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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2026-09-01 · 키워드 AI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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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중국차 막자” 독일도 돌아섰다…현대차·기아 셈법은
中 과잉생산에 독일도 EU 무역방어 강화 요구 전기차 보조금에 현지조달 기준 적용 추진 유럽 공장 갖춘 현대차·기아, 중국차 견제엔 반사이익 부품·배터리까지 원산지 따지면 공급망 현지화 부담 위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데일리안 = 편은지 기자]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는 데 신중했던 독일까지 중국 견제에 힘을 싣기 시작하면서 유럽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공세를 막는다는 점에서는 현대차·기아에 호재지만, 규제의 무게중심이 관세에서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로 옮겨가면 국내 업체 역시 공급망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집권 연정을 구성하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최근 불공정 경쟁으로부터 유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EU 차원의 무역방어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을 내놨다. 독일 의회 관계자들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가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정치권은 EU 차원에서 반덤핑·상계조치 등 무역방어 수단을 더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독일 정부가 EU법에 부합하는 현지조달 기준을 마련하면 현재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독일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중국에서 수입된 차량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우려해 보호무역 강화에 상대적으로 신중했던 독일의 기존 태도와 차이가 있다. 중국은 독일 자동차 업체의 핵심 시장인 만큼 독일은 그동안 중국산 전기차 규제 강화에 프랑스 등 일부 EU 회원국보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업체가 자국 시장에서 폭스바겐·BMW·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업체의 자리를 빠르게 잠식하는 동시에 유럽 시장으로 저가 전기차 수출을 늘리면서 기조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독일의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이상 감소한 370억유로 아래로 떨어졌다. 2021년만 해도 중국은 독일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위까지 밀려났다. 중국이 자국산 판매를 크게 늘리면서 독일산 자동차에 의존하던 과거의 무역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EU 차원의 중국 견제도 이미 관세를 넘어 공급망으로 확대되고 있다. EU는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업체별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해당 조치는 2029년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러한 무역조치가 지난해 EU 전기차 판매에서 중국산 수입차 비중을 20% 아래로 억제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는 더욱 강경해졌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3월 공개한 산업가속화법(IAA)에는 전기차 보조금과 공공조달 등 정책 혜택을 역내 생산과 연계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책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 차량 조립이 EU에서 이뤄져야 하고,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부품 가치의 최소 70%가 EU에서 조달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배터리 역시 셀을 포함한 주요 구성요소 가운데 일정 수 이상을 EU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유럽에서 중국산 차량과 경쟁 중인 현대차·기아에는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할 전망이다. 현지 생산 공장이 갖춰진 만큼 최종 조립의 요건에 있어서는 중국 업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체코와 튀르키예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현대차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약 80%가 두 공장에서 생산된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을 유럽 생산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전략형 전기차 EV4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3월부터 EV2도 현지 생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완성차를 만들어 유럽으로 수출하는 업체와 비교하면 관세와 현지 생산 요건에 대응하기 유리한 구조다. EU의 규제가 중국산 완성차를 겨냥한 관세에 머문다면 현대차·기아에는 분명 반사이익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중국 업체의 가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럽산 자동차'를 판단하는 기준이 생산지를 넘어 부품과 배터리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더라도 배터리와 전장부품, 소재 등을 한국이나 중국 등 EU 역외에서 공급받는다면 향후 현지조달 규정에 따라 정책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을 겨냥해 만든 공급망 장벽이 한국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배터리가 변수다. 현대차·기아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유럽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지만 양극재와 음극재, 전구체 등 배터리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EU가 현지조달 범위를 배터리 셀에서 소재 단계까지 확대할수록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국내 배터리·부품업체의 추가 유럽 투자 압박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한국과 EU의 FTA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EU가 최종 규정에서 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현지조달 요건에 포함한다면 한국산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은 중국산을 대체할 공급망으로 부상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국에서 비슷한 공급망 재편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북미 지역 부품 현지조달률을 현재 약 60%에서 2030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완성차 공장만 미국에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세와 통상규제에 맞춰 부품 공급망까지 현지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가 그랬듯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보호정책이 촘촘해질수록 국내 업체들도 현지조달 요건 등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유럽 생산과 공급망 현지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규제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중국 업체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중동전쟁AI폭염이스라엘 -
경제"온 동네에 재건축 현수막"...5층 낡은 아파트에 삼성·현대까지 줄섰다[르포]
상록수아파트, 추진위 동의 접수 한 달 만에 구청 '승인' 역세권·숲세권·학군지...훌륭한 입지에 재건축 박차 일원역 둘러싼 단지들 모두 재건축 추진 중 31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 전경. 10대 건설사 중 8곳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하철 3호선 일원역 5번 출구에서 1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한 상록수아파트. 단지 둘레를 둘러싼 건설사 현수막들이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동 사이사이로는 안개 낀 대모산이 보인다. '숲세권' 저층 아파트 특유의 한적함과 쾌적함을 간직한 이 단지가 최고 25층, 1100여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31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에는 10대 건설사 중 8곳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축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지난 28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추진위 승인 고시를 받았는데, 영업일 기준 단 하루 만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IPARK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번 승인 고시는 지난 7월 27일 토지 등 소유자로부터 추진위 구성동의서를 받기 시작한 지 약 1개월 만으로 눈에 띄는 속도다. 강남구가 지난 7월 도입한 '재건축 신속화(신화) 프로젝트'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강남구는 재건축 추진위 승인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0일로 단축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민들의 재건축 추진 관심도 높다. 동의서 접수 열흘 만에 약 58% 동의를 받아 법적 요건인 50%를 넘겼다. 유승태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구청이 영업일 기준 열흘 만에 승인을 내줬다"며 "상가 소유주들의 의견수렴이 원활하게 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조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지는 현재 최고 5층, 740가구 규모에서 최고 25층, 1126가구의 대단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대모산 고도제한 등에 맞춰 높이는 25층으로 계획됐지만 동수는 22개동에서 12개동으로 줄어들어 단지 내 쾌적함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입지 여건이 최대 강점으로, 지하철 3호선 일원역 '초역세권'이자 대모산 인근 '숲세권'을 모두 누릴 수 있다. 강남업무지구(GBD)까지 대중교통으로 20분대, 대치동 학원가까지도 차량·대중교통으로 10∼20분 내 이동이 가능해 교육·직주근접 여건이 뛰어나다. 대형 의료시설인 삼성서울병원도 인접해 있다. 다만 재건축 사업의 최대 변수로는 단지 내 상가가 꼽힌다. 198개에 달하는 상가의 소유주들은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가 대표가 없다"며 "통일된 의견이 나와야 아파트 소유주들과의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원동 일대에는 상록수아파트뿐만 아니라 △일원가람 △목련타운 △샘터마을 △푸른마을 △청솔빌리지 △한솔마을 등 일원역을 둘러싼 다수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대로변에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구청과 지역 정치인들의 정비사업 관련 현수막이 가득했다.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동네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저층 아파트인 만큼 사업성도 양호한데 강남구가 부스터를 달아준다고 하니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강남구 일원동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 인근에 사업 추진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이재명대통령지방선거이스라엘삼성전자AI -
경제[군대가 바뀐다②]땅·하늘·바다에도…사람 대신 무인체계가 등장하는 시대
병력 감소 시대, 사람 대신 위험지역으로 향하는 무인체계 지상·공중·해상 플랫폼을 연결하는 AI 기반 유무인복합체계 병력자원 감소가 현실화하면서 K-방산업계가 사람을 대신할 무인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경계·정찰에 머물렀던 무인체계는 이제 병력과 함께 이동하며 수색하고, 물자를 나르고, 부상자를 후송하는 것은 물론 직접 전투에도 참여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병력자원 감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K-방산업계가 사람이 하던 임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무인 무기체계를 내세우고 있다. [사진=챗 GPT로 만든 이미지.] 땅에서는 다목적무인차량과 다족보행로봇이, 하늘에서는 정찰·타격·수송 드론과 협동 무인전투기가, 바다에서는 무인수상정과 자율무인잠수정이 등장하며 전장의 모습 자체를 바꾸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여러 종류의 유·무인 플랫폼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유무인복합체계(MUM-T)'가 차세대 방산 기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계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은 육·해·공 전반에서 무인화와 자율화를 경쟁적으로 추진하며 미래 전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땅에서는 다목적무인차량과 4족보행로봇이 땅에서는 바퀴 달린 다목적무인차량(UGV)과 다리 달린 4족보행로봇이 사람의 자리를 메운다. 곧 실전 배치를 앞둔 건 다목적무인차량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Arion-SMET)'은 지난 7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군 다목적무인차량 사업자로 최종 선정돼 오는 2028년부터 군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무인이동체X민군협력엑스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 전시장에 놓인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 [사진=최란 기자] 아리온스멧은 한 번 충전으로 약 100시간 연속 운용이 가능하며 완전 충전 시 항속거리는 90㎞ 이상, 최고 속도는 시속 약 60㎞다. 탑재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에는 주간·열상 카메라가 달려 주간 최대 5㎞, 야간 최대 3㎞ 범위까지 감시할 수 있고 10㎞ 밖에서도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이 차량은 보병 부대와 함께 움직이며 선두에서 정찰·수색 임무를 수행하도록 개발됐다. 자율주행 기능을 갖춰 험지에서는 병력보다 앞장서 나아가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의 후속으로 디젤-하이브리드 방식의 '그룬트(GRUNT)'도 함께 선보인 바 있다. 이는 미 해병대 해외비교성능시험(FCT)에서 나온 피드백을 반영한 모델이다. 회사는 UGV 사업을 축으로 유무인복합체계(MUM-T)를 확대해 2035년까지 완전자율 임무 수행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현대로템 전시장에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HR-SHERPA)'가 전시돼 있다. [사진=최란 기자] 현대로템도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선보인 바 있다. HR-셰르파는 전동화 차량으로 무인, 원격 운용이 가능해 사람을 대신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어 군용은 물론 민수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로템은 다목적무인차량뿐 아니라 K2 전차 후속 모델을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KRIT)와 함께 개발 중이다. 회사는 전차 탑재 드론을 유인전차가 운용하는 '단일체계 유무인 복합운용'과 다목적무인차량·다족보행로봇·무인전차를 동시에 통제하는 'MUM-T 운용' 등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무인이동체X민군협력엑스포' LIG D&A 부스 전시장에 놓인 사족보행로봇 '비전 60'. [사진=최란] 다족보행로봇도 미래 지상전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기반 다족보행로봇은 험난한 지형을 스스로 판단하고 이동할 수 있어 대테러 작전이나 위험지역 정찰 등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임무에 활용할 수 있다. LIG D&A도 2024년 인수한 미국 고스트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비전60'을 내세우고 있다. 비전60의 몸체 중량은 50㎏이며 평지 기준 20㎏ 이상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다만 오르막길 등 험지 주행까지 고려하면 실제 권장 탑재 중량은 10㎏ 수준이다.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하면 감시·정찰용으로, 재머(전파 교란 장비)를 탑재하면 대드론용으로, 소총 등 무장을 장착하면 공격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하나의 플랫폼을 다양한 임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늘에서는 드론이 ‘눈과 손’을 넘어 전투 파트너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무인이동체X민군협력엑스포' LIG D&A 부스 전시장에 놓인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MPD'와 하이브리드 수송드론 'KCD-40'. [사진=최란 기자] 지상 UGV가 사람의 다리를 대신한다면 드론은 사람의 눈과 손을 대신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LIG D&A는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MPD'와 하이브리드 수송드론 'KCD-40'을 내놨다. 가로·세로 약 4m 규모의 KCD-40은 40㎏ 이상의 화물을 싣고 60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원래 차량 진입이 어려운 오지나 재난 현장에 물자를 보급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탑재물을 박스 대신 소총이나 미사일로 바꾸면 공격용으로, 카메라를 달면 정찰용으로도 쓸 수 있는 다목적 플랫폼이다. MPD는 평시엔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다 필요시 타격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2026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InLEX KOREA)'의 KAI 부스. [사진=최란 기자] 전투기 분야에서는 KAI가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KAI는 KF-21과 자체 개발 중인 전투기, 그리고 다목적 무인기 MUCCA·SUCA를 연동하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은 유인 전투기의 조종사가 위험지역 밖에서 무인기를 통제하도록 해 생존성과 임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무인기가 먼저 위험지역에 진입해 정찰하거나 적을 탐지하고, 필요할 경우 유인 전투기와 협력해 공격하는 방식이다. 다만 다수의 중·소형 협동 무인전투기를 조종사 한 명이 모두 직접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무인기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가상 조종사' 기술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회전익 영역에서는 소형무장헬기(LAH)에 MUM-T 개념을 적용한 '회전익 무인자율전투체계(ROMACS)'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회전익 항공기에 무인기와 AI 기반 임무 수행 체계를 결합해 저고도 전장 환경에서 탐지와 타격 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KAI는 AI 기반 자율 임무 수행 능력과 고성능 센서 네트워크를 결합한 차세대 공중전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인 플랫폼의 생존성을 높이는 동시에 무인 전력을 활용해 작전 반경과 임무 수행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다에서 무인수상정과 자율무인잠수정이 전장을 누빈다 한화시스템 30톤급 무인수상정이 거제 장목항에서 해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화시스템] 해상에서도 무인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승조원 없이 감시·정찰과 기뢰 탐색, 전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수상정(USV)과 자율무인잠수정(AUV)이 미래 해양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중심으로 해양무인체계 전체 라인업을 선보였다. 회사는 지난 3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기지에서 '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대(對)기뢰전' 시연을 마쳤다. 이 자리에서는 AI 기반 자동기뢰탐지체계(AMDS)를 비롯해 자체 투자와 개발을 거쳐 지난 6월 첫 진수한 '30톤급 전투용 무인수상정',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 수중 탐색용 자율무인잠수정(AUV) 등이 공개됐다. 저궤도(LEO) 위성통신 기반으로 AUV와 무인수상정 2종을 동시에 통제하는 초연결 네트워크, 다수·다종의 무인체계를 통제할 수 있는 지휘통제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한화시스템은 이 같은 기술을 전투용 무인수상정에 적용하면 원거리에서도 끊김 없는 지휘통제와 작전 범위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LIG넥스원 부스에 전시된 무인수상정 '해검(Sea Sword)-X'. [사진=최란 기자] LIG D&A 역시 무인수상정 '해검' 시리즈를 앞세우고 있다. 해검 시리즈는 LIG D&A가 2015년부터 개발해온 무인수상정으로, 2027년까지 해군 전진기지와 주요 항만의 감시·정찰에 투입할 12m급 모델을 개발 중이다. 군용 무인수상정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자율운항, 장애물 회피, 원격 지휘통제, 센서 통합 기술은 민간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LIG D&A는 전투용뿐 아니라 해상 사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난구조용 무인수상정 개발에도 착수했다. 사람이 조종하고, AI가 판단하고⋯무인체계가 움직인다 미래 K-방산업계 무인체계 챗 GPT 이미지 [사진=챗 GPT] K-방산업계가 개발 중인 무인체계의 공통점은 단순히 사람 없이 움직이는 장비를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지상·공중·해상에서 각각 운용되던 유인·무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AI가 상황 판단과 임무 수행을 지원하는 통합 전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병력 감소는 국내 방산업계에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따라 사람을 위험지역에 먼저 투입하는 기존 전투 방식에서 벗어나 무인체계가 정찰하고 위험을 확인한 뒤 유인 전력이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장의 패러다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결국 미래 전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병력을 보유했느냐보다, 제한된 인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AI와 무인체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방산업계가 땅과 하늘, 바다를 가리지 않고 무인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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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DD's톡] 5000억 넣고 84억에 판 에이본…LG생활건강엔 왜 '호재'일까
적자 사업 정리해 수익성 개선…증권가도 '긍정 평가' [사진=LG생활건강]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LG생활건강이 7년 전 145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화장품 업체 에이본을 불과 84억원에 매각한다. 인수가의 17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에이본에 들어간 자금까지 고려하면 뼈아픈 투자 실패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 의외다.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보다는 오히려 잘 팔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간 적자를 내온 에이본을 계속 끌고 가는 것보다 과감하게 정리하고 성장세를 보이는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LG생활건강은 앞서 지난달 24일 에이본을 600만달러(약 83억5800만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2019년 인수 당시 지불한 1450억원과 비교하면 매각가는 17분의 1에 불과하다. 인수 이후 들어간 자금도 적지 않다. LG생활건강은 에이본에 861억원을 유상증자했고, 매각을 앞두고 기존 대여금 2863억원을 출자전환했다. 인수금액까지 단순 합산하면 5000억원을 웃돈다. 다만 대여금 출자전환은 기존에 빌려준 돈을 자본으로 전환한 것으로 이번에 2863억원의 현금이 새로 투입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이 이번 매각을 긍정적으로 보는 데에는 '매몰비용'의 논리가 작용한다. 이미 투입해 회수하기 어려운 비용에 얽매여 적자 사업을 계속 끌고 가기보다 추가 손실을 막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자원을 재배분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5000억원 넘는 자금이 얽힌 에이본을 84억원에 넘기는 것은 뼈아픈 '손절'이지만, 시장은 오히려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렸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런 시각은 주가 흐름에서도 일부 나타났다. 매각 발표일인 지난달 24일 LG생활건강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 오른 31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소폭 조정을 거친 뒤 28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9500원 오른 31만8000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전일(8월31일) 주가는 장중 30만9000원에서 32만원 사이에서 움직인 끝에 31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에이본 매각을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배경에는 에이본의 장기간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이본을 인수했다. 당시 에이본은 미국과 캐나다·푸에르토리코 지역에 약 30만명의 세일즈 인력과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었다. 방문판매에 강점을 지닌 에이본의 영업망을 활용해 LG생활건강의 북미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북미 화장품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했다. 온라인 구매가 확대되고 소매점과 전문 리테일 채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방문판매를 기반으로 한 에이본의 사업 모델은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이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본은 지난해 자산총계 2638억원, 부채총계 399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본사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1조2896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 1707억원까지 줄었다. 에이본 매각이 단순한 해외 자회사 정리를 넘어 전사적인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 재편의 연장선으로 읽히는 이유다. [사진=LG생활건강] 증권가도 '이미 들어간 돈'보다 '앞으로 벌 돈'에 주목하고 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본 매각 이후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적자 사업이 제거되는 동시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에는 M&A를 통해 현지 유통망과 매출 규모를 확대했다면 이제는 자체 브랜드가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직접 성장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 역시 "회사 입장에서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재배분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북미에서 자체 브랜드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닥터그루트'다. 닥터그루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지난 3월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에 입점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현지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424곳까지 판매 채널을 넓혔다. 에이본 매각은 LG생활건강의 북미 공략 방식이 '현지 유통망 인수'에서 '자체 브랜드 육성'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M&A를 통해 현지 판매망을 단번에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면, 이제는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직접 현지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셈이다. LG생활건강은 닥터그루트를 비롯해 빌리프, CNP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리테일·디지털 채널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에이본은 소셜 셀링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LG생활건강은 북미에서 브랜드 중심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리테일 및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뷰티·웰니스 브랜드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성장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84억원이라는 매각가는 LG생활건강이 에이본 인수에서 입은 손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숫자다. 동시에 이미 들어간 비용에 발목 잡혀 추가 손실을 감수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자원을 돌리겠다는 선택이기도 하다. 에이본이라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LG생활건강이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다음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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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약·바이오株 개미들 분통…유상증자 후 주가 하락
高금리에 유상증자 선택하는 기업들 기업 인수, 시설 투자부터 채무 상환까지 “증자 목적 면밀하게 살피고 투자해야“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유상증자는 주식을 추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주가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은 고(高)금리 시대 인수합병, 연구 시설 투자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는 빚을 갚는 데 유상증자를 활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유상증자 목적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 兆 유상증자에 주가 7% 하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유상증자로 3조원을 조달한다고 공시하며 주가가 전거래일보다 약 7% 빠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스위스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비만, 당뇨 치료제 원료가 되는 펩타이드를 생산한다. 이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 2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유상증자로 3조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금리 시대 차입(借入)이나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보통주 227만주를 주당 132만2000원에 발행한다. 기존 주주에게 청약 권리를 부여한 뒤 실권주(기존 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주식)가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에 나선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 달 6일, 신주 상장일은 11월 30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은 74.3%다. 삼성물산(43.06%), 삼성전자(31.22%), 삼성생명보험(0.03%) 등이 해당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소액주주 비율이 높지 않아 유상증자로 인한 부담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전액 참여할지 여부가 투자 심리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소액주주 반발에 기업들 진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도 31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며 지난달 31일 주가가 전거래일보다 24% 넘게 빠졌다. 뷰노는 AI를 기반으로 심정지 발생 위험 등을 감지하는 의료기기를 갖고 있다. 뷰노는 기존 주식 수의 45%에 달하는 보통주 630만주를 주당 498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규모가 큰 데다 채무 상환을 위해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뷰노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200원으로 영구 전환 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114억원은 연구개발비 등으로 투입한다. 뷰노 관계자는 “오는 12월부터 영구 전환 사채 이자율이 조정되고 금리가 단계적으로 가산될 예정이라 그 전에 상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뷰노는 오는 4일 간담회를 열고 주주들에게 이런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미용 주사 리투오를 보유한 엘앤씨바이오도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회사는 경기도 동탄에 생산 시설을 짓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지난 7월 31일 공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3일 주가가 전거래일보다 6% 넘게 하락했다. 엘앤씨바이오는 주주 보호를 위해 무상증자도 함께 진행한다. 기존 주주에게 돈을 받지 않고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나눠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권리)을 행사해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취득하고 즉시 소각한다”면서 “전환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제거하고 주주 지분 희석에 대한 부담을 낮출 방침”이라고 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은 유상증자로 (차입 등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서 “기업 가치 개선을 위해 투자하는 경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 증자 목적과 다르게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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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삼전닉스 말고 또 있다…큰손이 찍은 韓 '잠자는 호랑이'
크리스틴 탄 프랭클린템플턴 수석투자전략가 "K방산·조선·로봇…하반기 잠자는 호랑이 주목" AI·반도체주에서 시선 넓혀야 원전·미용 등 저평가 우량주 눈길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 (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 ' 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주식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달 초 본격적인 조정장이 시작되기 전 ‘공작새와 호랑이 이야기’라는 보고서를 냈다. 공작새처럼 화려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인공지능(AI)·반도체주에서 시선을 넓혀 시장에서 저평가된 우량 가치주인 ‘잠자는 호랑이’를 찾아야 할 때라는 얘기였다. 보고서 발간 직후 반도체주 조정이 시작되자 프랭클린템플턴 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 보고서를 쓴 크리스틴 탄 수석투자전략가(사진)는 지난 28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하반기 한국 증시는 반도체를 넘어 숨은 가치주가 깨어나는 ‘반도체 플러스’ 양상이 될 것”이라며 “방위산업, 조선, 원자력, 미용·의료 등 탄탄한 실적을 갖춘 우량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탄 수석은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AI 메모리 공급망의 중심에 있지만 투자는 다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다른 투자 자산 대비 주식의 매력도가 여전히 크지만, 광범위한 지수 추종에서 벗어나 우량주 중심의 선별적인 접근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는 뜻이다. 그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3분의 2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고, 이 중 41%는 0.5배도 안 되기 때문에 이 중 ‘잠자는 호랑이’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중 갈등의 수혜를 보고 있는 한국의 방산, 조선, 로보틱스를 주목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만큼의 가격 경쟁력과 신뢰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며 “미국과 우방국의 인프라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전략적 생산 기지로서 한국의 위치는 매우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성장세가 꾸준하고 미국 관세 영향을 덜 받는 미용·의료 섹터도 주요 투자처로 꼽았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을 계기로 급부상한 중국 반도체주와 관련해선 “중국의 AI·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여전히 비상장 시장에 집중돼 있거나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래전 증시에 상장해 입지를 다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투자시장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은 아직 ‘아기’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자금이 본격적으로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발표한 대규모 현금배당·자사주 매입 계획에 관해선 “확실히 강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처럼 사이클을 타는 산업에서 주주환원이 기술 주도권 유지를 위한 설비투자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주주환원과 미래 투자 자금 확보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자산 포트폴리오는 ‘투자를 유지하되 분산하라(stay invested, stay diversified)’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주식 비중은 50%, 채권은 30%, 금은 10%, 기타 대체자산은 10%로 배분하는 편이 좋다”며 “달러는 미 재무부의 부채 관리 정책 및 금리 환경을 고려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중을 축소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아 기자 ※인터뷰 전문은 한경 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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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버릴 게 없다”는 일본, 있어도 버리는 한국 [2026 에너지보고서]
아자부다이 힐스 외경(사진출처 : 아자부다이 힐스 공식 홈페이지) 도쿄타워가 보이는 일본 도쿄 한복판. ‘도심 속의 도심’으로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모리 JP타워’를 중심으로, 축구장 11개에 달하는 부지에 조성된 대형 복합개발단지 ‘아자부다이 힐스’입니다. 주거와 업무, 상업·문화시설을 한데 모은 이른바 ‘수직 도시’인데, 이곳의 냉난방에는 뜻밖의 에너지원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흘려보내는 생활하수입니다. ■ 하수도 열로 냉난방…"정부 규제 완화 덕" 아자부다이 힐스 아래를 지나는 공공 하수도에는 약 200m 구간에 걸쳐 열교환 설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수의 온도는 외부 기온보다 변화 폭이 작습니다. 하수 온도는 대체로 연중 15~25℃ 안팎을 유지해, 한여름에는 바깥 공기보다 차갑고 한겨울에는 오히려 따뜻합니다. 이 온도 차에서 열을 회수한 뒤 히트펌프를 거쳐 단지 내 냉난방의 열원 일부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아자부다이 힐스는 일본 최초로 민간 사업자가 공공 하수도에 열교환기를 직접 설치해 냉난방에 활용한 사례입니다. 이런 시도가 가능해진 데는 일본 정부의 규제 완화가 있었습니다. 가나야 도시키 아자부다이 힐스 기술부 관계자는 “2015년 하수도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지방자치단체나 관공서만 공공 하수도에 시설을 설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민간사업자도 하수도에 열교환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 평택 LNG 생산기지 ■ '냉기'도 에너지다…버리는 에너지만 '원전 1기' 흔히 ‘열’이라고 하면 뜨거운 온도를 떠올리지만, 극도로 낮은 온도, 이른바 ‘냉열’도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대표적인 게 액화천연가스, LNG입니다.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운반하려면 섭씨 영하 162도까지 냉각해 액체로 만듭니다. 이때 부피는 기체 상태의 약 6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렇게 운반된 LNG는 국내 터미널에 도착한 뒤 다시 기체로 바뀌어 도시가스나 발전용 연료 등으로 공급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LNG가 품고 있던 막대한 냉기가 함께 버려진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한 해 도입하는 LNG는 약 4천600만 톤, 이 냉기만 잘 써도 원전 1기 발전량에 맞먹는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건데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냉열을 또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보고 산업 현장에 활용해 왔습니다. 일본 LNG 냉열 활용 지역 및 분야 ■ 기체 액화·드라이아이스 생산부터 연어 양식까지 LNG 냉열 활용의 선도국 중 하나는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LNG 터미널을 건설할 때부터 인근에 냉열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시설을 함께 배치해 왔습니다. 이미 1970년대부터 LNG가 기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냉열을 산업용 가스 제조에 활용했고, 지금은 LNG 터미널 주변에 발전소와 드라이아이스 제조시설은 물론 연어 양식장·두부 제조까지 활용 분야도 다양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LNG 냉열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경기도 평택에서는 LNG 냉열을 이용한 초저온 냉동·냉장 물류창고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처럼 LNG 터미널 주변에 여러 냉열 수요시설을 처음부터 집적해 대규모로 활용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카시와기 다카오 도쿄과학대 명예교수는 “냉열은 파이프로 운반할 수 있는 거리가 2km 정도에 불과하다”며 “LNG 탱크 바로 옆이나 인접한 곳에 냉열을 활용하는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LNG 터미널을 조성하는 단계부터 냉열 수요시설을 주변에 배치할 수 있도록 지구 단위의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도쿄도 미나미마치다그랑베리 역 ■ 기차가 버리는 전기, 모아서 다시 쓴다 ‘철도 왕국’ 일본. 열차가 만들어내는 에너지에 주목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루 약 4만 5천 명이 이용하는 일본 도쿄도 마치다시의 한 전철역. 스크린도어와 에스컬레이터, 역사 내 조명까지 곳곳에 전기가 필요합니다. 이 역에서 사용하는 전력만 160여 가구의 사용량과 맞먹습니다. 그런데 역사에 필요한 전력의 일부를 만들어내는 건 역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전동차입니다. 비결은 열차가 속도를 줄일 때 생기는 ‘회생전력’입니다. 회생전력 발전 개념 그래픽 ■ "회생전기 만들어도 혜택 등 유인 없어" 열차가 가속할 때는 전기를 공급받은 모터가 바퀴를 돌리지만, 감속할 때는 반대로 굴러가는 바퀴가 모터를 돌립니다. 이때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하면서 열차의 운동에너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바꿉니다. 바로 ‘회생제동’ 기술입니다. 다나카 다이스케 도큐전철 전기부 관계자는 “연간 약 245MWh의 절전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역사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대부분의 전동차에 회생제동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어진 회생전력 가운데 상당량은 같은 전력망을 사용하는 주변 열차가 곧바로 소비하는 데 그치고, 남는 전력을 역사 시설 등에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본과 달리 회생전력을 받아 저장하거나 다른 용도로 공급하기 위한 설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용정 코레일 탄소중립추진단장은 “설비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데 대략 10년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TX가 운행하는 일부 고속철도 구간에는 회생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 있지만, 회수한 전력을 전력망에 돌려보내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요금 감면 등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열차에서 전기를 다시 만들어낼 기술은 이미 갖췄지만, 이를 받아 쓰는 시설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선로 위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다음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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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일전 2배 점수차로 졌다…금융사 주가 저평가 이유 살펴보니
벌어지는 한일 금융 밸류업 韓 KB금융지주 PBR 1배 日 MUFG는 PBR 1.8배 5년 전엔 둘다 0.5배 수준 밸류업 日보다 더딘 이유 ① 이자이익에 편중된 구조 ② 일본보다 낮은 해외 비중 ③ 대출규제 등 과도한 관치 최근 한일 금융 밸류업의 성과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이자수익에 편중된 사업구조 및 관치금융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은행 신관. [사진=연합뉴스] 한일 금융사 밸류업의 성과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 등 한국 금융지주가 밸류업 노력을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달성하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을 필두로 한 일본 3대 금융그룹은 1.6~1.8배 선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점프한 것이다. 이자수익에 편중된 사업구조와 해외시장 개척의 미진함, 관치금융이 한국 금융지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韓금융 가치평가 日 대비 절반 31일 한일 양국의 증권 포털에 따르면 지난 28일 종가 기준 PBR은 KB금융이 1.03배, 신한 0.88배, 하나 0.81배, 우리 0.65배 수준이었다. PBR은 기업의 장부상 순자산과 현재 시가총액을 비교한 지표다.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해당 기업이 보유 자산보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받는다는 뜻이다. 과거 오랜 기간 저평가 국면에 머물렀던 국내 4대 금융그룹이 드디어 자산에 육박하는 가치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같은 날 일본 3대 메가뱅크는 최대 1.8배의 PBR을 기록했다. MUFG의 PBR은 1.81배,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이 1.63배,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1.79배였다. 한국 금융지주들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는 5년 전인 2021년 양국 금융그룹이 유사한 가치로 평가받았던 것과 대조된다. 당시 KB금융의 PBR은 0.45배로 MUFG(0.56배), SMFG·미즈호(0.44배)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 일본 금융그룹이 일제히 0.5배를 초과하더니 2024년 MUFG와 SMFG가 1배를 넘어서며 일본 메가뱅크는 본격적인 재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 꾸준히 축적한 기초체력 차이 금융권에서는 한국과 일본 금융그룹 평가에 차이가 벌어진 이유로 기초체력을 꼽는다. 양국 금융그룹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정부와 거래소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나, 오랜 기간 형성돼온 포트폴리오 구조 차이가 상승 속도를 갈랐다는 해석이다. 일례로 일본 금융그룹은 은행의 수익 기반이 분산돼 있다.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미즈호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60.4%로 이자이익을 앞질렀고, MUFG도 49.4%, SMFG는 43.9%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한국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KB가 35.9%, 신한이 30%, 하나가 25.1%, 우리가 15.7% 수준이다. 한국 금융지주도 이자 외 부문으로 수익 다양화를 추구했지만 일본에 비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갈 길 먼 해외사업 개척 해외사업에서도 양국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해외사업이 가장 활발한 축이지만, 올해 상반기 그룹 해외사업 순이익은 4725억원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하다. 반면 MUFG는 해외 기여도가 56%에 달해 국내 비중(44%)을 넘어선다. 특히 일본 메가뱅크는 해외에서 예금과 대출 업무를 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기업금융(CIB), 무역금융, 채권·외환, 결제, 증권·자산관리와 시장 거래를 묶었다. 국내 대출 성장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수수료와 시장 관련 이익을 해외 네트워크에서 확보한 셈이다. 반면 한국 금융그룹은 동남아 현지법인을 통한 리테일·중소기업 여신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키워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단조롭다. 전문가들은 한국 관치금융의 영향도 크다고 본다. 양국 모두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지만 한국은 대출 규제, 관 주도 사업 참여 등 관치 강도와 범위가 일본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한국 금융그룹이 잇달아 발표한 주주환원책은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도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지금의 주가에는 정부 개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평가가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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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외국인들이 먹고 빠져나간 국장…개미들 ‘기도메타’는 이곳 향했다
개인·외국인 거래 줄어들자 사모펀드 매수세 크게 늘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 2월 1.1%서 8월 1.9%로 쑥 화장품·원전건설株 집중매수 개인·외국인 거래가 주춤한 사이 사모 투자 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모자금 특성상 ‘단타’ 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1일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던 반도체 장세가 주춤하고 외국인들도 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관의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사모 투자(사모집합투자기구)가 차지하는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선택’을 받은 화장품·건설 등 업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순환매 장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사모자금은 특성상 ‘단타’ 매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추종 매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투자 주체 중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8월 들어 1.89%까지 높아졌다. 상반기 내내 1%대 초중반에 머물던 비중은 7월 1.73%로 올라선 뒤 이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모 투자는 기관투자자 중 가장 ‘활발한’ 자금으로 평가받는다. 사모펀드나 헤지펀드가 여기에 포함된다. 연기금·보험처럼 정해진 자산배분 기준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종목과 비중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지만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자금인 만큼 존재감이 커질 수 있는 이유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5~6월에는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높아 개인 주도의 반도체 장세가 이어졌고, 그 전에는 외국인이 코스피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다”며 “최근에는 두 주체 모두 뚜렷한 방향성이 없어 사모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장세”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 사모 투자를 주목하게 된 것은 개인과 외국인의 거래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이달 28일까지 코스피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146억원으로 6월 35조458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외국인 역시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9조원 수준으로 6월의 약 37조원에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사모 투자의 자금이 집중된 곳에서 업종 성과가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최근 1개월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한국콜마(3위), 코스맥스(5위), 에이피알(6위) 등 화장품주가 상위권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7위), OCI홀딩스(9위), 한화솔루션(11위) 등 에너지·원전 관련주와 GS건설(14위)도 매수에 나섰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IT와 조선·방산, 증권 업종을 선택한 것과 다른 행보다. 실제 사모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큰 건설 및 화장품 업종 등은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 업종 지수 가운데 건설은 최근 1개월 약 40%대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20%포인트까지 웃돌았다. 기계·장비와 의료·정밀기기도 코스피를 앞질렀다. 사모투자는 통상 반도체 업종 외 종목들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증시의 순환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하반기 이후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업종이 23개에 달한다”며 “시장 내부의 온기 확산과 퀄리티 개선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순환매가 이어질수록 업종별 주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에서도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장 초반 반도체주 약세로 3%대 밀렸던 코스피는 낙폭을 빠르게 만회해 0.46% 오른 6820.02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해 각각 1.17%, 1.27% 올랐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주 가운데는 냉난방공조(HVAC)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LG전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대규모 칠러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7.44%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2.16%), 삼성SDI(1.05%), SK이노베이션(7.36%) 등 2차전지주도 강세를 보였고, 포스코퓨처엠(7.62%), 엘앤에프(8.83%),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7.08%) 등 ESS 소재주도 올랐다. 반면 원전·전력기기주는 약세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6.12% 내렸고 LS일렉트릭(-3.26%), 효성중공업(-6.22%), HD현대일렉트릭(-3.81%)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다시 반도체 주도 장세로 돌아설 신호로 금리와 대외환경 안정을 꼽는다. 김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에서는 금리가 오르는 날 외국인이 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가 안정돼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전까지는 소외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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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교숙제도 베끼면 낙제인데…‘복붙 ETF’ 쏟아내는 운용사들
국내 상장 ETF, 5년새 2배 늘어 포트폴리오·투자철학까지 베껴 보호장치 없어 먼저 출시땐 손해 ETF ‘베끼기 논란’에 금융당국은 업계의 자정 노력을 요구 중이지만, 실질적 제재가 부족해 경쟁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트폴리오 구성은 물론 상품을 설명하는 투자 논리까지 닮은 상장지수펀드(ETF) ‘베끼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사 상품 출시에 대한 업계의 자정 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제재가 없는 경고만으로 과열 경쟁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는 총 1163개로 2021년(533개) 이후 불과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ETF 1000개 시대’ 이후에도 운용사들은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올해에만 120여 개를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타사의 상품 철학을 복사하다시피 만든 유사 상품이 넘쳐 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판매를 시작한 ‘ACE 반도체Plus전략산업’ ETF는 반도체·조선·방산·원자력을 기본 축으로 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자동차, 2차전지, 제약·바이오, 엔터 등에서 1개 산업을 추가해 5개 산업에 투자한다. 총 10개 종목에 압축 투자하며 반도체 비중은 최소 40%다. 미국 빅테크와 나스닥100에 대한 장기투자를 강조해온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국내 제조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상품은 앞서 지난 3월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PLUS K제조업핵심기업액티브’ ETF와 상품 철학이 상당히 흡사하다. PLUS K제조업핵심기업액티브는 반도체·조선·방산·에너지 등 국가 전략산업 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K제조업에 투자한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출시 배경에 대해 “K제조는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력, 원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방산, 조선까지 아우르는 제조 생태계가 한국 증시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자체가 똑 닮은 사례도 흔해졌다. 한 운용사의 상품이 시장의 관심을 끌면 다른 운용사들이 ‘미투’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방식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월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를 국내 최초로 상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약 25%씩 담고 나머지 약 50%를 채권으로 구성한 상품이다.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장세와 채권의 안정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자 투자자들이 몰렸고, 출시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비슷한 상품이 줄줄이 등장했다. 국내 ETF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으로 뒤를 이었고, 하나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도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각각 내놨다. 기초지수와 채권 구성에는 차이가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25% 안팎, 채권에 50%가량을 투자한다는 기본 구조는 사실상 같다. 방산과 원자력 테마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화자산운용은 선제적으로 ‘PLUS K방산’ ETF와 ‘PLUS 글로벌방산’ ETF를 출시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K방산&우주’ ETF와 ‘TIGER 미국방산TOP10’ ETF를, 신한자산운용은 ‘SOL K방산’ ETF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방산TOP10’ ETF,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유럽방산TOP10’ ETF를 각각 상장했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업계의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집중 출시와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유사 상품 상장 최소화, 신상품 정성평가 강화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법적 강제력이 없는 만큼 업계의 자발적인 시정 노력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유사 ETF가 늘어날수록 보수율 인하와 광고 경쟁이 함께 심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상품 아이디어를 보호할 장치가 부족해 ‘먼저 낸 상품이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불만도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현 상황에서 ‘베끼기 관행’이 근절되긴 어렵다”며 “결국 비슷한 상품끼리 마케팅 경쟁을 하는 구조로 굳어지면 그 부담은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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