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처럼 mRNA 암백신 개발 속도
AI로 암 진단부터 맞춤형 치료까지
구광모(가운데) LG 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속도감 있는 인공지능 전환(AX) 추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LGLG(003550)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기술을 결합해 신약 개발을 비롯한 항암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LG화학(051910)은 20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연구원, 미국 바이오 벤처캐피털(VC)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과 ‘2026 LG AI 바이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 기반 AI 바이오 혁신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협력 확대를 위해 처음 열렸다.
LG화학은 이날 정밀 항암 영역에서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AI는 단순한 신약 개발 도구가 아니라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엔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미래 신약 개발의 경쟁력은 구조적으로 우수한 약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로 치료 효과가 높을 환자를 찾아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AI 신약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인 개인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암백신 개발 현황도 소개했다. mRNA 암백신은 최근 모더나가 흑색종 임상 3상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RNA 백신이 면역체계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학습시켰다면, 암백신은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학습해 공격하도록 만든다.
특히 LG화학은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개인별 ‘신항원’을 정밀 예측하는 AI 모델을 구축·고도화하고 있다. 암세포에서는 정상 세포에 없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신항원이라는 단백질 조각이 만들어진다.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하면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LG화학은 내년 전임상을 거쳐 2029년 본격적인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함께 ‘암 에이전틱 AI’도 개발 중이다. 암 에이전틱 AI는 암 환자의 조직 분석부터 치료 전략 설계까지 전 과정을 하루 만에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엑사원 패스’와 암 병리 특화 AI 등을 기반으로 만든 다중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올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처음 공개됐다.
암 에이전틱 AI의 핵심인 엑사원 패스는 조직 병리 이미지 한 장으로 1분 안에 조직 내 암 유전자 활성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높은 예측 정확도를 바탕으로 환자의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표적 약물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LG그룹이 추구하는 ‘개인맞춤형 항암 치료’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LG는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 대학병원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AI와 바이오를 ‘고객의 삶을 변화시킬 미래 기술’로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의장은 컨퍼런스에서 “모더나 등의 사례는 AI가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LG화학과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은 AI를 공통의 혁신 엔진으로 삼아 생명과학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