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주가, 5%대 상승 폭 기록
"AI 투자 자금조달 여력 주시해야"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동아시아 반도체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반도체 수출은 이달 들어 200% 넘게 늘었고 대만 전자제품 수출 주문도 70% 이상 증가했다. 중국은 반도체 수출액·생산량이 모두 뛰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산업 성장세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반도체 수출액 '역대 최대'…반도체주도 '반등'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잠정 기준 275억1600만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5%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4.7%로 1년 전보다 16.2%포인트 확대됐다. 전체 수출액은 105.4% 늘어난 616억1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확정 기준 605억3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0.3% 증가했다. 19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전체 수출도 83.7% 증가한 1210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AI 인프라 수요 우려로 부진했던 반도체주가 반등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5%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오전 장중엔 7~8% 상승 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무라증권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 470만원으로 유지했다. 올해 22.3기가와트인 세계 데이터센터 신규 설비 규모가 내년 31.5기가와트로 약 41.3% 늘면서 메모리 수요 증가 폭이 공급 증가분을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AI 기업 매출 증가세 둔화·데이터센터 사업자 자금조달 부담 등이 반도체 수요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자금조달이 완료된 데이터센터 사업이 대거 지연될 경우 메모리 수요 전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는 지난달 4일 보고서에서도 메모리 시장에 대해 "현재 메모리 시장은 AI 투자 사이클에 힘입어 전례 없는 수요 호조를 보이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만 '반도체 수출 주문' 증가…"수요 계속 늘어" 대만에서도 반도체 관련 주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경제부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달 수출 주문은 1142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62.4% 늘었다. 이 중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제품 주문은 71% 증가한 474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전달보다 3.6% 늘어난 것. 올해 1~9월 전자제품 누적 주문액은 3437억3000만달러로 66% 확대됐다. 다만 이는 통관 기준 수출 실적과 다른 지표다. 대만 업체가 주문을 받은 뒤 자국 내에서 생산하거나 해외에 생산을 맡기는 물량을 모두 포함한다.
경제부는 전자제품 주문 증가 배경에 대해 "고성능 컴퓨팅과 AI 응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 힘입어 집적회로 제조, 메모리, 반도체 유통, 집적회로 설계 등의 주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전자제품 주문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억3000만달러, 중국·홍콩발 주문은 4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AI 수요는 서버·장비로도 확산했다. 대만의 지난달 정보통신제품 수출 주문은 438억8000만달러로 87.3% 늘었다. AI·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산업 확대, 소비자용 전자제품 주문 증가가 서버, 네트워크·통신제품·휴대전화·노트북 등의 주문을 끌어올렸다. 반도체 업체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자동화 장비 수요도 늘면서 기계제품 주문 역시 21.5% 증가했다. 중국 반도체 수출액도 급증…"거시적 변수 주시해야" 중국에서도 반도체 수출액이 급증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집적회로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1% 늘었다. 중국 자산운용사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 거시경제분석가는 "글로벌 AI 투자 열풍으로 해외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출액 증가를 물량 증가와 동일하게 해석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톈디 궈신증권 분석가는 AI 하드웨어 호황이 출하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생산량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연간 주력 사업 매출 2000만위안 이상 산업기업의 집적회로 생산량이 543억개로 작년 같은 달보다 18.4% 늘었다고 발표했다. 1~9월 누적 생산량은 4428억개로 23.3% 증가했다.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통해 이달 공개된 복수의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한 결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관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의 급격한 주가 조정을 산업 성장성의 훼손이 아닌 금융시장발 단기적 충격으로 해석하는 공통된 흐름"이 확인됐다.
에픽AI는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안정성 회복과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제 CAPEX 집행 지속 여부가 단기 주가 반등의 선결 조건"이라며 "반도체 공급망에서 확인되는 실물 수요 자체는 견조하지만 그 수요를 뒷받침하는 최종 고객들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가능하다. 이는 2027~2028년으로 이어지는 HBM4 공급 확대, 서버 D램 수요 증가, 반도체 장비 투자 지속이라는 구조적 성장 동력 자체는 유효하되 그 실현 과정에서 AI 인프라 투자의 자금조달 여건이라는 거시적 변수가 여전히 핵심 관찰 포인트로 남아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