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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덜 팔리니 소방 예산도 줄었다…11년째 묶인 담뱃세 인상이 해법 될까

요약
  • 담배 판매량 감소로 인해 소방안전교부세 예산이 줄어들면서 소방 재정 부족 문제가 대두되었다.
  • 담배 개별소비세가 소방 재원과 연계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11년째 동결된 담뱃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계기로 소방 예산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11년째 동결 중인 담뱃세를 인상해 소방 재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소방공무원 예산의 약 90%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하지만, 당장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려면 기존 세제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원으로 올해(1조503억원)보다 2898억원(27.6%) 적게 편성됐다. 소방안전교부세는 정부가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소방·안전시설 확충 등을 위해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재원이다.

문제는 소방안전교부세가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45%를 재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담배 판매량이 줄어 개별소비세 세수가 줄면, 소방안전교부세 예산도 자동으로 감소하는 구조다. 정부가 소방안전교부세를 삭감했다는 논란이 일자 행정안전부는 전날(20일) 설명자료에서 “정부가 예산을 임의로 삭감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 소방안전교부세 예산은 담배 판매량 감소에 따른 개별소비세 세수 감소 전망과 지난해 실제 세입 정산 결과를 반영하는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산정됐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담배 개별소비세를 소방 재원과 연계한 것은 담배꽁초가 주요 화재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정부는 2015년 담뱃값 인상 당시 담배에 개별소비세를 신설하면서 세수의 20%를 소방안전교부세 재원으로 배정했다. 이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과정에서 배분 비율을 45%로 확대했다.

하지만 담배 판매량 감소가 소방 재정 축소로 이어지는 모순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경제부 통계를 보면, 국내 담배 판매량은 2022년 36억3000만 갑, 2023년 36억800만 갑, 2024년 35억2900만 갑 등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이는 금연정책, 고령화를 포함한 인구구조 변화 등과 더불어 최근까지 과세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니코틴 제품으로 흡연자가 일부 옮겨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합성니코틴은 지난해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기존 담배에 적용되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담배 판매량에 따라 소방 재원이 좌우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당장 부족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11년째 동결된 담배 개별소비세를 인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일반 궐련 담배 한 갑(20개비)의 가격은 4500원으로, 이 가운데 개별소비세는 594원이다. 2015년 도입 이후 세율이 한 차례도 조정되지 않았다. 2024년 담배 판매량(35억2900만 갑)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개별소비세를 갑당 300원 인상하면 연간 약 1조587억원의 추가 세수가 발생한다. 현행 배분 비율인 45%를 적용하면 소방안전교부세 재원도 약 4764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담뱃값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을 고려하면 실제 세수 증가 효과는 이보다 작을 수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담뱃세 인상이 흡연자 부담을 키운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내 담뱃값이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세율 조정을 검토할 때라는 의견도 끊이지 않는다. 202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담배 한 갑 가격은 약 9869원으로, 국내 가격(4500원)의 두 배를 웃돌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7월 발표한 권고안에서 담배 등의 유해 소비 제품에 건강세를 부과해 2035년까지 실질 가격을 최소 50% 높일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한국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담배가격을 10년 넘게 동결함으로써 사실상 가격을 인하한 것과 다름없다”라며 “담뱃세 인상은 당연히 필요한 정책이고, 소방 재정 문제까지 고려하면 인상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단순히 인상 찬반을 넘어, 어떻게 올릴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물가와 소득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담뱃값을 올리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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