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시장 위축에 당국 지원 축소
공급과잉에 주요국 견제 등 영향
K-배터리는 AI 훈풍 타고 성장세
CATL. 로이터·연합뉴스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의 실적 성장세가 꺾였다. 올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이 7개 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침체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중국산 전기차 견제 움직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견제당하는 사이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업체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탈 중국산 배터리'를 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은 전날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4% 늘어난 212억5000만위안(약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순이익 증가율(36.5%)은 물론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41.2%도 크게 밑돈 수치다. 2024년 4분기(13.6%) 이후 최저이기도 하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58% 늘어난 1652억2000만위안(약 32조8000억원)으로, 증가율이 2분기(56.9%)보다는 높았지만 LSEG 집계 시장 전망치 60.2%에는 못 미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중국 전기차 제조사 샤오미와 리오토가 다른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한다고 발표한 뒤 CATL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배터리 산업은 자국 보조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년간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무분별한 설비 증설과 과당경쟁이 이어지며 선두주자인 CATL조차 내수 시장에서 자국 업체들의 견제를 당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내수 자동차 시장이 9월까지 12개월 연속 침체를 이어가면서,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해외 수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당국의 세제 개편 또한 업계 부담을 가중시켰다. 당국은 배터리 산업 내 공급 과잉과 출혈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7월, 10년 만에 리튬이온 배터리 소비세 면제 혜택을 종료하고 9월부터 2%의 세율을 적용했다.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률 축소에 이어 내년 전면 폐지를 확정했다.
그럼에도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을 확대한 CATL의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전년 동기 37.7%에서 39.4%로 상승했다.
반면 2위인 BYD(비야디)의 점유율은 17.1%에서 15.1%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업계 1위인 CATL뿐 아니라 중소형 배터리 업체들에도 타격이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 관계자는 "CATL조차 소비세 부담을 고객에게 완전히 전가하지 못한다면 2위권 업체들 역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CATL 의존도 완화 움직임 역시 위협 요인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수주를 분산하면서, 시장 내 단가 인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중국 전기차 산업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면 CATL 배터리 제품 수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CATL 홍콩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이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라인을 빠르게 ESS 전용으로 전환 중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성장 중인 북미 ESS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미국 현지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늘리면서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제품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
CATL 역시 현재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 수준인 ESS 사업 비중을 2030년 절반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최근 대형 트럭용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하고 배터리 교환(스왑) 네트워크 확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