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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로봇부터 모빌리티까지…LG·엔비디아 'AI 동맹'
LG·엔비디아 '2족보행 로봇' 내년 1분기 공개 구광모-젠슨황, 피지컬 AI 동맹 < 다시 만난 '깐부' >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로봇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LG 제공 LG가 엔비디아 플랫폼을 적용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년 1분기 공개한다. 두 회사는 로봇과 인공지능(AI) 팩토리, 모빌리티 등 3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LG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LG가 개발하는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에는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가 적용된다. 아이작 그루트는 로봇이 사람의 지시를 분석해 적절히 행동하게 하는 모델이다. LG가 로봇의 몸을 제작하고 엔비디아가 두뇌를 심는 구조다. AI 팩토리도 구축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우선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을 기반으로 LG의 전력, 정보기술(IT) 등을 검증할 레퍼런스 사이트를 만든다. 이를 기반으로 2028년 상반기 충남 천안에 80㎿ 규모 AI 팩토리를 지을 예정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함께 차세대 인공지능중심차량(AIDV)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레퍼런스를 구축해 AI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젠슨 황은 “LG의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AI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했다. 구광모·젠슨 황, 캘리포니아서 전략적 협력 MOU 엔비디아 '두뇌' 단 휴머노이드에, LG 액추에이터·배터리 등 탑재 LG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전례 없는 속도전에 나섰다. 사업 구조 전환의 핵심 축은 로봇이다. 올해 초 휠 베이스 형태의 홈 로봇 ‘클로이드’를 선보이며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데 이어 내년 1분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출시라는 파격적인 로드맵을 꺼내 들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3월 경영진에게 강조한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사업 현장에서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최강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전격적인 AI 동맹을 결성한 것 역시 이 같은 속도전의 연장선에 있다. LG는 로봇부터 이를 뒷받침할 AI 인프라(팩토리)와 차세대 모빌리티 영역까지 엔비디아와의 밀월을 확대해 그룹 전체를 글로벌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빠르게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 ‘원 LG’ 결집 LG는 엔비디아와의 핵심 협력 분야로 로봇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양사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로보틱스 고성능컴퓨팅(HPC) 플랫폼 ‘젯슨 토르’,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 통합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에 기반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개발 전략의 핵심은 그룹 역량을 집결한 ‘원(one) LG’다. LG전자(액추에이터), LG이노텍(센서),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등 주요 계열사의 하드웨어 및 부품 기술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다. 엔비디아의 고도화된 AI 두뇌에 LG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이식해 차별화된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개발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 검증에도 즉시 착수한다. LG는 연내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라인에 투입해 제조 현장 실증(PoC) 작업을 벌인다. 검증된 로봇 플랫폼은 글로벌 생산 인프라는 물론 향후 가정과 상업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빠르게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LG CNS의 로봇 통합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기반으로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해 LG 자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고도화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함과 동시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휴머노이드 로드맵까지 제시한 것은 매우 빠른 속도”라며 “글로벌 테크 기업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그룹 차원의 결정 및 실행 속도를 파격적으로 끌어올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 로봇과 함께 AI 인프라와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향도 구체화했다. AI 팩토리 분야에선 엔비디아의 최신 AI 팩토리 플랫폼인 DSX 아키텍처에 LG전자(냉각),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S(전력), LG CNS·LG유플러스(IT 운영·설계)의 핵심 솔루션을 결합하기로 했다. 양사가 구축하는 AI 팩토리는 가상 공간에 실제 공장과 같은 디지털 트윈을 조성해 로봇과 자율주행용 AI 두뇌를 생산해내는 곳이다. LG는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 기반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조기 구축하기로 했다. 이어 2028년 상반기엔 충남 천안에 80메가와트(㎿) 규모 AI 팩토리를 완성할 예정이다. 모듈형 건축 방식인 ‘프리패브’를 적용해 공기를 20% 이상 단축할 계획이다. 원 LG 패키지 경쟁력을 발판 삼아 빅테크를 대상으로 턴키 수주 경쟁력을 단숨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중심의 전장 사업을 자율주행 영역으로 과감히 확장한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과 LG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인공지능기반차량(AIDV)용 고성능컴퓨팅 플랫폼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능과 차내 AI 서비스를 통합한 차세대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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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구광모, 젠슨 황과 'AI 동맹' 강화…'원 LG' 역량 총결집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왼쪽)가 이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LG가 선물한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로봇에 구광모 대표와 젠슨 황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의 사인이 담겨있다. /사진 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엔비디아와 전략적 동맹을 맺고 로봇·AI 팩토리·자율주행을 아우르는 차세대 AI 사업을 본격화한다. LG 계열사의 부품·인프라·소프트웨어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의 표준이 될 레퍼런스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은 이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전략적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LG그룹이 14일 밝혔다. 이번 만남은 두 사람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회동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졌다. 만남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이 참여했다. 구 회장이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엔비디아 본사에 집결시킨 것은 개별 회사 단위가 아닌 '원(ONE) LG'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휴머노이드에 LG전자·이노텍·엔솔 기술 결집 가장 먼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분야는 로봇이다. LG는 2027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을 활용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한다. 로봇의 온디바이스 AI 연산에는 엔비디아의 '젯슨 토르'를 적용한다.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와 로봇용 통합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도 활용한다. 하드웨어에는 LG 계열사의 기술이 집중된다. LG전자가 엑추에이터를, LG이노텍이 센서를,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각각 공급한다.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위에 LG의 부품·제조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휴머노이드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실증도 병행한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휠 기반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한다. 실제 제조 환경에서 성능과 활용성을 검증한 뒤 글로벌 생산시설과 가정, 상업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LG CNS의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활용한 데이터 팩토리도 구축한다. 현장에서 로봇 데이터를 수집·생성하고 학습과 검증을 반복하는 체계를 마련해 LG가 자체 개발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양사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기로 했다. 휴머노이드 공개에 그치지 않고 제조 현장에서 검증된 로봇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계열사 기술 한데 모았다…AI 인프라·전장 동시 공략 구 회장은 AI 인프라에서도 계열사 역량을 하나의 사업 모델로 묶는다. LG는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LG전자의 냉각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와 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역량, LS의 전력 솔루션을 결합한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우선 2027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냉각·전력·정보기술을 검증하는 레퍼런스 사이트를 조성한다. 이어 2028년 상반기 충남 천안에 80M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천안 AI 팩토리에는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를 모듈 형태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방식을 적용한다. LG는 이를 통해 건축 기간을 기존 방식보다 2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검증한 솔루션을 패키지로 만들어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하는 사업 모델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천안 AI 팩토리는 LG가 개발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는 기반으로도 활용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이가영 기자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과 LG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AI 정의 차량(AIDV)용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한다. LG는 기존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전장 사업을 자율주행 영역까지 확대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주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황 CEO는 "LG와 엔비디아는 수년간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LG의 제품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양사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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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소문 사고 총체적 안전위반"…정부, 서울시·코레일 수사의뢰
승인 안 받은 작업에 위험상황 미보고…운행 안전협의 부실 진행 국토부 "원칙만 지켰어도 피해 줄었을 것…책임 엄정규명·재발방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 5월 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안전관리 위반 사항을 확인해 서울시 등 관련 기관을 수사 의뢰했다. 사고 당시 시공사·감리사는 승인받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고, 서울시는 위험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 운행 안전 협의를 부실하게 진행하는 등 안전 관리가 총체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작업에 대한 수시 검사 결과에 따라 서울시와 코레일, 시공사·감리사 등 관련 기관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업무방해 등 혐의로 14일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6월 4∼19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강도 높은 수시 검사를 진행한 결과 다수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시공사와 감리사가 사고 당시 수행한 '구조물 안전 점검 작업'은 코레일의 승인 없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레일 규정상 기본작업계획서는 작업 1개월 전, 철도운행안전협의서는 작업 당일 각각 승인받아야 하지만 승인받지 않고 작업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당일 협의가 이뤄진 'S9 슬래브 전도 방지 설치 작업' 역시 기본작업계획서에는 없던 작업인데도 승인받은 것처럼 허위로 문서를 작성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 인원도 4명으로 기재했는데 실제로는 13명을 무단 투입했다.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수습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고 이전 위험 상황에 대한 서울시의 대처에서도 문제가 지적됐다. 서울시는 국토부 고시인 '철도보호지구에서의 행위 제한에 관한 업무 지침 및 행위 신고 이행조건'에 따라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에 통보해 열차 운행 중지를 요청해야 한다. 다만 시공사로부터 교량 붕괴를 유발한 2.9㎝ 단차 발생 사실을 미리 통보받고도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레일은 철도운행안전협의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작성된 기본 작업계획 협의서에는 교량 상부 S8번과 교량 하부 P7번 구간 작업이 기재됐는데, 시공사와 감리사가 사고 당일 제출한 철도운행안전협의서에는 사고가 발생한 S9번 구간 작업이 적혔다. 그런데도 코레일은 안전협의서와 기본작업계획 협의서의 작업 내용이 불일치하는 점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협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의선 신촌~서울역 인근 서소문 고가차도 설치현황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토부는 서울시와 코레일, 시공사·감리사에 대한 수사 의뢰 이외에 코레일과 철도공단에 대해 시정명령 2건과 개선 권고 4건도 내렸다. 철도공단에는 안전관리계획서를 내야 하는 고위험 작업의 경우 철도 보호지구 내 행위 신고를 수리하기 전 안전관리계획서와 심사 결과를 제출받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철도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고위험(A등급) 공사는 철도공단과 철도운영자가 현장 합동점검도 시행하도록 관련 규정을 보완하도록 했다. 코레일은 철도보호지구 행위 신고 검토는 처리 기한(15일) 내 마치도록 업무 절차 개선 및 관리체계를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철도운행안전협의 시 첨부되는 기본작업계획협의서와 안전 적합성 검토 결과 등의 서류 내용과 일치하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고위험 공사는 위험등급을 명확히 표시해 운행 안전 협의 시 작업의 위험도를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했다. 조성균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는 원칙에 따른 승인 절차만 지켰어도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관련 기관에 대한 수사 의뢰를 통해 책임을 엄정히 규명하는 한편 향후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도보호지구 내 안전관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철도 안전 강화에도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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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행 중에도 미소가? 근엄한 스님도 웃는 그 맛, ‘사찰 국수’
능이 배추 칼국수·사과 냉면… 24개 사찰의 24가지 국수 레시피 자연·건강식 넘너 진정한 맛 질문 스님도 웃게 한다고 하여 ‘승소’라 이름 붙여진 사찰 국수. 조계종출판사 제공 사찰음식이 화제인 요즘이다. 건강한 음식이자 자연을 담은 음식. 나아가 ‘맛’까지 좋은 ‘미식’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졌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미식가’들의 리스트엔 특정 사찰의 공양간(식당)이 올라갈 정도. 그러나 본질은 ‘수행자의 식문화’다. 그 중에서도 국수는 특별하다. 혹독한 수행 중인 스님도 국수 앞에선 웃는다고 해서다. 하여, 절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 부른다. 전국 24개 산사, 24명의 스님이 말하는 국수 이야기가 책이 됐다. 최근 출간된 ‘스님의 맛’(조계종출판사)은 산사의 레시피를 넘어 ‘국수 한끼도 수행’이라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세인들에게, 건강한 맛, 자연의 맛을 넘어 ‘진정한 맛’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탐식을 경계하는 불가(佛家)에서도 조금은 느슨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 바로 국수다. 엄격한 수행 생활 중에도 별식으로 국수가 나오면 스님들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다. 승소, 그러니까 ‘스님의 미소’라니, 이때 음식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한끼가 아닌,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 된다. 스님도 웃게 한다고 하여 ‘승소’라 이름 붙여진 사찰 국수. 조계종출판사 제공 저자인 장보배 작가는 전국의 산사를 찾아 스물네 명의 스님을 만났다. 절집마다 국수는 달랐고, 국수에 담긴 사연도 모두 달랐다. 어떤 스님에게 국수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맛이었고, 어떤 스님에게는 출가를 결심하던 날의 기억이었다. 또 다른 스님에게는 수행의 고단함을 달래주던 한 끼였으며, 함께 나누어 먹는 공양의 기쁨이었다. 같은 국수라도 삶이 다르면 맛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들려준다. 특히,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로 세계적인 사찰음식 열풍을 일으킨 정관 스님의 ‘능이 배추 칼국수’에서부터 동원스님의 ‘사과 냉면’, 성화 스님의 ‘팥칼국수’, 선오 스님의 ‘도토리 손칼국수’, 그리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이어진 덕조 스님의 ‘불일암 국수’에까지, 책은 그저 국수 조리법이 아니라 인연과 수행, 삶의 레시피를 담아내 의미가 있다. 스님도 웃게 한다고 하여 ‘승소’라 이름 붙여진 사찰 국수. 조계종출판사 제공 결국 국수 이야기는 사람 얘기다 된다. 국수 면을 삶는 시간보다 인연을 더 오래 들여다보고, 조리법보다 삶의 모습을 더 깊이 기록한다. 국수 한 그릇을 매개로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식, 도반과 신도, 산과 계절, 절집의 풍경까지 이어지는 이야기가 맛에 대한 호기심을 훌쩍 뛰어 넘는 커다란 감동을 전한다. 책은 불교계 주간지 ‘현대불교’에 연재한 글을 모아 새롭게 엮은 것이다. 산사의 사계절을 느끼며 입맛을 다시게 하는 선명한 색감의 사진이 보는 맛을 더한다. 여기에,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상세한 레시피와 ‘국수의 맛’ 가이드가 함께 실려 있어 실용성을 더했다. 260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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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요망진 중년] 32인치 초대형 캐리어를 끌고 79세 엄마가 왔다
아픈 딸 때문에 불볕더위 헤치며 상경... 대체 그 밥엔 뭐가 들었을까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구에서 불볕더위를 헤치며 원더우먼이 올라왔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쫄바지에 삼각팬티를 두르고 온 건 아니었지만, 강렬한 빨간 안경에 스카프를 휘날리며 엄마가 올라왔다. 엄마는 여행용 캐리어를 두 개나 앞장세우고 들어왔다. 심지어 하나는 32인치 초대형 크기였다. 나는 진심으로 물었다. "엄마, 어디 해외여행 가?" ▲ 식자재 운반 캐리어 빈 캐리어는 쓰라며 쿨하게 놓고간 원더우먼. ⓒ 손미희 작은 캐리어에는 엄마의 옷과 화장품 등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큰 캐리어를 열자, 각종 농수산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외삼촌 집 텃밭에서 키운 마늘과 양파, 당근, 성주에서 온 참외, 김천 자두 등이었다. 신문지를 벗기자 웬만한 도마보다 더 큰 크기로 얼린 다진 마늘 한판도 위풍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압권은 제주도에서 잡았다는 생물 갈치 세 마리였다. 엄마가 급속 냉동을 해놨다가 SRT로 운반해 왔다. 거의 모든 것이 산지직송이었다. "서울에서는 이런 거 절대 몬 구한다." 엄마는 비장했다. 몸을 보신하는 데는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 최고라는 지론이었다. 엄마의 음식솜씨는 인정하지만, 이건 좀 오바다 싶어 소파에 누운 채 피식 웃었다. 이 더운 여름에, 서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을 뭐 이리 요란하게 가져왔냐고 핀잔을 주고 싶었지만, 그럴 기운도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엄마의 오지랖이 꽤 반가웠다. 나는 그만큼 엄마가 절실했다. "도와줘" 한 마디에 올라온 엄마 사건은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째가 자가면역질환으로 대학병원에 일주일 넘게 입원을 했다. 자식이 아프면 부모는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다. 내가 여러 자가면역질환을 보유한터라 내 체질을 물려준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 시간들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는 둘째와 매일 병원 복도를 같이 산책하고, 낄낄대며 장난도 쳤다. 어떤 난관도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진짜 게임은 퇴원 후였다.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아이를 깨우고, 아침을 차리고, 먹는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학교에 보내놓고도 오늘은 컨디션이 괜찮은지, 무리하지는 않는지, 다시 나빠지는 것은 아닌지 내내 마음이 쓰였다. 나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 무리했던 탓인지 방광이 금세 고장났다. 얼마 전에는 오랜만에 공원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가,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정신을 잃었다. 배가 뒤틀리고 머리에 쥐가 나는 듯 어지러웠다. 온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친구들은 그런 나를 화단에 눕혀놓고 계속 팔다리를 주물렀다. 한참 뒤에야 정신이 돌아왔다. 이런 식으로는 더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에 사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와줘. 엄마." 며칠 뒤, 엄마가 그 거대한 캐리어 두 개를 끌고 올라온 것이다. 엄마의 밥은 찰졌다. 한 달 만에 5킬로그램이 빠졌던 내 체중은 엄마가 해준 밥을 먹은 지 사흘 만에 되돌아왔다. 엄마가 차려준 밥만 먹고 쉬기만 했더니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보는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했다. "이제 좀 사람 얼굴 같네. 엄마랑 그냥 같이 살아." 심지어 둘째의 몸 상태도 훨씬 좋아졌다. 어찌된 일일까. 엄마가 차린 밥에는 대체 뭐가 들어 있었을까. 정말 성주 참외와 김천 자두, 제주 갈치와 외삼촌 텃밭에서 온 마늘 때문이었을까. 그러고 보니 엄마가 온 뒤 내가 처음으로 하지 않아도 된 일이 생겼다. 밥걱정이었다. ▲ 엄마의 집밥 평소 엄마의 밥상.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매끼 차리지는 못하겠지만 사진만 봐도 기운이 난다. ⓒ 손미희 엄마가 온 뒤 나는 아침마다 늦잠을 잤다. 그리고 엄마가 지은 윤기 나는 집밥을 마음껏 먹었다. 그 속에는 몇 가지 특별한 것이 있긴 했다. 엄마는 마늘을 까서 밥에 넣고 같이 푹 익힌 다음 그 위에 통들깨를 뿌렸다. 밥이 달았다. 그리고 한 마디가 곁들어졌다. "너도 잘 먹어야 돼."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신문지를 깔고 콩나물을 손질하던 밤이 기억났다. 고사리손으로 콩나물 대가리를 따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와 TV앞에 앉아 수다를 떨며 손질하다보면 어느새 콩나물이 산처럼 쌓였다. 주말 아침이면, 오징어와 콩나물을 커다란 냄비에 넣고 고춧가루 양념을 풀어 만든 오징어 두루치기가 졸여지는 냄새에 눈을 떴다. 엄마의 주말아침 한 끼는 금방 만들어지지 않았다. 전날 나물을 손질하고 물에 불려놓고, 생선을 다듬어 냉장고에 넣고, 장사를 하는 엄마는 밤에도 쉬지 않았다. 그렇게 아침이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한 상이 차려져 있었다. 나는 밥이 원래 그렇게 생겨나는 줄 알았다. 내가 먹은 건 '엄마의 마음' ▲ 경상도식 소고깃국 대구에서는 소고깃국을 약간 빨갛게 끓인다. 서울식 소고기 뭇국과는 조금 다르다. 엄마가 끓인 국을 먹으면 기운이 솟구치는 건 어쩔 수 없다. ⓒ 손미희 우리집에 온 그날 엄마는 호기롭게 반찬을 만들고는 7시간 동안 내리 낮잠을 잤다. 밖이 어두워져서야 눈을 뜬 엄마가 벌떡 일어났다. "아이구야, 배고프쟤? 내가 너무 잤다. 퍼뜩 밥 해주께." 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냥 더 자. 배달시켜 먹으면 돼." 한여름엔 불을 쓰는 음식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몸이 자주 아프다는 핑계로 반찬도 배달시켜먹기 일쑤였다. 덥고 힘든 날엔 스마트폰 클릭 몇 번이면 온갖 음식들이 문 앞까지 배달오기 때문이다. 라이더들이 가져다 준 비닐봉지를 뜯고 뜨거운 플라스틱 용기를 열고 숟가락이랑 앞 접시를 놓으면 식사 준비가 금방 끝난다. 우리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엄마조차 우리 집에서 배달시켜 먹은 만두가 그렇게 맛있었다며 대구에 내려가서도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니 무조건 집밥이 배달음식보다 우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을 살리는 밥이 반드시 직접 지은 밥이어야 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아픈 친구의 집 앞에 놓고 온 죽 한 그릇일 수도 있고, 야근한 사람을 위해 주문해둔 초밥 한 판일 수도 있다. 끼니를 거른 아이에게 건네는 떡볶이 한 그릇일 수도 있다. 다만 아이가 외할머니가 금방 만든 반찬이 배달음식보다 더 맛있다고 하니, 이놈의 집밥에 뭔가 들어있긴 한가보다. 어차피 나는 엄마처럼 다진 마늘 한 판과 갈치 세 마리를 짊어지고 다니는 초능력자는 되지 못한다. 그래도 요즘은 하루 한 가지라도 손으로 만든 것을 식탁에 올려보려고 한다. 계란말이 하나일 때도 있고, 닭다리에 소금 후추를 뿌려 구워내기도 한다. 더우니 불고기를 잔뜩 재놓고 필요할 때 등판시키기도 한다. 밥을 차릴 때 가끔 엄마 생각을 한다. 자식은 엄마의 고단함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나는 엄마의 고단함만 먹고 자란 것이 아니었다. 나를 어떻게든 먹이고, 기운 내게 하고, 살아가게 하려던 엄마의 마음을 먹고 자랐다. 이제 내가 그 마음을 넣어 밥을 짓는다. ▲ 계란김밥 어설픈 비주얼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김밥. 김밥 한 줄 마는 데 시간이 왜 그렇게 많이 드는지. 그래도 인기는 최고다. ⓒ 손미희 group 요망진 중년 : https://omn.kr/group/2026_midlife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처럼 요망지게(야무지게), 똘망똘망하게, 유쾌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게 살아온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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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구마순 나물, 그래 이게 여름의 맛이지
순을 따 먹기 위한 고구마순 전용 품종... 껍질 안 까 편리하고 아삭한 식감에 부드러워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구마순 좋아하나? 좋아하면 내 서너 개 갖다줄 테니 한 번 심어봐." 그리고 5월 하순경. 친구가 고구마순 네 줄기를 가져왔다. 그런데 색깔부터 여느 고구마순과 달랐다. 줄기가 붉은빛을 띠었다. "이게 말이야, 고구마순 전용으로 나온 '통채루'라는 모종이라구. 나도 작년에 처음 심어봤는데, 고구마는 덜 열려도 순 따먹는 데는 최고야." "맛은?" "고구마순 맛이야 다 비슷하지만, 이건 살이 통통해서 씹히는 맛이 훨씬 좋아." ▲ 텃밭에 뿌리를 내리고 무성하게 자란 '통채루' 고구마순. 잎과 줄기가 붉은빛을 띠며 싱싱함을 자랑한다. ⓒ 전갑남 고구마를 캐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순을 따 먹기 위한 전용 품종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줄기째 통째로 먹는다' 해서 이름도 통채루라고 했다. 사실 우리 밭에는 이미 고구마가 한창 자라고 있었다. 5월 초순, 고구마순 넉 단을 사다 심었다. 작년에는 고구마를 제법 많이 심었지만 올해는 조금 줄였다. 줄기를 걷어내고 땅속을 삽으로 캐고 호미로 더듬어 하나하나 거두다 보면 보통 힘드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에서 먹고 여러 이웃들과 나눠 먹을 양이면 충분했다. 그래도 고구마는 우리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쪄서 간식으로 먹는 고구마도 좋지만, 아내는 고구마순을 더 알뜰하게 이용한다. 고구마순은 나물로 무쳐 먹고, 열무김치를 담그듯 김치로도 만든다. 특히 자반고등어나 생선을 지질 때 냄비 밑에 고구마순을 넉넉히 깔아두면 생선 양념이 깊게 스며든 고구마순이 별미 중의 별미다. 한꺼번에 많이 따서 잘 말려두었다가 겨울에 묵은나물로 먹기도 한다. 손톱이 까맣게 물들던 수고로움 ▲ 수확한 통채루 고구마순. 일반 고구마순보다 줄기가 통통하고 선명한 붉은빛이 특징이다. ⓒ 전갑남 다만 한 가지가 문제다. 바로 껍질 벗기기다. 고구마순은 껍질을 벗겨야 부드럽고 맛있다. 한두 줌이면 몰라도 한 소쿠리씩 손질하려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손톱 밑은 어느새 까맣게 물들고, 줄기 하나하나 껍질을 벗기다 보면 먹는 것보다 손질하는 일이 더 큰일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아내는 고구마순 껍질을 벗길 때마다 한 마디씩 하곤 했다. "시장 할머니들, 까놓은 고구마순 비싸다고 투정하지 말아야겠어. 이렇게 애쓰는 공을 생각하면 그 값도 비싼 게 아니야." 그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밭에서 거저 나는 것처럼 보이는 나물 한 접시에도 누군가의 수고로운 손길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무엇보다 고구마순은 한 번 따고 나면 또 새순이 올라온다. 여름 내내 푸른 줄기를 내어주니 텃밭에서 얻는 든든한 먹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던 차 아내가 밭을 둘러보다 무성하게 자란 고구마순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갑자기 팔을 걷어붙였다. "여보, 그걸 지금 왜 따?" "이거 순이 이렇게 무성한데 한번 나물 해 먹으려고." "그럼, 저거 통채루도 무성한데." 아내의 손이 친구가 건네준 통채루 고구마순으로 옮겨갔다. 껍질째 볶아낸 붉은빛의 반전 가까이 들여다보니 참 특이했다. 줄기는 붉은빛을 띠면서 통통했고, 꺾어보니 하얀 진액이 배어 나왔다. 아내가 손으로 몇 줄기를 만져보더니 금세 한 소쿠리를 채웠다. ▲ 껍질째 살짝 데쳐낸 고구마순. 번거롭게 껍질을 벗길 필요 없이 바로 요리에 사용할 수 있어 수고를 덜어준다. ⓒ 전갑남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기면 좀 수월할까?" "벗기긴 왜 벗겨? 이건 껍질째 먹는 통채루라 그냥 먹어도 질기지 않다던데?" "그래?" 아내의 표정에는 반신반의가 가득했다. 그동안 고구마순은 당연히 껍질을 벗겨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손질은 정말 간단했다. 줄기에서 잎만 떼어내고 껍질은 그대로 두었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팔팔 끓였다. 고구마순을 넣고 2~3분쯤 데친 뒤 찬물에 담가 씻어냈다. 늘 하던 고구마순 손질과 비교하면 일이 너무 일찍 끝났다. ▲ 팬에서 자작자작 볶아지는 고구마순 나물. 양념이 깊게 배어들며 군침 도는 고소한 향이 퍼진다. ⓒ 전갑남 아내는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파를 넣어 향을 냈다. 여기에 데친 고구마순을 넣고 뒤적뒤적 볶았다. 멸치액젓과 진간장으로 간을 하고 굴소스를 조금 넣어 감칠맛을 더했다. 자작하게 졸인 뒤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했다. 접시에 담긴 고구마순은 붉은 줄기의 색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윤기가 반들반들한 줄기를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었다. 아삭하면서도 부드럽고, 씹을수록 은근한 감칠맛이 배어 나왔다. 무엇보다 껍질을 벗기지 않았는데도 전혀 질기지 않았다. "고구마순 나물, 이거 참 맛있네. 손톱 까맣게 물들여가며 껍질 안 벗겨도 되니 일도 훨씬 수월하고." 아내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웃었다. 이름 그대로 '통째로' 먹는 고구마순이라니, 참 재미있는 발상이다. 빨간 줄기를 가진 통채루 고구마순은 보기에도 여느 고구마순과 달랐지만, 그 쓰임새는 더 특별했다. 무엇보다 '순을 먹기 위한 고구마'라는 발상이 재미있었다. 땅속 열매만 바라보던 고구마를 이제는 줄기와 잎까지 살뜰하게 누리는 것이다. 텃밭이 알려준 삶의 소박한 풍요 생각해보면 텃밭 농사는 늘 뜻밖의 즐거움을 준다. 땅속 열매가 익어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눈길을 주지 않던 줄기가 먼저 풍성한 먹거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들깨씨를 거두기 전 깻잎이 훌륭한 식재료가 되어주는 것처럼, 밭에서 얻는 맛과 기쁨은 훨씬 넓어진다. 친구가 건네준 통채루 몇 줄기가 우리 밭에 뿌리를 내리고, 아내의 손길을 거쳐 정갈한 나물 한 접시가 되었다. ▲ 깨소금을 술술 뿌려 완성한 통채루 고구마순 나물. 껍질째 볶아 식감이 부드럽고 붉은빛 색감도 정갈하게 남아있다. ⓒ 전갑남 거창한 요리는 아니었다. 고구마순을 데치고 마늘과 파를 볶아 간을 맞추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갓 지은 밥 한 공기를 곁들이니 여름 한 끼가 더없이 풍성해졌다. 올여름 우리 밥상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 통채루. 땅속 열매가 단단히 여물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땅 위에서 먼저 뻗어 나온 줄기로 소박하게 삶을 채운다. 잘 자란다는 것은 거둬들이는 열매가 풍성한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열매를 기다리는 동안 내어주는 무성한 줄기에서도 충분한 기쁨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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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28년 만에 처음 겪는 일"...저수율 8%에 타들어 가는 논바닥 [자막뉴스]
경남 함안군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가운데 1곳입니다. 바닥에 금이 간 듯 여기저기 갈라졌습니다. 이곳의 저수율은 8% 정도. 평년 저수율 81.8%의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저는 지금 저수지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제 키보다 더 높이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메말랐습니다. 논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벼잎은 누렇게 변했고, 논바닥은 갈라져 손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농심마저 타들어 가던 곳에 단비처럼 소방 물탱크차가 찾았습니다. 방사포에서 뿜는 물줄기가 논을 서서히 적십니다. [황임생 / 경남 함안군 칠원읍 : 타들어가는 심정이 진짜 농사 28년 만에 처음 겪습니다. 마음에 위안이 되죠. 감사하고, 고맙죠.] 가뭄 극복에는 군과 산림청도 함께 나섰습니다. 대용량 급수차가 말라가던 농수로에 다시 농업용수가 돌게 했습니다. [김진수 / 육군 39사단 화생방대대장 : 현재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경남 지역이 가뭄이 너무 심해서 도민들이 굉장히 힘들어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군인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급수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애초 이틀 계획이었던 국가소방동원령은 연장됐습니다. 기존 16개 시·도 소방본부 차량 2백 대에서 12개 소방본부 백 대 규모로 조정하지만, 농업용수가 필요한 지역에는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게 소방청 방침입니다. 소방청은 앞으로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동원령 해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농민들에게 또 다른 반가운 소식은 광복절 연휴를 앞두고 예보된 비입니다. 동원령 연장과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메마른 경남 땅을 얼마나 적셔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YTN 임형준입니다. 영상기자ㅣ강태우 영상편집ㅣ이은경 자막뉴스ㅣ송은혜 권준희 #YTN자막뉴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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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박수근 ‘나무와 여인’ 40년만에 경매…추정가 8억원
박수근의 ‘나무와 여인’, 26.5×18.5cm , 1950년대, 4~8억 원. 케이옥션 제공 박수근( 1914∼1965 )의 대표작 ‘나무와 여인’이 40여년 만에 시장에 나온다. 또,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회고전이 열리고 있는 이대원(1921∼2005)의 작품 ‘농원’도 경매에 오른다. 케이옥션은 오는 26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8월 경매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박수근과 이대원을 포함해 총 102점, 65억원 규모의 작품이 출품됐다. 박수근의 ‘나무와 여인’은 1960년대 마가렛 밀러 컬렉션에 소장됐다가, 이번 경매를 통해 다시 시장에 나와 눈길을 끈다. 밀러는 박수근의 작품을 꾸준히 수집하고 미국에서 개인전을 추진하는 등 그의 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나무와 여인’ 연작을 아껴 여러 점을 자택에 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와 여인’은 화면 중앙에 고목을 세우고 그 아래 여인들을 배치한 구도가 특징이다. 박완서의 장편소설 ‘나목’의 표지로도 사용됐다. 추정가는 4억~8억 원이다. 이대원의 ‘농원’, 65.1×90.9cm, 1999년작, 5500만~1억 원. 케이옥션 제공 사후 최대 규모 회고전 등 재평가가 활발한 이대원은 3점이나 나왔다. 그는 ‘농원 작가’ ‘ 색채의 마법사’로 불리며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대표 연작 중 하나인 ‘농원’(1999)이 추정가 5500만∼1억원, ‘ 소나무’가 3000만∼6000만원, ‘나무’가 1400만∼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이대원의 1976년작 ‘소나무’, 31.8×40.9cm , 3000~6000만 원. 케이옥션 제공 이밖에, 천경자, 김환기, 이중섭 등 한국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과 단색화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오른다. 또, 다카시 무라카미와 데이비드 호크니, 우고 론디노네, 알렉스 카츠 등 세계 미술 시장의 블루칩들이 더해졌다. 경매 출품작은 오는 15일부터 경매 당일인 26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는 케이옥션 회원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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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뉴스12 날씨] ‘말복’ 한낮 무더위…광복절 연휴엔 비
삼복더위 중 마지막, '말복'인 오늘, 날이 다시 더워졌습니다. 서울 동남권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경기와 충남, 남부 많은 지역에 폭염 상태입니다. 오늘 한낮에 서울 33도, 대구 34도까지 올라 무더위가 나타나겠습니다. 지금 강원 영동 지역에 시간당 10mm의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강원 동해안엔 5에서 10mm의 비가 더 내리겠습니다. 내륙 지역은 대기가 불안정해 전국 곳곳에 한때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 광복절 연휴, 궂은 날씨가 예상됩니다. 태풍 '돌핀'이 남긴 비구름으로 인해 내일 오후에 남부지방부터 비가 내리겠고 모레는 전국으로 비가 확대되겠습니다. 특히, 남해안에 30에서 50mm의 강한 비가 내리겠습니다. 남부지방에도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가뭄 해소에 도움을 주겠지만 호우로 인한 피해 없도록 유의하셔야겠습니다. 날씨 전해드렸습니다. 김규리 기상캐스터/그래픽:김유진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다음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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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날씨] '말복 더위' 삼계탕집 문전성시...광복절 연휴 날씨는?
오늘은 삼복더위 중 마지막인 '말복'인데요. 복날을 맞아 더위로 지친 몸을 돌보기 위해 삼계탕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기온은 31.3도까지 올라 예년 이맘때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기온은 2도가량 더 올라서 무덥게 느껴지겠습니다. 오늘 보양식으로 무더위 이겨내봐도 좋겠습니다. 경기와 충청 이남에 이어, 서울 동남권에도 사흘 만에 다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늘 서울 한낮 기온 33도, 광주와 대구는 34도까지 오르겠습니다. 대기 불안정이 심해지며 저녁까지 전국 내륙에 5∼40mm의 소나기가 지나겠고요. 강원 동해안 지역은 오후까지 산발적인 비가 이어지겠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광복절 연휴에는 비 소식과 함께 더위가 잠시 주춤하겠습니다. 내일 오후 남부지방에서 비가 시작되겠고, 중부지방은 한때 소나기만 지나다가, 모레 새벽에 비가 확대하겠는데요. 비는 연휴 마지막 날인 월요일까지 이어지겠습니다. 특히,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는 남해안과 제주 산간에는 최고 15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비가 남부지방의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강하고 많은 비가 예보돼 동시에 피해도 우려됩니다. 특히 전남 남해안과 경남 남해안에는 시간당 50mm에 달하는 강한 비가 쏟아지며 산사태나 침수 피해가 날 수 있습니다. 광복절 연휴 동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촬영 : 이솔 영상편집 : 이은경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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