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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日국채 금리 급등에 생보사 채권손실 60%↑ 美국채도 흔들
13곳 평가손실 274조원…주식 평가이익 추월 日국채 수익률 높아지자 美국채 투자 매력 하락 美 30년물 금리 19년 만에 5.3%대 日 10년물 금리 3% 이번주 안에 도달 가능성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3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일본 장기 국채금리의 여파가 일본 생명보험사를 넘어 미국 국채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기존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일본 주요 생보사의 채권 평가손실은 1년 새 60% 급증한 30조8690억엔(약 274조원)으로 불어나 주식 평가이익마저 넘어섰다. 수익률이 높아진 일본 국채의 투자 매력이 커지면서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국채 투자를 줄이고 자금을 자국으로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日생보 채권 평가손, 주식 평가익 추월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주요 생보 13곳의 국내 채권 평가손실은 지난 6월 말 총 30조8690억엔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주식 평가이익은 48% 늘어난 30조318억엔(약 267조원)에 그쳐 채권 평가손실보다 8372억엔(약 7조4000억원) 적었다. 금리 상승으로 불어난 채권 손실을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만으로 상쇄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생보사의 주요 투자처인 일본 3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6월 말 연 3.9%대로 3년 전보다 약 2.7%p 상승하면서 저금리 시기에 매입한 국채 가격이 급락한 결과다.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면 평가손실이 곧바로 실제 손실로 확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보험계약 해지가 늘어 해약환급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중도 매각하면 손실이 현실화한다. 일본생명보험은 올해 4~6월 약 440억엔(약 3907억원),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은 253억엔(약 2247억원)의 손상차손을 각각 반영했다. 금리 상승으로 신규 채권의 이자수익과 주식 배당수입이 늘면서 주요 생보 14곳의 4~6월 기초이익은 총 9518억엔(약 8조4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다만 주식 매각이익으로 채권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생보사의 평가손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전 일본 채권시장에서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5%p 오른 2.945%를 기록했다. 이는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3% 돌파를 눈앞에 둔 수치다. 5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국채금리도 약 3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미·일 통화당국의 엔화 매수 공동개입 이후 일본은행(BOJ)이 엔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국채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금리스와프 시장이 반영한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이달 초 약 50%에서 80%로 뛰었다. 재원 대책이 불투명한 식료품 소비세 감세 등 확장재정에 대한 우려도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日국채 매력 상승에 美국채 수요 감소 우려 일본 국채금리 상승의 파장은 생보사의 평가손실을 넘어 미국 국채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 최대 미국 국채 해외 보유국인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은 자국의 초저금리를 피해 미국 장기·초장기 국채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3%에 육박하면서 환헤지 비용을 반영한 미국 국채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아져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JP모건증권은 "환헤지 후 미국 초장기 국채의 투자 매력은 미국 장기금리를 낮은 수준에 묶어두는 요인이었다"며 "지금은 정반대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6월 말 1조1166억달러(약 1580조원)로 전월보다 264억달러(약 37조4000억원) 감소해 두 달 연속 줄었다. 다만 감소액 중 231억달러가 단기채여서 일본 자금의 본격적인 국내 환류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각하지 않더라도 신규 매수와 만기 자금 재투자를 줄이면 미국 금리에는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실제로 17일(현지시간)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연 5.31%로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유가 상승,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회사채 발행 증가에 일본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 우려까지 겹쳤다. 향후 분수령은 일본 국채 입찰이다. 이달 10년물과 30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데 이어 18일 5년물과 20일 20년물 입찰에서도 매수세가 약하면 금리 상승이 가팔라질 수 있다. 사노 가즈히코 도카이도쿄증권 수석 채권전략가는 "재정 확대와 세계적인 금리 상승 등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고 있다"며 "현재 속도라면 이번 주 안에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3%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야마와키 다카시 JP모건증권 채권조사부장도 "통화정책과 엔화 약세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3%는 통과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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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부모의 종교·신념 때문에…美유치원생 백신 면제율 사상 최고
상당수 백신 접종률, 집단면역 기준선 하회…홍역 대유행 현실화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 백신(MMR)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필수 백신 접종을 면제받는 미국 어린이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5∼2026학년도 유치원생 백신 접종률과 면제율을 집계한 결과 공립학교 입학 시 의무화한 백신 중 최소 1건 이상을 면제받은 유치원생의 비율이 4.2%로 집계됐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직전 학년도 3.6%에서 0.6%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인원수로는 약 15만7천 명에 달한다. 면제율이 전년보다 상승한 지역은 워싱턴DC와 41개 주로, 사실상 미국 대다수였다. 백신 면제 어린이의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17.5%를 기록한 아이다호였고 유타(12.7%), 오리건(11%), 애리조나(10.6%) 등이 두 자릿수대로 뒤를 이었다. 면제 비율이 5%를 넘는 주는 이들 4개 주를 포함해 모두 24곳이었다. 유치원생 백신 면제 사유의 대부분은 질병 등 건강상 이유가 아니라 부모의 종교나 신념, 선호 등에 따른 '비의료적 면제'였다. 의료 사유에 의한 면제율은 0.2%로 평년과 비슷했다. 미국은 주에 따라 종교적 이유나 개인적·철학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 면제를 신청해 승인받으면 자녀에게 필수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뉴욕·메인·웨스트버지니아·캘리포니아주 등 4곳은 비의료적 면제를 허용하지 않아 해당 사례가 없었다. 미국 유치원생 백신 접종 면제율 추이 파란색 선은 전체 백신 접종 면제 비율이고, 초록색 선이 종교·신념 등에 따른 비의료적 면제 비율. 보라색 선은 의료적 면제 비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같은 면제율 상승 여파로 백신 접종률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백신 접종률은 92%로,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과 소아마비 백신 접종률은 92.4%로 각각 내려앉았다. 이는 의료계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의 유행을 막기 위한 최소 집단면역 기준선으로 제시하는 9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실제로 백신 접종률 저하는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홍역 확진자는 올해 들어서만 2천566명으로 보고돼, 3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93%는 백신 미접종자였고, 2회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된 사례는 전체 확진자의 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지난 2000년 달성한 '홍역 퇴치국' 지위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범미주보건기구(PAHO)는 미국의 홍역 퇴치국 지위 유지 여부를 오는 11월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클리블랜드 공공보건국의 데이비드 마골리우스 박사는 NBC 방송에 "실망스럽지만 놀랍지 않다"며 "이는 백신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백신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접종을 지지하는 에리카 슈워츠를 최근 CDC 국장으로 임명하면서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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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란전 출구 안 보이자…트럼프, 중재국 오만에 "폭격할 수도"
추가 협상 무산·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불만 표출 "호르무즈해협을 美영토로 선언" 재차 거론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8.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란의 휴전 합의에 따른 추가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간 양국 간 협상을 중재해 온 오만을 향해 폭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만이 이란과의 협상을 방해할 경우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오만은 미국의 우방이면서 오랫동안 이란과의 비공식 협상 창구 역할을 해온 국가다. 최근에도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한시적으로 다시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만이 "제대로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듭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만을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오만이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다른 나라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폭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란과의 전쟁을 끝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선제공격하면서 시작한 전쟁은 이달 말이면 만 6개월을 채운다. 미 행정부는 당초 이란 전쟁이 4~6주 안에 끝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이 이란 내 수천 곳을 공격하고 군사력을 크게 약화한 뒤에도 전쟁을 끝낼 정치적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미·이란 양측은 4월 초 휴전에 동의한 데 이어 6월 중순엔 역내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한때 종전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주장이 계속되면서 합의는 빠르게 흔들렸다. 특히 7월 들어 이란 측이 자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한 선박들을 연이어 공격하고, 이에 미국의 대이란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현재는 양측 모두 해당 MOU가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의 선박들. 2026.8.17. ⓒ 로이터=뉴스1 MOU에 따른 60일간의 추가 협상 시한도 이날을 기해 종료됐다. 특히 미·이란 합의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이란은 올 2월 전쟁 발발과 함께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를 책임지던 호르무즈해협에서 각국 선박들의 통항을 제한하는 등 '봉쇄'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번 주 이란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MOU 이후 이란 핵 문제 등에 관한 후속 협상보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초점을 맞추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은 다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하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그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6월보다 진전됐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즉답 대신 "이란은 합의를 원하지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미군)가 거기(중동)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투입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식량 부족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선 "가짜뉴스"라며 일축했다. 지난 14일 뉴욕주 가든시티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집회에서 "이란을 물리친 뒤 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호르무즈해협을 "우리가 봉쇄를 통해 통제하고 있다"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서 군사력을 동원해 대이란 해상봉쇄에 나선 미국은 이 같은 조치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네이트 스완슨 이란전략프로젝트 연구원에겐 트럼프 대통령에겐 이란에 대해 군사작전을 확대하거나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거나, 다시 협상에 나서는 것 외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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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국 전문가들 "트럼프, 북미 대화 재개 위한 제스처"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 훈련 축소 지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제스처로 볼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외교적 교류를 다시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 대리는 "정확한 계기를 알기는 어렵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관계를 맺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이에 응답할지와 언제, 어떻게 응답할지가 매우 흥미로운 관전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훈련 축소가 현실화할 경우 대북 억지력과 한미 연합 대비 태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반도 종전을 위한 당사자 간 논의를 촉구한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과도 부합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구상을 촉진하거나 심지어 주도할 수 있을지는 큰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앞서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한 당사자가 남·북·미를 의미하는지 등 구체적인 대화의 주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태 지역 안보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또 한 차례 정상 외교를 추진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아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일관된 외교 전략이 부족하고, 북한은 진지한 외교에 나설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에마 챈릿-에이버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치·안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1기 때 미완의 과제로 남았던 김 위원장과의 직접 외교로 복귀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논평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 별다른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대화 의지를 변수로 꼽았습니다. 북미 대화 재개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론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2018년 북미 대화에도 한국의 참여가 당연시됐던 것은 아니며, 이번에도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더라도 김 위원장은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는 이 대통령의 종전 논의 제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 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대북 외교에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상호 보완적인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현시점에서 이 대통령의 제의가 그다지 큰 영향력을 미치진 않을 것 같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래도 "한반도 대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있어 서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상당수 전문가는 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대북 억지력이나 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여 석좌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정밀 타격·드론 전술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군사 훈련이 축소되면 미군과 한국군은 북한의 잠재적 적대 행위에 대응할 대비 태세를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의장은 "핵심적인 동맹 연합 훈련을 약화하기로 한 결정은 김 위원장의 셈법을 바꾸지 못하면서 억지력과 대비 태세만 훼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화는 좋지만,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수호 재단'(FDD) 선임 연구원인 마크 몽고메리 전 미 해군 소장은 연합 훈련이 축소되면 중국과 북한을 억지하는 미국의 능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확신을 동맹국에 주지 못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말했습니다. 몽고메리 선임 연구원은 북한이 러시아에서 확보한 기술과 장비 덕분에 더욱 강력한 전력을 갖게 된 상태라며 "훈련 축소는 2018년에도 실수였지만 2026년엔 더 큰 실수"라고 비판했습니다. 챈릿-에이버리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묘사한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해온 점을 들어 "동맹국들에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대비 태세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이와 함께, 이란 전쟁 등으로 미국의 군사 자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 연합 훈련이 자원을 불필요하게 소모한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17∼27일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기에는 시기가 매우 늦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전반적인 동맹의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회담 이후 연합 훈련을 취소·축소한 것을 거론하며 "당시 그 결정이 대비 태세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축소 지시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란 전쟁 지원과 관련한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건 "동맹을 거래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안보 싱크탱크인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는 "미국이 자원과 대비 태세 모두 부족해진 상황에서 한국과의 훈련은 미국의 자원과 대비 태세를 불필요하게 소모한다"고 CNN에 밝혔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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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트럼프, 北김정은에 무릎 꿇었다”…한미 연합훈련 축소에 미국도 ‘부글부글’ [밀리터리+]
-트럼프,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 -“북한, 미국에 위협적인 국가 아니야” 신호 -美 민주·공화당 “김정은에 무릎 꿇었다” 비판 [서울신문 나우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 국방부는 “군 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직접적인 축소 지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미국이 오래전부터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하기로 동의했다는 사실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늘 그렇듯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는 이 훈련들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나의 재임 기간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온 국가에 완전히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재임 중’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북한을 두고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간주하면서, 북한을 겨냥한 한미 양국의 합동 군사훈련이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에게 합동군사훈련을 대폭(substantially)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의 결정은 한미 양국이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하는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 첫날(한국시간 기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훈련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번 UFS 기간 중 예정된 야외 기동훈련(FTX)은 14건으로, 지난해(22건)와 비교해 다소 줄었다. 트럼프 미 국방부와 상의하지 않았을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대폭 축소와 관련해 미 국방부와 상의하지 않은 채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26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82주년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노르망디의 미국인 묘지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콜레빌쉬르메르 AP 연합뉴스 그가 SNS를 통해 해당 사실을 발표했을 당시 국방부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관련해) 발표할 변경 사항이 없다”며 백악관 측에 문의하라는 입장을 냈었다. 사실상 ‘군 통수권자’의 지시와 관련해 국방부에서는 언급을 삼가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군 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음을 밝혔다. 이처럼 미 정부 부처가 특정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가 금세 변경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백악관에 문의하라는 국방부의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 사이에 사전 논의가 충분치 않았으며 사실상 논의가 거의 없던 상태에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국방부가 당황해했다”고 전했다. 공화·민주당 “트럼프, 장난하나” 비판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시와 관련해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트럼프의 2016년 대선 경쟁 상대였던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에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을 캐나다·오만보다 북한과 러시아에 더 우호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장난하는 건가?”라고 적었다. 경기도 연천군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한미 장병이 태극기와 성조기 아래 부교를 연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크 켈리 상원의원도 “그 훈련들은 우리와 한국 같은 동맹국들이 잘 훈련되고 조율되도록 도와준다. 그런 훈련의 규모를 줄이는 것은 오직 북한만 돕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정책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혼란스러운 행정부가 내린 또 하나의 어리석고 즉흥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언제쯤 독재자들을 포용하고 우리 동맹들을 소외시키는 일을 그만둘 것인가”라며 “핵으로 무장한 김정은을 달래기 위해 훈련을 무력화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도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확대되는 핵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위협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의 미친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고 꼬집었다. 2019년 2월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 연합뉴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엑스에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푸틴이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고문하고 강간하고 살해하는 것을 지원할 북한군 수천 명의 편을 풀어주는 것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을 숙고하면서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이날 CSIS 긴급 화상 좌담회에서 “북한이 당장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을 벌면서 좀 더 기다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트럼프의 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수사적 표현과 소셜미디어 발언 외에도 김정은을 유인하기 위해 취한 첫 번째 구체적인 행동임이 분명하다”며 “그 계기로 연합훈련의 시점을 활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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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전 MOU '60일 시한' 종료...'빈손' 트럼프 "MOU 연장 불필요"
양해각서 3항 "최대 기간 60일…합의 시 연장 가능" 6월 21일 스위스에서 '60일 로드맵' 구성도 합의 7월에 군사적 충돌로 14일 허비…양해각서 무의미 [앵커]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어렵게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정한 협상 시한 60일이 사실상 만료됐습니다. 아무 성과도 못 내고 두 달을 허비한 양국 모두 시한에 쫓기지 않는다며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6월 1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다가 자리에 안 맞게 이란 전쟁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박수까지 받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네, 서명했습니다, 양해각서에 서명했어요. 베르사유에서 서명했습니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서명한 14개 항의 MOU에서 "양측은 최종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 60일의 기간을 두며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나라는 6월 21일 스위스에서 첫 고위급 회담을 열고 영구적인 전쟁 종식을 위한 '60일 로드맵' 구성에도 합의했는데 두 달이 다 지나도록 아무런 결과물이 없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을 두고 말싸움만 주고받다가 지난달엔 거의 보름을 군사적 충돌에 허비하면서 양해각서가 무의미해 지고 말았습니다. 이란은 MOU에 60일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시간적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급하지 않은 척했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 6월에 체결된 합의가 긴장 완화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국이 다시 합의를 깨트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MOU 연장이 필요하지 않고 정해둔 시간표도 없다면서 여유를 부렸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미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고 말하다가 엉뚱하게 미국의 영토로 선언하는 아이디어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이란은 합의를 원합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수준의 합의는 하지 않을 겁니다. 이란은 핵무기를 절대 가질 수 없습니다.]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쿠슈너는 이란과 공식 비공식 채널의 대화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협상 데드라인은 사실상 끝났고, 전쟁이 끝이 안 보이는 경제적 지구전"으로 가고 있다고 어둡게 진단했습니다. YTN 신호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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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재활용 힘들었던 플라스틱이 90분만에 원료로 부활했다 [언박싱 연구실]
<56> 건국대 화공생명공학부 고문주 교수팀 폐에폭시서 핵심 원료 최대 94% 회수 기술 개발 50℃서 분해 속도 420배 향상… 상용화 추진 고가 탄소섬유도 100% 원형 보존 길 열려 항공기·풍력 날개 등 첨단 복합소재 재활용 가능 택배 상자를 열 때의 설렘, 기억하시나요? 대학 연구실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을 바꿀 놀라운 발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논문'이라는 두꺼운 포장지에 쌓여있을 뿐이죠. '언박싱 연구실'에서는 복잡한 수식과 이론 대신, 여러분이 알고 싶은 알맹이만 쏙 골라 담겠습니다. 자, 그럼 상자를 열어볼까요? 오늘 언박싱할 주인공은 바로 이 연구입니다. 버려지던 폐복합소재를 온화한 용액에 넣어 에폭시 플라스틱만 녹여내고, 손상 없는 탄소섬유 직물과 화학 원료를 동시에 회수하는 원리를 나타낸 개념도. 회수한 원료와 탄소섬유는 처음과 똑같은 성능을 지닌 차세대 항공기 및 풍력발전기 부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래픽=제미나이 생성) [파이낸셜뉴스] 한 번 굳으면 다시 녹일 수 없어 대부분 버려졌던 에폭시 플라스틱을 새것처럼 되살릴 기술이 나왔다. 건국대학교 화공생명공학부 고문주 교수팀이 버려진 플라스틱에서 핵심 원료를 최대 94%까지 회수해 다시 새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 비행기 날개부터 풍력발전기까지… 버려지던 첨단 소재 다시 쓴다 에폭시는 열에 강하고 단단해 비행기와 자동차, 풍력발전기 날개, 전자기기 기판 등 첨단 산업 곳곳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고성능 플라스틱이다. 특히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만들 때 탄소섬유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핵심 소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에폭시는 한 번 굳으면 열을 가해도 다시 녹지 않는 '열경화성 플라스틱'이다. 제품 수명이 끝나면 대부분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했고, 값비싼 소재도 함께 버려질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의 기술은 이런 한계를 해결했다. 사용이 끝난 에폭시를 분해해 핵심 원료를 다시 회수하고 새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다. 또 고가의 탄소섬유도 직물 형태 그대로 회수할 수 있어 항공기와 풍력발전기,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발생하는 복합소재 폐기물을 줄이고 소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분자 속 '끊어지는 연결고리'… 50℃에서 90분 만에 분해 비결은 플라스틱 분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데 있다. 연구팀은 식물에서 얻는 천연물질인 유제놀을 활용해 플라스틱 내부에 필요할 때만 끊어지는 연결고리를 넣었다. 평소에는 기존 에폭시처럼 단단한 성질을 유지하지만, 재활용 과정에서는 이 연결고리만 선택적으로 끊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실제로 50℃의 염기성 용액에 넣자 연결고리가 빠르게 끊어졌고, 플라스틱은 90분 만에 용액 속으로 완전히 분해됐다. 연결고리를 두 개 넣은 구조는 한 개만 넣은 구조보다 분해 속도가 약 420배 빨랐다. 기존 기술이 120~220℃의 높은 온도나 별도의 촉매를 필요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온도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 핵심 원료 94% 회수…탄소섬유도 원형 그대로 연구팀은 분해된 용액에서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를 최대 94%까지 회수했다. 이를 다시 이용해 만든 에폭시는 처음 만든 제품과 거의 같은 수준의 강도와 탄성을 유지했다. 물을 흡수하는 비율도 30일 기준 0.76%를 기록했고 두 달(60일)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어 재활용 이후에도 안정적인 특성을 보였다. 탄소섬유 복합재(CFRP) 실험에서도 성과가 확인됐다. 50℃ 용액에 1시간 동안 담가두자 에폭시만 분해되고 탄소섬유 직물은 형태 손상 없이 100% 회수됐다. 회수한 직물의 틀어짐 각도도 5도 미만으로 나타나 원래 구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기존에는 탄소섬유 복합재를 재활용하면 섬유를 잘게 부수는 방식이어서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 이번 기술은 값비싼 탄소섬유를 원형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앞으로 수명이 다한 항공기나 풍력발전기 날개, 폐전기차 부품 등에서 탄소섬유와 에폭시를 함께 회수해 다시 고성능 제품을 만드는 데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건국대학교는 해당 기술의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대학 자회사인 ㈜리포크를 통해 생산 및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분자 분야 국제학술지 'Macromolecules'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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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삼성·LG도 반했다…AMR 자체 설계·제작하는 시스윈로보틱스
HW·SW 대응 토털 솔루션 갖춰 반도체·디스플레이 맞춤형 공급 中공세 맞설 K로봇 기술력 주목 시스윈로보틱스 직원들이 자율주행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화성, 용인, 평택을 연결하는 수도권 남부 산업벨트의 핵심 동탄산업단지. 지난 3일 이곳에 있는 시스윈로보틱스에 들어서자 로봇을 테스트하는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시스윈로보틱스는 자율주행로봇(AMR)을 만드는 기업이다. 2004년 설립돼 임직원이 100여명인, 겉보기엔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한 걸음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속이 탄탄한 '강소'기업이다. ◇ 'AMR 메이드 인 코리아' AMR은 'Autonomous Mobile Robot'의 약자로 스스로 주변을 인식해 이동하는 로봇이다. 정해진 경로나 패턴이 아닌 카메라, 센서, 알고리즘 등을 통해 스스로 최적의 길을 찾아 이동한다. AMR은 이송 · 물류 분야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택배와 같이 급증하는 물량에 사람의 수고를 덜 수 있는 효과적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다. 시장조사업체인 글로벌마켓스태티스틱스에 따르면 세계 AMR 시장은 2026년 약 39억8500만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에서 2035년 398억 달러(약 56조원)로 10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 아마존 · 쿠팡 등이 AMR을 대거 도입하면서 AMR은 빠른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 시스윈로보틱스는 AMR 시장에서 보기 드문 국내 기업이다. 중국과 미국 기업이 강세인 AMR 분야에서 시스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서부터 바이오까지 첨단 산업 현장에 특화된 제품을 공급하며 독자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층간을 이동으로 짐을 옮기는 로봇을 켐트로닉스와 LG이노텍에, 디스플레이 패널 이송 AMR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KCC, 현대모비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으로 공급 대상을 확대했다. 로봇 종류도 단순 이송에서 리프트, 탑승형, 자율주행도장 등 복합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 핵심은 '내재화'와 '맞춤형' 시스윈로보틱스가 로봇 공급을 시작한 건 5년 전인 2021년부터다. 출발이 이른 편이 아니었지만국내 굵직한 기업에 공급할 수 있었던 건 20여년간 반도체 공장 자동화 사업을 하면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 덕택이다. 시스윈은 제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임베디드 시스템과 제어 소프트웨어, 펌웨어 등을 만들어 공급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 국내에서 하드웨어를 설계, 제작하고 소프트웨어는 물론 설치 및 유지보수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 점이 어필한 것 같다”면서 “제조 공장들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이 꼭 필요한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곳은 국내 시스윈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회사에 젊은 직원들이 눈에 띄었던 건 자율주행 핵심인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어서였다. 시스윈로보틱스는 소프트웨어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시스윈모빌리티라는 별도 법인도 세웠다. 자율주행로봇의 핵심은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는 것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 없이 로봇에 지능을 부여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완옥 대표는 “소프트웨어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 대기업이나 IT 전문 기업에 못지않게 처우를 개선했다”면서 “ 시스윈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시스윈로보틱스 직원들이 산업용 로봇에 탑재될 부품을 스크리닝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 “피지컬 AI 선도국 기여” 현재 오기까지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부침이 있었고, 특히 우수 인력 이탈이 뼈아팠다. 유 대표는 “대기업의 인력 빼가기였으나 다시는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이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근로 환경을 재편했다”고 말했다. 시스윈로보틱스에 관심이 쏠리는 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 AMR 시장에서 중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현재 국내 가정과 산업 현장에는 중국산 로봇이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 가정에는 로봇 청소기가, 산업계에는 운반·용접·협동 로봇이 도입되는 중이다. 경제 매체인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기업들은 148개 국가를 대상으로 로봇을 수출해 113억 위안(약 2조 4064억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청소용 로봇 수출은 78억 위안(약 1조 6611억원)으로 전체 수출의 68.5%를 차지했고, 산업용 로봇 수출은 42% 증가한 32억 위안(약 6815억원)에 달했다. 로봇은 물리적 AI, 즉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전략산업과 맞물려 있어 국내 생태계 구축이 중요한 데, 우리나라는 기반이 취약하다. 시스윈로보틱스와 같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유완옥 대표는 “AMR 사업을 기반으로 제조 공장의 무인화 ' 다크 팩토리' 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나라 제조 경쟁력을 높이면서 한국이 피지컬 AI 선도국이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완옥 시스윈로보틱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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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K-나트륨' 띄우는 최태원·빌 게이츠…SMR 동맹 확대
LNG·전력·ESS와 SMR 결합…데이터센터용 통합 에너지 플랫폼 추진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국내에 적용하는 ‘K-나트륨’ 사업모델을 검토한다. 미국 실증로와 후속 상용사업에 참여하고 아시아 등 해외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해 단순 투자자에서 SMR 사업개발자로 역할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서울에서 추형욱 대표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가 만나 나트륨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서는 테라파워가 미국에서 건설 중인 실증로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SK이노베이션의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 원전 공급망 활용과 나트륨 원자로의 국내 적용, 글로벌 프로젝트 공동 발굴 방안도 포함됐다. 최태원 SK 회장(사진 오른쪽)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사진=SK그룹) 다만 이번 합의는 공동사업의 주요 조건과 협력 방향을 정한 단계다. 국내 사업 추진 여부와 투자 규모, 구체적인 역할 등은 규제와 전력계통, 사업성 검토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 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전략적 투자자에서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국가별 규제와 산업환경, 전력계통 여건을 검토해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한다.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를 늘리고 핵심 기자재 공급망과 한국형 사업 수행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합의서 체결 이후 열린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와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나트륨 원자로는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 방식 SMR이다. 물 대신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며, 원자로가 만든 열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열에너지저장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일정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발전 역할과 수요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SK이노베이션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산업단지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설에 나트륨 원자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나트륨 원자로 조감도 (사진=테라파워)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건설 중인 ‘캐머러 1호기’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다. 캐머러 1호기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사업을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와 건설, 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 적용 검토와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SMR 개발·운영 사업을 검토한다. 한미 양국의 정책·금융 지원과 연계할 수 있는 미국 내 프로젝트도 공동 발굴한다. 프로젝트별 사업성과 자금조달, 공급망 구성, 건설·운영계획을 검토하고 미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발전·전력사업에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SMR을 결합한 통합 에너지 플랫폼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 LNG 발전과 ESS로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SMR을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SK이노베이션의 전력·SMR, SK온의 ESS 배터리를 연결해 반도체부터 전력 공급까지 아우르는 그룹 차원 사업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는 "나트륨 원자로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과 운영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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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K바이오팜, IP 확보에 목숨 거는 이유...에버그리닝 승부수
이 기사는 2026년08월11일 0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 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사진=SK바이오팜.)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신약 개발 승패는 더 이상 허가를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특허와 배타적 판매권 등 지식재산권(IP)을 얼마나 오래 지켜내느냐가 수익성과 후속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 전반에 'IP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K바이오팜(326030)은 핵심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독점 판매 기간 연장에 사활을 걸며 업계에서 적극적인 IP 전략을 펼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엑스코프리 독점 판매 연장 추진” SK바이오팜(326030)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 등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국내 유일한 회사로 꼽힌다. 캐시카우 제품인 엑스코프리가 미국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신기록을 써나가는 만큼, IP 기간의 연장 여부에 따라 회사의 중장기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을 위한 R&D 비용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현재 엑스코프리의 배타적 판매 기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배타적 판매 기간이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의약품을 한 회사만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경쟁사들의 제너릭(복제약) 출시 시점을 늦추고 판매 수익을 보장하는 일종의 특허 보호 장치다. 현재 엑스코프리 미국 내 배타적 판매 기간은 2032년까지로, SK바이오팜은 이 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5일 발표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엑스코프리의 배타적 판매 기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 초창기 개발 제품으로, 2005년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승인(IND)을 받고 임상을 진행해 2020년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2021년 3월에는 유럽 EC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같은 해 6월 유럽시장에 온토즈리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내놨다. 엑스코프리 미국 시장 출시 이후 매 분기 매출 신기록을 쓰며 SK바이오팜의 핵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2020년 4분기 77억원에 불과했던 엑스코프리 매출은 올해 2분기 무려 224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SK바이오팜의 올해 2분기 매출이 247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체 실적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경쟁 신약과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 2분기 미국 총 처방 건수(TRx)는 약 14만3000건으로 전 분기 대비 8.4% 증가했다. 반면 강력한 경쟁자인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 약물 브리비액트는 올해 특허 만료로 제너릭이 출시되면서 처방 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 2분기 실적자료에는 구체적인 경쟁사 제품명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A, B, C로 명명된 경쟁사 제품들의 TRx가 작년과 올해를 기점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의 배타적 판매 기간을 늘리는데 사활을 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독점 판매 기간만 확보될 경우, 향후 몇 년 동안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에는 라이프사이클 관리를 전담하는 지식재산(IP)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특허 전략의 핵심 '에버그리닝' SK바이오팜이 추진하는 엑스코프리의 배타적 판매 기간 연장 추진은 이른바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이라 불리는 전략으로, 특허 만료를 앞둔 기존 의약품에 새로운 특허를 덧붙여 독점권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버그리닝은 이미 해외 빅파마들이 자신들의 제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글로벌 거대 제약사 머크가 자사 최대 히트작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무더기 특허를 출원한 게 대표적이다. 머크는 지난해 키트루다 한 제품을 통해서만 무려 317억달러(4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로, 키트루다 특허 보호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머크의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키트루다의 주요 특허 내역만 보더라도 12건에 달한다. 이는 머크의 다른 의약제품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다만 특허 덩굴을 만들어놓는다고 경쟁사 진입을 무조건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키트루다의 국내 물질특허는 오는 2028년 만료 예정인데,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 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키트루다의 물질특허 만료를 노리고 기존 특허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24년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상과 3상을 통해 개발 중인 제품과 오리지널 의약품 간 약동학,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등의 비교 연구를 수행하고 탑라인 결과를 지난 6월 공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임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서도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촘촘한 특허 그물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11월 키나아제 억제제에 대해 최초물질특허를 냈으며, 2015년 유한양행으로 기술이전된 이후에는 미국 정규출원과 특허협력조약(PCT) 출원도 마쳤다. 이후 렉라자 특허 관련해서는 2018년 기술을 사들인 미국 거대 업체 존슨앤드존슨(J&J)이 후속적으로 특허 연장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렉라자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국산 항암 신약이자 3세대 표적 폐암 치료제다. 특허 완전 보호 어려워…주도권 우위 확보 전략 특허를 연장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화합물이나 분자 그 자체의 화학·생물학적 구조를 보호하는 물질특허로, 미국에서는 특허존속기간연장(PTE)을 통해 최대 5년간 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신약은 임상시험·허가 심사기간 동안 특허권을 행사 못 하는 것을 감안해 이 기간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이미 이 제도를 활용해 특허물질 만료 기간을 기존 2027년에서 2032년으로 5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상 앞으로는 제형, 제법, 용도, 투여법, 병용 등 다른 특허를 활용해 특허를 보호해야 하는데, 이 경우 특허 보호가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순웅 특허법인 정진 대표 변리사는 “제형 변경 등의 특허를 활용해 제품의 특허 기간을 보호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결국 특허를 완전히 보호한다기보다는, 제너릭이나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우회 전략을 쓴다고 하더라도 오리지널약 제약사가 어떤 특허를 만들어놨는지 전부 다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우선 복제 제품을 출시한 뒤에 오리지널약 제약사와 특허소송을 벌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제약사들 간에 로열티 계약을 맺으면서 합의점을 찾는데, 기존 특허가 많을수록 협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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