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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푸틴 “러시아, 전쟁서 승리 중…테러범과는 협상 없다”
젤렌스키의 러시아 영공 마비 경고에 "국가 테러"라고 반발 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테러범’으로 규정하고 이들과는 협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이 실제 타격을 입혔으며 특히 드론이 상당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시인하며 수주 만에 가장 상세한 우크라이나전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진격하고 있다며 “적들이 결국 무너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기자들에게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가 추가 군사 동원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이 지난 8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270㎢를 장악했으며 다수의 우크라이나군 병력이 포위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군이 슬로우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도시들을 향해 계속 진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러시아 영공을 사실상 마비시키겠다고 항공사들에 경고한 것에 대해 “국가 테러”에 가깝다며,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테러범”인 이상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마련된다면 러시아는 ‘구체적인’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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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볼턴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평양서 추진 가능성…‘극적인’ 사진 필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이 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대담에서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에서 북한 지도자를 만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고, 2019년 비무장지대(DMZ) 회동에서는 북한 땅에 들어간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며 “남은 단계는 하나뿐이다. 바로 트럼프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주의를 환기할 만한 극적인 사진이 필요하고, (국내외 골치 아픈 현안에서) 시선을 돌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11월 의회 선거(중간선거) 이후 국내 정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에어포스원을 함께 타고 평양에 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며 “평양 방문의 본질적인 목적은 선전 효과”라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우리가 김정은에게서 무엇인가 얻어낼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라며 “반면 북한은 회담에서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지 매우 치밀하게 계산해 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어느 날 불쑥 북미 정상회담을 떠올렸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논의가 지금 진행 중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고 참모들의 정책 조율을 경시하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을지 자유의 방패(UFS)’ 축소 지시를 예로 들며, 2018년 싱가포르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에 문제를 제기하자 사전 논의 없이 훈련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회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실전 경험과 드론전 능력을 쌓은 만큼 제한적 군사도발로 미국의 한국 방어 의지를 시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북방한계선(NLL) 남쪽 섬 몇 개를 점령하는 식으로 트럼프의 결의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조셉 윤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도 이날 코리아소사이어티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1기 때 끝내지 못한 ‘미완의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의 기억과 개선된 대외 여건 때문에 회담에 적극적일 이유는 크지 않다면서도 “내가 김정은이라면 ‘좋습니다. 만나죠’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회담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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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美, 또 민간인 공습 논란...결혼식장 폭격으로 "4명 사망"
이란 매체, 美가 1일 이란 남부 결혼식장 공격했다고 주장 4명 숨지고 50명 가까이 다쳐 지난 2월 초등학교 공습 이후 또다시 민간인 공습 논란 미국의 미군 중부사령부가 지난달 19일 공개한 사진 속에서 전날 인도양을 항해 중인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CVN-73) 승조원들이 전투기를 발진시키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 이란 초등학교 폭격으로 논란을 빚었던 미국이 1일(현지시간) 이란 공습에서 민간 결혼식장을 폭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폭격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약 50명이 다쳤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이란 남부 호르모간주(州)의 아흐마드 나피시 정치·안보·사회 담당 부지사는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호르모간주 시라크 카운티의 쿠헤스타크의 한 민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해당 주택에서는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나피시는 공습으로 2명이 숨지고 최소 5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슬람권의 적십자에 해당하는 적신월사는 "미국의 미사일 공격 이후 파편이 결혼식이 열리던 주택을 덮쳤다"며 사망자가 어린이 1명을 포함해 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현장에는 구급차 15대가 투입됐으며, 부상자 일부는 정밀 치료를 위해 인근 미나브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대는 건물 잔해 제거와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이 이날 미국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표적을 겨냥해 이란 남부에서 재개한 공습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 작전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지난달 30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기뢰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이란군 로켓 발사대를 공격했다. 아울러 1일에는 IRGC가 "최근 호르무즈해협 민간 선박과 인근 미군 장병을 대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며 이란 남부 일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번 공습으로 시리크뿐 아니라 게슘섬과 반다르아바스, 차바하르, 코나락 등 남부 여러 지역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어분 공장과 어선 부두, 항만시설 등 민간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은 결혼식장 민간인 피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AP는 미 중부사령부가 관련 질의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개전 당시에도 호르모간주 미나브의 샤자라 타예베 여성 초등학교를 미사일로 공격했으며 7~12세 남짓한 초등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발표에서 해당 사건을 아직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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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트럼프 “금리 내려라” 워시 압박…시장은 Fed 손 들어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금리가 낮아야 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쏟아냈다. 백악관의 정치적 요구와 Fed의 긴축 움직임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워시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그를 매우 존중하며 그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금리는 너무 높다”며 Fed의 금리 정책에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전만 해도 지표가 좋으면 금리가 내려갔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너무 두려워해 금리를 올린다”며 “성장과 성공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 경제가 잘나갈 때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고 많은 경우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날 워시 의장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지금 이 순간을 규정한다면 ‘글로벌 투자 급증’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워시는 지난달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Fed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탄탄한 성장세와 글로벌 투자 급증이 이어지는 만큼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워시의 손을 들어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잭슨홀 이전 35% 수준에서 이날 65.4%까지 올랐다.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784%로 전일보다 0.026%포인트 올랐다. 30년물도 0.023%포인트 오른 5.272%를 기록했다. 30년물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10년물도 고점을 높이기 시작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더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며 물가 불안을 키웠다. 여기에 40조 달러(약 5경5000조원)에 달하는 미 정부부채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며 공급 과잉을 유발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10년물 금리 4.8%를 ‘매직 넘버’로 지목하며 “10년물이 30년 고정 모기지와 각종 소비자 대출 금리의 기준인 만큼 이 수준에 가까워질수록 가계의 차입비용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기술주와 인공지능(AI)주 등 증시에도 부담이다. 여기에 일본발 수급 악재까지 가세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3.001%까지 올라 1996년 이후 30년만 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굳이 미국 국채를 살 이유가 줄어 미 국채 수요에도 부담이 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일본은 미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라며 “무질서한 엔화 움직임은 결국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일본을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Fed가 오는 15~16일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트럼프와 워시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본다. 워시 의장의 전임인 제롬 파월도 임기 내내 인신공격까지 동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견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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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고가주택 보유세 상승폭 기존안의 절반… 시장 영향은 제한적
세제 개편 수정안 시뮬레이션 세부담 상한 현행 150% 유지 영향 강동 고덕래미안 감소율은 25.5% “세제 강화 안 변해… 매수 문의 없어” 뉴시스 정부가 1일 내놓은 세제개편 수정안은 기존 안보다 서울 고가와 준고가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급등을 상당폭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정안이 실제 시장 흐름 자체를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이날 수정안에 따라 서울 주요 고가단지 10가구 및 준고가단지 9가구를 시뮬레이션한 데 따르면 내년 보유세 상승률은 서울 초상급지의 고가주택 평균 48.2%, 중상급지의 준고가주택 평균 38.8% 수준으로 낮아졌다. 기존 안에서 전년보다 평균 80% 안팎으로 뛰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당초 9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던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고, 200%로 높이려던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로 유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초고가 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의 주요 단지들은 대부분 감소액이 컸다. 전용면적 기준 강남구 대치팰리스 84.97㎡와 은마아파트 84.43㎡,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61㎡ 주택은 기존 안이 적용됐을 때에 비해 보유세가 23%대 감소했다. 특히 잠실주공5단지 82.61㎡와 은마아파트 84.43㎡는 최초안 적용 시 내년에 내야 하는 금액이 올해의 2배 넘게 늘었지만 수정안을 적용하면 상승폭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용산구 한남더힐의 경우 최초안에서는 내년 1억4086만원을 내야 했지만 수정안에서는 납부 금액이 1억1260만원으로 절대금액상 2826만원 줄었다. 서울 내 중상급지 일부 단지는 감소율이 더 컸다.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48㎡ 주택은 기존안 대비 보유세 감소율이 25.5%에 이르렀다. 영등포구 당산래미안4차 84.94㎡는 24.7%, 성동구 왕십리텐즈힐 84.92㎡는 24.6%였다. 기존 개편안에서는 내년 보유세가 62~96% 수준까지 급등했으나 수정안에서는 20~30%대까지도 떨어졌다. 우 전문위원은 “세 부담 상한을 150%로 수정한 여파가 컸다”면서 “비싼 집들이 더 크게 한숨 돌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고가지역 시장에 미칠 영향은 아직 미지수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정안이)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급매 움직임이) 잠시 멈추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도가 달라졌을 뿐) 세제가 강화되는 건 확실하기 때문에 매물은 나오는데 (요즘엔) 아무도 사려고 하질 않는다”면서 “바뀌는 내용이 여러가지로 많다보니 급하게 움질이지 않는다. 이곳뿐 아니라 다른 부동산에 전화해봐도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청담동, 반포, 잠실도 분위기가 다 비슷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과 매도 압력은 기존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주택시장의 전체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시뮬레이션상으로도 일부 주택은 수정안 적용 때 보유세가 여전히 1년 만에 50% 이상 오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금 때문에 발생할 수 있었던 추가적인 매도 물량을 제한하고, 고가 1주택자의 똘똘한 한 채 보유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는 기대된다”면서도 “서울 전세 매물과 가격은 규제지역, 입주물량, 전세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해서 이번 세제 수정 하나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고 매물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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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열 섞고 비 나누고… 태풍은 지구의 조절 시스템
[이정모의 지구 사용 설명서] 태풍이 사라진다면 태풍은 인명을 빼앗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지만, 자연현상으로의 태풍은 데워진 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끌어올려 열을 대기 위쪽으로 보내고 열과 수분을 넓은 지역에 배분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태풍이 없는 지구가 아니라, 태풍이 와도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다. 지난해 7월 초대형 태풍 바비가 일본 류큐열도 주변에 영향권을 형성한 모습을 촬영한 위성사진. 로이터연합뉴스 2002년 8월 31일 강릉에는 하루 동안 870.5㎜의 비가 내렸다. 태풍 루사가 몰고 온 비였다. 246명이 죽거나 실종됐고 재산피해는 5조원을 넘었다. 이듬해 태풍 매미는 초속 60m에 이르는 돌풍으로 남해안을 휩쓸었다. 2022년 힌남노 때는 포항 냉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우리가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이런 장면들이다. 지붕이 날아가고 과수원의 사과가 떨어지고 어선이 항구로 피하고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 그렇다면 태풍이 아예 사라지면 어떨까? 대답은 일단 간단하다. 좋은 일이 훨씬 많다. 강풍에 집이 무너지고 폭우에 하천이 넘치는 일이 줄어든다. 산사태와 폭풍해일로 사람이 목숨을 잃을 위험도 크게 낮아진다. 벼가 쓰러지고 비닐하우스가 찢어지며 양식장이 파손되는 일도 없어진다. 항공편과 여객선이 무더기로 취소될 일도 줄고 해마다 태풍을 앞두고 창문을 테이프로 붙이고 배수구를 확인할 필요도 없다. 수조원씩 들어가는 복구비와 보험 손실도 줄어든다. 재난은 없는 편이 좋다. 태풍이 없는 여름은 생활의 풍경도 바꿀 것이다. 학교가 휴교하고 직장인이 출근길을 걱정하는 날이 줄어든다. 소방관과 경찰, 지방정부 공무원이 밤새 비상근무를 서고 주민을 대피시키는 일도 훨씬 적어진다. 항구의 크레인과 해안도로, 전력망을 보강하고 피해 뒤 복구하는 데 들어가던 돈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특히 해안과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 태풍 없는 세상은 단순히 날씨가 편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삶의 위험 하나가 사라지는 일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더 해보자. 태풍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태풍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거대한 폭풍이 아니다. 시작은 따뜻한 바다다. 열대 바다에서 많은 물이 증발하면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위로 올라간다. 수증기가 높은 곳에서 물방울로 변할 때 열이 방출되고 그 열이 다시 공기를 데워 더 강한 상승기류를 만든다. 여기에 지구 자전의 영향까지 더해지면 공기의 흐름은 소용돌이 구조를 갖추고, 조건이 맞으면 점점 강한 태풍으로 발달한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가 태양에게서 받은 에너지를 대기로 내보내는 거대한 열기관인 셈이다. 지구는 적도와 극지방이 똑같이 데워지는 행성이 아니다. 적도 부근은 태양에너지를 많이 받고 고위도는 적게 받는다. 이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대기와 바다는 끊임없이 열을 옮긴다. 바람과 해류가 대부분의 일을 하고 태풍도 그 과정에 참여한다. 따뜻한 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끌어올려 열을 대기 위쪽으로 보내고, 이동하는 동안 열과 수분을 넓은 지역에 나눠준다. 태풍을 단지 ‘나쁜 날씨’라고만 부르기 어려운 이유다. 태풍이 사라지면 가장 먼저 반길 사람은 농민일 것이다. 그런데 태풍이 사라지면 늦여름의 물 사정은 오히려 나빠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비의 대부분이 여름에 집중되는데 장마가 끝난 뒤에는 태풍이 중요한 비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1966년부터 2007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태풍과 관련된 강수는 한강 유역 연평균 강수량의 15.6%, 낙동강 유역에서는 17.3%를 차지했다. 장마가 일찍 끝나 저수지가 말라갈 때 태풍이 몰고 온 비가 가뭄을 해갈해 주기도 한다. 물론 태풍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비가 그대로 몽땅 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바다에서 증발한 물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수증기는 장마전선이나 저기압, 국지성 호우 같은 다른 방식으로 비가 되어 내릴 수도 있다. 다만 비가 내리는 장소와 시기,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 어떤 지역의 저수지를 채우던 비가 다른 곳에 내릴 수도 있다. 홍수를 일으키던 바로 그 태풍이 다른 곳에서는 가뭄을 끝내는 비를 가져오는 것이다. 태풍은 바다에서도 뜻밖의 일을 한다. 뜨거운 국을 식히려고 숟가락으로 휘젓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태풍의 강한 바람은 바다 표면을 거칠게 휘젓는다. 표면의 따뜻한 물은 아래로 섞이고 아래쪽의 차가운 물은 위로 올라온다. 그래서 태풍이 지나간 길에는 주변보다 수온이 낮은 바닷물이 한동안 남는다. 이를 ‘콜드 웨이크(cold wake)’, 우리말로 ‘냉수 흔적’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요즘 매우 중요하다. 바다가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뜨거운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해양폭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폭염은 산호를 죽이고 물고기의 서식지를 바꾸며 양식업에도 큰 피해를 준다. 태풍은 때때로 뜨거워진 표층수를 뒤섞어 해수면의 해양폭염을 약화시키거나 끝내기도 한다. 육지에서는 열과 비를 쏟아붓는 재난인 태풍이 바다에서는 뜨거운 표면에 찬물을 섞어 넣는 거대한 숟가락 노릇을 하는 셈이다. 태풍이 휘젓는 것은 열만이 아니다. 깊은 바닷물에는 표면보다 질산염과 인산염 같은 영양염이 많이 들어 있다. 평소에는 햇빛이 닿는 표층과 떨어져 있지만 태풍이 바다를 뒤섞으면 이 영양분이 위로 올라온다. 그러면 식물플랑크톤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식물플랑크톤은 동물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다시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실제로 태풍이 지나간 뒤 인공위성으로 바다를 관찰하면 엽록소 농도가 높아진 흔적이 발견되기도 한다. 태풍 바비가 미국령 괌을 강타했을 당시의 장면. AFP연합뉴스 육지에서도 비슷하다. 태풍은 숲의 큰 나무를 쓰러뜨린다. 인간의 눈에는 숲이 파괴되는 것으로만 보이지만 나무가 넘어진 자리로 햇빛이 들어오면 그동안 그늘에 눌려 있던 어린나무와 풀에게 기회가 생긴다. 물론 태풍이 숲을 위해 꼭 필요하다거나 태풍 피해가 좋은 일이라는 뜻은 아니다. 너무 강한 태풍은 숲을 심하게 훼손하고 산사태를 일으킨다. 다만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지역의 숲은 오랜 세월 이런 교란과 함께 살아왔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오면 처음 질문이 조금 달라진다. 태풍이 사라진 지구는 지금 지구에서 태풍 하나만 지워버린 세계가 아니다. 태풍이 옮기던 열은 다른 방식으로 이동해야 하고 태풍이 가져오던 수분은 다른 곳에서 비가 되어야 한다. 바닷물의 혼합과 영양분 공급 방식도 달라지고 숲의 세대교체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자연에는 빈자리가 생기면 그것을 둘러싼 다른 과정들도 함께 변한다. 지구는 부품 하나를 빼도 나머지가 그대로 돌아가는 기계가 아니다. 그렇다고 태풍에게 고마워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태풍 때문에 사람이 죽고 집을 잃는 재난은 없을수록 좋다. 하지만 태풍이라는 자연현상과 태풍이 만드는 재난은 같은 것이 아니다. 같은 강도의 태풍이라도 어디에 어떤 집을 짓고 하천과 배수시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예보하고 위험한 사람을 얼마나 빨리 대피시키는지에 따라 피해는 크게 달라진다. 기후변화로 지구가 따뜻해진다고 태풍의 수가 무조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 지구적으로 태풍의 발생 횟수는 크게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강한 태풍이 차지하는 비율과 태풍이 쏟아붓는 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따뜻한 바다는 태풍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와 수증기를 더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태풍이 없는 지구가 아니다. 태풍이 와도 재난이 되지 않는 사회다.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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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9일 만에 '유턴'…비거주 1주택 공제 12억 유지
<앵커> 정부가 계속되는 반발여론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 방안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기본 공제는 물론 세 부담 상한과 부부 공동명의 공제까지 원안보다 완화했습니다. 첫 소식,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3일, 9억 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지 29일 만입니다. [강유정/청와대 수석대변인 : (거주와 비거주 1주택자 간) 세 부담 차이를 축소하기 위해 거주용 1주택자의 기본 공제 금액은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 공제 금액은 12억 원으로 현행 유지하고.] 종부세 부담 상한을 직전 연도 보유세의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철회해 현행 150%를 유지합니다. 부부 공동명의인 비거주 1주택자도 1인당 4억 원으로 줄였던 공제를 6억 원으로 올려 부부 합산 공제액은 12억 원이 됐습니다. 다만 현행 부부 합산 공제액 18억 원보다는 적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보유세 부담도 당초 개편안보다 줄어듭니다. 서울 서초구의 공시가격 35억 원 아파트를 비거주 1주택으로 가정하면, 단독 명의 보유세는 2천641만 원으로 원안보다 677만 원 감소합니다. 부부 공동명의도 2천184만 원에서 1천684만 원으로 500만 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우병탁/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 기본적으로 1주택 단독 명의일 때 원래 공제해 주던 금액이 12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과 같은 수준이 된 것이어서 상당 부분 비거주에 대한 불이익은 완화된 것으로….] 거주와 비거주 간 공제액 차이가 당초안보다 크게 좁혀지면서, 정부가 강조해 온 실거주 중심 개편 원칙은 상당 부분 흔들리게 됐습니다. 정부는 입법예고와 부처 협의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수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종안은 내일(3일)까지 국회에 제출된 뒤 정기국회 심사를 거치게 됩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윤 형,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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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세금 공포 몰아친 8월에도 강북권 아파트는 ‘뜀박질’
중랑·성북 등 2% 가까이 올라 정부의 고강도 세제 개편안 발표(8월 3일)로 시장 전반에 ‘세금 공포’가 덮쳤던 지난달 중랑·성북·서대문 등 강북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이 월간 2% 가까이 급등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징벌적 과세와 더불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가 예고되자, 강북 중저가 단지로 매수세가 몰리는 ‘세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경기 남부는 이달 시작된 삼성전자의 5억원 사내 주택자금 대출로 막대한 유동성이 유입될 것이란 심리가 더해지며 반도체 벨트 전역이 들썩였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5곳이 서울 강북권, 나머지 5곳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였다. 세금 폭탄 피하자…강북 실거주로 ‘머니 무브’ 1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중랑구 아파트값은 누적 1.99% 오르며 서울 1위, 전국 2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성북(1.94%), 서대문(1.83%), 중구(1.81%), 강북(1.73%) 등 강북권 주요 지역이 서울 평균 상승률(0.98%)의 두 배 가까이 오르며 전국 상승률 톱10에 올랐다. 성북(12.44%), 강서(10.10%), 서대문(10.02%) 등은 올해 누적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래픽=양인성 사진=뉴스1 강북권 ‘불장’은 8월 세제 개편안이 몰고 온 세금 공포의 반작용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30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대폭 인상하고, 1주택자라도 실거주하지 않는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공제 혜택을 깎겠다고 예고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외곽이나 지방에 살면서 강남권 1채를 사뒀던 비거주 보유자들은 가격을 낮춘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반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강북권 아파트로 몰려들었다. 여기에 15억원 이하 주택에 주어지는 최대 6억원의 대출 여력과 가을 이사철 전세난까지 맞물리며 ‘패닉 바잉’에 가까운 매수세가 붙었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금 보유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의 매물이 나오고 있는 강남권과 달리, 20억 원 이하 가격대 아파트 밀집 지역은 매물 출회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삼성 사내 대출 30조원 유동성 예고 서울 강북이 세제 공포에 따른 풍선효과로 달아올랐다면, 경기 남부는 대기업의 대규모 사내 금융 지원이 불을 당겼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자금 대출 접수를 시작했다. 시가 25억원 이하 주택 매수 시 연 1.5% 저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접수 후 대출 실행까지 약 20영업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 초부터 현장에 실제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기대감은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 6월 급등 이후 7월 들어 관망세를 보이던 화성 동탄은 8월 4주 차(24일 기준) 상승률이 0.54%로 전주(0.12%) 대비 4배 이상 커졌다. 수원 영통(0.30%→0.75%), 용인 수지(0.30%→0.66%) 등 반도체 벨트 핵심 주거지도 한 주 만에 상승률이 2배 이상 뛰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내 대출로 최대 30조원의 유동성이 풀릴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약 12만9200명) 중 수도권 무주택 가구 비율(46.3%)과 최고 한도(5억원)를 적용하면 약 29조9000억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수도권 주택 구입을 위해 매각된 주식·채권 대금이 8조334억원이었다. 지난 7개월간 증시에서 부동산으로 이동한 전체 자금의 4배에 달하는 유동성이 단일 기업 대출을 통해 시장에 공급되는 셈이다.
중동전쟁이재명대통령폭염반도체AI -
경제
李정부 5년 씀씀이 증가폭, 朴·文·尹 정부 13년치와 맞먹는다
[2027년 예산] 李 332조, 朴·文·尹 합쳐 348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난달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얘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내년 예산안이 총지출 820조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본예산보다 13%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10%쯤 증가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기록을 넘었다. 반도체 호황에 따라 내년 국세 수입이 사상 최대인 5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수퍼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정부는 연평균 8.4% 증가하는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 이재명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30년엔 총지출을 1000조원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경제 성장으로 국가채무 비율은 재정 건전성의 기준선인 50% 미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 악화나 경제 위기시 재정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어지는 확장 재정 기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1일 새해 예산안을 발표하며 “과감한 재정투자로 성장의 물꼬를 트고, 그 성장이 다시 재정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적극 재정·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안착시키겠다”고 했다. 이번 예산안은 지난 1월 기획재정부(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의 전신)에서 쪼개져 출범한 기획예산처의 첫 예산안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예산 조직 개편이 정부의 확장재정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었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정부에서 기획재정부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나 자영업 손실 보상제 법제화, 추가경정예산 편성 규모를 두고 신중론을 폈을 때,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이게 기재부의 나라냐”며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했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기재부에서 예산 부문을 떼어 내 기획예산처를 출범시켰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경기 침체가 예상되지 않는 한 이렇게 정부 지출을 빠르게 늘리는 것은 이론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며 “세수가 계속 증가한다는 게 보장되지 않은 가운데 이렇게 총지출 증가율을 가파르게 올리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 5년간 나라 씀씀이 332조원 증가 하지만 정부는 향후 재정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나랏빚이 늘더라도 경제 규모가 함께 커지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내년부터 2030년까지 48~49%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국가채무액은 올해 말 1413조원에서 내년 말 1520조원으로 1년 만에 107조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추가 세수로 빚을 갚지 않고 미래대응기금 등에 적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향후 재정운용계획을 들여다보면 재정 수입은 2026~2030년 연평균 9.9% 증가할 전망이다. 세수의 핵심 기반인 법인세·소득세 등 국세 수입은 5년간 연평균 13.4%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추정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씀씀이를 8.4%씩 늘리기로 했다. 2030년에는 총지출을 1005조2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 5년간 나랏돈 씀씀이 증가 폭은 331조9000억원으로,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 13년 치 증가 폭(347조9000억원)에 버금가게 된다. 박창환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은 “GDP 대비 재정지출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42%, 미국이 37.7%인 반면 한국은 35% 수준”이라며 “1000조원에 놀랄 게 아니라 더 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 “반도체 호황발 세수 영원하지 않아”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격히 늘려 놓은 나라 씀씀이는 예상치 못한 경제 위기 때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올해는 경제 성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 국민들이 대규모 확장 예산을 동의해 준 측면이 있겠지만 앞으로는 다르다”라며 “반도체 업황이 언제 하향 국면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총지출을 확 늘려 버리면 재정 적자 폭이 불어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특히 ‘결혼하면 100만원’, ‘첫째 아이 출산하면 1000만원’과 같은 현금성 재정지출은 새로 편성되면 다시 금액을 줄이거나 폐지하기 어렵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지원금 증액 규모가 큰 데다 현금 지원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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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아이 한명당 최대 7500만원 지원… 저출생에 6조1000억 투입
[2027년 예산] 출산·양육 예산 증액 내년부터는 출산과 양육 시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이 아동 1명당 4298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혼인·출산·양육 3종 패키지에 전년 대비 8000억원 늘어난 6조1000억원을 투입해 출산율 반등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는 혼인신고하는 부부에게 100만원의 혼인지원금(평생 한 번)이 지급된다. 현재는 결혼한 부부에게 100만원을 세액공제하고 있다. 소득이 있어야 혜택을 보는 구조다. 개편안은 이와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현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출산 시 지원금은 증액된다. 현재는 첫째 출산 시엔 200만원, 둘째 이상은 300만원에 해당하는 ‘첫만남이용권(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첫째 출산 시 10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은 1500만원의 현금을 지원한다. 추후 우대지역으로 선정되는 지방 거주자에게는 여기에 500만원을 더 준다. 당초 정부는 내년 7월 1일 출생아부터 적용하려 했으나 시점을 두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내년 1월 1일로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만 0~8세에 매월 10만~12만원 지급되고 있는 아동수당은 최대 3배 증액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아동기본수당을 매월 20만원으로 올리고, 우대지역 거주 시 월 3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0~1세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보육하면 월 30만원을 추가로 준다. 아동수당 대상 연령은 매년 1살씩 상향돼 2030년 12세까지로 높아지는데, 내년엔 9세까지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정부는 부모의 자산이나 배경에 따라 경제적 출발선이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형성 지원 시점을 아동기로 대폭 앞당겼다. 내년에는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최대 1억원의 종잣돈을 만들어줄 수 있는 ‘우리아이 자립 지원 펀드’가 신설된다. 출생 시부터 만 18세까지 부모가 정부(매칭 형태)와 함께 적립식으로 투자해 만기 시 6000만~1억원(수익률 연 5~10% 가정)을 수령할 수 있게 설계됐다. 정부는 소득 수준에 따라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올해 9월 이후 출생아부터다. 연 최고 19% 이자 효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청년미래적금은 가입 소득 요건을 없앤다. 청년이 3년간 매월 최대 50만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6%(일반형)의 기여금을 보태고 연 7~8% 상당의 금리에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중소기업 재직자와 연매출 1억원 이하 소상공인의 경우 정부 기여금 비율이 현 12%에서 15%로 상향된다.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에게는 25%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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