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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그룹의 친족기업인 알머스의 CI. |
| ⓒ ALMUS |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의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조세포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 중지된 삼성그룹 방계기업 알머스의 김상용 대표가 베트남으로 도피성 출국을 한 지 8년 만에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김상용 대표는 지난 주말(17~18일)에 귀국했고, 19일 회사에 출근했다. 알머스의 한 고위관계자도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를 인정하면서 "현지 생산라인이 베트남에 있어서 현지에서 (현지 생산법인을) 경영하면서 지냈다"라고 전했다.
향후 수사 절차와 관련해서는 "회사 법무팀과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라며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했고, 국내 경영 복귀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정해진 것은 없고 이사회 절차에 따라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다"라고만 답했다.
김 대표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셋째 누나인 이순희 여사의 장남이고, 알머스는 삼성그룹 방계기업 혹은 친족기업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가 8년 만에 귀국함에 따라 2023년 부친상 때도 귀국하지 않았고, 2024년 5월 장남의 결혼식마저 베트남 현지 고급 호텔에서 치렀던 김 대표가 이제서야 입국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시기상 한국의 사법체계가 바뀌는 틈을 타서 입국한 것 같다"라며 "혼란스러운 사법체계 속에서 간단하게 수사를 받고 종결할 수 있다고 본 것 아니겠나? 8년이나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한 김 대표로서는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국세청이 김 대표를 고발한 사건은 애초에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에 배당됐지만, 10월부터 형사사법체계가 바뀌면서 향후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중 어느 기관에서 수사할지도 관심사다.
서울국세청 조사 4국, 2018년 특별세무조사 후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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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용 알머스 대표(사진 가운데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가 가족들과 여행 중에 찍은 사진. |
| ⓒ 오마이뉴스 |
지난 2018년 5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알머스를 대상으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횡령, 대규모 탈세 등을 기획·심층 조사하는 부서로 '기업 저승사자', '국세청의 중수부(특수부)'로 불린다. 당시 국세청은 알머스를 비롯해 편법 상속증여 혐의가 있는 50개 대기업 등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수개월 동안 세무조사를 진행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다음해인 지난 2019년 세금 누락 등으로 알머스에게 법인세 등 약 30억 원을 추징했다. 특히 국세청은 알머스가 미신고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사실을 적발했다. 해외금융계좌의 잔액 합계가 연중 하루라도 10억 원(현재는 5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이나 법인은 보유 중인 계좌를 신고해야 한다.
국세청은 이러한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등을 이유로 수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세무조사에 비협조적이었던 것을 이유로 과태료 2000만 원을 부과했다. 또한 알머스와 김 대표를 조세범칙범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의 고발에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조세범죄조사부에 배당했다. 하지만 김상용 대표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던 중에 베트남으로 출국해 조사가 어렵다고 보고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기소중지는 피의자의 소재불명, 신병확보 곤란 등 사유로 수사의 진행이 어려울 때 임시적으로 처분하는 행위다.
알머스는 지난 2024년에도 세무조사를 받았다. 2024년 4월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이는 특별세무조사 이후 6년 만이었다. 하지만 '본사' 역할을 하는 서울 서초구 양재역 근처 서울 사무소가 아닌 경기 수원 영통에 위치한 알머스의 개발연구소에서 세무조사를 진행해 '봐주기 의혹'이 일었다.
이에 알머스 측은 "이번 세무조사의 경우 2023년 11월 완공된 양재 사무소에 누수문제가 있어 세무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수원에서 진행하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현장 지휘 차원으로 베트남으로 간 것이다"라고 김 대표의 '해외 도피설'을 부인한 바 있다.
2015년 삼성전자로부터 '목업폰' 수주하면서 크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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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 |
| ⓒ 연합뉴스 |
김 대표가 이끄는 알머스는 지난 1998년 설립된 영보엔지니어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휴대폰 배터리를 시작으로 헤드셋, 배터리팩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했고, 중국 텐진과 둥관, 산둥 라이우 등 중국에도 현지 생산법인을 세웠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 총 4개의 현지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휴대폰줄과 케이스, 보호필름, 케이블 등 휴대폰 액세서리를 유통시키는 계열사 '애니모드'를 설립했고, 김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알머스가 크게 성장한 것은 삼성전자의 '목업폰'(Mockup phone, 모형폰 혹은 더미폰)을 수주하면서부터다. 지난 2015년 삼성전자로부터 목업폰을 수주받아 연간 500만 대 이상을 생산하면서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3월에는 사명도 영보엔지니어링에서 '알머스'로 변경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빚은 알머스의 삼성전자 목업폰 수주를 두고, 생전의 이건희 전 회장이 형인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과 차명계좌를 둘러싸고 싸울 때 김 대표의 모친인 이순희 여사가 동생인 이건희 전 회장의 편을 들어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알머스는 베트남에서 목업폰도 만들고, 줄 달린 이어폰과 무선 이어폰인 버즈, 갤럭시 워치도 임가공하고, CNC 임가공도 한다"라며 "수익이 제일 좋은 사업이 목업폰이고, 그 다음 CNC와 갤럭시 워치, 이어폰 임가공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부품은 직접 만들지만 삼성전자에서 설비도 제공하고 부품도 삼성전자에서 공급한다. 사람과 설비만 잘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쉽게 돈을 버는 구조다"라며 "본사와 자회사까지 합치면 매출액은 3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2005년 계열분리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5년 5월부터 3개월간 '위장계열사 자진신고'를 실시했다. 이에 알머스(당시 영보엔지니어링)는 위장계열사 자진신고를 하면서 계열분리를 신청했고, 같은 해 7월 계열분리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삼성그룹의 친족기업이 조용히 분가했다"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지금은 삼성그룹의 친족기업, 방계기업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계열사는 아니다.
하지만 알머스는 계열분리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높은 거래 비중을 유지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소장으로 활동하던 경제개혁연대가 2012년 '알머스의 삼성전자 매출거래 의존도가 90%를 상회한다'며 부당지원 의혹을 제기했지만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무혐의 처리했다. 2016년에는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알머스와 삼성전자의 거래를 두고 "대표적인 친족기업 일감몰아주기 의심사례"로 지목했다.
목업폰 외에도 CNC 임가공을 위한 공작기계(800대),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버즈의 자동설비 등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CNC 임가공'이란 발주처가 제공한 도면과 원자재를 바탕으로 컴퓨터 수치제어 공작기계(CNC)를 활용해 제품을 대신 깎거나 잘라주는 외주 가공을 가리킨다.
현재는 김 대표가 83.1%, 모친 이순희 여사가 9.7%, 여동생 김아무개씨가 3.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은 외삼촌, 이재용 현 회장과는 사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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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용 알머스 대표는 지난 2024년 5월 아들의 결혼식을 베트남의 한 최고급호텔에서 치렀다. |
| ⓒ 오마이뉴스 |
알머스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대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81학번)를 졸업했다. 그의 모친은 고 이건희 전 회장의 셋째 누나인 이순희 여사이고, 부친은 서강대 교수와 제일기획 상임고문을 지낸 김규 전 교수다. 이건희 전 회장이 그의 외삼촌이고, 이재용 현 삼성전자 회장과는 외사촌 사이다. 부친은 지난 2023년 8월 사망했는데, 부친의 부고가 언론사 등에 뜨지 않았고, 김 대표도 베트남에 체류 중이어서 부친상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 대표의 아들은 알머스 전무로 재직 중이고, 지난 2024년 5월 베트남 하노이의 최고급 호텔인 '카펠라 하노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식에는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 박항서, 가수 김태우, 아나운서 김환 등이 참석했다. 사돈은 오아무개 삼일회계법인 전무이고, 며느리는 법무법인 광장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대표의 부인인 박아무개씨도 알머스의 감사로 있다.
알머스의 전신인 영보엔지니어링(1998년 설립) 시절부터 기업을 이끌어온 김 대표는 2018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 중에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최근 입국하기 전까지 베트남에서 생활해왔다. 이런 도피성 베트남 체류 중에도 알머스와 자회사인 베트남 현지 법인으로부터 월급과 배당금 명목으로 상당한 금액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머스측은 '도피가 아닌 정상적인 해외경영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최근 10년 간 세무조사 개시 후 피조사자의 해외도피로 세무조사가 중단된 건수와 피조사자의 장기 해외도피로 인해 조사 중단된 사건 처리 결과, 장기 해외도피한 피조사자에 대한 추징, 몰수 등 조치 결과 등을 국세청에 문의했다.
이에 국세청은 "조세범칙조사의 중지, 세무조사 중지 사유별 통계와 세무조사 개시 이후 피조사자의 급여 추징, 몰수 현황 등에 대해서는 별도 집계, 관리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최근 10년(2016년~2025년) 간 법인·개인사업자 세무조사 중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장기 해외도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세무조사가 중지된 건수는 10년 동안 총 1만 6959건(연간 약 1696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