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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워시 연준 의장, 첫 잭슨홀 연설서 9월 금리 인상 시사…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
워시 연준 의장, 잭슨홀서 긴축 기조 재확인 워시 “인플레이션 목표 2% 확고” 9월 금리 인상 확률 57.5%로 급등 트럼프 행정부 통화정책 엇박자 심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 취임 후 첫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 방향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이 ‘충돌 코스(collision course)’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28일 와이오밍주 잭슨 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은행 의장(왼쪽)이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오른쪽)와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워시 의장은 28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 이른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기준은 이렇다.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연준에는 할 일이 있다(we have work to do)”고 했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은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들을 불러 모아 매년 8월 여는 국제 통화정책 회의다. 워시 의장은 올해 5월 연준 의장 취임 후 이번에 첫 잭슨홀 미팅 연단에 섰다. 그는 기조 연설에서 단기 금리를 “연준의 양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predominant tool)”이라고 규정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물가 목표치를 손보려 한다는 시장 관측도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기준 2%를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firm, fixed target)”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금리 수준을 두고는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제 워시 의장이 근거로 든 물가 지표는 모두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가격지수는 7월 전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PCE 가격지수보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3.4%를 기록했다. 워시 의장은 “수치들이 더 우려스럽다”며 “이들 수치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웃돌고 있다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워시 의장이 공개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밝힌 전례가 드물다며 이번 연설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5월 취임 이후 향후 금리 경로를 미리 언급하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증시와 국채 시장을 왜곡한다며 공개 발언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면서 별 다른 판단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연설을 두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결의를 가장 강력하게 표명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 가장 명확한 설명을 내놨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자 “터무니없다(ridiculous)”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자신의 견해를 지지할 인물을 찾는 검증 과정을 거쳐 워시 의장을 지명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FT에 “워시는 본인이 추구하는 목표와 그 의도를 놓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며 “이는 지표나 결과와 상관없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와 연준을 직접 충돌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악관은 이번 잭슨홀 미팅 직전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하려는 시도를 다시 꺼내 들며 다시 연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제롬 파월 전(前) 연준 의장 재임 시절 바이든 행정부가 지명한 쿡 이사를 모기지 사기 혐의를 들어 해임하려 했다. 이 시도는 연방대법원에서 절차를 문제 삼으며 무산됐다. 이와 별도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달 들어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급등하자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늘리는 조치를 예고 없이 내놨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2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면 트럼프 행정부와 부딪히고, 동결하면 물가 대응 의지를 의심받아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에서 워시 의장이 연설한 직후 연준이 9월 금리를 인상한다는 쪽에 베팅했다. 금리 방향에 돈을 거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인상 확률은 발언 전 35% 안팎에서 57.5%로 20%포인트 넘게 뛰었다. 반면 동결할 확률은 42.5%로 내려갔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워시 의장이 등에 여러 표적을 지고 있다”며 “행정부와 시장을 상대로 선전하기 어려운 상황(no-win situation)”이라고 했다. 지난달 FOMC에서도 투표권을 가진 연준 위원 12명 가운데 3명은 금리 인하는 커녕, 0.25%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고 표를 던졌다. 아디티야 바브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경제조사 책임자는 “8월 고용과 물가 지표가 매우 약하게 나오지 않는 한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책임은 워시에게 있다”며 “그러지 않으면 그는 시장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8월 CPI는 FOMC를 나흘 앞둔 다음 달 11일 공개된다.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유럽 중앙은행 인사들 사이에서도 미국이 물가를 더 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로 나왔다. 프리모주 돌렌츠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겸 슬로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에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보면 물가 상황이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은 낮다”며 9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에 “2차 파급 효과가 상당히 억제돼 있고, 노동시장도 한동안 약해지고 있다”며 “당분간은 연준이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웨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FT에 “워시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신호를 보내려 했다고 본다”며 “다만 트럼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려면 말만 강하게 할 게 아니라 실제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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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金·비트코인이 동시에?…안전-위험 극단에 몰리는 '바벨 머니'
달러 가치 하락 우려에 희소자산 부각…비트코인 규제 완화·금 중앙은행 매입도 한몫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선을 넘어선 25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08.2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최근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이른바 '바벨(Barbell)'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재정 불안과 달러 가치 하락 우려가 이들 자산의 동반 상승을 이끄는 가운데, 비트코인은 규제 불확실성 완화, 금은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가 각각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8900만원선에 머물렀지만 18일 9000만원선을 회복한 데 이어 20일 1억원, 25일에는 1억1000만원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13일과 비교하면 12일 만에 약 2100만원, 24%가량 급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에도 상승분을 반납하지 않고 28일까지도 1억1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1억1000만원선을 유지했다. 달러 기준 상승세도 가팔랐다. 비트코인은 19일 6만4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25일 장중 8만1000달러를 웃돌며 6일 만에 25% 넘게 뛰었다. 비트코인 반등에 힘입어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금값도 상승세를 탔다. 국내 금 가격은 90만원을 넘어섰고 국제 금값도 온스당 4600달러를 웃돌았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이 나란히 오르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달러 불안에 금·비트코인 동반 강세…'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부각 이렇듯 비트코인과 금의 동반 상승에 불을 붙인 것은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였다. 재무부가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한 직후, 장기금리는 잠시 진정됐지만 하루도 못 가 다시 반등했다. 그럼에도 달러 가치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금과 비트코인은 상승폭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이 왜 동시에 올랐을까. 시장에서는 이들 자산을 함께 끌어올린 공통 배경으로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를 꼽는다. 쉽게 말해 달러 가치가 앞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달러 대신 가치가 쉽게 늘어나거나 희석되지 않는 자산으로 돈을 옮기는 투자다. 현재 미국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시장금리까지 낮아질 경우, 달러의 장기적인 구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에 투자자들은 화폐가치 하락을 피할 수 있는 자산을 찾게 된다. 금은 오래전부터 물가가 오르거나 화폐가치가 흔들릴 때 찾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발행량이 최대 2100만개로 정해져 있어 무한정 공급을 늘릴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디지털 금'으로도 불린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장기채 바이백 확대 계획으로 인해 미국의 정부 부채 문제가 불거졌으며 달러 디베이스먼트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면서 "또 연준이 재무부·정부의 결정에 종속되는 '재정우위'에 대한 우려도 부각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금,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수단이 주목받았다"면서 "그 결과 올해 4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8일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국 정책 개입이 장기금리의 단기적인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에는 효과를 보였지만 미국 재정과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는 정책으로 일시적으로 억제되는 반면 달러는 완만한 약세를 지속하고 금, 스위스 프랑 등 미국 자산 이외의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는 비대칭적 흐름은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규제 완화·금은 중앙은행 매입…각기 다른 추가 동력 이와 함께 상승세를 떠받친 동력은 각기 달랐다. 비트코인은 미국 가상자산 규제 불확실성 완화가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8일(현지시각) 토큰 발행과 자금조달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CLARITY)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의 윤곽이 보다 뚜렷해질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클래리티법 통과 촉구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하이퍼리퀴드 미국 진출 경로 검토 등을 비트코인 급등의 배경으로 꼽으며 "정책 기대가 단순 뉴스에 그치지 않고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금은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 수요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세계금협회(WGC)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폴란드가 82톤(t)을 순매입해 최대 금 매입국에 올랐고 우즈베키스탄 41t, 중국 40t, 카자흐스탄 27t 등이 뒤를 이었다. 체코와 싱가포르, 칠레, 요르단, 가나 등도 금 보유량을 늘렸다. 금 수요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골드바·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에 대한 투자 수요 비중은 코로나19 전 29%에서 44%로 확대됐다"며 "금이 단순 소비재에서 지정학적 위험과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금융자산 및 대체통화로 위상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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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퇴직금 막히자 감액배당, 이제는 RSU…회장님의 ‘돈 받는 법’
[재벌가의 보상 방정식]① 경영자 보상부터 대주주 배당까지 총수 일가 활용법 세법 바뀔 때마다 달라진 방식…RSU 규율 논의 필요 [AI 챗GPT]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2019년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647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에서만 494억5000만원이 나왔고 한진·한진칼·진에어에서 받은 퇴직금까지 더해졌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2024~2025년 실시한 감액배당으로 3600억원의 현금을 배당 받았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도 등장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지난해 말 평가액은 2682억원에 달한다. 총수 일가가 회사에서 현금과 주식을 확보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다양해졌다. 경영자로서는 급여·퇴직금·RSU를, 대주주로서는 배당과 감자 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별 세제와 규제 변화 속에서 달라진 재벌가의 ‘돈 받는 법’을 살펴봤다. 초과·감액 방식으로 ‘수백억 배당’ 만들기 대한항공은 2015년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을 변경해 회장의 경우 월평균 보수에 직위별 지급률 6개월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말해 회장으로 1년 일할 때마다 월급 6개월분이 퇴직금으로 쌓이는 구조다. 여기에 조양호 전 회장의 39.5년 근속기간 등이 반영됐다.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이 600억원대에 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기업들에서 거액의 임원 퇴직금이 잇따르면서 세법상 규율이 강화됐다. 임원 퇴직금 가운데 세법상 한도를 넘는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식이다. 거액의 임원 퇴직금에 대한 세제상 혜택에도 한계가 생긴 셈이다. 오너가 주주라는 지위를 활용한 방식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차등·초과배당이다. 최대주주가 자신의 배당을 포기하거나 적게 받고 자녀 등 특정 주주에게 지분율보다 많은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도그룹 사례가 눈에 띈다. 반도홀딩스는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권홍사 회장의 아들 권재현씨가 2015년 지분 30.06%를 확보한 이후 2017년까지 3년간 639억원을 배당했다. 당시 권 회장이 자신의 배당을 받지 않는 차등배당을 실시하면서 상당액이 권씨에게 돌아갔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다만 정부는 2016년부터 최대주주가 배당을 포기해 특수관계인이 더 받은 배당분이 있을 시 여기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초과배당을 통한 부의 이전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다른 방법은 유상감자다. 금복홀딩스는 2015년 발행주식 40만8000주 가운데 3만8900주를 소각하고 감자대금 200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김동구 회장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어 감자대금은 모두 오너 일가에 돌아갔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유상감자는 과거 불균등 감자 등을 활용해 세 부담을 낮추는 절세전략에도 활용됐다”며 “최근에는 관련 과세제도가 보완되면서 과거와 같은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으로 불균등 감자 등 자본거래를 통해 특정법인 지배주주가 얻는 이익에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보완됐다. 감액배당으로 3626억원…올해부터 과세 최근에는 감액배당이 주목받았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 대신 자본준비금을 줄여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활용 기업이 빠르게 늘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리츠금융지주다. 메리츠금융은 2024~2025년 총 6890억원을 감액배당했고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받은 금액은 3600억원을 웃돌았다. KISCO홀딩스 역시 감액배당을 실시하면서 장세홍 회장 일가에 100억원대의 비과세 배당이 돌아갔다. 다만 정부는 올해부터 상장사 대주주 등이 받는 감액배당은 주식 취득가액을 넘어서는 부분에 배당소득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에는 현금 대신 주식을 받는 RSU가 새로운 오너 보상 방식으로 떠오른 분위기다. RSU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 자체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받은 보수 455억8000만원 가운데 375억9000만원이 RSU 관련 보상이었다. 2023년 부여 당시 약 28억원 수준이었던 주식 가치가 두산 주가 상승으로 실제 지급 시 13배 이상 커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규모는 더 크다.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에서 부여받아 아직 지급되지 않은 RSU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68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현재 손에 쥔 돈이 아니라 미지급 RSU의 평가액으로, 향후 주가와 지급조건 등에 따라 실제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RSU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상법과 자본시장법상 명시적인 규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톡옵션과 달리 일반적인 RSU는 부여 대상이나 수량 등을 직접 제한하는 별도의 규정이 미비한 데다, 부여 당시 주식 수가 정해지더라도 향후 주가가 오르면 최종 보상가치는 수백억~수천억원대로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오너 경영인에게 대규모 RSU가 지급될 경우 보상 규모의 적정성과 주주 통제 절차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향후 제도적 과제로 꼽힌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그룹 총수 일가들은 과거 세제상 유리한 현금 배당 등의 방식을 많이 택했지만 이후 정부가 규제를 옥죄면서 최근에는 주식 보상 쪽으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RSU 방식을 택하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조세당국도 이 방식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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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미프진 도입' 속도내는 정부…관건은 의료계·종교계 설득
복지부·성평등부·식약처·법제처 등 범부처 협의 지속 의료계와 합의점은 아직…종교계도 거센 반발 지난 2017년 11월 서울 중구 정동길에 페미니즘 활동 단체 페미당당이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며 모형 미프진(낙태약) 자판기를 설치해 약물적 임신중단법을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부가 임신중절약 '미프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적극 검토'를 지시한 데 이어, 최근 법제처가 법 개정 없이도 국내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유권해석까지 내놓으면서, 7년간 멈춰 있던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다만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약 처방·관리 기준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 이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향후 미프진 도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법제처, 성평등가족부 등 유관 부처는 국무총리 주재로 임신중약 도입을 위한 범부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부처들은 약을 허가하는 문제뿐 아니라 도입 이후 실제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안전관리 방안 등을 놓고 이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움직임에는 최근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제처는 이달 중순 '임신중지약물에 대한 수입품목허가가 모자보건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를 묻는 식약처 질의에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국내 미프진 도입이 어려웠던 이유는 정부가 이를 허가할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프진 판권과 공급권을 가진 현대약품은 지난 2021년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식약처는 법적 근거 부족으로 이유로 허가 심사에 진전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달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임신중절약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약물 사용이 제도권 밖에 방치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프진 허용 기준을 법제화하기 전이라도) 의사가 재량으로 판단하게 허용한다든지 하는 게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법 개정과는 별개로 임신중약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할 방안을 검토하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런 대통령 지시 이후 약 한 달만에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나오면서, 식약처를 비롯한 유관부처들이 미프진 허가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의료계 간 공식 협의는 아직…의료진 "법 개정 우선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허경 기자 그러나 아직 정부는 임신중약 도입과 관련해 인공임신중절위원회(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대한모체태아의학회·대한피임생식보건학회) 등 의료계와 공식 협의를 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은 약 허가와 안전관리 방안 등에 대해 부처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의료현장에서 △임신 몇 주까지 약을 사용할 수 있는지 △누가 처방할 수 있는지 △투약 전후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등의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료계와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계 대다수는 법 개정 없이 약의 품목허가부터 진행하는 방안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공임신중절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은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이지만 투약 전 초음파를 통한 임신 주수 확인과 자궁외임신 배제, 투약 후 완전 배출 확인이 전제돼야 하는 고위험 전문의약품"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량 출혈과 감염, 불완전 유산에 따른 응급수술 위험이 여성에게 있고, 형법상 공백도 해소되지 않아 진료지침을 준수한 의료인조차 법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프진 도입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약을 실제 처방하기에 앞서 여성과 의료진을 보호할 최소한의 법적·의료적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도입이 이뤄질 경우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한 임신 9주 6일 미만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투약 전에 자궁외임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면진료와 투약 이후 추적관찰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처방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교계도 "사회적 합의 아직"이라며 반발 종교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기독교 단체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제처의 임신중약 수입품목허가 관련 법령해석을 비판했다. 오석준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은 "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과 그것이 옳다는 것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라며 "법제처의 해석은 수입품목허가가 모자보건법의 규율 대상인지에 대한 절차적 판단일 뿐, 생명에 관한 문제를 행정적·기술적 절차로 대신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명에 관한 가장 중대한 결정은 국민의 사회적 합의와 국회의 입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프진 도입의 다음 과제는 '허가 가능 여부'를 넘어 '어떤 조건에서 허가·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의료계와 종교계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안전관리 기준과 법적 공백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미프진의 실제 국내 도입 시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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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I+]"이 직업만큼은 AI 금지"…'인간 보호구역' 꺼낸 빌게이츠
<9>AI가 더 잘해도 사람에게 맡긴다…빌 게이츠 '인간 전용 직업' 제안 돌봄·교육·의료 등 일부 일자리 보호…AI·로봇에는 별도 세금 구상 자동화 속도 늦추고 사회안전망 재원 확보…일자리 정책 새 화두로 [편집자주] AI 뉴스는 매일 쏟아지지만 진짜 재미는 그 뒤에 있다. 'AI+'는 국내외 AI 이슈와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낯선 기술 뒤에 숨은 돈의 흐름과 시장 참여자들의 선택, 산업의 변화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AI 시대에 나온 개념, 인간보호구역/챗GPT로 만든 이미지 AI의 진단이 의사보다 정확해진다고 해도 말기 암 진단을 AI에게 듣고 싶을까. 아이를 돌보는 일, 재판에서 사람의 죄를 판단하는 일까지 로봇에게 맡겨도 될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AI가 사람보다 일을 잘해도 일부 직업은 사람 몫으로 남겨두자고 제안했다. 그는 최근 공개한 약 6000단어 분량의 글에서 '휴먼 리저브드(Human Reserved·인간 전용)'라는 이름을 붙였다. 개발하지 않고 보존하는 자연보호구역처럼 기술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어도 사회적으로 가치가 큰 일은 사람에게 남겨두자는 구상이다. 그가 떠올린 사례는 아버지를 돌봤던 간병인들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아버지가 배가 고프다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 때였다. 간병인들은 표정과 행동을 살펴 필요한 것을 알아챘다. 게이츠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것"이 있다고 했다. AI가 치료법을 추천할 수는 있어도 환자에게 불치병을 알리는 일까지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든 의료·교육 현장에서 AI를 금지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의사와 교사가 AI를 도구로 쓰되 최종 책임과 사람을 대하는 역할은 인간에게 남기는 방식이다. 보육이나 배심원 업무처럼 아예 사람에게만 맡길 직업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어떤 직종은 영구적으로 보호하고, 자동화 충격이 큰 직종은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AI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AI가 사무직뿐 아니라 로봇과 결합해 건설·제조·서비스업까지 파고들면 사라지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 AI 시대, 전체 일자리의 최대 40%가량을 사람 몫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게 게이츠의 판단이다. 다만 어떤 직업을 누가 정할지, 해외 기업이 자동화했을 때 자국 기업만 제한할 수 있을지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인정했다. 게이츠가 함께 꺼낸 카드는 'AI세'다. AI가 사용하는 토큰이나 로봇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기업이 사람을 고용하면 임금에 각종 고용 관련 세금이 붙는다. 반면 로봇이나 AI 시스템을 구매하는 돈은 '비용'으로 처리된다. 게이츠는 이같은 세제가 기업에 사람을 기계로 바꾸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봤다. AI세를 도입하면 사람을 해고하고 AI로 바꾸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여기서 걷은 돈을 재교육이나 사회안전망에 쓰자는 취지다. AI 일자리 불안은 이미 커지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6월 22~28일 성인 34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는 향후 20년간 AI가 미국의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봤다. 2024년 64%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게이츠의 질문은 AI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어디까지 맡길 것인지는 사람이 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기계가 더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해야 한다'고 사회가 결정한 일은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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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독파모 정예 3사, 챗GPT·제미나이 독주 흔들까 [AI 주권 미래는]①
수백조원 자본력 앞세운 빅테크와 체급 차이 전문가 AI·에이전트·국산 NPU로 특화시장 공략 [AI 구글 제미나이]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가 2차 관문을 지났다. ‘국가대표 AI’ 후보는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3사로 압축됐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글로벌 시장의 벽은 높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는 막대한 자본과 컴퓨팅 인프라를 앞세워 종합적인 AI 성능에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외산 모델과의 정면 승부보다 한국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산업 특화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백조원 쏟아붓는 빅테크…커지는 체급 차이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자본과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한 빅테크의 과점 체제가 심화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의 올해 벤처투자 조달액은 3660억달러(약 509조원)로 나머지 49개 주 합산액의 3배를 웃돈다. 오픈AI는 단일 투자 라운드에서 1220억달러를 유치했다. 앤트로픽은 기업가치 2조달러(약 2780조원)를 목표로 1000억달러(약 138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연간 자본지출을 최대 2050억달러(약 303조원)까지 늘리며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 성능 격차도 뚜렷하다. 글로벌 AI 평가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의 성능 지표인 ‘AAII’에서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5’와 오픈AI ‘GPT-5.6’ 등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은 최근 60점대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독파모 3사의 대표 모델인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2 250B’는 37점 ▲SK텔레콤 ‘에이닷엑스 K2’는 35점 ▲LG AI연구원 ‘K-엑사원 2.0’은 31점에 머물렀다. 자본과 인프라뿐 아니라 종합 성능에서도 체급 차이가 나타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독파모가 필요한 이유로 ‘국가 안보’와 ‘데이터 주권’을 꼽는다. 최종현학술원은 서울대 미래전연구센터와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외산 AI에 대한 원격 접속은 다른 국가의 정책이나 안보 판단에 따라 예고 없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성하는 ‘추론 궤적’의 유출 위험도 있다. 추론 궤적은 AI가 해답에 도달하기까지 접근한 데이터와 논리적 단계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기업의 영업 기밀이나 국가의 정책 맥락이 포함될 수 있어 해외 서버를 경유하면 보안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최소한의 접근 권한을 확보하는 ‘접속 주권’과 외부망이 차단돼도 자국 인프라에서 핵심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운용 주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공공·금융·제조 분야는 엄격한 망 분리와 개인정보보호 규정으로 해외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의 진입이 제한된다. 보안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독파모가 외산 모델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평가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이사는 “소버린(주권) AI의 요체는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드는 데 있지 않고 국가가 책임지고 통제해야 할 지점과 외부와 협력할 지점을 분명히 구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평가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면 승부 피한 3사…‘한국형 특화시장’ 공략 독파모 3사는 범용 챗봇 경쟁을 피하고 ▲전문가 AI ▲산업 특화 에이전트 ▲국산 AI 반도체 연계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고난도 산업 영역에 특화한 ‘전문가 AI’를 앞세웠다. 코스콤과 함께 출시한 ‘엑사원 BI’ 기반 주가 예측 데이터 상품 ‘AEFS’가 대표적이다. AEFS는 매일 한·미 증시 8000개 종목을 분석해 4주간의 주가 예측 점수와 투자 전문가 수준의 설명을 제공한다. ‘환각’ 현상을 줄이는 데도 주력했다. 답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공시와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제시한다. 정확성과 신뢰도가 중요한 금융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다만 금융에서 검증한 전문가 AI를 의료·법률·제조 등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활용할 사업 모델도 입증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를 연결한 ‘풀스택’을 내세웠다. 6880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에이닷엑스 K2’에 MoE(전문가 혼합) 기술을 적용했다. 질문의 종류와 난도에 따라 필요한 신경망만 활용해 전력과 계산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000만명을 넘어선 AI 비서 ‘에이닷’의 운영 경험과 20여개 전문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바탕으로 금융·모빌리티·세무·돌봄 분야의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사내회사)장은 기고문에서 “미래 AI 경쟁은 가장 좋은 모델을 한 번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를 연결해 가장 빠른 ‘지능의 개선 루프’를 돌리는 경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모델을 운영하고 개선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통신에서 축적한 이용자 기반과 운영 경험이 다른 산업에서도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업스테이지는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와 국산 AI 반도체의 결합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포털 ‘다음’과 모델을 연계하고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AI의 NPU(신경망처리장치)와 협업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퓨리오사AI 백서에 따르면 2세대 NPU ‘RNGD’는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보다 전력 소비를 30~44% 줄이고 와트당 처리량을 1.3~1.5배 높였다. 외산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엔비디아 중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호환성을 확보하고 대규모 서비스에서도 성능과 비용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전체 AI 계층에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며 “메모리뿐 아니라 NPU와 시스템 최적화처럼 이길 수 있는 분야에서는 확실하게 입지를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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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알쓸신기] 물에 완전히 빠져도 스마트폰이 멀쩡하게 살아남는 이유
(21) 공기는 통하고 물은 튕겨낸다?… 스피커 구멍 속에 숨겨진 마법의 방수막 알쓸신기 :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박한 기술 사전 [사진=생성형 AI 활용]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화장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다가, 혹은 길을 걷다 웅덩이에 스마트폰을 빠뜨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과거의 휴대폰들은 물에 닿기만 해도 내부 부품이 합선되어 고장 나거나 화면이 까맣게 꺼져버리곤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쓰는 최신 스마트폰들은 물에 흠뻑 젖거나 심지어 수영장 물속에 통째로 잠겨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멀쩡하게 작동한다. 충전 단자, 스피커 구멍, 유심 트레이 틈새까지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이 조그만 기계는 도대체 어떤 마술을 부려 물의 침입을 원천 봉쇄하는 것일까. ◆ 고무 패킹과 방수 양면테이프의 합작품 스마트폰 겉면을 보면 유리 화면과 알루미늄 몸통 프레임이 완벽하게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틈새가 존재하며, 물 분자는 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엔지니어들은 이 미세 틈새를 막기 위해 조립 단계에서 '특수 방수 점착제(방수 양면테이프)'와 '실리콘 가스켓(고무 링)'을 꼼꼼하게 배치한다. 스마트폰의 화면과 뒷면 유리를 몸체에 결합할 때, 탄성이 뛰어나고 물에 녹지 않는 초정밀 방수 테이프를 둘레 전체에 빈틈없이 둘러 압착한다. 우리가 유심(SIM) 카드를 넣기 위해 핀으로 찔러 빼내는 작은 서랍(유심 트레이) 둘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얇은 검은색 고무 링이 둘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락앤락 밀폐용기 뚜껑에 달린 고무 패킹처럼, 트레이가 스마트폰 안으로 쏙 들어가는 순간 고무 링이 틈새를 꽉 틀어막아 물이 내부 메인보드로 한 방울도 스며들지 못하게 지켜주는 원리다. ◆ 공기는 지나가고 물방울은 튕겨내는 마법 방수 설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바로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와 '마이크' 구멍이다. 음악 소리와 내 목소리가 밖으로 나가려면 공기가 자유롭게 통과해야 하는데, 구멍을 아예 막아버리면 소리가 먹먹해져 통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모순을 해결한 핵심 부품이 바로 '고어텍스(GORE-TEX) 멤브레인 방수 막'이다. 이것은 아주 촘촘한 구멍이 뚫린 '나노 단위의 초정밀 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비결은 '물방울'과 '공기(소리 진동)'의 크기 차이에 있다. 물방울은 표면장력 때문에 서로 뭉치려는 성질이 있어 크기가 비교적 크다. 반면 소리를 전달하는 공기 분자는 물방울보다 수만 배나 작다. 엔지니어들은 스피커 구멍 안쪽에 '공기 분자보다는 크지만 물방울보다는 훨씬 작은 미세 구멍'이 뚫린 특수 방수 막을 팽팽하게 덧대어 놓았다. 공기는 이 구멍을 숭숭 통과해 선명한 소리를 내보내지만, 덩치가 큰 물방울은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고 표면에서 튕겨 나가 굴러떨어지게 된다. ◆ 충전 단자의 습기 감지와 침수 라벨 물이 들어올 수 있는 마지막 통로는 아래쪽에 시원하게 뚫려 있는 USB-C 충전 단자다. 충전 단자 내부의 금속 핀들은 외부로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물기가 묻은 상태에서 충전기를 꽂으면 강력한 전류가 흘러 쇼트(합선)가 나거나 단자가 까맣게 타버릴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스마트폰 충전 단자 안쪽에는 '미세 전류 습기 감지 센서'가 상시 감시를 펼치고 있다. 단자에 물방울이 닿아 미세한 전기 흐름의 변화가 감지되면, 스마트폰은 충전 통로의 전기를 즉시 강제로 차단한다. 그리고 화면에 "충전 단자에 물기가 감지되었습니다. 물을 완전히 말린 후 충전기를 연결하세요"라는 경고창을 띄워 사용자가 실수로 충전기를 꽂아 기기가 고장 나는 참사를 막아준다. 또한 제조사들은 기기 내부 깊숙한 곳에 물에 닿으면 하얀색에서 빨간색으로 영구히 변하는 '침수 라벨(LDI)'을 숨겨둔다. 스마트폰을 물에 빠뜨려 서비스센터에 가져갔을 때, 엔지니어가 기기를 열어 이 라벨 색깔을 보고 소비자의 과실로 내부가 침수되었는지 여부를 1초 만에 팩트체크할 수 있는 이유다. ▶ '알쓸신기' 토크 어바웃 - IP68 방수 등급의 진실, 바닷물과 수돗물은 다르다? 스마트폰 광고를 보면 항상 자랑스럽게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바로 'IP68 방수·방진 등급'이다. 여기서 앞의 숫자 '6'은 먼지를 완벽하게 막아준다는 뜻이고, 뒤의 숫자 '8'은 물속 1.5미터 깊이에서 30분 동안 버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방수 능력을 뜻한다. 하지만 중학생 독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이 방수 테스트는 연구실의 '깨끗하고 잔잔한 수돗물(담수)'을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라는 점이다. 여름철에 놀러 가는 바닷물에는 소금(염분)이 가득 들어있고, 워터파크 물에는 소독약(염소) 화학물질이 섞여 있다. 이 염분과 화학물질은 스마트폰 틈새를 지키고 있는 고무 패킹과 방수 테이프를 빠르게 부식시키고 삭아버리게 만든다. 게다가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파도가 칠 때 발생하는 수압은 방수 막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방수 폰이라 하더라도 바닷물이나 수영장 물에 빠뜨리면 즉시 깨끗한 수돗물로 헹궈내고 그늘에서 바짝 말려야만 소중한 스마트폰을 지킬 수 있다. 알쓸신기 :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박한 기술 사전 [사진=생성형 AI 활용] ▶ 알쓸신기 키워드 번역기 ·IP 등급 (Ingress Protection) : 전자기기가 먼지(방진)와 물(방수)로부터 내부 부품을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 국제 표준으로 나타낸 등급이다. ·가스켓 (Gasket) : 부품과 부품이 맞닿는 틈새 사이에 끼워 넣어 물이나 공기가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밀폐하는 고무나 실리콘 소재의 패킹이다. ·멤브레인 방수막 : 공기 분자는 통과시키지만 물방울 표면장력은 막아내는 나노 단위의 미세 구멍을 가진 특수 고분자 방수 필름이다. ·침수 라벨 (LDI, Liquid Damage Indicator): 평소에는 흰색이지만 수분이 닿으면 붉은색으로 변해 내부 침수 여부를 증명하는 변색 스티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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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세금·금리로 집값 잡은 호주, 임대료는 30% 폭등한다고?[딥다이브]
집값 거품이 빠지면서 역대급 하락장이 펼쳐지는 주택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호주이죠. 정부의 규제책과 금리 인상이 효과를 발휘한 건데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집값은 잡았는데, 임대료는 되레 폭등하고 있어요.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세입자들의 아우성이 커져만 가죠. 주택 매매와 임대시장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인데요. 집값 잡은 호주의 심상찮은 임대 위기 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아래 글에서 ‘달러’는 모두 호주달러를 의미합니다.) 집값이 급락 중인 시드니 주택가의 모습.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게티이미지 *이 기사는 8월 28일(금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역대급 하락장이 시작됐다 한때 뜨거웠던 호주 주택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정점을 찍었던 호주 전국 주택가격이 넉 달 만에 2%나 하락 한 건데요(코탈리티 주택가치지수 기준). 시드니와 멜버른 같은 대도시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중소도시로까지 퍼지면서 이제 전국적인 현상이 되었죠. 특히 시드니(-5.3%)와 멜버른(-5.5%)은 최고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시작일 뿐이라고 봅니다. 호주 최대 은행인 국립호주은행(NAB)의 샐리 올드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침체가 “시간적, 가격적 측면 모두에서 약 3분의 1 정도만 지나왔다” 면서 이렇게 전망했어요. “ 주요 도시 평균 주택가격이 최고점 대비 약 7% 하락 할 걸로 예상합니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겁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시드니 집값이 17% 넘게 빠졌던 1983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큰 하락장이 펼쳐질 거란 전망입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탈리티가 집계한 7월 한 달간 호주 지역별 주택가치 지수 변동률.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시작된 주택 가격 하락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가 호주 사회의 화두가 됐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지난 수년 동안 호주 주택시장은 끝 모르고 치솟는 ‘미친 집값’으로 유명했거든요. 어떻게 몇 달 만에 분위기가 이렇게 확 바뀌었을까요. 바로 호주 정부의 세제 개편과 중앙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결합 된 덕분입니다. 호주는 한국처럼 가계 순자산의 3분의 2가 부동산에 쏠려있는 나라이죠. 부동산 투자 열풍이 그만큼 거세게 일었다는 뜻인데요. 과거 호주에서 부동산 붐을 불러일으켰던 두 가지 제도가 있습니다.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과 양도소득세 감면이죠. 네거티브 기어링은 1930년대부터 이어진 호주의 독특한 소득공제 제도인데요. 집주인이 세를 놔서 받은 임대료보다 투자 비용(대출 이자+재산세+수리비 등)이 더 많은 경우, 그 ‘임대 적자’만큼을 집주인의 소득에서 공제 해 주는 겁니다. 만약 집주인의 급여 소득이 10만 달러인데 1만 달러의 임대 적자가 발생했다면, 소득을 9만 달러로 계산해 소득세를 매기죠. 여기에 1999년부터는 양도소득세 50% 감면 혜택까지 추가됐어요. 집을 사서 12개월 이상만 보유했다면, 매매 차익 전체가 아니라 그 절반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 를 물립니다. 이렇게 집주인에 관대한 두 세제 혜택이 결합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호주엔 대대적인 부동산 투자 붐이 일어났죠. 빚내서 주택을 여러 채 사서 임대하는 다주택 자산가들이 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정부가 호주 부동산 투자 시장을 오랫동안 떠받쳐온 이 두 제도를 무력화하는 파격적인 세제개혁안을 발표 합니다. 내년 7월부터 기존 주택 구입자에 대한 ‘네거티브 기어링’ 제도를 폐지하고요(신축 주택 구입에 한해 적용). 양도소득세 50% 감면 혜택 역시 폐지되고, 물가상승률만큼만 할인해 주는 걸로 바뀌죠. 사실상 임대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다주택자들에게 정부가 대대적인 세금 폭탄을 퍼부은 셈입니다. 시드니의 주택가. 게티이미지 게다가 호주중앙은행(RBA)은 올해 들어 2, 3, 5월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 했거든요. 이란전쟁으로 한때 4%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잡느라, 기준금리가 3.60%에서 4.35%로 높아진 건데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에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5.9% 수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늘어난 이자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진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은 쌓여만 가는데요. 강화된 세금 규제 영향으로 매수세는 실종 된 상황입니다. 굳이 정부 정책에 맞서서 베팅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 결과 1년 전만 해도 70% 안팎이었던 시드니의 경매 낙찰률은 최근 40%대로 주저앉았습니다. 호주에선 집주인들이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집 앞에서 경매를 여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 경매 열기가 급격히 사그라든 거죠. 살 사람은 없는데 팔 사람만 늘어가고 있으니까요. 임대료는 되레 폭등? 정리하자면 호주는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 열풍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집값이 빠지기 시작했으니, 너무 높은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해야 했던 무주택자들은 기다리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 그럼 이제 무주택 서민들은 한숨 돌릴 수 있으려나요? 글쎄요. 호주의 많은 전문가들은 그 반대로 말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압력이 세입자들에게로 옮겨갈 거라 예상합니다. 결과적으로 임대료가 훨씬 비싸질 겁니다.” (레이 화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네리다 코니스비)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언뜻 보기엔 집값이 하락하면 임대료도 따라서 내려갈 것 같지만, 실제론 두 시장의 작동 방식은 다릅니다. 특히 호주에선 임대주택 대부분을 정부나 기업이 아닌 개인, 일명 ‘맘앤대드(Mom and Dad)’ 투자자가 공급하는데요. 이들이 임대주택을 매각하고 임대시장에서 발을 뺀다면? 임대주택 공급이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또 설사 이들이 집을 계속 임대하더라도, 사라진 세제 혜택을 보전하기 위해 임대료 인상에 나설 가능성 이 크죠. 바로 이 점에 대한 논란이 호주에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시드니 도심에서 주당 850달러(약 84만원) 임대료로 구할 수 있는 20평대 방 2개짜리 소형 아파트 내부 모습. www.realestate.com.au/ 국립호주은행(NAB)의 가레스 스펜스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분석을 한번 보실까요. 그는 “기존 주택 투자자에 대한 세제 개편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려면 총 임대 수익률이 상승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시드니와 멜버른 투자용 부동산의 임대 수익률이 3.5%에서 4.5%로 1%포인트 상승할 거고, 이는 현재 주택 가격 수준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임대료가 25~30% 인상된다는 의미입니다.” 은행 정기예금만 가입해도 5%대 이자를 주는 상황에서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이 사라진다면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려받는 게 당연하다는 설명이죠. 뭐? 25~30% 인상? 이 임대료 폭등 예측에 여론은 들썩였고요. 부랴부랴 짐 찰머스 재무장관이 “과장된 수치”라며 진화에 나섰는데요. 호주 재무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세제개편 영향으로 임대료가 오르긴 하겠지만, 인상 폭은 주당 2달러 안팎 에 그칠 거라고 합니다. 즉, 전국 평균 임대료(주당 705달러) 기준으로 0.3% 수준의 미미한 인상 효과만 있다는 거죠. 30%와 0.3%. 차이가 너무 커서 도대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확실한 건 이미 시장에선 임대료가 뛰기 시작 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상당히 무서운 속도로 말이죠. 부동산 정보업체 도메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시드니 주택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50달러 뛴 주당 85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석 달 만에 6.3%나 급등 한 거죠. 지난해와 비교하면 인상 속도가 5배나 빨라졌는데요. 세제 개편안이 처음 발표된 게 지난 5월이었거든요. 새 제도 시행은 내년 7월 1일부터이지만, 집주인들이 미리 이를 계약 갱신 시점에 임대료에 반영하기 시작한 겁니다. 문제는 공급이다 여기까지 보고 혹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부동산 전문가라는 이들이 너무 다주택자 입장만 대변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들이 이렇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배경엔 이게 있습니다. 호주의 심각한 주택 공급 부족. 호주는 전국 주택 평균 공실률이 고작 1.6% 입니다. 보통 공실률 3%를 수요와 공급의 균형 상태로 본다는 점에서, 매우 극단적인 공급 부족 상태라는 뜻이죠. 사실상 빈집이 없으니 세입자들은 집을 못 구해 안달이고, 집주인들은 부르는 게 가격인 상황입니다. 세입자를 구하는 임대주택 앞엔 면접을 위해 수십 명이 줄을 늘어선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죠. 그럼, 호주는 왜 이렇게 집이 부족할까요.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이 켜켜이 쌓여있는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역사상 유례없는 이민자 폭증 이 주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2022년 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유학생을 포함한 해외 이민자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죠. 불과 2년 반 만에 100만명 이 몰려왔고요. 비자 심사를 강화한 2025년에도 38만명, 최근 1년 동안도 30만명이 순유입됐습니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연 22만~25만명)을 크게 웃돌죠. 시드니 북부 채츠우드의 방 3개짜리 단독주택. 주당 1050달러(104만원)에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www.realestate.com.au 그런데 집 짓는 속도는 느려도 너무 느립니다. 호주 정부는 2024년 ‘5년간 120만 호 주택 공급‘이란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지난 21개월 동안 완공된 신규 주택은 고작 31만 채. 건설 인력 부족, 자재 가격 급등, 고금리가 겹쳐 주택 개발이 도통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공실률은 1%대로 떨어지고 임대료는 치솟을 수밖에요. 코탈리티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호주의 전국 평균 임대료는 40.6% 상승 했어요.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18%)이나 이전 5년(2016년~2021년 6월) 임대료 상승률(12.2%)에 비해 너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일반 가구는 총소득의 약 3분의 1을 임대료로 지출 합니다. 5년 전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거죠. 근본적인 공급부족으로 인해 임차인들에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됩니다.”(코탈리티의 제라드 버그 연구책임자) 결국 주택 임대차 시장의 진짜 문제는 공급입니다. 아무리 부동산 투기를 틀어막고 집값을 억누른다 해도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한 세입자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죠. 이런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제시됩니다. 대도시 도심의 건축 규제를 확 풀어서 고밀도 고층 아파트를 짓자, 일반 이민이 아닌 건축 기술자에 대한 이민을 대폭 늘리자, 고속철도를 깔아서 도시를 확장하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공공 임대 주택 건설을 늘리자, 등등. 모두 설득력 있는 해법이지만 큰 걸림돌이 있습니다. 이것들이 대체로 정치적으로 썩 인기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거죠. 호주에선 마당 딸린 단독주택을 소유하는 게 ‘호주의 꿈’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런 저밀도 단독주택 선호 문화가 고층 아파트 건축을 가로막는 규제로 이어졌고, 주택 공급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티이미지 호주의 저명한 금융기자 앨런 콜러는 2023년 저서 ‘거대한 분열: 호주의 주택 문제와 해결 방안’에서 이렇게 꼬집었습니다. “이 게임에 관련된 모든 사람, 즉 주택 소유자, 은행, 부동산 개발업자, 정치인들은 각자의 이유로 주택 가격이 오르기를 원합니다. 세입자들은 살아남을 기회가 없습니다. 호주 인구의 65%는 자가 소유이고 35%는 임대입니다 . 따라서 인구의 3분의 2는 자신의 주택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데 찬성하며, 은행과 개발업자도 이를 지지합니다. 이는 주택 가격 부담과 임대 주택 부족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가 다수의 시민과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익 모두와 상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정 수의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은 있지만, 이러한 약속은 대개 이행되지 않고, 실제로 무엇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단지 야심 찬 예측일 뿐입니다.” 그래서 콜러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즉,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정한 정치적 리더십, 다시 말해 인기가 없더라도 옳은 일을 해야 한다 는 뜻입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8월 28일(금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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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금 행동 나서야”…잭슨홀 뒤흔든 매파론, PCE도 예상 웃돌아
■AI 프리즘 [금융상품 뉴스] 워시 연준 의장 첫 잭슨홀 무대 원·달러 환율 1372.5원 마감 최근 1주일 목표주가 상향, 하향 앞질러 ▲ AI 프리즘* 맞춤형 경제 브리핑 * 편집자 주: ‘AI PRISM’(Personalized Report & Insight Summarizing Media)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뉴스 추천 및 요약 서비스’입니다. 독자 유형별 맞춤 뉴스 6개를 선별해 제공합니다. [주요 이슈 브리핑] ■ 잭슨홀 매파 압박: 이란 전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첫 기조연설 무대에서 2% 물가 목표 달성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구체적인 금리정책 방안에는 말을 아끼면서 연준의 설명을 요구하는 시장의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 환율 연저점: 워시 의장이 잭슨홀에서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달러가 약세를 보인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쳐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내린 1372.5원에 마감하며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 눈높이 반전: 지난달 증시 급락 이후 쏟아졌던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최근 눈에 띄게 줄면서 상향 리포트가 하향을 다시 앞섰다. 또한 기업 이익 전망 개선과 증시 변동성 완화가 맞물려 다음 달 코스피 7000선 탈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흐름이다. [금융상품 투자자 관심 뉴스] 1. 시작부터 목소리 높인 매파…잭슨홀 메시지 부담 커진 워시 - 핵심 요약: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첫 잭슨홀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참석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잇따라 쏟아졌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이 여전히 완고하다고 진단했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금이 행동에 나설 때라고 밝혔다. 26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시장 전망치 3.6%를 웃돌았고 근원 PCE 상승률은 3.3%로 전월과 같았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발표해 높은 시장금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워시 의장과 엇갈린 모습이다. 2. 원·달러 환율 1372.5원 마감…연저점 또 경신 - 핵심 요약: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내린 1372.5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지난해 7월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371.8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7월 25일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다. 환율은 1380.5원에 출발한 뒤 월말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와 장 막판 커스터디(수탁) 매도세가 더해지며 하락 폭을 키웠다. 또한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한 점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0.61원으로 2024년 7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3. 다시 목표가 올리는 증권가…칠천피 탈환하나 - 핵심 요약: 에프앤가이드(064850) 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47건으로 하향 42건을 앞지르며 흐름이 역전됐다. 이달 전체로는 상향 355건, 하향 562건으로 하향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하향 827건이 상향 411건의 두 배를 웃돌았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하향세가 진정됐다.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7096.89를 마지막으로 종가 기준 7000선을 회복하지 못했고 이날은 1.79% 하락한 6788.88로 장을 마쳤다. 다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지난달 말보다 약 6% 늘어난 반면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낮아져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4월 중순 수준까지 내려오며 지난달 급락 당시의 변동성이 진정된 모습이다. 4. 삼성바이오, 4년 만에 3조 유증 추진…금감원 현미경 심사 통과할까 - 핵심 요약: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가 28일 총 227만 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예정 발행가액 132만 2000원 기준 모집 총액은 3조 9억 원이다. 조달 자금은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투입되며, 나머지 2948억 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시설자금으로 쓰인다. 지난해 940억 달러였던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3.4% 성장해 2031년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8% 떨어진 148만 6000원에 마감했다. 유동비율 179.7%, 부채비율 51.3%의 우량한 재무 상태에서 회사채 대신 유상증자를 택한 데 대한 주주 반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사 바로가기: 원·달러 환율 1372.5원 마감…연저점 또 경신 ▶기사 바로가기: 고려아연 의결권 금지 가처분…“고의적 허위 공시” VS “중요 정보 아냐” ▶기사 바로가기: 韓, 손놓은 사이 …‘KORU ETF 무기한선물’ 해외서 이달만 33조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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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16년 키운 코웨이 수처리…AI 반도체 타고 최대 실적 눈앞
/사진 제공=코웨이엔텍 코웨이가 2010년대 초부터 키워온 산업용 수처리 사업이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를 타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웨이엔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0% 넘게 늘고 순손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 미국 AI(인공지능) 반도체 생산거점 수처리 프로젝트 매출까지 반영되면서 올해 연매출 1000억원 돌파와 사상 최대 매출 경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흑자전환…작년 연간 매출 69% 달성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웨이엔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630억3928만원, 당기순이익 19억635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409억3319만원과 비교하면 54.0%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2억4905만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69%를 채운 셈이다. 코웨이엔텍은 지난해 매출 909억원으로 2016년 법인 설립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 매출이 약 279억원만 넘으면 1년 만에 최대 기록을 다시 경신하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약 5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더라도 최대 매출 경신이 가능한 수준이다. 코웨이가 10년 넘게 이어온 산업용 수처리 투자가 올해 들어 본격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웨이의 수처리 사업은 현재 코웨이엔텍 법인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 회사에 따르면 코웨이는 2008년 새한을 인수하면서 수처리 사업을 시작했고 2010년 수처리 엔지니어링 업체 그린엔텍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1년에는 삼양정수까지 인수했다. /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당시 코웨이는 수처리를 정수기 이후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 그린엔텍 지분 100%를 281억원에 인수하면서 공공하수와 산업용 오·폐수 처리, 운영관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당시 코웨이는 2009년 271억원이던 수처리 사업 매출을 2012년 24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듬해에는 약 70억원을 들여 KC삼양정수 지분 100%를 확보했다. KC삼양정수는 발전·석유화학 시설의 취수와 공정수, 폐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던 업체다. 코웨이는 인수를 통해 공공 수처리에서 발전·철강·석유화학 등 산업용 수처리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이후 2016년 3월 물환경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코웨이엔텍을 설립한 뒤 같은 해 8월 그린엔텍을 코웨이엔텍에 합병했다. 사업이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 것은 아니다. 코웨이엔텍은 설립 이듬해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한 뒤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2024년까지 순이익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매출이 909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고도 당기순손실 35억원을 내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외형 성장과 함께 순손익도 다시 흑자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처리 성장축 부상…올해 최대 매출 경신 전망 최근 실적 성장에는 산업용 수처리 사업의 외형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AI(인공지능) 에이전트 시장 개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AI 반도체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는 웨이퍼 세정과 각종 제조 공정에 대량의 용수가 필요하고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생산능력 확대는 수처리 설비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코웨이엔텍도 반도체 생산시설 관련 수처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평택고덕 정수장 3단계에서 하루 12만㎥ 규모의 UF(한외여과막)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청주 M15X에서는 하루 3만㎥와 3만5000㎥ 규모의 폐수처리 시스템을 각각 구축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 사진 제공=SK하이닉스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처리 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코웨이는 지난 5월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코웨이엔텍이 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 공장 수처리 프로젝트를 약 70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올해 하반기 약 200억원, 내년 약 5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웨이엔텍은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첫 해외법인 'COWAY ENTECH USA, INC.'도 설립했다. SK하이닉스 프로젝트를 교두보로 북미 반도체·제조시설의 산업용 수처리 시장까지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확보한 수처리 사업 경험을 해외 프로젝트로 확장하면서 성장 기반도 국내에서 북미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가능성도 높다. 코웨이엔텍이 지난해 기록한 909억원을 넘어서려면 하반기 약 279억원의 매출이 필요하다. 회사 예상대로 SK하이닉스 미국 프로젝트에서 하반기 약 200억원의 매출을 인식할 경우 기존 국내 사업에서 약 79억원만 추가해도 지난해 최대 매출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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