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수입액 63.2% ↑
韓 수출은 10월 기준 신기록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일본의 올 상반기 수입액이 47년 만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과 대만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반도체 수입액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60% 이상 급등한 영향이다.
불과 10여년 전까지 무역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했던 일본은 이제 자신들의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였던 반도체 때문에 11반기 연속 적자국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부터 10여년 간 세계 반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패권국가였으나, 두 차례의 미·일 반도체 협정과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직격탄을 맞은 뒤 내리막을 탔고 이제는 수입국 처지가 됐다.
반대로 일본의 빈틈을 노려 빠르게 성장한 한국과 대만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초호황의 수혜를 받아 무역수지 흑자를 이어갔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운 메모리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했고,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 뿐 아니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노트북 등 등 전자·IT 산업 전반에서 선전했다.
결과적으로 반도체가 일본과 한국·대만의 희비를 갈랐다.
21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4~9월 수입액은 66조2754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재무성은 비교 가능한 통계가 시작된 1979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수출액 역시 18.4%가 늘어난 63조4570억엔을 기록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더 커졌다. 4∼9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조8184억엔(23조6000억원) 적자로, 반기 기준 11기 연속 적자다. 적자 규모는 작년 상반기보다 약 2배 늘었다.
중동전에 따른 원유 수입 증가와 함께 반도체 가격 급등이 적자를 키우는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기간 동안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수입액은 3조3105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63.2%가 늘었고, 여기에 원유 수입액도 5조7439억엔으로 26.3% 증가했다.
지난달 한 달간의 무역 수지 역시 5365억엔(4조5000억원)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16.7% 늘어난 10조9723억엔(92조원), 수입액은 18.9% 늘어난 11조5088억엔(96조5000억원)이었다.
반대로 한국은 수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61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5.4% 증가했다. 1∼20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1∼20일 조업일수는 13일로, 작년 동기(10.5일)보다 2.5일 많았다.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7억4000만달러로 65.9%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 역시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로, 직전 최대치였던 9월(46억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수출 호조세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은 222.5% 급증한 275억달러로,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4.7%로 거의 절반이었다.
수입액도 반도체와 원유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471억달러를 기록 42.8% 증가했다. 그럼에도 수출이 수입을 웃돌면서 14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대만 역시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수출액 87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는 236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보다 92.2% 늘었다.
대만 수출을 이끈 핵심도 정보통신·시청각 제품과 전자부품이었다. 정보통신·시청각 제품 수출액은 39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2배로 급증하고 전자부품이 311억3100만달러로 45.3% 증가했다.
1∼9월 누적 무역수지는 1605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대미 무역흑자가 1633억9000만달러로 전체 흑자규모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