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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미국 기업에 21배 과징금”…96.5%는 퀄컴·구글·쿠팡

요약
  • 미국 싱크탱크들은 지난 10년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의 96.5%가 퀄컴, 구글, 쿠팡 등 미국 기업 3곳에 집중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 이들은 미국 기업에 대한 과징금이 한국 기업보다 과도하게 높다고 주장하며 무역법 301조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 공정위는 국적과 관계없이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 모습. 2026.10.9 ⓒ 뉴스1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 모습. 2026.10.9 ⓒ 뉴스1 지난 10년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의 96.5%가 퀄컴·구글·쿠팡 3곳에 집중됐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기업의 건당 평균 과징금이 한국 기업의 21배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1일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와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기관은 2016~2025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자료를 분석해 미국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과징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CIA는 사업 규모 대비 과징금 부담이 최대 7배, ITIF는 부과 기록 한 건당 평균 과징금이 21배 높다고 분석했다. 두 기관은 미국 정부에 통상 대응도 요구했다.

● 美 기업 과징금 96.5%, 퀄컴·구글·쿠팡에 집중

ITIF가 지난 19일 발표한 ‘미국 혁신기업이 직면한 한국의 경쟁법상 제약(South Korea’s Antitrust Regime Burdens American Innovators)’ 보고서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기록 3157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부과 기록 한 건당 평균 과징금은 약 390억원으로 한국 기업 평균인 약 19억원의 21배였다.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국내 4대 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평균 약 140억원, 나머지 한국 기업은 약 16억원이었다.

그러나 미국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일부 대형 제재에 집중됐다. ITIF가 집계한 미국 기업의 과징금은 2025년 화폐가치 기준 약 1조76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퀄컴·구글·쿠팡 3개 기업이 96.5%를 차지했다.

퀄컴과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관련 과징금 부과 기록 4개만으로 전체의 약 87%에 달했다. 여기에 쿠팡의 2024년 과징금 부과 사건을 포함하면 비중은 96.5%로 높아진다.

퀄컴은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스와 모뎀칩 공급 과정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2016년 약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관련 경쟁 제한 행위로 2021년 약 2249억원, 게임 개발사의 경쟁 앱마켓 출시를 방해한 행위로 2023년 약 4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쿠팡은 2024년 검색 순위 조작과 임직원 상품평 활용 등으로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ITIF는 대형 제재가 평균 과징금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국적에 관계없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 전체를 제외하면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은 약 390억원에서 56억원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쿠팡의 2024년 과징금 부과 사건까지 제외하면 약 16억원으로 줄어든다. 국내 4대 기업집단을 제외한 한국 기업의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퀄컴·구글·쿠팡의 모든 제재를 제외한 결과가 아니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사건 전체와 쿠팡의 특정 사건을 제외한 계산이다.

ITIF는 이러한 분석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에 이례적으로 큰 과징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 CCIA “사업 규모 대비 과징금 최대 7배”

CCIA 산하 연구센터도 지난 16일 발표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균형한 제재(The KFTC’s Uneven Hand)’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의 과징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주장했다.

CCIA에 따르면 2016~2025년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약 6조7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부담한 금액은 약 1조5200억원(22.8%)이었다.

CCIA는 한국 내 사업 활동 규모를 추정하는 두 가지 방식을 적용해 국가별 과징금 부담을 비교했다. 미국 기업의 사업 규모 대비 과징금은 한국 기업의 약 4.2~6.6배, 중국 기업의 약 80~90배로 분석됐다.

앞서 ITIF가 제시한 21배와는 계산 기준이 다르다. CCIA는 한국 내 사업 활동 규모를 기준으로 비교했고, ITIF는 과징금 부과 기록 한 건당 평균 금액을 비교했다. CCIA의 과징금 총액은 명목 금액인 반면 ITIF는 이를 2025년 화폐가치로 환산해 집계했다.

CCIA는 특히 공정위의 재량권이 큰 사건에서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의 과징금 격차가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액의 범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에 불리한 기준이 적용됐다는 주장이다.

트레버 웨거너 CCIA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연구센터 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산정 기준이 되는 매출액 범위를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을 때 이러한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다만 과징금 격차만으로 국적에 따른 차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과징금은 위반행위의 성격과 중대성, 관련 매출액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적 분류 기준도 변수다. ITIF는 쿠팡을 미국 기업에 포함했지만, 2024년 과징금을 부과받은 곳은 국내 법인인 쿠팡 주식회사와 씨피엘비(CPLB)였다. ITIF는 미국에 설립된 모회사 쿠팡Inc.를 기준으로 분류했다.

● 美 무역법 301조 조사 촉구

미국 기술업계는 과징금 문제를 통상 현안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CCIA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협의와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를 요구했고, ITIF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의 경쟁법 집행과 디지털 플랫폼 규제에 대한 301조 조사를 촉구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정부가 외국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다만 두 기관의 요구가 미국 정부의 실제 조사 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앞서 언론에 “기업 국적과 관계없이 차별 없이 법을 집행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제재 주장을 부인했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과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산정되며, 미국 기업의 평균 과징금이 높은 것은 퀄컴 등 일부 대형 제재 사건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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