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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세우타 사태에 영유권 문제 꺼내든 모로코…스페인 일축
모로코 법무 "스페인과 계속 협상"…스페인 "논의 대상조차 아냐" 세우타의 스페인 경찰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스페인의 북아프리카 자치도시 세우타로 수만 명이 난입한 사태 이후 영유권 문제까지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압델라티프 와흐비 모로코 법무장관은 전날 아시라크TV와 인터뷰에서 세우타와 멜리야의 영유권 문제를 거론했다. 와흐비 장관은 모로코가 스페인과 협상에서 세우타, 멜리야의 지위 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으며 장기적으로는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모로코는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세우타와 멜리야는 스페인 점령지이고 종국에는 모로코로 주권이 이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스페인은 모로코가 스페인 보호령 시절을 겪기 훨씬 전인 17세기와 15세기부터 세우타와 멜리야는 스페인 영토였다며 영유권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12일 취재진으로부터 와흐비 장관의 언급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세우타와 멜리야는 엄청나게 스페인다운 땅이며 건드릴 수 없는 곳"이라며 "세우타와 멜리야에 대한 그 어떤 공격도 스페인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외무부도 별도로 성명을 내 "스페인의 영토 보전성은 이제까지도, 앞으로도 누구와도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영유권 갈등 자체를 부정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말 세우타 사태 때부터도 모로코 당국이 무단 입국자 복귀에 협조하고 있다며 비판을 삼가해 왔다. 그러나 좌우를 막론하고 스페인 야권 등에서는 세우타로 수만 명이 집단 난입하는 사태에서 모로코 정부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해 왔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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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박 잇단 피격… 호르무즈·홍해 긴장 고조
美, '봉쇄위반' 상선에 미사일...후티는 화물선 공격, 6명 사망 중동 위기 재점화, 유가 상승...파나마운하 통항권은 16배↑ 세계 주요 에너지 수송로 역할을 하는 호르무즈해협과 미국-이란 전쟁 이후 대체항로 역할을 해온 홍해에서 잇따라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유가는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 전쟁 이후 통행량이 늘어난 파나마운하에선 기후문제로 수위하락까지 겹쳐 일부 통항권 경매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 X에 미군의 대이란 해상봉쇄를 위반해 오만만을 통과하려던 파나마 선적 선박에 헬리콥터 미사일을 발사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미군의 이번 공격은 지난달 14일 대이란 해상봉쇄를 재개한 이후 세 번째 선박 타격이다. 중부사령부는 "미 해군의 MH-60 헬리콥터가 선박의 민간인 선원들이 미군의 반복된 경고를 무시하자 파나마 선적 화물선 '벨라노바호'의 기관실을 향해 헬파이어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까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망 돌파를 시도한 상선 55척의 항로를 변경했다고 부연했다.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예멘 후티반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회사 소유의 화물선 '티하마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예멘 무라드 인근에서 포착됐다. /홍해 ●=뉴스1 이번 미군의 작전은 여전한 중동의 긴장상태를 보여준다. 양국의 종전협상을 중재해온 파키스탄의 카와자 아시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이 '모종의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혀 긴장완화 기대감을 불렀다. 하지만 곧바로 이란의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이 "호르무즈해협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고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꺾었다. 이날 호르무즈 대체항로인 홍해 내 위험도 고조됐다. 예멘 해안경비대는 이날 후티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화물선을 공격해 최소 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10명에 달했다. 해안경비대는 "(후티반군의) 1차 공격으로 선박에서 불이 나는 등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고 파키스탄 국적자 3명과 인도네시아 국적자 1명이 사망하는 사상자가 나왔다"며 "구조대가 선원을 대피시키는 작업을 하던 중 2차 공격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후티반군이 운영하는 사바통신은 이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군수물자를 수송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선박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반군은 지난달 20일 사우디가 예멘을 포위·봉쇄했다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홍해에서 사우디를 겨냥한 해상봉쇄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동의 긴장 재고조로 이날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2주 만에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찍었다. 한편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아메리카의 핵심 해상 교통로인 파나마운하 주요 갑문의 우선 통행권 낙찰가가 이달 들어 평균 약 11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때보다 16배 넘게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특히 원자재 가격정보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대형 선박이 통과할 수 있는 대형 갑문 통항권 가격이 약 250만달러(약 35억5000만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나마운하는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우회 물동량이 몰리는데 수온상승과 가뭄으로 최근 수위가 낮아져 지난달 파나마운하관리청이 선박의 흘수(吃水·수면 아래 잠기는 깊이)를 제한하면서 통항료가 급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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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폐 카운트다운…'동전주·시총 미달' 경고장 받은 36곳 어디?
주가 미달 24곳·시총 미달 9곳·동시 미달 3곳 신규 관리종목 30곳 13일 거래정지…90거래일 내 기준 회복 관건 12일 36개 종목이 무더기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거래소가 상장 유지 요건을 강화하면서 주가와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한 36개 종목이 무더기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들 종목은 향후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실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관리종목 지정 대상 36곳 가운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에 머문 종목은 24곳이다. 코스피에서는 대영포장·형지엘리트·일신석재가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에서는 뉴인텍·노을·에스에너지·랩지노믹스·이스트에이드·옴니시스템·SDN·좋은사람들·제이엠아이·샤페론·CMG제약·이노인스트루먼트·우리엔터프라이즈·에이비온·티케이지애강이 주가 기준에 걸렸다. 이미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던 비케이홀딩스·아이스크림에듀·원풍물산·바른손이앤에이·수성웹툰·에이에프더블류도 주가 1000원 미만 사유가 추가됐다. 주가는 1000원 이상이지만 시가총액 기준만 충족하지 못한 곳은 9곳이다. 코스피에서는 SUN&L·한국전자홀딩스·태원물산·대원화성·남성이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을 밑돌았다. 코스닥에서는 국일신동·한탑·패션플랫폼·에스앤더블류가 시가총액 200억원에 미달했다. 주가와 시가총액 두 기준에 동시에 걸린 곳도 3곳이다. 코스피의 온타이드, 코스닥의 형지글로벌·E8은 최근 30거래일간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시에 각각 시장별 시가총액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다. 이를 합치면 주가 기준만 미달한 24곳, 시가총액 기준만 미달한 9곳, 두 기준 모두 미달한 3곳 등 총 36곳이다. 이 가운데 기존 관리종목 6곳을 제외한 신규 지정 30곳은 오는 13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에 따른 것이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는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해당 기준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특히 동전주 요건에 따른 상장폐지는 이의신청도 할 수 없어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실제 퇴출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한국거래소시가총액이의신청상장폐지코스닥 -
생활
[날씨] 내일 서울 33도 무더위…동해안 최대 60㎜ 비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며 40도에 육박하던 심한 더위가 누그러졌습니다. 그래도 더위가 완전히 물러난 건 아닙니다. 내일도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3도 안팎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이어지겠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과 충남 서해안, 호남과 경남 곳곳에는 여전히 폭염주의보가 남아 있습니다. 계속해서 더위 대비 철저히 해주셔야겠습니다.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내일은 동해안에 비 소식이 있습니다. 오전부터 강원 동해안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밤부터는 경북 동해안으로 차차 확대되겠는데요. 예상 강수량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60mm가 되겠습니다. 그 밖의 지역은 대체로 맑은 하늘이 드러나겠습니다. 내일 아침 기온은 서울 23도로 출발하겠고, 낮 기온은 서울 33도, 청주 32도까지 오르겠습니다. 남부 지방도 한낮에는 대구 31도, 광주 33도까지 오르겠습니다. 해상 곳곳에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바다의 물결은 최고 4m까지 높게 일겠습니다.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해안가로는 너울성 파도까지 강하게 밀려오겠습니다. 당분간 동해안에는 비가 자주 내리겠고, 내륙 곳곳에는 소나기구름이 발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날씨 전해드렸습니다. (김수진 기상캐스터) #날씨 #비 #너울 #여름 #더위 #폭염특보 #강수전망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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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미라가 된 고기, 맛의 역사를 열었다
[식탁의 진화] ①고대의 보존 기술 물기 빼고 미생물 길들여 치즈·가룸·장으로 이어진 인류 최초의 저장 기술 인류가 걸어온 길을 따라 우리의 식탁도 함께 진화해 왔다.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는 음식을 말리고 소금에 절였고, 먼바다와 전쟁터에서는 오래 보관하면서도 빠르게 열량을 채울 수 있는 식품이 필요했다. 산업화는 음식을 대량생산의 영역으로 옮겼고, 인류는 이제 우주에서 먹을 음식과 지구의 부담을 줄일 미래 식량을 고민하고 있다. [식탁의 진화]에서는 시대의 필요에 따라 탄생한 음식이 오늘날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거쳐온 과정을 따라가 본다. 냉장고가 없던 시대 인류는 음식을 말리고 소금에 절이며,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시켰다. 건조·염장·발효로 이어진 고대의 저장 기술을 표현한 그래픽./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람만 미라로 만든 게 아니었다. 죽은 왕족이 사후 세계에서도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쇠고기와 새를 말리고 천으로 감싼 뒤, 내용물의 형태를 본뜬 나무 상자에 넣었다. 고기의 부패를 늦추고 향을 더하기 위해 값비싼 재료도 사용했다. 냉장고도, 방부제도 없던 시대에 음식을 썩지 않게 만드는 일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인류는 햇볕과 바람으로 음식의 물기를 없애고 소금을 넣어 부패를 늦췄다.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이용해 우유를 치즈로, 생선을 발효 소스로, 콩을 장으로 만들었다. 오늘날에는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먹는 음식들이지만 그 시작은 음식을 조금이라도 오래 붙잡아두려는 시도였다.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약 3500년 전 소 어깨살. 고기는 천으로 감싼 뒤 내용물 형태를 본뜬 나무 상자에 담겨 보존됐다./사진=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정성 들여 만든 ‘고기 미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는 기원전 약 1500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 어깨살이 남아 있다. 고기는 내용물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든 나무 상자에 담겨있었는데, 이집트 테베의 절벽 무덤 입구 근처에서 다른 고기 상자들과 함께 발견됐다. 미술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무덤 주인의 영혼에 바친 음식 제물로 추정되는데, 사람이 죽으면 사후 세계에서도 생전과 같은 생활을 이어간다고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고기를 건조한 뒤 붕대로 감싼 기본적인 형태부터 지방이나 기름이 발라진 붕대, 염장 처리한 고기까지 당대의 다양한 고기 미라가 발견됐다. 특히 투탕카멘의 외증조부모 유야와 투야가 묻힌 무덤에서는 소갈비 미라가 발견됐다.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팀이 이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분석했는데, 붕대에서 피스타시아속 식물에서 얻은 수지가 다량 확인됐다. 당시 피스타시아 수지는 지중해 동부에서 들여오는 값비싼 재료로 사람 미라에서도 흔히 사용되지 않았던 물질이다. 이에 연구진은 고기의 보존이나 향을 위한 처리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대 이집트 관리인 푸옘레의 무덤에 그려진 생선 손질 장면을 모사한 그림. 사람들이 생선을 손질하고 내장을 제거하는 모습이 담겼다./사진=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부패를 막은 기술은 ‘말리고 절이기’ 고대 이집트인들의 고기 미라에 사용된 재료와 처리 방식은 제각각이었지만 기본 원리는 음식 속 물을 줄이는 데 있다. 핵심은 음식에 들어 있는 물의 총량보다 미생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 즉 ‘수분활성도’에 있다. 미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고, 수분활성도를 낮추면 미생물이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인류는 경험을 통해 물을 빼면 음식이 오래 보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대 이집트 관리인 푸옘레의 무덤에는 이런 생선 가공 과정이 확인된다. 기원전 1400년경 제작된 무덤의 벽화에는 사람들이 생선의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손질한 생선을 줄에 매달아 말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소금은 물을 직접 증발시키지 않고도 비슷한 효과를 냈다. 고기나 생선에 소금을 넣으면 삼투압에 의해 식품 조직과 미생물 세포에서 물이 빠져나온다. 소금이 물 분자를 붙잡으면서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도 줄어든다. 소금에 절인 고기와 생선이 쉽게 부패하지 않았던 이유다. 이런 염장법은 이후 대규모 생산 방식으로 발전했다. 스페인 남부의 고대 로마 도시 바엘로 클라우디아에는 생선을 소금에 절여 가공하던 공장의 흔적이 확인된다. 안달루시아 자치정부가 운영하는 바엘로 클라우디아 고고학 유적 공식 해설에서는 “손질한 생선과 소금을 석조 수조에 번갈아 층층이 쌓은 뒤 평균 1~3개월 동안 염장했다”며 “완성된 염장 생선은 밀봉해 운송을 기다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에 남아 있는 암포라들. 로마 시대에는 가룸을 비롯한 식품과 와인, 기름 등을 암포라에 담아 보관·운반했다./사진=위키미디어 공용 'Commonists' 화산재 속에 멈춘 가룸, 미라 곁에 남은 치즈 한편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의 시간이 멈췄다. 거리와 주택뿐 아니라 생선 소스의 일종인 ‘가룸’을 만들어 팔던 가룸 상점도 그 모습 그대로 땅속에 묻혔다. 1960년 이곳을 처음 발굴할 당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운반용 토기 항아리 ‘암포라’ 한 점에서는 수만 개의 작은 생선 뼈가 발견됐다. 2019년 이탈리아 고고생물학자 알프레도 카라난테는 이를 정밀 분석해 국제 학술지 ‘국제골고고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steoarchaeology)’에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생선을 강하게 젓거나 압착해 액체를 걸러내는 마지막 공정에 이르기 전, 소금에 넣어 생선을 삭히던 단계에서 화산 폭발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로마인의 식탁에 오르지 못한 가룸이 200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로마인들은 가룸을 고기, 생선, 채소 등 여러 음식의 간을 맞추는 조미료로 사용했다. 일종의 액젓, 피시 소스인 셈이다.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의 요리를 집대성한 요리책 아피키우스에서는 가룸이 젓갈다운 감칠맛이 났다고 하는데, 가룸의 진한 맛을 만든 것은 소금만이 아니었다. 높은 염도는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의 증식을 막았고, 생선의 살과 내장에 들어 있던 단백질 분해효소가 단백질을 작은 펩타이드와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으로 쪼갰다. 소금에 견딜 수 있는 일부 미생물들도 숙성 과정에 관여하면서 감칠맛 성분이 늘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조미료가 됐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우유가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 2000년대 초 중국 신장 위구르 타클라마칸 사막 가장자리에 있는 샤오허 묘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약 3500년 전 미라의 목과 가슴 주변에 놓인 작은 흰색 덩어리가 발견됐다. 오랫동안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2014년 국제 학술지 ‘고고과학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서 이 덩어리가 소와 염소의 젖으로 만든 케피어 계열의 치즈인 것을 밝혀냈다. 이후 진행된 연구에서는 치즈에 남아 있던 고대 미생물의 DNA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24년 국제 학술지 ‘셀(Cell)’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이 치즈에서 오늘날 케피어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케피라노파시엔스’와 효모의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약 3500년 전 샤오허 사람들이 케피어 종균으로 우유를 발효했다는 근거로 봤다. 유산균이 우유의 유당을 젖산으로 바꾸면 산도가 높아지고,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이 서로 엉겨 붙는다. 응고된 덩어리에서 수분이 많은 유청을 빼내면 치즈와 같은 고형 식품이 남는다. 냉장 시설이 없던 시대에 치즈는 상하기 쉬운 우유를 더 오래 간직하려는 방법이자 영양소를 단단한 형태로 옮기는 기술이었던 셈이다. 한 항아리에서 태어난 두 가지 맛 삼국사기에서도 그 시대 음식 저장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서기 683년 신라 신문왕이 김흠운의 딸을 왕비로 맞아들이면서 보낸 예물 중에 장, 포, 젓갈이 포함돼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혼인을 위해 왕실이 보낸 귀한 물품에 장이 들어있다는 기록은 장이 당대 식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의 장 담그기는 늦가을과 겨울에 메주를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콩을 충분히 삶아 찧은 뒤 네모나 둥근 덩어리 모양으로 빚고, 짚으로 묶거나 따뜻한 곳에 두어 말리며 띄운다. 이 과정에서 메주에는 다양한 세균과 곰팡이가 증식한다. 미생물이 만들어낸 효소는 단단한 콩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잘게 분해하고, 장 특유의 구수한 맛과 향이 생길 바탕을 만든다. 잘 띄워 말린 메주를 소금물과 함께 항아리에 넣으면, 높은 염도가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한다. 메주 속 단백질은 오랜 시간에 걸쳐 펩타이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그 성분이 소금물에 천천히 우러나온다. 숙성이 진행되면 항아리에서 불어난 메줏덩어리를 건져 액체와 분리하는 ‘장 가르기’를 한다. 짙어진 액체는 따로 숙성해 간장이 되고, 건져낸 메줏덩어리를 으깨어 다시 항아리에 담으면 된장이 된다. 이렇게 같은 방법으로 담가도 집마다 장맛이 달랐다. 사용한 콩, 소금, 물은 물론 메주에 자리 잡은 미생물의 종류, 온도, 숙성 기간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장이 잘 익기를 바라며 장독 주변에 금줄을 치거나 부적을 붙이는 풍습도 생겨났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장 담그기는 발효 기술이지만, 옛 선조들에게는 한 해 음식의 맛과 가족의 안녕이 함께 걸린 일이었다. 보존을 위해 시작한 발효가 세월을 거치며 대체할 수 없는 맛과 향을 만들어냈고, 냉장고가 등장하면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일은 훨씬 쉬워졌지만 장은 식탁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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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50세부터 뇌 면역세포 바뀐다”…기억 지키던 세포 달라져, 치매 단서될까?
20~95세 성인 해마 분석, 염증 성향 강한 세포 늘어 사람의 뇌에서는 50세를 전후로 '면역세포 세대교체'가 시작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뇌는 50세를 전후로 '면역세포 세대교체'가 시작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면역세포가 줄고, 염증 성향이 강한 새로운 세포가 늘어난 것. 이러한 변화가 나이가 들수록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취약해지는 이유를 밝힐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후성유전체학센터의 네이선 젬키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뉴욕게놈센터와 컬럼비아대의 빙 렌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UCI)의 샹민 쉬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신경계 질환이 없었던 20~95세 성인 40명의 사후 해마 조직을 분석했다.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데 중요한 뇌 부위다. 세포 하나하나의 유전자 발현을 살피는 단일세포 분석에 DNA 메틸화, 염색질 접근성, 유전체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을 함께 적용했다. 유전자 발현은 세포가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준다. 반면 DNA에 남은 후성유전학적 특징은 세포가 어떤 계통에서 유래했는지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진은 여러 분석법을 결합해 유전자 발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세포의 정체성과 기원 변화를 살폈다. 50~75세, 뇌 면역세포의 '세대교체' 시작 분석 결과, 뇌의 주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는 약 50세부터 75세 사이에 뚜렷하게 줄었다. 감소한 세포는 배아 발달 단계에서 만들어져 뇌에 자리 잡은 미세아교세포였다. 그 자리에 미세아교세포 유사 세포가 점차 채워졌고, 이 유사 세포는 혈액을 순환하는 단핵구와 후성유전학적 특징이 비슷했다. 새롭게 늘어난 세포에서는 염증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과 후성유전학적 특징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태아 때 만들어진 미세아교세포가 뇌에 평생 머물며 스스로 재생한다는 기존 관점과는 다른 현상이었다. 연구진은 이 변화가 노화한 뇌에서 오래 지속되는 염증과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새 세포가 실제로 혈액에서 뇌로 들어왔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혈액 속 물질이 뇌 조직으로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혈액뇌장벽과 관련된 변화도 확인됐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혈액뇌장벽 유지와 신경세포 신호 전달을 돕는 별아교세포 집단이 감소했다. 여러 종류의 뇌세포에서는 DNA가 세포핵 안에서 접히고 배치되는 3차원 유전체 구조가 전반적으로 약해졌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유전자 조절과 세포 정체성의 변화와 맞물렸다. 연구진은 뇌 노화가 단순히 세포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과정만이 아니라 면역, 혈관, 신경계가 함께 재편되는 과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건강했던 사람의 사후 뇌 조직을 분석한 연구로, 확인된 세포 변화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연구진은 앞으로 기존 미세아교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이유와 이러한 면역세포 전환이 신경퇴행성 질환에 직접 영향을 주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샹민 쉬 교수는 "이러한 세포 전환 과정을 이해하면 뇌 기능을 보존하고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취약성을 낮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았으며, 논문 제목은 '인간 해마 노화 과정의 후성유전체 및 3차원 유전체 재프로그래밍(Epigenetic and 3D genome reprogramming during the aging of the human hippocampus)'이다. 자주 묻은 Q&A Q1. 뇌 면역세포가 바뀌면 모두 치매에 걸리나? 아니다. 이번 연구는 50~75세 사이 해마에서 기존 미세아교세포가 줄고 염증 성향이 강한 세포가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했을 뿐, 이런 변화가 치매를 직접 일으킨다고 입증한 것은 아니다. 치매 위험에는 나이뿐 아니라 유전, 혈관 건강,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Q2. 50세가 되면 뇌 면역세포가 갑자기 바뀌나? 50세 생일을 기점으로 한꺼번에 바뀐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진이 20~95세의 사후 뇌 조직을 비교한 결과, 약 50~75세 사이에 기존 미세아교세포가 점차 줄고 염증 성향이 강한 세포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개인별로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과 정도는 다를 수 있다. Q3. 새로 늘어난 면역세포는 혈액에서 뇌로 들어온 것인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새 세포는 혈액 속 단핵구와 비슷한 후성유전학적 특징을 보였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혈액 유래 면역세포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혈액에서 뇌로 직접 이동했다는 사실까지 입증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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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붙은 코스닥” 영끌 개미 숨통 트이나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2026.8.10 사진=한경 김범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그간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대형주에서 자금이 이탈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과 중소형주가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스닥지수는 3.37포인트(0.39%) 오른 857.8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건설업(33.86%), 의료·정밀(26.65%) 등 소외 업종이 강세를 탄 반면 삼성전자(-7.62%)와 SK하이닉스(-15.48%)는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글로벌 순환매 현상으로 풀이한다. 상반기 주도주 매수, 소외주 매도에 쏠렸던 자금이 레버리지 청산 과정에서 반대로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보완대책 이후 수급 왜곡이 완화되면서 낙폭이 과대했던 코스닥으로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다만 반도체 이익 전망이 여전히 탄탄한 만큼 대형주가 반등할 경우 자금이 다시 대형주로 쏠릴 수 있어 추세 전환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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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화, KAI 인수 '첫번째 시험대' 올랐다
KAI 지분 15.89%로 확대…공정위 심사 대상 애초 계획보다 '속도전'…확고한 인수 의지 결함심사 결과 주목…KAI 인수 '예비고사'격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KAI) 인수 의지가 더욱 견고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함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한 이상으로 지분을 확보하면서다. 방산업계와 재계에서 주목하는 건 한화의 다음 스텝이다.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매각에 아직은 미온적인 가운데, 매각 방침을 공고히 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추가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더욱 확대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다. 다만 KAI 매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변함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번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어떠한 근거를 대느냐에 따라 향후 움직임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속도 더 낸 한화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8일부터 한달여간 KAI의 지분 3.45%를 장내 추가 매입했다. 투입된 자금은 5000억원가량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보유한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1.01%로 등 총 15.89%로 확대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앞서 지난 3월 이후 한화 방산 계열사들은 연이어 KAI의 지분을 사들이며 인수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면서 예견됐던 행보다. 지난달에는 한화시스템이 연중 추가로 5000억원 규모의 KAI 지분을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속도'는 달라졌다. 애초 지분 인수 계획의 시계는 연말이었지만 이를 약 5개월가량 앞당겨 마무리 지은 셈이다. 속도를 낸 핵심 요인은 '주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 측이 지난달 이사회에서 5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추가 지분 인수 의지를 내비쳤을 때 KAI의 주가는 16만원 안팎이었다. 그런데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 하면서 KAI의 주가 역시 하락했다. '투자' 보다는 '지분확보'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지분을 살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한화가 이 과정에서 KAI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상장사의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화 계열사들의 KAI 보유 지분이 합산 15.89%에 도달하면서 기업결합 심사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간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가 KAI 지분을 15% 넘게 확보하더라도 당장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만큼 기업결합 심사라는 추가 절차를 감수하면서까지 지분 매입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지분 매입에 속도를 내며 결국 15%선을 넘어섰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지분율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내려가며 추가 지분 매입 환경이 더욱 우호적으로 바뀐 기회를 놓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정위 심사 부담이 있기는 했지만 인수 의지를 내비친 만큼 결국 거쳐야 할 절차란 판단 아래 이번에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다음 스텝은 '기다림'? 방산업계와 재계에서 주목하는 건 한화의 다음 스텝이다. 한화가 현재와 같은 장내매수 방식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려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설지, 아니면 현재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매각 방침이 설 때까지 2대 주주자리를 지키느냐다. 현재 KAI 지분은 한국수출입은행이 26.41%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그룹이 15.89%, 국민연금이 8.1% 안팎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를 제외한 약 49.6%의 지분은 외국인·기관·개인 등 기타 주주들에게 분산돼 있다. 수출입은행 지분을 사들이지 않더라도 '돈'만 있다면 장내 매수를 통해 한화가 KAI 지분율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거다. 다만 이를 위해 한화 측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10.53%선으로 적극적인 장내 매수 과정에서 주가 상승에 따른 인수 비용 증가, 추가 공시 및 기업결합 절차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다. 게다가 KAI는 방산업체 특성상 지분 확보만으로 경영권 인수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현행 방위사업법은 방산업체의 경영 지배권에 실질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일정 요건에 따라 산업통상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화가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에 올라 실질적인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경우 정부 판단이라는 또 다른 관문을 넘어야 한다. 따라서 한화는 정부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KAI 지분 매각 결정을 내리고 이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단 현재까지 수출입은행은 KAI 매각을 공식화 하지 않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란 점이 고민거리다. 앞선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지분을 매각할 때까지 한화 측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한화 측에서는 하루 빨리 KAI를 인수해 방산 포트폴리오를 굳건하게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최근 지분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첫번째 시험대' 될 공정위 결합심사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공정위의 한화그룹과 KAI에 대한 기업결합심사가 첫번째 시험대가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심사는 한화가 KAI 지분을 15% 이상 확보함에 따라 법정 신고 기준을 넘어 의무적으로 받는 경우다. 신청 자체를 두고 정부가 KAI 매각 의지를 내비쳤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심사 결과의 의미는 작지 않다. 공정위가 이번 심사를 통해 한화와 KAI의 결합이 국내 항공·방산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지, 양사 간 수직계열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처음으로 본격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번 심사는 향후 KAI 인수에 대한 최종 판단이라기보다 한화와 KAI의 결합에 경쟁법상 장애물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예비고사' 성격을 띤다는 거다.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이번 기업결합을 별다른 조건 없이 승인한다면 한화와 KAI의 결합 자체에 중대한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첫 판단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반대로 강한 시정조치가 부과되거나 결합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한화도 향후 KAI 인수 전략을 다시 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경쟁제한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 처분이나 영업방식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명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15%선을 넘어선 한화가 일정 수준의 규제 리스크까지 감수하고 지분 확대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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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독] '상생임대' 효과 따져봤나…정부 "전체 계약 규모 파악 못해"
상생임대 특례 적용기한/그래픽=최헌정 정부가 상생임대주택 양도소득세 특례를 올해 말 종료하기로 했지만 정작 제도의 전체 활용 규모를 보여주는 통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묶어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지만, 제도 특성상 전체 활용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 정책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상생임대주택 양도소득세 거주요건 면제 특례의 적용 기한을 올해 12월31일까지로 정하고 이후 신규 적용을 종료하기로 했다. 상생임대는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나 임대보증금 증가율을 5% 이내로 제한하고 2년 이상 임대하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2년 거주요건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2022년 도입됐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얼마나 많은 집주인이 상생임대차계약을 맺었는지를 보여주는 전체 통계는 없다. 계약 체결 당시 이를 별도로 신고하도록 하는 절차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세청도 관련 통계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 주택을 매도한 뒤 양도세 신고 과정에서 실제 특례를 적용받은 건수는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 임대 중이거나 향후 주택을 처분할 집주인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재경부 관계자는 "상생임대차계약을 시작할 때 신고하라는 절차가 없었다"며 "현재 신고된 것은 주택을 판 사람들의 자료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체 계약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는 만큼 상생임대가 임대료 상승 억제 등 전월세 시장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정부는 임대차 시장 안정 효과보다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일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정부가 밝힌 개정 이유는 '비거주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지원 합리화'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생임대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지 않아도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요건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정책 판단을 한 것"이라며 "지금 애타는 사람들은 갭투자한 사람들이다. 나중에 자기가 들어가서 살 사람들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월세 공급 여건이 불안한 상황에서 세제 지원 축소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상생임대가 실제 임대료 안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부터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상생임대인들 사이에서도 정부 정책에 따라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했는데 제도가 종료되면서 주택 처분 시점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특히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당장 매도가 어려운 경우가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기존 계약자의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경과조치를 두기로 했다. 올해 12월31일까지 상생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를 개시하면 계약 종료 후 1년 이내 양도할 경우 기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말 이전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에는 2027년 12월31일까지 양도하면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남양주=뉴시스] 이영환 기자 = 4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다산지구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2026.07.04.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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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1대 1 흥행 '미리내집'…흩어진 공급, 전용단지로 모은다
2030년까지 미리내집 2만가구 공급 예정 올해부터 보증금 부담 낮춰…전용단지로 혜택↑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서울 송파구 '비아파트형 미리내집' 르피에드 주거용오피스텔을 방문해 서울 베이비 엠버서더와 주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미리내집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신혼부부 주거 안정 및 저출생 대응 정책이다. 실제 수요자 반응도 뜨겁다. 지난 4월 진행된 제7차 미리내집 입주자 모집에는 441가구 공급에 2만2924명이 몰려 평균 5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잠실르엘,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가 공급 대상에 포함됐다. 성동구 서울숲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312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작구 힐스테이트동작시그니처와 동작보라매역프리센트 등 역세권 신축 아파트도 공급됐다. 서울 도심의 신축·브랜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하면서 기존 공공임대주택과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주 후 출산하면 소득·자산이 늘어도 재계약할 수 있고, 2자녀 이상을 출산하면 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해 장기 거주와 내 집 마련을 연계했다. 202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리내집 4543가구가 공급됐고 올해부터 2030년까지 매년 4000가구씩 총 2만가구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미리내집이란/그래픽=최헌정 다만 공급 물량이 여러 단지에 소규모로 흩어져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미리내집은 △아파트형 △일반주택형 △보증금 지원형으로 나뉘는데, 아파트형은 주로 도시정비사업 과정에서 확보한 공공주택 등을 활용한다. 정비사업 지역과 시기에 따라 공급 물량이 결정되는 구조여서 특정 지역에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확보하기 쉽지 않다. 실제 제7차 입주자 모집에서도 상당수 단지의 공급 물량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서울시가 전용단지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미리내집을 일정 규모 이상 집적하면 어린이집과 공동육아공간, 돌봄센터 등 신혼부부와 영유아 가구에 필요한 시설을 함께 조성할 수 있다. 단순히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출산·육아까지 고려한 주거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혼부부 수요가 높은 지역에 전용단지를 구축하면 미리내집 입주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함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미리내집의 주거비 절감 효과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신혼부부 전용 버팀목 대출은 임차보증금 요건이 4억원 미만으로 제한돼 보증금이 높은 주요 단지에서는 대출을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서울시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보증금의 70%만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 30%는 퇴거 시까지 납부를 유예하는 '분할납부제'를 도입했다. 유예된 보증금에는 연 2.73% 수준의 이자가 적용된다. 전용단지가 실제 공급되기까지는 부지 확보와 지역 주민 수용성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초 강동구 고덕강일3지구 내 강현중학교 부지에 미리내집 336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혀 현재까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해당 부지는 2015년 학교용지로 결정된 뒤 10년 넘게 공터로 남아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향후 학령인구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교육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며 주택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올해 말까지 학령인구 추계 등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학교 건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리내집 전용단지 역시 후보지 선정 이후 지역 여건과 주민 의견 등을 조율하는 과정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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