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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유세 늘고 장특공제도 축소”…강남 고가 재건축 휘청 [코주부]
압구정 현대8차 급매 호가, 발표 후 6억 원 추가 하락 대치동 은마도 신고가 대비 6억~7억 원 낮은 급매 나와 40억 초과 보유세 인상·장특공제 축소 동시 노출 관측 강남·서초 매물 대폭 늘어…‘대출 규제’로 거래는 한산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 3구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7월 실거래가 대비 5억 원 이상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성형주 기자 지난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로 한 차례 조정을 거쳤던 강남권 초고가 재건축 시장이 정부의 8.3 세제 개편안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흔들리고 있다. 40억 원 이상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확대 방침이 알려지면서 압구정·반포·대치동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가 한 달 새 최대 20억 원 가까이 밀려나고 있다고 10일 중개업계는 밝혔다. 특히 발표 직전 실거래가는 물론, 지난 5월 중과 유예 종료 당시 형성됐던 급매가보다도 낮은 매물들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2차 급매 랠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강남구 고가 재건축 중에서는 압구정동 일대 단지들의 호가 조정 폭이 두드러진다. 압구정4구역에 속한 현대8차 전용 107㎡는 지난달 57억 원에 거래됐지만,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급매 호가가 48억~49억 원 선까지 낮아졌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5억 원 수준을 유지하던 급매가가 발표 이후 한 달도 안 돼 6억 원 넘게 더 빠진 셈이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2월 44억50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시공사 선정 등 재건축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5월 51억 원 거래를 제외하면 줄곧 56억~59억 원대에 손바뀜해왔으나, 이번 세제안 발표로 상승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 압구정 2구역 신현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전용 108㎡는 지난 7월 65억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6억 원 낮은 59억 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고, 지난달 105억 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던 전용 182㎡는 20억 원이나 낮은 85억 원까지 호가가 내려앉았다. 압구정1구역 미성1차 전용 105㎡도 애초 48억 원이던 매물 호가가 지난 8일 45억 원으로 3억 원 조정됐다. 지난달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전용 76㎡는 올해 최고 38억 원, 지난달에도 34억6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급매 시세는 31억~32억 원대로 낮아졌다. 연초 42억 원에 거래됐던 전용 84㎡ 역시 현재 급매 호가가 35억 원 선까지 내려온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를 세제 개편안의 두 축인 ‘40억 원 초과 주택 보유세 인상’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진단한다. 두 개편안의 영향권이 정확히 겹치는 단지들에서 보유자들의 세 부담과 매도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은마 보유자 다수가 전세를 놓고 타지에 거주 중인데, 보유세가 두 배가량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완공까지 버티는 것이 실익이 있는지 재검토하는 분위기”라며 “공사비와 분담금 부담까지 겹쳐 장특공제 축소 이전에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가 4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증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8.3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후 강남권 주요 고가 재건축 단지들에서 발표 직전보다 3억~7억 원씩 저렴해진 급매물이 대거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압구정현대아파트의 모습. 박지우기자 오랜 기간 실거주해 상당한 양도차익이 예상되는 고령 보유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장특공제 한도가 2028년 20억 원, 2029년 10억 원으로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완공 후 더 큰 차익을 기대하기보다 한도가 축소되기 전에 처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고정 소득이 없는 고령층에서는 보유세 절감과 양도차익 극대화를 동시에 노리는 매도 움직임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흐름 속에 고가 재건축 급매물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강남구와 서초구의 아파트 매물이 각각 350~380건가량 늘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물 증가분(1241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치다. 다만 늘어난 급매물이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25억 원을 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2억 원으로 묶여 있어, 매수 여력을 갖춘 무주택 실수요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가 수억 원 낮아졌다고 해도 최소 30억 원의 현금이 필요한 거래인 만큼 매수 문의 자체가 뜸하다”며 “세금 이슈로 매수자는 추가 하락을 기다리고 매도자는 더 이상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 맞물려 당분간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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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내년엔 479곳 사라질 판"…벼랑 끝 몰린 개미들 '공포'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479곳 '퇴출 사정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실기업을 솎아내기 위한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된 지 한 달 만에 국내 상장사의 7% 이상이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시가총액 하한선이 한층 높아지면 기준 미달 기업이 현재의 2.5배 수준인 479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재무건전성·공시 벌점 기준까지 강화되면서 한계기업의 ‘상장 생존’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월 말 기준 코스피 833개 사와 코스닥 1745개 사 등 국내 상장사 2578곳을 대상으로 시가총액과 주가, 재무상태, 공시 벌점 등을 분석한 결과, 7월 평균 시가총액이 상장유지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총 192곳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시가총액은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일정 규모 이하로 장기간 하락하면 상장 유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달 1일부터 적용된 상장폐지 기준에 따르면 시가총액 하한선은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조사 결과 코스닥에서는 152곳(8.7%), 코스피에서는 40곳(4.8%)이 이 기준에 미달했다. 최근 30거래일 연속 기준에서도 시가총액이 기준선 아래인 기업은 88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22곳, 코스닥은 66곳이었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시 기준 미달 상장사 / 자료=리더스인덱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38곳으로 가장 많았고 IT전기전자(36곳), 생활용품(30곳)이 뒤를 이었다. 특히 생활용품 업종은 전체 177개 기업 가운데 16.9%가 시가총액 기준을 밑돌아 비중이 가장 높았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부터 시가총액 하한선이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높아지면 위험 기업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월 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기준 미달 기업은 479곳(18.6%)에 달하며, 최근 30거래일 연속 기준으로도 368곳(14.3%)이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놓이게 된다. 주가 기준에서도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7월 평균 종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는 총 200곳으로 전체 상장사의 7.8%였다. 최근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기업도 103곳에 달했다. 보통주 종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1000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재무건전성 기준도 강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12곳, 자본잠식률 50% 이상 기업은 38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달부터 연말뿐 아니라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번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대상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시 위반 심사도 엄격해졌다. 최근 1년간 누적 공시 벌점 10점 이상 기업은 1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부터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되는 공시 벌점 기준이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강화되면서 해당 기업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주가가 회복되거나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을 통해 시총을 높이지 못한다면 내년 기준 강화와 함께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노출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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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유증하면 주가 떨어진다?"…75% 뛴 한화에어로가 보여준 반전
━ 삼성·한화·포스코 등 '미래 가치 투자' 유상증자, 주가상승 원동력 ━ 주요기업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 변화/그래픽=임종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20일 장 마감 후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국내 증시 역사상 최고액. 그만큼 반발도 컸다. 2024년 1조7247억원을 벌어들인 회사가 왜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냐는 주주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튿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약 13% 급락한 62만8000원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약 1년5개월이 지난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100만원 상단에 있다. 지난 7일 기준 종가는 109만7000원이었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대비 75% 수준의 주가 상승이 이뤄졌다. 주가 강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차원의 방산 업계 호황이 자리하고 있지만, 유상증자 결정 역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면서 동시에 한화에너지 등이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보완한 끝에 증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활용해 △해외 해상 및 지상 방산 거점 투자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장갑차, 대공방어시스템 등 차세대 핵심 제품 투자 등을 진행키로 했는데 이것이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14일 미국·유럽 생산시설 및 '꿈의 배터리' 전고체 투자 등을 위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었다. 배터리 업계 불황 속에서도 과감한 미래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 19만14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7일 45만9000원까지 올랐다. 배터리 전방 수요가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 경우 삼성SDI의 과감한 미래 사업 투자가 거둘 결실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밖에 2023년 초 협동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삼성전자의 지분투자와 전략적 협업이 호재로 작용하며 공시 직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2021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포스코그룹 차원의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강화 의지로 해석되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에도 유상증자를 공식화하고 국내외 양극재 등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었는데 12만원 대였던 주가는 현재 15만원 대를 보이고 있다.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등의 의도가 아니라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의 유상증자라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자금조달이 꽉 막힌 시기일수록 유상증자를 단지 급한 불을 끄는 수단이 아닌 기업의 향후 비전을 시장에 설득하는 계기로 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확실한 시장 선점용 시설 투자나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유상증자는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에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가 된다"며 "투명한 자금 집행 계획과 명확한 성장 비전이 전제된다면 유상증자는 자금난 해소와 기업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최적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한화에어로 유상증자/그래픽=임종철 ━ "자본시장 역할 있는데…주주보호 명확하되 성장자금은 막지 말아야" ━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그래픽=이지혜 자금에 목마른 기업들은 최근 깐깐해진 금융당국의 유상증자 심사로 자금조달 통로까지 막히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한다. 시장에선 과거 대규모 희석과 자금용도 변경 등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빚은 유상증자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고 있지만, 자칫 '유상증자=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정상적인 성장자금 조달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나쁜 유증은 엄격하게, 좋은 유증은 빠르게" 기업들은 주주 지분의 희석이나 단기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만으로 유상증자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조달 자금이 시설투자, 연구개발, 공급망 구축, 신사업, 인수합병(M&A) 등에 투입돼 기업가치를 높이면 장기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와 그 판단 근거가 외부에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은 정정요구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보완 사유를 전달하지만, 투자자들에겐 어떤 문구나 위험요인, 자금사용 계획이 문제였는지 별도로 상세히 공개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이나 투자자가 당국의 판단 기준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상증자 심사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높아지면 기업들의 정상적인 성장투자 목적 자금조달까지 지연되거나 위축될 수도 있다. 실제로 정정요구가 이어지면서 증자 일정이 지연되거나 규모를 축소·철회하는 기업들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은 자금 사용 목적과 투자계획, 위험요인 등을 충분히 공시하되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나 증자 필요성 자체는 시장과 투자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한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 보호와 기업 자금조달을 대립시키기보다 부실한 유상증자는 엄격히 걸러내고, 성장투자를 위한 유상증자는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 및 정정요구 사유의 투명성·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나쁜 유증은 엄격하게 심사해야 하겠지만 좋은 유증은 빠르게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도입한 상법 개정과 소액주주 보호 강화 흐름 속에서 금융당국은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자금조달 목적과 용도, 위험요인 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왜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지, 조달한 자금은 어디에 쓸 것인지, 투자위험은 무엇인지 등 투자자가 투자 판단을 하는 데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는지 살펴보려는 것"이라며 "어떤 기업은 유상증자를 해도 좋고 어떤 기업은 안된다고 당국이 결정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에 정정 사유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 간 논의의 결과로서 정정신고서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정정 사유는 공시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일 신주인수권 원칙 제도화 비교/그래픽=윤선정 ◆ 美日, 기업 자금조달 길 넓게 열어두고 주주보호 일반 기업들은 물론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금융당국 유상증자 심사 강화 논란을 넘어 이참에 기업 자금조달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성장자금 조달 통로는 넓게 열면서 기존 주주가치 훼손은 명확한 기준으로 막는 미국·일본식 제도 설계가 국내 자본시장에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미국은 ATM(At-the-Market Offering·시장가 수시발행)과 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상장기업 사모투자)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활용해 기업이 시장 상황과 자금 수요에 따라 조달 시점과 규모, 투자자 등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 ATM은 기업이 사전에 설정한 발행 한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보며 증권사를 통해 당시 시장가격으로 주식을 수시로 매각할 수 있어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발행하는 것보다 시장 충격을 분산하고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 자금을 조달하는 데 유리하다. PIPE는 기업이 기관투자자 등 특정 투자자와 발행 가격과 규모, 조건을 협상해 주식이나 지분연계증권을 사모로 발행한다. 공개모집에 비해 신속하고 유연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국내에도 PIPE와 유사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있지만 상법상 정관의 근거와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성이 요구돼 미국보다 활용 요건이 제한적이다. 미국식 ATM처럼 시장 상황에 맞춰 주식을 수시로 발행하는 조달 방식도 국내 기업의 일반적 수단은 아니다. 일본은 대규모 제3자배정에 대해 발행가격과 희석률, 지배주주 변경 등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두고 주주보호 절차를 강화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제3자배정으로 희석률이 25% 이상이거나 지배주주가 변경되는 경우 독립된 제3자로부터 발행의 필요성과 상당성에 관한 의견을 받거나 주주총회 등을 통해 주주의 의사를 확인하도록 한다. 일본 회사법의 '유리발행' 규제도 특정 투자자에게 특히 유리한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이사의 설명을 요구한다. 즉, 기업의 자금조달 자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일정 수준을 넘는 지점에 명확한 절차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미국처럼 기업의 자금조달 선택지는 넓히고, 일본처럼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커지는 지점에 명확한 정량 기준과 주주 보호 절차를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당국이 개별 증자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폭넓게 판단하기보다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룰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기업과 주주가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윤석열내란AI관세 -
경제美까지 나선 엔화 방어 벌써 약발 끝물…"결국 BOJ 금리 올려야"
달러당 164엔→155엔 급락했다 다시 159엔대…개입 효과 절반 반납 ECB 빠진 공조도 한계…"9월 금리인상" 기대↑·씨티 "내년 말 2%" 일본 엔화ⓒ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공동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가 당시 상승폭의 절반가량을 반납했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를 되돌리기 어렵고 결국 일본은행(BOJ)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엔화는 지난달 말 달러당 164엔 안팎까지 떨어져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일본과 미국의 잇따른 외환시장 개입으로 한때 155엔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11일 오전 달러·엔 환율은 159엔대로 올라왔다. 미·일 개입으로 얻었던 엔화 상승폭의 절반 정도를 반납한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최신 자료에서도 선물·옵션 투자자들은 여전히 엔화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개입 이후 엔화 약세 베팅 규모는 줄였다. 반 루 러셀인베스트먼츠 글로벌 솔루션전략 책임자는 FT에 "개입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며 엔화가 지속적인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더 많은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 빠져 통일된 목소리 없었다"…공동개입 효과 한계 시장에서는 BOJ의 금리인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를 지속적으로 떠받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이외 주요국 중앙은행이 개입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도 효과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엔화를 지원하기 위해 유로화를 매도하기 전 유럽중앙은행(ECB)과 사전 협의하지 않았으며 유로화를 팔아 엔화를 매수한 뒤에야 프랑크푸르트의 ECB 관계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가이 밀러 취리히보험 수석시장전략가는 "ECB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중앙은행 간 공조는 시장에 "통일된 목소리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번 개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요 7개국(G7)이 엔화 약세를 위해 공동 개입했던 것과도 대조된다. 일본 재무성이 지난 4~5월 실시했던 외환시장 개입 역시 엔화 약세를 막는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시선은 BOJ로…9월 금리인상 확률 50%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BOJ가 엔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인상을 앞당길지로 옮겨가고 있다. BOJ가 10일 공개한 7월 30~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의견요약에서는 물가의 상방 위험을 경계하며 시장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인됐다. 한 정책위원은 "기조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에 접근하고 있고 이전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을 더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의견요약을 두고 조기 금리인상 쪽으로 "위험의 균형이 명확하게 기울어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9월 BOJ가 현재 1%인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약 50%로 반영하고 있다. 씨티는 BOJ 통화정책에서 "체제 전환(regime shift)"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9월을 시작으로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져 정책금리가 내년 말에는 2%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시 160엔 넘으면 개입 압박…美 국채 매각 우려도 특히 달러·엔 환율이 다시 160엔을 넘어설 경우 일본 당국의 추가 개입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통해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일본이 대규모 환율 방어에 필요한 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 일부를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미 국채 매도가 장기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엔화 매수 개입에 직접 나서고 연준의 '해외·국제통화당국 레포기구(FIMA Repo Facility)' 확대를 주장한 것도 일본이 미 국채를 매각하지 않고 달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려는 움직임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2024년 '엔캐리 청산' 재연 가능성은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 시장 상황이 엔화 급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24년 8월과 비슷하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엔화는 낮은 금리를 이용해 돈을 빌려 해외 주식과 채권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조달 통화다.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이 엔화 차입금을 갚기 위해 해외 자산을 매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루 책임자는 현재 투자자들의 엔화 포지션이 상당한 매도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2024년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제지표나 중앙은행 정책 변화로 미국 연준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으로 변하는 동시에 BOJ가 더 매파적으로 돌아설 경우 엔화 약세 베팅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2024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급격한 엔캐리 청산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후지타 아야코 JP모간 일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단기 금리차가 어느 정도 좁혀지더라도 당분간은 충분히 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장기금리가 다른 국가의 금리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엔캐리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좀 더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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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생이었던 그녀, 개명하고 독립운동 뛰어든 사연
최초의 여성 국채보상운동 단체, 최초의 사회주의 여성 이론 도입가 ▲ 1907년 국채보상운동 때 여성 최초 활동 단체 '남일동 패물 폐지 부인회(일명 7부인회)'의 유적지 남일동 골목에 '진(긴)골목'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 김명희 대구의 급행2번 시내버스 첫차는 새벽 5시 30분 달성군 가창면 냉천 음식촌에서 출발한다. 지난 8일 5시 50분쯤 집 앞에서 그 첫차를 받아 타고 시내 중심가로 갔다. 이른 시각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폭염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시청에서 나온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리느라 벌써부터 분주하다. 목적지는 진골목이다. 진골목은 흔히 중앙통이라 불리는 도로에서 종로 방향으로 100미터쯤 안에 있다. 진골목은 긴 골목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대형 건물과 상가 등에 점령당해 짧아졌지만 조선시대에는 대구읍성 남문에서 경상감영까지 이어지는 긴 골목이었다. '진골목'은 읍성 남문부터 감영까지 이어진 긴 골목 긴 골목에 진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경상도 지역의 발음 때문이다. '길다'는 "질다", '길다란'을 "질다란"으로 소리내는 습관이 '긴 골목'을 "진 골목"으로 바꾸었다. 서울 등의 외지인들은 그 까닭을 헤아리기 어렵다. 그래서 대구시는 진골목 22번지에 안내 표지석을 세우면서 "진(긴)골목"이라는 제목을 새겨 놓았다. 커다랗게 음각된 "진(골)골목" 세 글자 위에 '여성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이라는 수식어가 조그맣게 붙어 있다. 즉 표지석의 전체 제목은 "여성 국채보상운동을 시작한 진(긴)골목"이다. 1907년 2월 21일 국채보상운동이 대구에서 일어났을 때 이 골목 일대의 여성 일곱 분이 단체를 결성해 나라빚 갚기를 호소했다. 2월 23일 출범한 그 단체는 '7부인회'로, '남일동 패물 폐지 부인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남일동 거주 일곱 부인, 국채보상운동에 패물 기부 제목 아래 본문은 흐릿해서 읽기가 매우 어렵지만, 이왕 폭염을 무릅쓰고 왔으니 보람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유심히 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 대한 예의일 수도 있을 터이다. "1907년 2월 21일 (필자 주: 지금의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대구군민대회에서 남자들이 나라빚을 갚기 위해 금연을 결의하자 진골목에 살던 일곱 분의 부인이 (이틀 뒤인 2월 23일 '남일동 패물 폐지 부인회'를 결성한 뒤 단체로) 패물을 (국채보상운동에) 바쳤고, (이 일을 계기로) 패물 헌납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 남일동 패물 폐지 부인회(일명 7부인회)의 활동을 그림으로 나타낸 벽화(대구 진골목) ⓒ 김명희 표지석에서 담장을 따라 10미터쯤 이동하면 규모가 상당한 벽화 한 점이 나타난다. '남일동 패물 폐지 부인회'라는 제호의 그림으로, 연단 위에 일곱 명의 여성이 올라 있다. 연설을 듣는 청중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남일동 부인들의 활동은 여성 국채보상운동의 첫걸음이지만 '우리나라 근대 여성운동의 효시'로도 평가받는다. "대구 남일동에 살았던 정경주(서병규 처 정씨), 서채봉(정운갑 모 서씨), 김달준(정운하 처 김씨), 정말경(서학균 처 정씨), 최실경(서석균 처 최씨), 이덕수(서덕균 처 리씨), 김수원 처 배씨 등이 패물폐지부인회를 결성하였다. 정경주는 패물폐지부인회를 이끌었으며 '패물폐지부인회 취지문'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경주의 며느리 정말경 · 최실경 · 이덕수도 시어머니를 따라 패물폐지부인회에서 활동하였다. (중략) 국채보상운동이 전국적 운동으로 확산되는 데 일조한 패물폐지부인회는 전국 최초의 여성운동 조직으로 꼽히며, 근대 여성운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 정칠성이 종종 연설을 했던 교남Y 건물 ⓒ 김명희 7부인회 활동이 여성 국채보상운동의 대표이자 최초 사례라면, 정칠성은 일본제국주의에 맞서 국내에서 일어난 여성 사회주의 운동의 대표이자 최초 사례이다. 독립운동시기 최대 여성 사회단체 근우회의 중앙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정칠성(1897∼?)은 우리나라에 사회주의 여성 이론을 도입한 인물이다. 대구 출신으로 7세 이후 서울에 거주했던 정칠성은 1919년 당시 기생이었다. 종로에서 3·1운동을 목격한 그녀는 그때부터 '금죽'이었던 이름을 '칠성'으로 개명하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모든 기생 활동을 접은 것은 물론 여학교의 가야금 교사 초빙도 거절했다. 만세시위 참여 후 기생 그만두고 독립운동 투신 1922년 일본 유학을 떠났던 그녀는 1923년 10월 17일 대구 최초의 근대적 여성운동단체 대구여자청년회를 조직했다. 1927년 2월 15일 결성된 국내 민족운동세력의 총집합체 신간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한편 '여성 신간회'에 해당되는 근우회 결성에도 앞장섰다. 그해 5월 27일 근우회가 창립되었고, 영어와 일본어는 물론 연설에도 능통한 정칠성은 신간회와 근우회의 전국 지역별 지회를 순회하며 맹렬한 강연 활동을 펼쳤다. 대구시 중구 약전골목에 있는 교남YMCA건물은 정칠성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허 중 한 곳이다. 조양회관 터도 정칠성 관련 유허 달성토성 정문 앞의 조양회관 터도 그렇다. 1928년 2월 25일 조양회관에서 열린 근우회 대구지회 창립식에는 200여 명 여성들이 모여 대단한 열기를 뿜었는데, 서울에서 온 정칠성이 여성운동의 취지에 대해 연설했다. 아쉬운 바는, 교남YMCA 터에도 조양회관 터에도 근우회 및 정칠성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정칠성의 이력이 한몫했을 수도 있다. 그녀는 1945년 10월 조선부녀총동맹 중앙위원 겸 부위원장을 맡아 좌익 여성운동에 몰두했다. 1947년 8월에는 북한으로 갔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도 역임했다. 하지만 남로당 계열로 몰려 1950년대에 숙청당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정부가 인정하는 독립유공자도 아니다.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교남YMCA 건물 앞에 서서 잠시나마 그녀를 추념하는 뜻의 묵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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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암세포 돌연변이만 찾아 공격…유전자가위로 '4세대 항암제' 도전
한국과학기자협회-기초과학연구원 2026년 제2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 명경재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이 10일 서울역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IBS 2026년 제2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있다.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돌연변이를 유전자가위로 찾아내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암 기술이 개발됐다.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암 종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모든 암을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다. 명경재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장은 10일 서울역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IBS 2026년 제2회 과학미디어아카데미’에서 암세포 고유의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유전자가위 기반 항암 기술 ’신델라(CINDELA)’의 연구현황을 소개했다. 명 단장은 신델라를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4세대 항암제’로 제시했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는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표적치료제는 암종이나 환자별 특정 단백질에 따라 적용이 제한된다. 면역항암제 역시 모든 암에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신델라는 암세포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돌연변이 자체를 표적으로 삼아 암종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암은 정상세포의 디옥시리보핵산(DNA)에 돌연변이가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정상세포에는 없는 수천~수만개의 돌연변이가 암세포 DNA에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 중 DNA 일부가 새로 삽입되거나 사라진 삽입·결실 돌연변이에 주목했다. 신델라는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삽입·결실 돌연변이의 염기서열을 유전자가위 '크리스퍼-캐스9'으로 찾아 DNA 이중나선을 끊는 기술이다. 크리스퍼-캐스9은 표적으로 하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원하는 DNA의 염기를 잘라낼 수 있다. 표적 돌연변이가 있는 암세포에서는 여러 곳의 DNA 이중나선이 동시에 절단되면서 세포 사멸이 유도된다. 정상세포에는 표적 돌연변이 서열 자체가 없어 유전자가위가 작동하지 않는다. 기존 항암제나 방사선치료처럼 DNA 손상으로 암세포를 죽인다는 원리는 동일하지만 정상세포까지 함께 손상시킬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연구팀은 대장암·유방암·혈액암 등 현재까지 10종 이상의 암에서 신델라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대장암 세포를 이식한 생쥐 실험에서는 치료제를 종양에 직접 주사하자 종양 성장이 억제됐다. 관련 연구결과는 2022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와 지난해 '캔서 리서치'에 발표됐다. 명 단장은 “치료제 제작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상 혈액과 종양 조직 채취 후 각각의 유전체를 분석해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돌연변이를 찾고 해당 돌연변이를 겨냥하는 유전자가위를 설계·제작한다. 완성된 치료제는 정맥주사로 투여한다. 명 단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을 개발한 경험으로 제작 과정이 빨라졌다”며 “염기서열 분석에 1주일, 제작도 1주일 정도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방식은 환자마다 표적 돌연변이가 달라 개인별로 치료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연구팀은 여러 암종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돌연변이를 찾아 하나의 신델라 치료제를 여러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범용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명 단장 연구팀은 암세포가 사용하는 DNA 손상 복구 체계를 무력화하는 또 다른 항암 전략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 대상은 유방암과 난소암 등에 사용되는 'PARP 억제제'의 내성 문제다. PARP 억제제는 DNA 복구 경로 일부를 차단해 암세포를 죽이지만 치료가 이어지면 암세포가 다른 DNA 복구 경로를 되살려 약물 저항성이 생기기도 한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보유한 약 30만종의 화합물을 분석해 DNA 복제 손상 대응을 방해하는 물질 'UNI418'을 발굴했다. UNI418은 DNA 이중나선 절단을 복구하는 '상동재조합'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PARP 억제제에 내성을 갖게 된 난소암과 췌장암 세포에 UNI418을 투여하자 다시 PARP 억제제에 반응했다. 동물모델에서도 두 물질을 함께 사용했을 때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명 단장은 “UNI418은 항암제 개발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세포 침입 과정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효과가 확인됐다"며 "여러 분야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명 단장은 신델라의 실제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시도한다면 10년가량 걸릴 수 있지만 이미 관련 기술과 자본을 갖춘 기업이라면 3년 내에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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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어컨 청구서, 전기료만이 아니었다…내몸이 치를 '혹독한 대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지난주까지 전국을 달군 폭염으로 집과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풀가동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하루 종일 틀어놓은 에어컨은 전기료 폭탄으로 돌아오겠지만, 그보다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게 있다. 바로 실외의 폭염과 실내의 냉방 환경을 오가며 안게 된 몸의 부담이다. 실내외의 극단적인 온도차를 수시로 겪다 보면 몸의 체온조절 능력에 이상이 생긴다. 에어컨에 장시간 노출되면 목·어깨 근육이 경직되거나 안면신경마비 등의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두통, 재채기에 근육통까지 불러오는 냉방병 여름철 두통과 콧물, 재채기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여름감기가 아닌 ‘냉방병’이 원인이다.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자율신경계와 체온조절 기능에 부담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자율신경계는 체온과 혈압, 소화 기능 등을 스스로 조절하는 신경망이다. 무더운 실외에서는 혈관을 확장해 열을 배출하고, 차가운 실내에서는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수시로 반복되면 조절 기능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피로감과 두통,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냉방병은 감기약만으로는 쉽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 바람을 오래 쐰 뒤 “담이 걸렸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흔히 말하는 ‘담’은 근막통증증후군 이라고도 불리며 목이나 어깨 근육이 갑자기 뭉치고 통증이 생긴 상태를 일컫는다. 차가운 환경에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근육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이 쉽게 굳는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과 근막에 형성된 통증유발점이 자극돼 목과 어깨 결림은 물론 두통까지 발생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차가운 기운인 한사(寒邪)가 몸에 침입해 기혈순환을 방해한 상태로 본다.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이 쉽게 긴장하고 목·어깨 결림이나 국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불통즉통(不通則痛)’, 즉 통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긴다는 원리로 설명한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찬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더니…에어컨이 불러온 안면신경마비 냉방의 영향은 근육에만 그치지 않는다. 찬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고 피로가 누적되면 신경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안면신경마비다.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口眼喎斜)’라고 부르며,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쪽 입꼬리가 처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물을 마실 때 입 한쪽으로 물이 새거나 귀 뒤 통증, 미각 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흔히 겨울철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름철에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실내외 온도차가 큰 환경에서 냉방에 장시간 노출되고 피로와 면역력이 떨어지면 안면신경 주변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발현된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를 풍한(風寒)의 사기(邪氣)가 얼굴 부위의 경락에 침범해 기혈순환을 막은 상태로 본다. 에어컨 사용은 '적정 온도'로…통증 오래가면 진료 받아야 냉방병은 생활습관 관리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실내외 온도차를 가급적 10도를 넘지 않도록 유지하고, 냉방기 바람이 목이나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풍향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두세 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얇은 겉옷이나 무릎담요를 활용해 체온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 시간 이상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면 틈틈이 일어나 목과 어깨를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중요하다. 이러한 관리에도 목·어깨 통증, 두통이 계속되거나 얼굴 근육 움직임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냉방으로 인한 근육통을 방치할 경우 만성 근막통증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초기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냉방으로 인해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먼저 침 치료로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완화한다. 통증이나 염증이 심한 부위에는 한약재 유효 성분을 주입하는 약침 치료를 적용해 조직 회복을 돕는다. 자세 불균형이 동반된 경우에는 추나요법으로 척추와 관절의 정렬을 바로잡고,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 처방을 병행하기도 한다. 특히 안면신경마비 한약(첩약)은 2024년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높아졌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장은 “에어컨은 더위를 이겨내는 데 꼭 필요하지만, 지나친 냉방은 몸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냉방 후 나타나는 목·어깨 결림이나 두통, 안면 이상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감기로 여기기보다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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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주말 모처럼 비 내린 부산, 가뭄 여전…폭염·열대야 지속
기장군 20.5mm, 해운대구 7.5mm…13일 다시 비 예보 부산, 우산 쓰고 횡단보도 건너는 관광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지난 주말 부산에 모처럼 비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10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 강수량은 기장군 20.5mm, 해운대구 7.5mm 등을 기록했다. 중구 대청동 공식 관측소에 집계된 강수량은 0.0mm였다. 이는 평년 강수량인 10.4mm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날씨가 이어지다가 오는 13일 오후부터 밤사이에 가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부산은 당분간 낮 최고기온은 30도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폭염특보 바나나보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열대야는 지난 7월 19일부터 22일째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주 강수확률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무더위와 열대야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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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부모님 손잡았는데 힘 예전 같지 않다면…80세 이상 4명 중 1명 '근감소증'
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65~74세 악력 저하군 우울장애 유병률 14.3%, 정상군 2.0% 인포그래픽=질병청 부모님 손을 잡았을 때 예전보다 힘이 부쩍 약해졌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페트병 뚜껑을 열거나 물수건을 짜는 일이 전보다 힘들어졌다면 근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80세 이상 한국 노인 4명 중 1명은 근감소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아귀 힘인 '악력'이 떨어진 노인은 씹기와 걷기 등 일상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65~74세에서는 우울장애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65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현황과 악력 저하에 따른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80세 이상 근감소증 26.9%…65~69세는 여성 더 많아 분석 결과 80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26.9%였다. 4명 가운데 1명꼴이다. 성별 양상은 연령에 따라 달랐다. 65~69세에서는 여성의 근감소증 유병률이 5.8%로 남성 2.6%보다 높았지만, 70대부터는 남성이 여성을 앞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량이 적은 경우를 뜻하지 않는다. 양손 또는 한손의 악력을 두 차례 측정한 값 가운데 최대값이 남성 28㎏, 여성 18㎏ 미만이면서,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으로 측정한 키 대비 사지근육량도 기준보다 적은 경우를 근감소증으로 분류했다. 근육량 기준은 남성 7㎏/㎡, 여성 5.4㎏/㎡ 미만이다. 악력 저하는 이 가운데 손아귀 힘만 기준으로 삼은 지표다. 남성은 최대 악력이 28㎏ 미만, 여성은 18㎏ 미만이면 악력 저하에 해당한다. 질병청 분석에는 악력 저하군의 85.0%에서 근감소증이 함께 나타났다. 다만 근감소증의 분류 기준 자체에 악력 저하가 포함돼 있는 만큼, 이 수치를 '손힘이 약하면 근감소증일 확률이 85%'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질병청은 악력계를 이용하는 것이 정확한 측정법이지만, 일상에서는 손을 맞잡아 쥐는 힘이 예전과 달라졌는지 살피거나 페트병 뚜껑 열기, 물수건 짜기 등을 통해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법은 진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근력이 달라졌는지를 살피는 생활 속 신호에 가깝다. 손힘 약한 65~74세, 우울장애 지표 7배 이상 악력이 약한 노인은 정신건강과 일상 기능에서도 취약한 모습이 나타났다. 65~74세에서 악력 저하군의 우울장애 유병률은 14.3%로 정상 악력군의 2.0%보다 7배 이상 높았다. 여기서 우울장애 유병률은 의사가 우울증을 진단한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에서 총점 27점 가운데 10점 이상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다. 악력 저하가 우울증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고, 두 지표가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씹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도 차이가 났다. 65~74세 악력 저하군의 저작 불편 호소율은 37.7%로 정상군 24.1%보다 높았다. 저작 불편은 치아나 틀니, 잇몸 등 입안 문제 때문에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75세 이상에서는 걷기와 씹기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악력 저하군 가운데 걷기 실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비율은 64.4%로 정상군 54.1%보다 높았다. 저작 불편 호소율도 각각 42.0%, 32.6%였다. 걷기 실천은 최근 1주일 동안 한 번에 적어도 10분 이상 걷고, 하루 총 30분 이상을 주 5일 이상 실천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악력 떨어지고 체중·활동량까지 줄었다면 '노쇠' 살펴야 질병청이 악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근감소증뿐 아니라 '노쇠'를 일찍 알아차릴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적·생리적·인지적 기능이 떨어져 감염이나 수술 같은 외부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몸이 회복하는 힘이 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와 피로감, 신체 활동량 감소, 느려진 보행 속도, 근력 저하 등이 주요 특징이다. 박기수 경상국립대 의대 교수는 "어르신들은 건강한 상태에서 매우 심한 노쇠 단계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진행되므로 예방과 함께 회복 가능한 단계에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악력 저하는 근감소증을 비롯한 다양한 노쇠 위험 요인이 함께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인 만큼 평소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악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손힘만 볼 것이 아니라 식사량과 체중, 걷는 속도, 활동량, 기분 변화 등을 함께 살펴보라고 권고했다. 한국형 노인노쇠 진단척도(K-FRAIL)를 활용하면 간단한 설문을 통해 노쇠 위험도 확인할 수 있다. 씹는 데 불편함이 있다면 치과 진료와 함께 영양 상태도 챙길 필요가 있다. 계란찜이나 두부처럼 씹기 비교적 편하면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활용할 수 있다. 노쇠 전단계가 의심될 때는 금연·절주와 함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노쇠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부모님을 뵐 때마다 손을 맞잡으며 악력의 변화를 살펴보고, 식사나 활동량, 기분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작은 실천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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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여행비 1500만원 날릴 판"…돌연 문 닫은 여행사에 학부모들 '패닉'
청소년 교육여행 전문업체 압수수색 직후 영업중단 보증보험 달랑 3억…폐업 전에는 보험금 청구도 불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전광판에 항공편 결항 표시가 나오고 있다. 2022.12.23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아빠, 우리 못 가?. 딸의 한마디에 A씨는 말문이 막혔다. 지난해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뒤 올해도 같은 여행사에 신청했지만, 돌아온 건 날벼락 같은 영업중단 소식이었다. B씨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영국 여행을 잘 다녀와서 이번에 또 신청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C씨 역시 "지난해 청소년 과학기행을 다녀와서 내년 영국 리더 과정을 신청했다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녀와 함께 떠나는 가족 단위 교육여행을 신청했던 학부모들이다. 또 다른 피해자 Dt씨는 "가족 유럽여행 경비로 1500만 원을 결제했고 여행 일정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체 측이 수사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영업중단을 공지한 뒤 환불을 거부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청소년 교육여행 전문업체 안데르센 여행이 지난 4일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직후 돌연 영업중단을 선언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자체 개설한 단체대화방에는 현재 1060여명이 모였다. 재무제표상 단기대여금 51억 원의 행방이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데르센 여행이 대부분 1~3년 뒤 출발하는 선지급 방식으로 운영된 만큼 아직 피해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전 징후 있었지만…막지 못한 피해 한국소비자원은 상반기부터 안데르센 관련 피해를 다발적으로 접수하고 관할 지자체인 서대문구에 통보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안데르센 측으로부터 7월 말까지 피해를 해결하겠다는 답변도 받았다. 다만 안데르센 여행 측은 이번 압수수색을 부당한 기업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데르센 여행은 입장문을 통해 과거 세무조사와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을 언급하며 직원과 인솔자 일부의 정치적 활동을 이유로 표적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영업중단은 폐업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기존 예약자들의 여행을 2년 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M 관련 조치가 진행되던 와중에 경찰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피해구제 절차를 통한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자리했던 투어2000 사무실. 2023.2.16 ⓒ 뉴스1 보험은 있지만…폐업 신고해야 청구 가능 서울시관광협회에 확인한 결과 안데르센 여행은 영업보증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보험자는 서울시관광협회이며 보험 가입금액은 3억 원이다. 다만, 서울시관광협회 관계자는 "보험 청구를 위해서는 폐업 신고가 이뤄져야만 구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안데르센 여행이 영업중단 상태이지만 폐업 신고는 하지 않은 만큼 피해자들이 당장 보험금을 청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재무제표상 단기대여금 규모가 51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3억원의 보증 한도로는 전체 피해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끊이지 않는 피해…제도 허점 여전 안데르센 사태가 처음도 아니다. 2023년 투어2000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피해자 1000명, 피해액 10억 원이 발생했다. 같은 해 대전의 한 중소 여행사가 파산하면서 피해자 1280명, 피해액 25억 원이 발생했지만 공제 변제 한도는 2억 5000만 원에 불과했다. 2024년 티메프 사태에서는 여행·숙박상품 피해자 3000여 명이 77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고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피해 양상은 다르지만, 여행상품을 미리 결제한 소비자가 업체의 영업중단이나, 폐업 위험에 노출되고, 피해가 발생한 뒤에도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구조는 반복되고 있다. 안데르센 여행은 2010년 설립 이후 16년간 운영해왔지만, 공식 홈페이지 없이 네이버 카페를 기반으로 운영됐다. 멤버십 비용 100만 원을 선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도 운영하면서 여행 출발 전부터 비용을 지불한 소비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여행업 등록 여부와 영업보증보험 가입 사항을 직접 꼼꼼히 확인하고, 여행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카드 할부로 결제한 피해자는 카드사에 항변권을 신청해 남은 할부금 청구를 막는 방법도 있다. 법률구조공단을 통한 내용증명 발송 후 소액심판이나 지급명령 절차를 밟는 방법도 있다. 피해자 단체대화방에서는 현재 공동 형사소송을 위한 1차 참여자 100명을 모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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