성과 실적 가시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긍정적인 이익 전망에 비해 현재 밸류에이션은 크게 낮아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높아진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강력한 주주환원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은 4분기와 내년 초에 주목할 업종은 무엇인가.
박 센터장은 반도체와 함께 전자부품, 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관련 업종을 꼽았다.
그는 “반도체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져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며 “AI 투자의 지속성이 확인되면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부품과 전력기기 등 AI 인프라 관련 업종도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센터장은 하드웨어와 전력 인프라, 2차전지를 유망 업종으로 제시했다.
그는 “피지컬 AI가 진행 시 반도체 이외에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며 “또,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휴대용 전원장치인 배터리 (수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빈센트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를 핵심 투자 대상으로, AI 전력 인프라를 보완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반도체는 고부가 메모리 수요와 공급 제약이 이익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사의 AI 투자계획 유지와 메모리 주문·가격의 견조함,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확인되면 주가 회복에 탄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전력 인프라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망과 발전설비 투자가 성장 기반”이라며 “신규 수주 증가와 수주잔고가 매출과 이익, 현금흐름 개선으로 연결되는 기업에 주목한다”고 조언했다.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전문가들은 급락장에서 무조건 주식을 팔거나 사들이기보다는 투자 기간과 기업의 실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 전략에는 차이가 있었다.
박 센터장은 주가 하락을 뒤쫓아 서둘러 매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가는 이미 상당 폭의 이익 감소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추격 매도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반기 대비 금리와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진 만큼 퀄리티 높은 글로벌 핵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레버리지가 높거나 기업 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유의하고, 레버리지 투자 자체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 센터장은 “코스피는 저점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다”며 “(지수가) 5500 아래로 내려가면 기계적(으로) 분할 매수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빈센트 연구원은 기업의 이익 전망과 현금흐름을 확인하면서 주가 조정 시 분할매수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현금흐름이 확실한 기업을 중심으로 보유하면서 주가 조정 시 분할매수하는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추가 매수는 주문과 이익 추정치, 현금흐름 등 기존 투자 근거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식과 현금의 비중은 개인의 투자기간과 손실 감내 수준, 자금 사용 계획에 따라 달리 정하되, 추가 변동성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안한 장세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은.
박 센터장은 AI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믿되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인터넷 버블과 달리 AI는 실제 생산성 개선 효과가 크고 잠재 시장도 큰 기반 기술 혁명으로 큰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최근 2~3년간 AI 인프라 관련주의 상승 폭이 컸고 고금리 환경에서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한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퀄리티 높은 핵심 종목들에 대해 분산 투자 해 나가시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유 센터장은 “주식투자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불안한 매크로와 여러 악재가 해소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금 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것도 투자 전략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빈센트 연구원은 장기 투자를 권했다.
그는 “한국도 장기 투자자가 승리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좋은 것을 좋은 가격에 사서 오래 들고가는 투자 습관을 갖기를 바라며 투자 원칙과 현금 여력을 갖추고 ‘시대의 주식을 꾸준히 모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로 전환되는 패러다임 전환기 입니다.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을 통해 새로운 사고를 펼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