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코스피가 급락 하루 만에 3% 넘게 반등하며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우려와 기대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거래대금 감소로 수급 기반까지 약해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2.92포인트(3.29%) 오른 5735.6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15.27포인트(3.73%) 급락한 뒤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낙폭을 모두 만회하지는 못했다. 장중 상승률은 4.8%에 육박했고, 오전 10시 52분쯤에는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반도체 대형주도 하루 사이 방향을 바꿨다. 전날 3% 하락한 삼성전자는 이날 5.7% 올랐고, SK하이닉스는 4.2% 하락에서 5.8% 상승으로 돌아섰다. 지난 13일과 15일 급락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던 시장에 이번에는 반대 방향의 안정 장치가 가동된 것이다.
최근 코스피는 연속 하락을 멈춘 뒤에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약 21% 떨어진 지수는 16일과 19일 각각 2.05%, 1.76% 반등했다. 그러나 20일 다시 급락하며 이틀간의 상승분을 반납했고, 이날 재차 급반등했다. 짧은 기간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서 반등의 지속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급등락 배경에는 AI 산업의 성장성과 투자비 회수 가능성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가 자리한다. 미국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반면, 관련 기업의 실적과 수요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또 이날은 미국 AI 서버 업체 슈퍼마이크로의 3분기 호실적과 스페이스X의 AI 수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투자심리 회복을 뒷받침했다. 일론 머스크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AI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돈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전쟁 종전설 속에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세를 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대금 감소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주 일평균 23조 원대에서 이번 주 17조 원대로 줄었다. 이날 정규장 거래대금도 17조 10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가가 얇아진 환경이다 보니 적은 외국인 물량에도 장중 주가 변동성이 빈번하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부담이다. 기존 주주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AI 투자 불안에 개별 기업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최근 금융당국은 이를 중복상장 규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으나, 국내 당국이 해외상장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불명확한 까닭에 불확실성 해소로 이어지지는 못한 상황이다.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과 투자계획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22일(한국시간) 발표되는 메타의 실적 등이 AI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단기 방향을 가를 변수를 꼽힌다. 현금흐름이 탄탄한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확인되면 AI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시장 불안이 실제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축소로 전이되지 않는 한 내년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확대와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라는 핵심 성장 동력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