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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반발 거셀 줄 몰랐나"…국토부, 고시원 욕조 허용 9일 만에 재검토[부동산AtoZ]
중소기업 건의로 개정 추진 청년층 반발에 방향 틀어 정부가 고시원(다중생활시설) 내 욕조 설치를 허용하려다 여론 역풍을 맞고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 행정예고(8월12일~8월31일) 과정에서 고시원 이용자, 관련 협회, 언론보도 등을 통해 욕조 설치 완화 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며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무허가 원룸'처럼 쓰는 걸 막기 위해 2015년 이후 금지된 고시원 욕조 설치를 다시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없애는 내용이 골자다. 욕조 설치가 의무는 아니다. 운영자가 원하면 방에 놓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욕조 설치를 허용하려 한 이유에 대해 "중소기업 규제개선 건의에 따라 고시원의 다양한 운영 형태를 고려해 안전과 무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침대 놓기도 빠듯한데 욕조?… "월세 인상 명분" 우려 서울 한 고시원.아시아경제DB 개정안이 알려지자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침대와 수납공간을 놓기도 빠듯한 1.5~3평 고시원 방에 욕조부터 허용하는 발상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용 5~8평 크기의 일반 소형 원룸조차 공간 효율을 높이려 욕조를 빼는 주거 트렌드와도 대비된다. 청년 1인 가구의 실제 생활 패턴과도 맞지 않았다. 1인 가구는 샤워실 사용 빈도가 훨씬 높고, 욕조는 청소와 물관리 부담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좁은 방에 욕조가 들어서면 습기와 곰팡이가 생겨 주거 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여기에 월세 인상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정부가 고시원 거주자의 생활보다 운영자의 수익성을 먼저 살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중소기업 규제 개선 건의를 계기로 개정에 나섰지만 건의 주체와 입주자 수요 조사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고시원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이다. 주차장 확보, 소방 기준 등 엄격한 주택 건축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여기에 욕조까지 허용하면 방 안에서 취사만 불가능할 뿐 사실상 원룸 수요를 흡수하는 고급형 임대 상품으로 변질할 수 있다. 규제는 덜 받고 임대료는 높여 받으려는 운영자들의 '꼼수'를 정부가 합법화해 주는 격이다. 월세 100만원 '프리미엄 고시원'…사라지는 싼 방 실제 강남, 서초, 대학가 일대에는 월세 70만~100만원을 웃도는 이른바 '프리미엄 고시원(스테이)'이 성업 중이다. 개별 세탁기, 전자레인지, 침대, 냉장고, 샤워실을 갖추고 원룸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욕조를 추가해 상품성을 높이면 월세를 더 올릴 여지가 생긴다. 국토부 누리집 행정예고 의견란에도 이 같은 실태를 꼬집는 글이 올라왔다. 한 의견 제출자는 "개정안은 현장 생태계를 모르는 최악의 탁상행정이므로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며 "현재 일부 고시원들은 도배만 새로 한 채 '스테이'라는 간판을 달고, 밥, 라면 기본 제공마저 없애면서 보증금과 월세를 폭등시키고 있다"고 했다. 욕조 허용과 책상 설치 의무 폐지가 또 다른 가격 인상 명분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불법 가격 담합 단속, 임대료 상한제 도입, 방음 규제 강화 등 실질적인 서민 주거 안정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고시원은 원래 공무원, 사법시험 준비생이 쓰는 학습실이었다. 방마다 책상을 놓도록 한 규정도 여기서 나왔다. 지금은 저렴한 월세를 찾는 1인 가구가 주 이용층이다.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청년, 일용직 노동자의 '최후 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책상 설치 의무를 없앤 건 이러한 용도 변화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주택에 적용하는 최소 면적, 채광, 환기 기준은 빠져 있다. 고시원 고급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임대료 하한선이 올라가면, 정작 싼 값에 한 평 반짜리 방이 절실한 주거 취약계층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국토부는 "앞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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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엔비디아 또 '사상 최대' 실적 예상…'수혜주'는 따로 있다는데[주末머니]
LG그룹, 두산그룹 등 엔비디아 파트너십 주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05 윤동주 기자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LG와 두산 등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7일 회계연도 기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LS증권은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액이 919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2.08달러로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LS증권은 현재 시장의 환경을 고려하면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주가에 호재가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미국 장기물 금리의 압력과 소매판매 쇼크, 중동 불확실성 등은 시장의 불안 요인"이라며 "엔비디아 실적을 호재로 인식할지, 또는 인공지능(AI) 사이클의 비용과 버블로 인식할지 여부는 대외 환경 개선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이 최근 8개 분기 연속 좋았지만 7개 분기에서 실적 발표 후 주가 반응이 안 좋았다"며 "이미 높아진 기대치와 제한적인 추가 마진 상승 등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에는 엔비디아 보다 오히려 파트너사의 주가 반응이 좋았던 경우가 많았다"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 확대가 엔비디아, 메모리 등의 호재인 것처럼 엔비디아의 견조한 잉여현금흐름(FCF)과 이익은 엔비디아보다 순환 금융의 파트너사들, 엔비디아 생태계 참여자들의 수혜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는 엔비디아 생태계 참여자들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LS증권은 올해 들어 엔비디아 실적 발표일 상위 반응은 한미반도체(장비), LG전자(냉각), 현대모비스(로봇), 현대건설, 대우건설(건설), LS ELECTRIC(전력기기), 삼성에스디에스(S/W) 등으로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특히 "최근 파트너십이 부각된 LG와 두산 그룹 종목들의 긍정적 주가 반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LG의 경우 LG전자의 CDU(냉각), CNS 데이터센터, 그리고 LG이노텍의 로봇, 전장을 비롯해 그룹 전반에 걸쳐 전력, 에너지, 네트워크 등의 수혜가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두산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가스터빈,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두산전자BG의 반도체 장비 등을 주목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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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란 호르무즈 장악력 떨어졌나… 유조선 통과 늘어
선박식별장치 끈 채 은밀히 통행 美 보호 ‘오만 항로’ 1000척 이용 이란 대통령 “지금 전쟁 끝내야” 사실상 이란이 통제하던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눈을 피해 통항하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해군의 보호를 기대하며 이란 반대편인 오만 연안 항로를 이용하는 유조선이 늘고, 일부는 선박 자동 식별 장치(AIS)를 끄고 항적을 숨긴 채 통항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산유국들은 아예 호르무즈를 빠져나온 뒤 원유를 다른 배에 옮겨 싣는 ‘해상 환적’을 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장악력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해상에서 원유를 옮겨 싣는 ‘선박 대 선박(STS·Ship-to-Ship)’ 방식으로 최소 400만 배럴을 중국 정유업체 페트로차이나와 시노켐에 판매했다.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에 있는 원유 수출·저장 거점인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한 대형 유조선이 이곳에서 중국 등 구매자 측 선박에 원유를 넘겨주는 방식을 취하면 구매자 측은 호르무즈 안쪽까지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다른 걸프 산유국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이란의 통제를 우회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CNN은 지난 18일 쿠웨이트와 사우디, UAE가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이용해 페르시아만에서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를 빠져나온 뒤 오만만에서 고객 측 유조선으로 옮겨 싣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호르무즈를 직접 통과해야 하는 선박들은 항적을 숨기는 ‘다크 운항’으로 이란의 눈을 피하고 있다. 알자지라가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1~19일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유·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12척 가운데 89척은 이용 항로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선박은 위험을 감수하고 아예 AIS를 끈 채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이란 반대편인 호르무즈 남쪽 오만 연안 항로를 사실상의 ‘보호 통로’로 만들어 유조선 통항을 지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해군은 중부사령부(CENTCOM)의 지원 아래 유조선들을 이 항로로 은밀하게 호송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보호 아래 호르무즈를 빠져나간 원유는 하루 약 500만 배럴로 전쟁 이전 하루 약 1500만 배럴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지금까지 1000척 넘는 선박의 해협 통과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의 통제력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여전히 미사일과 드론으로 선박 운항을 위협할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호르무즈 남쪽 항로를 이용하던 선박 중 최소 15척이 공격받았고, 선원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1일 한 국내 행사에서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추고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미국과 그간 진행한 종전 협상은 커다란 성취”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동맹들을 압박하면서 이란에 대한 초강력 경제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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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엘니뇨發 가뭄 중남미 강타… 파나마 운하까지 말라간다
내달 4일부터 선박 통행 횟수 축소 온두라스선 콩·옥수수 전멸 속출 유럽선 폭염에 ‘여름 스키’ 사라져 파나마 운하에서 선박이 수문을 통과하는 모습. 파나마 운하청은 엘니뇨에 따른 물 부족에 대비해 내달부터 운하를 지나는 선박 통항량을 줄이기로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El Niño)’ 현상이 계속되면서 중남미 지역에 식량난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만년설이 녹아 관광 산업이 위축됐고, 가뭄으로 냉각수가 부족해지면서 원전 출력도 낮췄다. 양상은 다르지만 전 세계로 퍼진 기후 변화가 물류·식량·에너지·관광을 동시에 압박하는 사회·경제적 위험으로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청은 물 부족에 대비해 내달 4일부터 하루 선박 통항 횟수를 34척으로 제한하고, 15일부터는 32척으로 더 줄이기로 했다. 운하를 통항하는 선박은 통상 하루 평균 35~40척이지만, 엘니뇨에 따른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통항량을 줄인 것이다. 길이 82㎞인 파나마 운하는 갑문에 담수를 채우고 빼는 식으로 선박을 들어 올리거나 내려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배가 통과할 때마다 많은 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운하 유역의 올해 5~8월 강수량은 과거 평균보다 34% 적었고, 유역으로 들어온 물의 양도 평년보다 44% 줄었다. 운하 당국은 2026~2027년 엘니뇨가 예상보다 길고 강하게 이어질 경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나마 운하가 대서양과 태평양을 이으며 전 세계 해상 물류 수송의 약 5%를 담당하는 만큼, 통항 제한이 장기화하면 선박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운임이 오르는 것은 물론 일부 선박이 남미 최남단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아시아와 미국 동부를 오가는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주요 통로라 한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니뇨로 인한 가뭄도 심각하다. 적도 인근인 중미 국가 온두라스에선 수도 테구시갈파를 포함한 전국 298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약 80%인 234곳에 가뭄 경보가, 피해가 심각한 75곳에는 최고 단계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다. 나스리 아스푸라 대통령은 저수지 건설과 식량 지원 등 긴급 대책을 발표하며 “이번 위기가 내년 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주요 곡창지대인 요로주에서는 가뭄으로 옥수수와 콩 농사가 사실상 전멸한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남미도 비상이다. 페루 정부는 최근 가뭄과 향후 폭우 등에 대비해 전체 도시의 약 3분의 1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달 취임한 게이코 후지모리 대통령은 엘니뇨 대응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걸었다. 기상 이변은 대서양 건너 유럽의 일상도 바꾸고 있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유럽의 주요 수로인 다뉴브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은 가동 중인 원자로 2기 가운데 1기의 출력을 약 120메가와트(MW) 낮추기로 했다. 불가리아 전력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이 원전은 다뉴브강 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데, 기상 여건 때문에 출력을 낮춘 것은 가동 52년 만에 처음이다. 다뉴브강 저수위로 헝가리와 루마니아 원전도 발전에 차질을 빚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한때 전체 원전 설비 용량의 43%가 가동을 멈추는 등 기후 위기가 전력 안보 문제로 번지고 있다. 알프스에서는 여름 스키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이탈리아 스텔비오 고개의 마지막 여름 스키장이 지난 15일 폭염으로 영업을 중단했다. 1956년 문을 연 이곳은 여름에도 약 20㎞ 구간에서 스키를 탈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용 가능한 구간이 2㎞ 정도에 불과했다. 과거 알프스에 약 60곳이던 여름 스키장은 올해 스위스 체르마트 등을 포함해 사실상 모두 운영을 멈췄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여름에 알프스 어디에서도 스키를 탈 수 없게 된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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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반미냐 친미냐… 美 선거개입 논란 속 브라질 대선 충돌[글로벌 포커스]
중남미 ‘블루타이드’ 분수령 ‘친중-반미’ 룰라, 10월 4선 도전… 보우소나루는 ‘친트럼프-강경보수’ 지지율 43% 대 40%로 사실상 동률 페루-칠레 등 중남미 우파 물결… 최대 좌파 집권 국가 대선에 이목 두 후보 모두 ‘부패 스캔들’ 취약…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결”로 불려 미-아르헨티나 선거 개입 논란도 게티이미지뱅크 올 10월 4일 치러질 브라질 대통령 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되며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강성 좌파 성향으로 ‘반미 친중’ 외교 노선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81)이 집권 노동자당(PT) 후보로 확정돼 4선 도전에 나선다. 우파 성향의 중남미 대표 ‘친트럼프’ 인사로 통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45)이 야당 자유당(PL) 후보로 맞선다. 이번 브라질 대선은 중남미의 우파 연쇄 집권 흐름을 가리키는 ‘블루타이드(Blue tide)’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최근 페루, 칠레, 콜롬비아 등에서 연이어 우파 정권이 들어선 가운데,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의 대선 결과가 국제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룰라 대통령이 4선에 성공할 경우 브라질은 멕시코 등 좌파 성향 정부와 연대해 ‘돈로주의’를 표방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행보에 견제구를 날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우소나루 의원이 승리하면 남미 대륙에서 거대한 우파 연합 전선이 구축될 전망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두 후보 모두 브라질 국민의 극심한 거부 반응에 직면했다”며 이번 선거가 차악의 후보를 택하는 방향으로 흐를 거라고 전망했다. 부패 혐의로 수감 이력이 있는 현직 대통령과, 쿠데타 혐의로 가택 연금된 전 대통령 아들의 맞대결이라는 것. 미국, 아르헨티나 등 외국의 선거 개입 시도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만, 정작 브라질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 수감 이력 룰라 vs 부패 의혹 보우소나루 룰라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의원은 세대부터 경제, 복지, 치안까지 다양한 요소에서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현대 정치사를 상징하는 원로 정치인이다. 2003∼2010년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뒤 2022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꺾고 12년 만에 대통령궁으로 돌아왔다. 이번이 네 번째 임기 도전이자 일곱 번째 대선 출마다. 집권 1, 2기에는 빈곤층 대상 조건부 현금 지원 제도인 ‘보우사 파밀리아’를 앞세워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었다. 상대적으로 빈곤율이 높은 북동부와 여성, 가톨릭 신자, 고령층이 주요 지지 기반이다. 룰라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경제와 복지에서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기존 노선을 이어가며 거듭 ‘먹고사는 문제’를 파고들고 있다. 가계 채무 경감 프로그램 ‘데젠홀라’의 적용 대상을 넓히고, 중동 분쟁으로 유가가 뛰자 연료 보조금 지급도 연장했다. 임금 삭감 없이 주당 최대 노동시간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고 주 2일 휴무를 보장하는 개헌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자주 외교’를 또 다른 승부수로 꺼냈다. 그는 대선 후보로 확정된 2일 국방산업을 키우고,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도, 미국도, 프랑스도 브라질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이 자원에 손댈 수 없다”고 선언했다. 19일엔 브라질 해군의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국가 주권의 핵심 과제로 꼽으며 완공을 위한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국가가 평생 고개를 숙이고 살 순 없다”며 “말만으로는 국가 주권을 지킬 수 없다. 우리가 상대에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과 목소리를 갖고 있음을 알려야 하며, 이를 위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의원은 부친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치 유산을 이어받은 후계자답게 친미, 강경 보수 성향을 고수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때 룰라 대통령에게 패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이후에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등으로 징역 27년 형을 선고받고 가택연금에 처해진 상태다. 브라질 상원 공공안전위원장을 맡아온 보우소나루 의원은 치안 강화를 대표 공약으로 밀고 있다. 브라질 지하경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범죄조직들을 ‘마약테러 조직’으로 규정했다. 또 엘살바도르식 최고 보안 교도소 5곳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형사책임 연령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거리 범죄에 대한 불안이 큰 유권자들에게 부친의 강경 치안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전략을 취한 것. 경제 분야에선 ‘작은 정부’ 색채가 선명하다. 감세와 정부지출 축소, 민영화를 앞세우고 룰라 행정부의 재정 준칙을 대체할 새로운 ‘지출 상한제’도 공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선거 캠프는 국가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0%를 넘으면 실질 정부 지출 증가율을 0%로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재정 준칙은 실질 지출 증가율을 연 0.6∼2.5%로 제한하고 있다. 재정의 고삐를 더 죄겠다는 취지로, 정부 지출로 성장과 복지를 떠받치려는 룰라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대비된다. 두 후보는 강점만큼이나 취약점도 뚜렷하다. 룰라 대통령은 고령에 더해 오랜 부패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확장 재정 정책을 펴다 보니 부채 문제도 지적된다. 룰라 행정부의 채무 경감에도 가계부채는 올 4월 연 소득의 49.9%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5월에도 49.8%에 이른다. 국가 총부채는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2023년 1월 GDP의 71.4%에서 올 6월 81.9%로 늘었다. 룰라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580일간 수감된 적이 있다. 2021년 절차상 하자로 판결이 무효가 됐지만, 수감 이력은 그의 최대 약점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아들 파비우 루이스까지 알선수재 및 부패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파비우 루이스는 사업가 안토니우 카를루스 카밀루 안투니스가 의료용 대마초 판매 문제와 관련해 보건부 당국자들을 접촉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 의원 역시 깨끗한 후보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올 5월 그가 대형 금융사기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은행가 다니엘 보르카루에게 부친의 전기영화 제작비 지급을 재촉하는 녹음이 공개됐다. 앞서 보르카루와 관계를 부인했던 그는 정상적인 민간 후원 요청이었다고 해명했다. 러닝메이트로 택한 알프레두 가스파르 하원의원도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 블루타이드 분수령에 트럼프 선거 개입 논란 이번 브라질 대선은 중남미 블루타이드의 흐름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근 칠레 등 중남미 주요국에서 잇따라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역내 주요국 중 좌파 정권이 들어선 국가는 멕시코와 브라질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남미의 대표적인 친트럼프 정치인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보우소나루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축출을 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온두라스 대선 당시 단순한 지지 선언을 넘어 경제·외교 수단을 총동원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브라질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외교적 압박 카드를 활용해 룰라 정권을 겨냥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브라질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게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브라질이 올 6월 신임 주브라질 미국 대사로 임명된 대니 페레스 전 플로리다주 하원의장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을 두 달 넘게 미루자, 4일 마리아 루이자 히베이루 비오티 주미 브라질대사의 비자를 취소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부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밀착해 왔다. 이에 지난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직후 룰라 행정부가 정적을 탄압하고 있다며 보복 차원에서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매겼다. 또 해당 재판을 주도한 친룰라 성향의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 등 브라질 연방 대법관 8명의 비자를 취소했다. 최근에도 모라이스 대법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보우소나루 의원이 자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때 현장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룰라 정권이 부패했다고 주장하며 룰라 대통령을 향해 “도둑” “범죄자” 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최근 우파 정권이 들어선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하며 연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아르헨티나 경제매체 이프로페시오날은 룰라 대통령에 맞서 보우소나루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미국, 아르헨티나의 선거 개입을 주권 문제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룰라 행정부는 13일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상호주의법’ 절차를 가동했다. 이 법에 따르면 브라질은 관세뿐 아니라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나 일부 지식재산권 관련 조치 등 비관세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룰라 대통령은 대미 협상을 우선시하겠다면서도 “브라질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브라질은 또 4일 밀레이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을 반복적으로 모욕했다며 다니엘 라이몬디 주브라질 아르헨티나대사의 출국을 요구했다. 자국 내 아르헨티나 외교 공관의 격도 기존의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격하했다. ● “누가 당선되든 브라질 분열된 나라 될 것” 두 후보의 지지율은 현재 박빙 양상이다. 여론 조사기관 퀘스트가 10∼13일 브라질 국민 2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룰라 대통령은 43%, 보우소나루 의원은 40%의 지지율을 얻었다. 여론조사 오차 범위가 2%포인트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률인 셈이다. 퀘스트는 “룰라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보우소나루 의원이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두 후보 모두 비호감도가 매우 높다”며 “누가 당선되든 브라질은 분열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브라질 국민의 절반가량은 룰라 대통령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비슷한 비율의 국민들이 보우소나루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만, 현 정권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향후 선거에서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로이터는 룰라 대통령이 경제에서 무능하다는 비판이 현장에서 많이 들린다고 전했다. 비디오 게임 번역가인 히라르두 지 리마 필류는 로이터에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당 정부 아래에서 보내는 동안 경제는 침체되고, 공공안전은 악화됐다. 부패 스캔들이 언론에 끊임없이 보도되면서 내가 기대한 개선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룰라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선 16∼34세 젊은 유권자들에게 의존했으나, 이번 선거에선 해당 연령층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선거 개입 논란도 브라질 내에서 반감을 사며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퀘스트가 10∼13일 2004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미국의 관세 부과는 보우소나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 결과”라고 답했다. 관세를 막으려고 노력했다는 보우소나루 의원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보우소나루 의원이 겉으론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목을 내세워 관세 부과를 막겠다고 공약했지만, 오히려 룰라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고관세를 요구했다는 것. 룰라 대통령 측은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보우소나루 의원의 이름을 딴 ‘플라비우 관세’라고 부르며 선거전에 이용하고 있다. 두 후보의 높은 비호감도, 미국 등의 개입으로 인해 4년 전 확산된 ‘전자투표 부정 논란’이 이번 대선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이 승리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브라질 의회, 대법원, 대통령 집무실을 잇달아 점거한 바 있다. 인권 전문가이자 법학자인 파울루 아브랑은 최근 브라질 시민단체 ‘브라질 오피스 연합’ 기고문에서 “새로운 극우세력이 브라질 선거에 개입하려는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잠재워지지 않으면 올해 선거에서도 전자투표기에 대한 허위 정보 유포 캠페인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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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라면·빵 값 더 오른다…기상이변에다 러·우크라 곡물수출 97% 감소
흑해 곡물항만 잇단 공격에 선박 운항 마비 유럽 곡물, 美 옥수수, 호주 밀 작황도 불안 국제 밀 가격 2년 만에 최고 수준 수준 급등 한국 식량자급률 48%, 밀 98% 수입 의존 수확 중인 러시아 밀. 타스 연합뉴스 세계 식량시장을 둘러싼 분위기가 불안불안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흑해 곡물 수출항을 중심으로 격화하면서 양국의 곡물 수출 능력이 지난해보다 97% 이상 위축된 데다, 유럽을 강타한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면서 주요 곡물 생산국의 작황 전망마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과 호주의 농산물 수확량에도 기상이변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복합적인 경고등이 켜졌다. 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곡물 수출 시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해 항만을 통해 처리한 곡물 물량은 월평균 약 720만t에 달했지만, 현재 양국의 항만 처리 능력은 사실상 마비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흑해 터미널에서는 곡물 선적이 중단됐고,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노보로시스크 등 주요 곡물 터미널이 잇따라 가동을 멈췄다.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러시아의 주요 곡물 수출시설 가운데 하나인 투압세 지역 터미널의 처리 능력도 월 16만톤(t) 정도에 그친다.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대신해 다뉴브강 항구와 철도·도로를 이용한 수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 러시아의 공격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다뉴브강의 핵심 항구인 이즈마일 일대까지 공격받으면서 대체 수출로의 기능도 약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수출용 곡물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세계 5위권의 주요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공급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국제 밀 시장의 불안이 증폭되는 이유다. 문제는 전쟁뿐이 아니다. 유럽을 휩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주요 농업국의 생산량을 끌어내리고 있다. 프랑스의 올해 곡물용 옥수수 생산량은 약 900만t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3분의 1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채소 역시 주키니와 상추, 완두콩, 브로콜리 등 주요 품목의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폭염으로 젖소가 받는 열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우유 생산량도 감소했고, 산란계 피해로 달걀 생산량까지 줄어드는 등 농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국토의 60% 이상이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옥수수·쌀·대두·채소·과일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올해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 2400만t에서 1850만t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가뭄으로 다뉴브강과 포강 등 주요 내륙수로의 수위까지 낮아지면서 곡물 운송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호주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 미국 콘벨트에서는 가뭄과 고온, 국지성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옥수수 작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옥수수 생산과 수출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작황 부진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 남반구의 호주 역시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밀 등 농산물 수확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요 생산국의 동시다발적인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이미 시장은 이런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 밀 선물가격은 지난 7월 부셸당 7달러를 넘어서며 2023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곡물 가격 상승은 단순히 밀이나 옥수수 가격에 머물지 않는다. 통상 국제 곡물 가격 변동은 3~6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밀가루와 면류, 빵 등 가공식품은 물론 배합사료와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반기 들어 세계적인 ‘애그플레이션’ 압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국은 특히 취약하다. 사료용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이 48% 안팎에 머물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빵과 면류의 핵심 원료인 밀은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해 약 98%를 수입에 의존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수출 차질과 주요 농업국의 기상이변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국내 식품물가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전쟁과 기상이변이 동시에 식량 공급망을 압박하는 지금의 상황은 식량 안보를 농업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민생을 좌우하는 전략적 과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곡물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확대하는 한편 기상이변에 강한 농업 기술과 안정적인 해외 조달망을 확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식량 가격의 충격은 결국 서민들의 밥상과 장바구니에서 가장 먼저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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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삼전·하닉 최소 130兆 주주환원 공식화…한국 증시 새 이정표
삼성, 올해 90조~110조 환원…3분기 30조 현금배당 종전 최대의 5배…내년 1월 잔여재원 환원방식 결정 SK하닉, 40조 자사주 전량 소각…추가 배당도 검토 임직원 보상도 주식으로…주주·직원 이해관계 연계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소 13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공식화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슈퍼사이클로 역대급 실적과 현금 창출력을 확보한 양사가 대규모 투자와 함께 주주에게도 성장의 과실을 돌려주기로 했다. 국내 상장사 주주환원 역사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올해 최대 110조원 환원 전망 (사진 = 이데일리DB)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약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삼성전자 종전 최대였던 2020년 20조3000억원의 약 5배다. 또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평균 주주환원액인 1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7배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 3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시행한다.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통상적인 분기배당 규모가 약 2조45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특별배당액은 약 27조5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재원의 환원 방식은 올해 결산을 마친 뒤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삼성전자는 추가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가 2024~2026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한 기존 정책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현금배당으로만 누적 102조8000억원을 지급했다. 1975년 상장 이후 오일쇼크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1980년을 제외하고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7년부터는 분기배당을 도입해 배당의 예측 가능성도 높였다. SK하닉, 40조원 자사주 전량 소각 SK하이닉스도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인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2407만주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사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자사주 취득은 오는 11월 19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진행한다. 실제 취득 주식 수는 주가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매입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였던 주주환원 원칙도 ‘50% 이상’으로 높였다.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더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확대도 검토한다. 추가 환원의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3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올해 주주환원 예상액의 하단인 90조원과 SK하이닉스가 확정한 40조원을 합치면 양사의 환원 규모는 최소 130조원이다. 삼성전자의 환원액이 예상 범위 상단인 110조원에 이르면 150조원으로 늘어난다. SK하이닉스가 추가 배당까지 예고한 만큼 전체 환원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임직원 보상에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 역시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주식보상을 통해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주주와 일치시키고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동기를 높일 수 있어서다. 양사 합산 주주환원 최소 130조…임직원 보상도 주식으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이날 임직원 보상을 위해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성과연동주식보상(PSU)과 성과인센티브(OPI), 장기성과인센티브(LTI) 등에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매입한 자사주만 총 38조원으로 소각과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했다. SK하이닉스도 임직원 성과급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전체 PS의 40%에 해당하는 자사주는 당해 매도할 수 있으며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한편 주주환원 계획을 주주 및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현금흐름과 시장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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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국서 한 달 일한 중국인, 평생 국민연금 타먹는다…'추납 꼼수' 논란
자격 검증 한계와 기금 유출 우려…제도 개선 요구 분출 국민연금공단 외경 / 사진 = MBN 국내에서 단 1개월만 국민연금에 가입해 일한 뒤 과거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평생 매월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21일) 국민공단에 따르면, 중국인 A 씨는 H-2 비자(중국 및 구소련 지역의 외국국적동포가 국내 단순노무 등 지정된 업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문취업 비자)로 입국해 사업장에서 단 1개월만 가입한 뒤 60세에 도달했습니다. 당초 납부한 돈을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으나, 연금 수령이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119개월 치 추후납부(추납) 보험료를 한 번에 내고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인 B 씨 또한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 후 출국해 반환일시금을 수령했다가 다시 입국해 1개월 가입, 임의계속가입 1개월, 기존 수령금 반납, 119개월 추납 과정을 거쳐 총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만들어 연금을 수령 중입니다. 영주 체류자격(F-5)을 가진 중국인 C 씨는 9개월 가입 뒤 반환일시금 수령이 불가능해지자 128개월 치를 추납하고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해 현재 중국에 거주하며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추후납부는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납부예외 기간이나, 결혼 및 출산 등으로 가입 이력이 끊긴 기간에 대해 사후에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지난 1999년 처음 도입된 뒤 2016년 11월부터는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적용제외 기간에 대해서도 최대 119개월까지 추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외국인 추납은 경력단절 전업주부나 영세 근로자의 연금 수급권을 보호하려는 제도 본래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달리 외국인은 임의가입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한 국민연금법 제126조와 외국인이 무소득 배우자였던 적용제외 기간을 추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현행 방식이 법리적으로 상충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게다가 외국인의 경우 가입 대상 여부와 배우자의 가입 이력, 체류자격 등을 공적 자료로 정밀하게 확인하기 어려워 추납 대상 기간이 잘못 산정될 위험이 높습니다. 국가마다 가족관계와 혼인 증빙서류 등 양식이 제각각이고 위조 가능성까지 있어 일선 창구에서 진위를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해외 거주 수급자의 사망 여부를 적시에 파악하지 못해 노령연금이 부정 지급되거나 유족연금 지급 관리에 구멍이 생길 우려도 상존합니다. 반납과 추납 제도를 활용해 연금 수령 자격 기간(120개월)을 충족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외국인에 대한 추납 및 수급 기준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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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빗장 풀린 집단대출…‘디에이치 방배’서 불붙은 1.5조 확보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아파트의 잔금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뜨겁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집단대출을 한도 관리에서 제외하면서 은행권이 모처럼 빗장을 풀고 공격적인 대출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전날까지 은행당 1000억원 수준이었던 디에이치 방배의 잔금대출 한도를 하루 만에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은행별 확보 금액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4000억원의 한도를 배정하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뒤이어 하나은행이 3500억원을 편성했고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3000억원씩 대출 한도를 증액했다. 우리은행 역시 2000억원의 한도를 열어뒀다. 이에 당초 5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5대 은행의 전체 잔금대출 한도는 단 하루 만에 1조5500억원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향후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한도 증액 가능성도 열려있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금리 인하’ 각축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5대 은행 모두 연 4.6%대 수준으로 금리 단가를 낮췄다. 우대 조건에 따라서는 4.5%대 중반까지 금리가 내려간다. 구체적으로 신한, 국민, 농협, 우리 등 4개 은행은 모두 최저 연 4.68%의 동일한 대출 금리를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연 4.74%(금융채 6개월물+1.4%포인트(p)) 조건에 더해 이날부터 연 4.68%(신규 코픽스+1.5%p)의 선택지를 새롭게 추가하며 사실상 대출 금리를 0.06%p 낮췄다. 농협은행 역시 발 빠르게 가산금리를 종전 1.6%p에서 1.5%p로 인하해 연 4.68%로 금리를 맞췄다. 앞서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춘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연 4.68%와 동일한 수준이다. 가장 파격적인 금리 조건을 내건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의 기본 금리는 연 4.766% 혹은 연 5.400% 선이지만 다자녀 가구 감면 등 특정 우대 조건(최대 -0.2%p)을 충족하는 실수요자의 경우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최저 연 4.566%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은행권의 영업 경쟁은 금융당국의 대출 정책 기조 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고 이주비, 중도금, 잔금대출 등을 옥죄던 총량 규제에서 덜어내면서 은행들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시장 분위기도 대출 한도와 금리를 저울질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급반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앞다퉈 집단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 문턱을 낮추면서 최근 보기 드물었던 대출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디에이치 방배와 같은 강남권 대단지에 입주하는 차주는 담보 가치가 확실하고 소득 수준도 안정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잔금대출 시장이 우량 대출 자산을 대거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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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곡물 실을 배가 없다"…러·우 수출 97% 마비, 세계 밀값 30% 뛰었다
작년 월 720만t 수출했지만 사실상 '제로' 러 최대 터미널 폐쇄·우크라 입항선박 0척 다뉴브·육상 대체로까지 공격 확대 세계 밀값 1년 새 30% 올라 러 공격 받아 파손된 우크라이나 밀 수출 선박.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교전이 격화하면서 세계 곡물시장의 핵심 수출 통로가 사실상 마비됐다. 양국의 곡물 수출 능력이 1년 만에 97% 이상 사라진 가운데 세계 밀 가격은 30%가량 뛰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체 수송로까지 공격하고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항만을 타격하면서 '곡물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식량 가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 최대 터미널도 멈췄다…우크라 입항 선박 '0'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능력은 지난해 곡물 수출 시즌보다 97% 이상 감소했다. 양국은 지난해 흑해와 아조우해 터미널을 통해 월평균 720만t의 곡물을 수출했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의 흑해 터미널에서는 곡물 선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공식적으로 폐쇄되지 않은 수출 시설은 투압세 지역의 소규모 터미널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곳의 곡물 처리 능력은 월 약 16만t에 불과하다. 카자흐스탄곡물연합 관계자는 "현재 흑해에서 민간 선박 운항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주요 곡물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의 터미널들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모두 폐쇄됐다. 러시아 최대 곡물 터미널인 KSK와 타만 터미널 등도 곡물 반입과 수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이달 밀 수출량은 18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오데사항 인근에 집중된 곡물 수출항은 지난달부터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은 이달 중순 기준 입항 선박이 한 척도 없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수출용 곡물 출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급감했다. 수출 중단은 양국 모두에 경제적 부담이지만 농업 의존도가 높은 우크라이나에는 특히 치명적이다. 우크라이나는 외화 수입의 절반 이상을 농산물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전쟁 수행에 필요한 외화를 확보하는 핵심 통로가 막힌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에 흑해에서 민간 표적에 대한 상호 공격을 중단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는 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항구 넘어 철도·도로까지 공격…세계 밀값 30% 뛰어 흑해를 둘러싼 '곡물 전쟁'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오데사항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온 러시아는 지난주부터 우크라이나 남부 전역으로 타격 범위를 넓혔다. 흑해 항만이 막힐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다뉴브강의 이즈마일항 등 대체 수출항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 철도와 도로 등 육상 수송망도 예외가 아니다. 러시아는 지난밤 오데사 지역의 몰도바 국경 인근 검문소 등을 이틀 연속 공격했다. 이 여파로 인근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흑해 항만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외부로 반출할 수 있는 대체 경로까지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흑해 연안 지역을 공격하며 맞서고 있다. 국경에서 1600㎞ 떨어진 페름 지역 정유공장과 볼고그라드 지역 군 비행장 등 러시아 후방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SU-34 전투기와 드론 보관·발사시설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양국이 세계 곡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고 우크라이나도 세계 5위권의 주요 수출국이다. 두 나라의 수출 차질이 동시에 장기화하면서 세계 밀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30%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특히 흑해 항만뿐 아니라 다뉴브강과 육상 대체 수송로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단기간에 수출 능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이 상대의 곡물 수출망을 전쟁 수행을 위한 주요 경제 기반으로 보고 공격을 이어갈 경우 곡물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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