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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AI 에이전트 700개 떼로 몰려가 기업 서버 털었다 …오픈AI, 일주일 뒤 파악
에이전트 1200개 비공식 게시판서 메시지·파일 7만건 교환 약 700개 허깅페이스 공격 가담…실제 서버서 코드 실행 오픈AI, 연구모델 격리하고 프런티어 강화학습 일정 늦춰 [뉴욕=AP/뉴시스] 2023년 2월2일 미국 뉴욕에서 오픈AI 웹사이트의 챗GPT 페이지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2023.02.0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오픈AI의 내부 사이버보안 시험에서 서로 격리된 채 과제를 수행하도록 가동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약 1200개가 허가받지 않은 게시판에 참여한 것으로 외부 조사팀이 집계했다. 조사팀은 이 가운데 약 700개가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기반시설을 공격하거나 이를 직접 뒷받침한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분류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9일 오픈AI의 자체 기술보고서와 AI 안전 연구기관 METR·레드우드리서치의 외부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두 보고서는 지난 26일 공개됐다. 허깅페이스는 7월13일 에이전트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오픈AI는 19일 내부 보안경보를 통해 이상 활동을 포착했고, 20일 자사 에이전트의 활동이 허깅페이스 침해와 관련됐다고 판단해 허깅페이스에 알렸다. 공격이 끝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사건은 7월8일 시작된 오픈AI의 대규모 사이버보안 시험에서 비롯됐다. 외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오픈AI는 여러 AI 모델을 이용해 최소 수만건의 에이전트 실행을 병렬로 진행했다. 이 가운데 약 1200개의 실행 단위가 비공식 게시판을 발견해 내용을 읽거나 글과 파일을 올렸다. 7월13일까지 이 게시판에 기록된 메시지와 파일은 7만건을 넘었다. AI 에이전트는 AI 모델에 컴퓨터에서 명령을 실행할 도구와 연산 자원을 제공해 특정 과제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만든 작업 단위다. 따라서 1200개와 700개는 서로 다른 AI 모델의 수가 아니라 개별 에이전트 실행 단위의 수다. 이번 사건은 주로 GPT-5.6 솔과 비슷한 규모의 비공개 내부 연구모델이 주도했으며 GPT-5.6 솔도 일부 활동에 관여했다. 시험에 투입된 모델들은 일반 이용자용 모델보다 안전장치가 적게 적용된 상태로 가동됐다. 게시판을 통한 협업은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섰다. 처음 게시판을 만든 에이전트가 남은 연산 자원이 더 많은 후속 에이전트에게 연구자료를 넘겼고, 후속 에이전트는 수백개의 작업을 다른 에이전트들에게 배분했다. 일을 넘겨받은 에이전트들은 하위 과제를 다시 나누고 ‘대기’와 ‘거부’, ‘담당자’, ‘중단’ 등의 규칙도 만들어 사용했다. 다만 조사팀은 충돌과 중복 작업도 적지 않아 에이전트들이 항상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외부 조사팀은 오픈AI가 제공한 약 1300개의 실행 기록을 분류해 약 700개가 허깅페이스 공격이나 이를 직접 뒷받침한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는 허깅페이스 기반시설을 직접 공격한 활동뿐 아니라 인터넷에 노출된 허깅페이스 계정의 로그인 정보와 접속용 인증키를 찾는 활동도 포함됐다. 일부 에이전트는 찾아낸 접속정보를 게시판에 공유했고, 다른 에이전트들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서버에서 명령을 실행하거나 다른 시스템으로 침입 범위를 넓혔다. [보스턴=AP/뉴시스] 2023년 12월8일 미국 보스턴에서 챗GPT의 이미지 생성 모델 달리(DALL-E)가 만든 이미지가 컴퓨터 화면에 표시된 가운데 휴대전화에 오픈AI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3.12.08. 오픈AI 조사에 따르면 에이전트들은 허깅페이스의 데이터 처리용 운영 서버 41대에서 코드를 실행했고, 최소 1개 운영 노드에서는 최고관리자 권한인 ‘루트’ 접근권을 얻었다. 운영환경 접속정보와 제한된 내부 자료에도 접근했고 비공개 코드 저장소 4개를 내려받았다. 에이전트들이 허깅페이스 시스템까지 파고든 이유는 시험 점수였다. 에이전트들은 과제를 정상적으로 풀기보다 채점방식을 우회해 점수를 따내려 했다. AI 분야에서는 이를 ‘보상 편법’이라고 부른다. 사건 전까지 오픈AI 모델들이 한 번도 풀지 못한 과제는 전체 898개 가운데 198개였으며, 비공식 게시판에서 논의된 과제의 93%가 이 미해결 과제에 속했다. 일부 에이전트들은 정답뿐 아니라 정해진 취약점을 이용해 문제를 푼 것처럼 보여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잘못 판단해 실제 외부 시스템까지 파고들었다. 이 같은 점수 집착은 개별 에이전트의 과제 성공 가능성을 포기하고 그 실행을 공동 실험에 활용하는 행동으로도 이어졌다. 조정 역할을 맡은 에이전트들은 이미 편법으로 정답을 봐 점수를 받기 어려워졌거나 남은 연산 자원이 적은 에이전트들에게 실패 위험이 큰 실험을 맡겼다. 일부는 자신의 실행이 완전히 중단될 수 있다는 뜻으로 ‘영구 사망’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영구 사망’은 생명을 잃는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에이전트의 실행이 끝나 더는 과제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추론 기록에는 허깅페이스 공격이 과제 범위를 벗어났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판단이 여러 차례 나타났지만 점수를 우선한 행동은 이어졌다. 조사팀은 공격이 시작되기 전 게시판에서 4시간 이상 활동한 에이전트 533개 가운데 90% 이상이 공격에 합류했다고 집계했다. 일부는 참여를 거부했고, 한 에이전트는 서버를 삭제하거나 재부팅하지는 않았지만 허가 없이 확보한 접근권은 계속 사용했다. 그런데도 오픈AI 직원에게 사태를 알린 에이전트는 없었다. 조사팀이 약 1300개의 실행 기록을 분류·검색한 결과 사람에게 알리는 방안을 검토한 사례도 3∼6개에 그쳤다. 이들조차 실제 신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사팀은 일부 에이전트가 사람에게 보고하는 대신 비공식 게시판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들은 자동 채점기를 속이기 위해 실행 기록을 조작하는 방법도 시험했다. 조사대상 에이전트 가운데 최소 20%가 기록 변경에 관심을 보였다. 약 1300개의 실행 기록 가운데 최소 96개에는 한 명령을 실행한 것처럼 기록해 놓고 실제로는 다른 명령을 수행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전체의 약 7%다. SK텔레콤 정예팀은 매개변수 519B(5190억개) 규모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의 기술 보고서를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허깅페이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외부 조사에도 한계가 있다. METR·레드우드리서치 연구진은 오픈AI가 제공한 약 1300개의 실행 기록을 총 엿새 동안 살폈으며 원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1200개와 700개도 이 자료를 토대로 외부 조사팀이 산출한 추정치로, 허깅페이스 자체 보고서에는 별도의 집계가 없다. 연구진은 사람이 기록을 모두 읽기 어려워 상당 부분의 분석을 GPT-5.6 솔 에이전트들에게 맡겼지만, 이들 분석 에이전트도 증거를 놓치거나 사실과 다른 결론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AI 분석이 사건을 실제보다 더 조직적이고 정교하게 보이도록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 조치도 내놨다. 사건을 주도한 내부 연구모델에서 AI가 학습한 내용을 담은 핵심 데이터인 ‘가중치’를 별도 시스템에 격리하고, 최첨단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추가 훈련 일정도 늦췄다. 연구용 격리환경을 강화하고 인터넷 접속과 가중치에 대한 접근도 제한했다. 대응은 업계 차원으로도 확대됐다. 오픈AI는 앤트로픽과 구글 등 100여개 기업·기관과 함께 AI를 이용한 사이버공격에 대비하자는 공개서한을 냈다. 서명 기관들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AI 기반 공격이 더 광범위하고 정교해질 수 있다며 병원과 상하수도, 인터넷 기반시설 등의 방어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시험 점수만 따내도록 설정된 목표와 완화된 안전장치, 외부 시스템을 조작할 도구, 에이전트 간 통신망이 결합하면 여러 에이전트 실행 단위가 정보와 연산 자원을 공유하며 공격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AI의 도움 없이는 방대한 행동 기록을 모두 살피기 어려워진다는 인간 감독의 한계도 드러났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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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현송 "원화 면역력 생겨…대미 투자, 환율에 부담 안 돼"
한은 총재 자격 첫 美잭슨홀 회의 참석…"외환시장 중심 잡는 역할 할 것" "워시 연설, 9월 FOMC에 상당한 시사…美금리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건 아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하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2026.8.30 photo@yna.co.kr (잭슨홀[미 와이오밍주]=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원화가 대외 충격에 대한 면역력을 갖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 집행이 환율에 미칠 영향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회의)을 계기로 특파원들과 만나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한은 총재 자격으로 처음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그는 최근 한은의 '선제적'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하며 "환율도 어느 정도 잡고, 어떤 종류의 쇼크가 와도 상당히 잘 준비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올랐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최근 동향을 근거로 "이제 원화는 어느 정도 면역력이 좀 생겼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72.5원에 마감했는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24일(1367.2원) 이후 1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 총재는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외환위기 등의 트라우마로 인해 환율이 갖는 의미가 막대하다"며 "단순히 교역조건을 말해주는 상대 가격이 아니라, 모든 지표를 아우르는 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특히 환율이 중요한 변수"라며 "통화제도의 신뢰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보고, 중앙은행인 한은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외환시장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원/달러 환율 하락의 단기적 요인으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 수출기업 '네고(달러 매도) 물량' 확대 등을 꼽았다. 한국이 매년 미국에 집행하기로 한 200억달러의 투자액이 원/달러 환율에 부담이 되지는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합의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양해각서(MOU)를 보면 미국에 매년 '최대' 200억달러(약 27조6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하겠지만, 우리 상황이 여의찮으면 그것보다 적게 하거나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기준 4천27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하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2026.8.30 photo@yna.co.kr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큰 주목을 받은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신 총재는 그간 워시 의장이 말을 아낀 이유를 중앙은행의 과도한 소통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왜곡한다는 '거울의 방'(Hall of mirrors) 문제로 설명하며 "평소 워시 의장과 깊이 공감해온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시 의장 연설문을 보면 아주 큰 그림을 그리며 그동안 시장에서 요구했던 요소들을 어느 정도 담았다"며 "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상당한 시사"라고 분석했다. 다만 점도표에 반대하는 워시 의장과 달리, 도입 초기인 한국형 점도표(K-점도표)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며 "도입 1년 후 금통위원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의 독자적인 정책 여지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도 반드시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론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린다면 통화정책 수행 여건이 바뀌는 만큼 그때 다시 새로 판단해봐야겠지만, 기계적으로 금리차만 맞춰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혁신 : 지급결제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열린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는 한은이 추진 중인 디지털화폐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이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신 총재는 전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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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거울의 방' 논의한 한미 중앙은행 수장의 비밀 [Fed 워치]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론적 근거 신현송 한은 총재의 2002년 논문서 나와 워시, "Fed가 시장과 잘못 소통하면 잘못된 정책으로 취약 계층 피해 커져" 커뮤니케이션 개혁 단행하는 워시, 신 총재도 "마이크로 분석은 부담"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행사장을 걷고 있다. /AFP 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8일(현지 시간) 첫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문 '우리 시대에(In Our Time)'를 읽었다. 워시 의장이 30분 정도 읽어 내려간 원고지 107매 분량 연설문엔 △인공지능(AI)과 경제 △포워드 가이던스와 중앙은행·시장 간 소통 △통화정책의 핵심 원칙 △경제 상황에 대한 워시 의장의 생각이 담겼다. 이번 연설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치며 워시 의장에게 쏟아진 질타와 비판을 걷어내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Fed 의장으로서의 책임감, 그간 비판에 대한 반박, 유머 등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연설문에서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다. 논문처럼 주요 주장에 각주를 달고 근거를 밝힌 것이다. 워시, 신 총재 논문 인용해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 주장 이날 워시 의장의 발언 중 '백미'로는 Fed가 수십년 이어온 통화정책 수단인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에 대한 정당성을 역설한 부분이 꼽힌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공표하며 시장과 소통하고, 경제 주체들의 금리 예측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도입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위원들이 향후 금리 범위를 전망하는 '점도표'에 점을 찍지 않고 FOMC 회의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함구하는 등 '포워드 가이던스 폐지' 약속을 지키고 있다. 워시 의장의 연설 내용 중 일부를 우선 살펴보자. 시장이 Fed의 가이던스에 의존하고 Fed가 시장 가격에 기대 경제를 판단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발전에 '눈이 멀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정책 결정에서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이 문단의 각주를 보면 낯익은 이름이 등장한다. 바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다. 워시 의장은 신 총재가 스테판 모리스와 함께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를 통해 2002년 발표한 논문 '공공 정보의 사회적 가치'를 인용했다. 28일 잭슨홀 미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신현송 한은 총재 / 한국은행 제공 워시 의장은 왜 신 총재의 논문을 인용했을까. 이날 워시 의장의 연설 이후 열린 신 총재와의 특파원 간담회에서 얘기가 나왔다. 신 총재의 설명은 이렇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말을 아꼈다. 이날은 이론적인 바탕을 설명한 것이다. 시장과의 '양방향 소통'이 중요한데, 포워드 가이던스가 있으면 시장은 중앙은행 입만 바라보게 된다. 가격 결정이 중앙은행의 가이던스에 좌우되는 것이다. 그러면 시장에서의 정보가 시장 가격에 반영이 안 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중앙은행이 말을 많이 하면 투명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오히려 말이 많으면 시장 자체의 정보해석 능력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거울의 방'에 들어가면 잘못된 정책 나와 신 총재는 '거울의 방(a hall-of-mirrors)' 이론을 활용해 설명을 이어갔다. 거울의 방은 벽마다 거울이 붙어 있는 방이나 미로를 떠올리면 된다. 한 사람이 서 있으면 그 모습이 여러 거울에 연속해서 반사돼 똑같은 이미지가 끝없이 나타난다. 그러면 어느 것이 실제 사람이고 어느 것이 반사된 모습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예컨대 Fed가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면, 시장도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가격에 반영한다. Fed 관계자들은 시장 가격을 보고 '시장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낮게 판단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독립적인 시장정보가 아니라 자기 메시지의 반복을 보고 정책 판단을 하게 되는 셈이다. 신 총재는 이에 대해 "중앙은행과 시장의 자체적인 가격 발견 능력이 없어진다"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다른 연구 결과도 함께 설명했다.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날엔 시장 금리도 떨어졌지만, 하루 이틀 뒤엔 회복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Fed의 논문이다. 신 총재는 "워시가 이런 이유 때문에 말을 아꼈다"며 "이런 소통의 문제에 대해선 함께 이야기를 오래 했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 AFP 연합뉴스 워시는 이날 포워드 가이던스를 '구시대의 유물'로 못박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동료들과 저에 의해 정기적인 관행으로 포워드 가이던스가 채택됐다"며 "하지만 과거 위기의 다른 유산들처럼, 이 관행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 정책 결정에 대한 소통의 투명성은 그 자체로 미덕이 아니다"며 "커뮤니케이션은 Fed의 최우선 책임, 즉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수립하는 데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소통의 피해 정도는 취약계층이 가장 크다는 게 워시 의장의 진단이다.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잘못 계산해서 경제를 잘못 판단한다면 성실히 일하는 미국인들의 피해가 커진다"며 "금리 사이클 내내 준(準) 약속을 할 때, 올바른 결정을 내릴 자유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정보'를 얻었다는 확신이 든다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워시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현재 상황에서 적합하지 않다면, Fed 의장이 최소한 '명확한 반응 기능'을 약속하는 것은 어떨까"라며 "분명히, 데이터가 뜨겁게 나오거나 냉정하게 나오는 상황이 있을 때는 금리 경로를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재도 "K점도표 다시 검토해볼 것" 워시 의장과 여러 모로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깐부' 신 총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까. 그 역시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지만, '과도한 관심'은 정책 결정의 노이즈가 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총재는 "K점도표는 부정적이지 않지만 1년 뒤에 한 번 평가를 할 것"이라며 "'없앤다, 살린다' 이분법식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물찾기 하듯 의결문 단어 하나 뜯어보고 중앙은행에서 나오는 이런 마이크로 현상까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도 통화정책방향 간담회 때 '시장에 전달하고자 하는 큰 그림을 봐달라고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잭슨홀=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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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트럼프 “베네수 유전 통제권 확보” 디테일 빠져 유가 영향은 제한적[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234> 美, 650억배럴 유전 55% 통제권 확보 유가 안정·전략비축유 확보 포석 정권교체·법적 장애물 변수 “디테일 불분명”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의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내 대규모 유전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란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낮추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세부 사항이 불분명하고 베네수엘라 내 법적 장애물 등도 있어 당장 유가를 끌어내리기는 역부족이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속보(BREAKING NEWS) :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거래를 체결했다”고 적었다. 그는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납세자 부담 없이 베네수엘라 내 650억배럴 이상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에 대한 미국의 과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도 “우리 산업 현대화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 등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잠재적 민간 투자액이 1000억달러 이상이며, 이번 계약으로 2090억달러 이상의 세수가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미국 정부와 베네수엘라 민간 사업자가 공동으로 설립할 회사에 유전에 대한 100년 장기 임대권을 부여한다. 이 회사가 실제 출범할 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확정 매장량을 갖는 기업이 된다. 미 정부 관계자는 WSJ에 “미국 정부가 이 기업의 지분 55%를 갖게 된다”며 “생산되는 원유는 미국 전략비축유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 내 원유 매장량이 풍부한 미국 정부가 해외 원유 생산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WSJ은 “이번 발표는 베네수엘라 투자를 망설이는 미국 기업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셰브론이 베네수엘라 유전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엑손모빌 등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유가 안정에 가장 큰 목표가 있다. 실제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인의 휘발유 가격을 대폭 낮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4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전략비축유를 채우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미국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미국은 물론 베네수엘라 정권이 교체될 경우 이번 계약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베네수엘라 내 인프라를 고려할 때 당장 원유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도 작으며 베네수엘라 내 법적 장애물도 해소해야 한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국가 내 매장된 원유는 베네수엘라에 귀속된 것으로 다른 소유주에게 양도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라이스대학교의 프란시스코 모날디는 블룸버그통신에 “미국 정부가 무엇인가 큰 발표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이번 합의의 많은 세부 사항이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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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워시 연준 의장, 첫 잭슨홀 연설서 9월 금리 인상 시사…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
워시 연준 의장, 잭슨홀서 긴축 기조 재확인 워시 “인플레이션 목표 2% 확고” 9월 금리 인상 확률 57.5%로 급등 트럼프 행정부 통화정책 엇박자 심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 방향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이 ‘충돌 코스(collision course)’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28일 와이오밍주 잭슨 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은행 의장(왼쪽)이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오른쪽)와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워시 의장은 28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 이른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기준은 이렇다.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연준에는 할 일이 있다(we have work to do)”고 했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은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들을 불러 모아 매년 8월 여는 국제 통화정책 회의다. 워시 의장은 올해 5월 연준 의장 취임 후 이번에 첫 잭슨홀 미팅 연단에 섰다. 그는 기조 연설에서 단기 금리를 “연준의 양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predominant tool)”이라고 규정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물가 목표치를 손보려 한다는 시장 관측도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기준 2%를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firm, fixed target)”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금리 수준을 두고는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제 워시 의장이 근거로 든 물가 지표는 모두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가격지수는 7월 전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PCE 가격지수보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3.4%를 기록했다. 워시 의장은 “수치들이 더 우려스럽다”며 “이들 수치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웃돌고 있다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워시 의장이 공개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밝힌 전례가 드물다며 이번 연설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5월 취임 이후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언급하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증시와 국채 시장을 왜곡한다며 공개 발언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면서 별 다른 판단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연설을 두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결의를 가장 강력하게 표명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 가장 명확한 설명을 내놨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자 “터무니없다(ridiculous)”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자신의 견해를 지지할 인물을 찾는 검증 과정을 거쳐 워시 의장을 지명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FT에 “워시는 본인이 추구하는 목표와 그 의도를 놓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며 “이는 지표나 결과와 상관없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와 연준을 직접 충돌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악관은 이번 잭슨홀 미팅 직전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하려는 시도를 다시 꺼내 들며 다시 연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제롬 파월 전(前) 연준 의장 재임 시절 바이든 행정부가 지명한 쿡 이사를 모기지 사기 혐의를 들어 해임하려 했다. 이 시도는 연방대법원에서 절차를 문제 삼으며 무산됐다. 이와 별도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달 들어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자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늘리는 조치를 예고 없이 내놨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2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면 트럼프 행정부와 부딪히고, 동결하면 물가 대응 의지를 의심받아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에서 워시 의장이 연설한 직후 연준이 9월 금리를 인상한다는 쪽에 베팅했다. 금리 방향에 돈을 거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인상 확률은 발언 전 35% 안팎에서 57.5%로 20%포인트 넘게 뛰었다. 반면 동결할 확률은 42.5%로 내려갔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워시 의장이 등에 여러 표적을 지고 있다”며 “행정부와 시장을 상대로 선전하기 어려운 상황(no-win situation)”이라고 했다. 지난달 FOMC에서도 투표권을 가진 연준 위원 12명 가운데 3명은 금리 인하는 커녕, 0.25%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고 표를 던졌다. 아디티야 바브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경제조사 책임자는 “8월 고용과 물가 지표가 매우 약하게 나오지 않는 한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책임은 워시에게 있다”며 “그러지 않으면 그는 시장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8월 CPI는 FOMC를 나흘 앞둔 다음 달 11일 공개된다.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유럽 중앙은행 인사들 사이에서도 미국이 물가를 더 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로 나왔다. 프리모주 돌렌츠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겸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에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보면 물가 상황이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은 낮다”며 9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에 “2차 파급 효과가 상당히 억제돼 있고, 노동시장도 한동안 약해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연준이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웨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FT에 “워시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신호를 보내려 했다고 본다”며 “다만 트럼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려면 말만 강하게 할 게 아니라 실제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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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리 올리면 트럼프와 충돌, 안 올리면 신뢰 타격…워시의 딜레마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 [AP/뉴시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그의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데도 금리를 동결하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를 올리면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 ●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둔 워시…시장은 즉각 반응 워시 의장은 28일(현지 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미국 경제도 견조한 만큼 연준의 우선순위를 물가 안정에 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워시가 취임 후 금리 인상 필요성을 인정하는 데 가장 가까이 다가간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음 달 15,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연설 전 약 40%에서 연설 뒤 약 60%로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CME그룹 자료로도 9월 인상 가능성이 전날 35%에서 58%로 상승했다. 금리 전망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0.118%포인트 오른 4.348%로 마감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9월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의 연설을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다음 달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향후 지표가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CPI가 뚜렷한 물가 둔화를 보여주면 동결할 명분이 생기지만, 물가 압력이 계속되면 인상을 미루기 어려워질 수 있다. ● 올려도, 안 올려도 부담 [AP/뉴시스] 더 큰 문제는 정치적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낙점한 뒤에도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는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백악관과 연준의 갈등이 전면화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워시 의장이 어느 쪽을 택해도 정치·경제적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노 윈(no-win)’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그에게는 여러 개의 과녁이 있다”며 “노 윈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최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장기채 바이백 확대 등에 나선 것도 워시 의장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차입 비용을 낮추려는 재무부와 물가를 잡기 위해 금융 여건을 조이려는 연준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양새가 된다. WSJ는 이를 재무부와 연준 간 새로운 ‘힘겨루기(tug-of-war)’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정치적 충돌을 의식해 필요한 금리 인상을 미룰 경우에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NYT에 “중앙은행의 시간표는 시장의 시간표도, 선거의 시간표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가능하다면 중간선거 이후까지 인상을 미루는 것이 연준이라는 기관에는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워시 의장은 금리를 올리면 자신을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고, 올리지 않으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와 독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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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9만6000개 빙하가 녹고 있다…네팔 참사가 드러낸 '히말라야 시한폭탄'
CNN "아시아 고산지대의 빙하 빠르게 질량 잃어"…한국과 비슷한 면적 덮어 매년 사라지는 얼음, 맨해튼 366m 잠길 규모…빙하·암석 붕괴로 대홍수 촉발 대홍수로 흙탕물 덮친 네팔 누와코트 지역.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 고산지대에 흩어져 있는 약 9만6000개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거대한 '시한폭탄'으로 변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대홍수 역시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기후변화가 히말라야 산악지역의 재난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댄 맥그래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지구과학과 교수는 29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고산지대에 약 9만6000개의 빙하가 있으며 이들이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면적을 덮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네팔·티베트 접경에서 발생한 돌발 홍수로 최소 682명이 숨지고 약 3000명이 실종됐다. 홍수는 마을과 도로, 교량은 물론 수력발전 시설까지 휩쓸었다. 피해를 본 주민은 9만명을 넘어섰으며 네팔 정부는 복구에 40억~5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맥그래스 교수는 매년 아시아 고산지대 빙하에서 사라지는 얼음의 양을 물로 환산하면 미국 뉴욕 맨해튼섬 전체를 약 366m 깊이로 잠기게 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꼭대기 부근까지 물이 차오를 정도다. 녹아내리는 9만6000개 빙하…현실이 된 '시한폭탄' 대홍수로 네팔을 덮친 홍수. /영상=연합뉴스 이 같은 경고가 주목받는 것은 네팔에서 빙하 붕괴에 따른 대규모 참사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에서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진 뒤 계곡과 하천을 따라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최근 집계로 네팔과 티베트에서 6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명이 실종됐다. CNN이 위성사진과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빙하 일부와 암석이 산비탈에서 떨어져 약 2000m 아래 계곡 방향으로 쏟아졌다. 붕괴 지점부터 하천까지 산비탈에는 폭 약 900m, 길이 약 6.4㎞에 달하는 거대한 흔적이 남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시 관측된 진동도 지진이 아니라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빙하와 암석이 하천으로 쏟아지면서 일시적으로 물길을 막았다가 한꺼번에 터져나가 거대한 홍수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Planet Labs 위성사진에서 대규모 빙하·암석 사태의 흔적을 확인했다고 CNN에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이번 개별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과학자들은 히말라야의 기온 상승이 빙하 뿐 아니라 산악 지형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얼음이 녹으면서 빙하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영구동토층까지 해빙되면 산비탈의 암석과 토양도 불안정해진다. 빙하 붕괴가 낙석과 산사태, 토석류로 이어지고 다시 하천을 막아 대규모 홍수를 일으키는 '연쇄 재난'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CNN은 히말라야 일대가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빙하의 얼음 손실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고 전했다. 제이슨 굴리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지질학과 교수는 네팔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를 '시한폭탄'에 비유하며 온난화가 계속될수록 치명적인 빙하 관련 홍수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위험…홍수 뿐만 아니다 위험은 홍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빙하가 빠르게 녹는 초기에는 하천으로 유입되는 물이 늘고 빙하호가 커지면서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빙하 자체가 크게 줄어들면 상황이 뒤집힌다. 빙하는 눈과 얼음을 저장했다가 건기에 천천히 녹여 강으로 흘려보내는 '천연 저수지' 역할을 해 왔다. 빙하가 사라진다는 건 건기에 공급할 물도 함께 줄어드는 걸 의미한다. 결국 아시아 고산지대의 빙하 위기는 단기적으로는 '너무 많은 물', 장기적으로는 '너무 적은 물'이라는 정반대의 위험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세계기상기구(WMO)도 빙하 소실이 돌발 홍수와 산사태 같은 재난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하천 유량과 수자원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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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서학개미 "안 살 이유가 없네"…10조 거침없는 매수
대형 ETF, 해외 기술주 집중 매수 원화 환율도 투자 흐름 변화 영향 사진=연합뉴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두 달 사이 미국 주식을 사들인 규모가 국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7월 1일부터 8월 27일(조회일 기준)까지 약 두 달간 미국 주식을 70억3천879만 달러(약 9조7,135억원·환율 1,380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8조7,532억원)을 3,000억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사들인 금액(1조5,717억원)과 비교하면 약 6배에 달한다. 월별로 보면 개인은 지난 7월 한 달간 46억4,241만 달러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이달에도 지난 28일까지 23억9,637만 달러를 추가로 순매수했다. 두 달간 매수액을 합치면 상반기(1∼6월) 전체 순매수액인 98억6,780만 달러의 약 70%에 이른다. 7월은 코스피가 지난 6월 22일 역사적 고점(종가 9,114.55)을 찍은 뒤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선 시점과 겹친다. 6월까지 8,000대를 유지하던 코스피 지수는 7월 둘째 날 7,000대로 밀렸고, 같은 달 중순에는 6,00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4∼5월 양도세 감면 혜택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로 돌아왔던 서학개미(해외 증시 투자자)들은 지난 6월 다시 순매수(6억3,296만 달러)로 돌아선 뒤 미 증시 투자를 재차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 '속슬'(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순매수액이 30억632만 달러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 ADR(주식예탁증서)을 8억1,542만 달러어치 순매수했고, 알파벳과 스페이스X도 각각 6억4,717만 달러, 5억1,496만 달러어치 사들였다. 반대로 엔비디아는 7억4,890만 달러어치를 순매도했고, 팔란티어(6억1천540만 달러)와 마이크론(3억5,39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억2,230만 달러)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증권 신승진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환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코스피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 주도주 하락으로 미국 주식으로 대체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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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퇴직금 막히자 감액배당, 이제는 RSU…회장님의 ‘돈 받는 법’
[재벌가의 보상 방정식]① 경영자 보상부터 대주주 배당까지 총수 일가 활용법 세법 바뀔 때마다 달라진 방식…RSU 규율 논의 필요 [AI 챗GPT]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2019년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647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에서만 494억5000만원이 나왔고 한진·한진칼·진에어에서 받은 퇴직금까지 더해졌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2024~2025년 실시한 감액배당으로 3600억원의 현금을 배당 받았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도 등장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지난해 말 평가액은 2682억원에 달한다. 총수 일가가 회사에서 현금과 주식을 확보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다양해졌다. 경영자로서는 급여·퇴직금·RSU를, 대주주로서는 배당과 감자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별 세제와 규제 변화 속에서 달라진 재벌가의 ‘돈 받는 법’을 살펴봤다. 초과·감액 방식으로 ‘수백억 배당’ 만들기 대한항공은 2015년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을 변경해 회장의 경우 월평균 보수에 직위별 지급률 6개월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말해 회장으로 1년 일할 때마다 월급 6개월분이 퇴직금으로 쌓이는 구조다. 여기에 조양호 전 회장의 39.5년 근속기간 등이 반영됐다.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이 600억원대에 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기업들에서 거액의 임원 퇴직금이 잇따르면서 세법상 규율이 강화됐다. 임원 퇴직금 가운데 세법상 한도를 넘는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식이다. 거액의 임원 퇴직금에 대한 세제상 혜택에도 한계가 생긴 셈이다. 오너가 주주라는 지위를 활용한 방식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차등·초과배당이다. 최대주주가 자신의 배당을 포기하거나 적게 받고 자녀 등 특정 주주에게 지분율보다 많은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도그룹 사례가 눈에 띈다. 반도홀딩스는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권홍사 회장의 아들 권재현씨가 2015년 지분 30.06%를 확보한 이후 2017년까지 3년간 639억원을 배당했다. 당시 권 회장이 자신의 배당을 받지 않는 차등배당을 실시하면서 상당액이 권씨에게 돌아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다만 정부는 2016년부터 최대주주가 배당을 포기해 특수관계인이 더 받은 배당분이 있을 시 여기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초과배당을 통한 부의 이전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방법은 유상감자다. 금복홀딩스는 2015년 발행주식 40만8000주 가운데 3만8900주를 소각하고 감자대금 200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김동구 회장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어 감자대금은 모두 오너 일가에 돌아갔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유상감자는 과거 불균등 감자 등을 활용해 세 부담을 낮추는 절세전략에도 활용됐다”며 “최근에는 관련 과세제도가 보완되면서 과거와 같은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불균등 감자 등 자본거래를 통해 특정법인 지배주주가 얻는 이익에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보완됐다. 감액배당으로 3626억원…올해부터 과세 최근에는 감액배당이 주목받았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대신 자본준비금을 줄여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활용 기업이 빠르게 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리츠금융지주다. 메리츠금융은 2024~2025년 총 6890억원을 감액배당했고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받은 금액은 3600억원을 웃돌았다. KISCO홀딩스 역시 감액배당을 실시하면서 장세홍 회장 일가에 100억원대의 비과세 배당이 돌아갔다. 다만 정부는 올해부터 상장사 대주주 등이 받는 감액배당은 주식 취득가액을 넘어서는 부분에 배당소득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을 받는 RSU가 새로운 오너 보상 방식으로 떠오른 분위기다. RSU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 자체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받은 보수 455억8000만원 가운데 375억9000만원이 RSU 관련 보상이었다. 2023년 부여 당시 약 28억원 수준이었던 주식 가치가 두산 주가 상승으로 실제 지급 시 13배 이상 커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규모는 더 크다.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아 아직 지급되지 않은 RSU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68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현재 손에 쥔 돈이 아니라 미지급 RSU의 평가액으로, 향후 주가와 지급조건 등에 따라 실제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RSU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명시적인 규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톡옵션과 달리 일반적인 RSU는 부여 대상이나 수량 등을 직접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이 미비한 데다, 부여 당시 주식 수가 정해지더라도 향후 주가가 오르면 최종 보상가치는 수백억~수천억원대로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오너 경영인에게 대규모 RSU가 지급될 경우 보상 규모의 적정성과 주주 통제 절차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향후 제도적 과제로 꼽힌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그룹 총수 일가들은 과거 세제상 유리한 현금 배당 등의 방식을 많이 택했지만 이후 정부가 규제를 옥죄면서 최근에는 주식 보상 쪽으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RSU 방식을 택하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조세당국도 이 방식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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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반도체 전쟁터’에 삼성전기 첫 출격…AI 시대 게임체인저 ‘유리기판’ 청사진 선보인다 [비즈360]
내달 대만 ‘세미콘 타이완 2026’ 첫 참가 ‘유리기판 전문가’ 강두안 부사장 기조연설 AI 시대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확장 발표 예정 인텔서 지난해 영입, 패키징 기판 로드맵 주도 지난해 8월 삼성전기가 인텔에서 영입한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전문가 강두안 부사장. [강두안 부사장 SNS]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기가 다음달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타이완 2026’에 첫 출격을 알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엔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강과 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총출동한다. 국내 부품사로는 이례적으로 삼성전기가 ‘반도체 기술 전쟁터’인 세미콘 타이완에 처음 참가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전문가’로 꼽히는 강두안 부사장을 기조연설자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시장을 겨냥한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4일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콘 타이완 2026’ 기간 중 둘째 날에 ‘대만 전략 소재 콘퍼런스’라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해당 콘퍼런스에는 TSMC를 비롯해 미국 엔비디아, 마이크론, 독일 머크, 네덜란드 ASM 등이 나와 AI 시대 반도체 혁신을 가속화하는 소재·부품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엔 삼성전기도 이름을 올렸다. 강두안 부사장이 ‘소재 경쟁 : 차세대 AI 인프라를 위한 첨단 패키징 기판의 확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첨단 패키징 기판의 전력 효율과 I/O(입출력) 확장성, 양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노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인텔에서 17년간 재직한 강 부사장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유리기판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이 분야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유리기판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낙점한 삼성전기는 지난해 8월 강 부사장을 영입하며 사업화 속도를 올리고 있다. 강 부사장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법인에서 삼성전기의 첨단 패키징 기판 기술 로드맵 수립을 주도하고 기술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최근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기판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부품으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기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세종사업장에서 2025년 2분기부터 유리기판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표면이 고르지 못하다보니 미세회로 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중앙처리장치(CPU)·GPU·메모리 등 여러 반도체들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하나의 기판 위에 올려 패키징할 때 발열을 잡기 위해 중간에 실리콘을 끼워넣는다. 이로 인해 전체 패키징이 두꺼워지고 휘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얇고 매끄러워 미세회로 구현이 쉽고 실리콘 없이도 발열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덕분에 더 많은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얹으면서도 패키징 두께는 줄일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기판보다 단단해 휘지 않는다. 일찌감치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든 SKC의 자회사 앱솔릭스는 2023년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구축했다. 이달 21일에는 유리기판 테스트 및 고객사 인증에 투입할 자금 확보를 위해 404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삼성전기는 충남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동 중이다. 지난달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의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코어’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본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전기는 4800억원을 출자해 지분 66.2%를 보유하기로 했다. 연내 법인 설립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데이터센터향 빅테크 고객과 대면적·고다층 유리기판 개발 협력을 진행해왔으며 일부 고객과는 기술 승인, 샘플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2028년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콘 타이완 2026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 임원들이 나와 차세대 D램 및 낸드 메모리를 소개하며 기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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