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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진전기, 가장 저평가된 전력기기 업체… 북미향 매출 증가로 성장 지속 전망”
[오늘의 픽] 미래에셋증권 “에너지 인프라 확대 수혜주…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일진전기가 생산하는 초고압 변압기. 일진전기 홈페이지 캡처 일진전기가 “가장 저평가된 전력기기로서 주가가 향후 84.5%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월 12일 낸 보고서에서 일진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만4000원으로 상향하며 이렇게 분석했다. 일진전기 주가 전망에 청신호가 켜진 배경은 최근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과 미국향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일진전기는 2분기 매출 6374억 원, 영업이익 720억 원을 기록했다고 8월 1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22%, 91% 증가한 수치로 2분기는 물론 상반기 누적 기준(매출 1조1435억 원·영업이익 1227억원)으로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분기 일진전기의 미국향 매출 비중은 17.4%다. 핵심 사업 부문인 중전기(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만 놓고 보면 약 30%로 추산된다. 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는 에너지 인프라의 핵심 설비다. 최근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붐이 일면서 전력기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전력기기 업체 주가를 전망할 때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 흐름과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배경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일진전기 중전기 부문의 북미향 매출 비중은 약 30%로 국내 동종 업계를 하회하지만, 수주 잔고를 기준으로 보면 해외 비중이 2021년 약 50%에서 2026년 80%까지 확대되며 상승세”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는 데 3년 가량 소요되는 중전기 제조업의 특성을 볼 때, 현재 수주한 2029년 물량이 본격 출하될 때까지 북미향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진전기는 8월 12일 오전 9시 4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5.70% 오른 7만1500원에 거래됐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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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쿄 한복판 러시아 스파이 암약에 충격받은 일본, 국가정보국 신설… 중국·러시아와 치열한 정보전
군국주의 트라우마로 정보기관 창설 꺼리다 스파이 사건으로 여론 변화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과 그 사령탑인 국가정보회의가 7월 31일 공식 출범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가정보회의 의장을 맡는다. 뉴시스 러시아 스파이들이 오랜 기간 일본 도쿄에서 암약해온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일본은 물론 국제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의 비밀 아지트는 도라노몬 고토히라 타워 22층에 있는 러시아 국영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 사무실이었다. 이곳은 도쿄 경찰청 본부에서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 산하 비밀부대인 ‘제20국’의 정보요원들은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해왔다. 이들의 우두머리는 2024년 2월 아에로플로트 도쿄 지점장으로 부임해온 GRU 장교 막심 블라디미로비치 필첸코프(가명·49)였다. 당시 필첸코프는 외교관이나 사업가 등으로 위장한 수십 명에 달하는 정보요원들을 지휘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일본산 첨단 부품과 장비를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밀반입하는 작전을 벌여왔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드론들 중 90%가 일본산 부품을 사용해왔다. 일본판 CIA 공식 출범 이들의 활동이 들통 난 것은 러시아군이 5월 Kh-101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고층 아파트를 타격해 최소 24명이 사망한 공습 때문이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 조사관들은 미사일 잔해에서 러시아 수출이 금지된 일본산 부품들이 대거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서방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일본에서 첨단 부품을 확보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서방 각국은 2022년 2월 24일(이하 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보요원 수백 명을 추방했지만, 이들 가운데 수십 명은 신분을 위장해 일본으로 숨어들었다. 이들이 러시아로 몰래 반입시킨 일본산 부품들은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한 러시아군의 드론, 미사일 등 첨단무기 생산에 투입됐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일본 정부에 러시아 정보요원들의 활동을 알리는 등 수차례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일본에는 외국 스파이를 포괄적으로 처벌할 법이 제대로 없을 뿐 아니라 각 부처 정보기관들을 조율하고 통제할 중앙 조직이 없었다. 일본은 해외 정보기관조차 없다. 필첸코프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특종 보도(7월 13일자)로 신분이 노출되자 일본을 몰래 빠져나갔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NYT 기사를 인용해 러시아 스파이 활동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일본 국민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과 그 사령탑인 국가정보회의가 7월 31일 공식 출범함으로써 앞으로 일본이 ‘외국 스파이들의 천국’ 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의장을 맡은 일본의 국가정보회의에선 이날 국가공안위원장, 관방장관, 법무상, 외무상 등 9개 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수집·분석 활동의 지침이 될 국가정보전략 수립과 외국 세력에 의한 공작 활동에 대처하기 위한 이른바 ‘스파이 방지 법안’ 추진 방안이 논의됐다. 국가정보회의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국가정보회의 설치법안’이 5월 통과된 것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국가정보회의를 국가의 정보 수집 활동에 사령탑 기능을 부여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또 국가정보회의를 지원하는 사무국으로 미국의 CIA와 유사한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을 신설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다. 요원 730~750명 규모로 구성된 국가정보국의 초대국장으론 경찰청 출신인 하라 카즈야 전 내각 정보관이 임명됐다. 국가정보국은 내각정보조사실, 경찰청, 외무성, 공안조사청 등 각 기관이 수집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가 정보수집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에선 그동안 한국의 국가정보원, 미국의 CIA에 해당하는 정보기관이 없었다. 일본 각 부처에서 정보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은 모두 3만3000여 명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능가하는 규모이지만 정부의 정보 기능은 내각 정보조사실, 경찰청, 외무성, 방위성, 공안조사청 등으로 분산돼 있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의 정보력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약하다는 비판을 들어왔다. 하라 가즈야 초대 일본 국가정보국장(왼쪽)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이 7월 31일 국가정보국 현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일본 총리실 제공 다카이치 “日, 엄혹한 안보 환경에 놓여”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이런 정보기관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패전 이후 군국주의를 연상시킨다는 트라우마 때문에 강력한 정보기관 창설을 꺼려 왔다. 특히 일본에서는 과거 정부 비판 세력을 탄압했던 ‘특고경찰(특별고등경찰)’ 때문에 정보기관 창설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고경찰이란 1911년 사회주의자 고토쿠 슈스이 등이 당시 국왕 암살 계획을 세운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비밀 조직이다. 특고경찰은 창설 당시 공산주의자를 대상으로 사찰을 진행하던 것을 확대해 전쟁 때는 언론인·문인 등 반전이나 반정부 성향이 있다고 분류된 인사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특고경찰은 조선 독립운동도 억압했다. 1942년 조선어학회 33명이 체포된 ‘조선어학회 사건’도 특고경찰이 고문 등으로 밝혀낸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미국의 점령기 동안 내각 정보국 등 일본의 정보기관은 해체됐다. 특고경찰의 폐해에 대한 악몽 때문에 정보기관 설립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거의 없었다. 실제로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가 1952년 일본판 CIA 창설을 추진했지만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현재의 내각 정보조사실을 만드는 데 그쳤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통합정보기관 신설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정보 수집 능력 확대를 위해 국가정보국을 신설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걸었다. 그 이유는 경제안보담당상을 지낸 다카이치 총리가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해왔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월 20일 중의원에서 시정 연설을 통해 “일본은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놓여 있다”며 “질 높은 정보를 적시에 모아 국가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가정보국 신설은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방위비 증액, 반격 능력 강화, 살상 무기 수출 규제 완화에 이어 정보기관 신설까지 일본의 안보 정책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일본 국민들이 국가정보국 신설을 지지하는 이유가 중국의 군사력 강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본 국민들은 또 중국이 자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에 상당한 반감을 보여 왔다. 실제로 중국도 일본어 뉴스 매체로 위장한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친중 성향의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확산시켜 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온라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난해 중의원 선거 직전 다카이치 총리를 비판하는 온라인 글들이 확산했고, 일련의 해시태그를 붙여 글을 올린 복수의 계정을 비교한 결과 정보 공작을 벌인 중국계 계정임을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기관은 첩보 활동에 전문 요원뿐만 아니라 유학생, 연구원, 사업가 등과 심지어 호스티스까지 활용해 자위대의 군사 시설은 물론 산업 기술 등 매우 폭넓게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사나에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임무는 산업·기술 정보 유출 방지 이에 따라 일본 국가정보국의 주요 임무는 앞으로 무엇보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유출 방지, 공급망 리스크 분석 등 산업·기술 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국은 또 온라인 여론 조작, 허위정보 확산 등 이른바 ‘회색지대 위협’의 대응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가정보국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기밀 정보를 불법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스파이 방지법’ 제정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도 이에 맞춰 외국 세력의 부당한 개입을 막고 감청 권한을 확대하는 정보 수집·분석(인텔리전스 활동)과 관련된 법안을 제정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또 2027년 말까지 해외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대외정보청(가칭)’ 창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의 대외 정보청 창설 의도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서방의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도 참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이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하려면 해외 정보 수집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의 국가정보국 신설 등 정보력 강화에 노골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의 정보기관은 군국주의의 전면적 추진과 대외 침략 전쟁 발동의 길을 열어 아시아 인근 국가들과 일본 국민에게 셀 수 없이 많은 죄를 저질러 왔다”고 비판했다. 뤼차오 랴오닝 중국사회과학원 소속 연구원은 “정보활동은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군사 목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과거 중국 침략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일본 정보기관의 부활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일본의 정보력 강화가 앞으로 자국의 대만 침공 등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국가정보국 신설을 계기로 중국·러시아 등과 치열한 정보전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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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한국 사회 이간질하는 의심 계정 2만4000개, AI로 식별
진보·보수 모두 공격 '온라인 영향력 공작'은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06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년간 네이버 뉴스 댓글 1억1000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인 척하면서 사회 갈등과 양극화를 증폭시키는 여론 조작 의심 계정 약 2만4000개가 식별됐다. 특정 세력을 편들기보다는 진보·보수 진영을 모두 공격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선거 등 주요 이슈가 있을 때 의심스러운 여론 조작 개입 정황을 빠르게 찾아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는 이원재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차미영 전산학부 교수(독일 막스플랑크 보안 및 정보보호 연구소 단장), 오혜연 교수 공동연구팀이 토르스텐 홀츠 막스플랑크 연구소 교수와 함께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으로 의심되는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판단 근거까지 제시하는 인공지능(AI) 도구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온라인 영향력 공작'은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다. 저비용으로 분노와 혐오를 증폭시켜 사회적 불신과 정치적 갈등을 확대하고 온라인 공론장의 신뢰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기존 AI 탐지 기술은 특정 계정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하더라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식별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기반으로 해당 계정들과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계정들을 추적했다. 2006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작성된 1억1265만8554건의 네이버 댓글과 이용자 404만783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정 사건이나 단일 선거에 한정하지 않고 의심 계정의 유입 시점, 메시지 전략, 이용자 반응, 주요 공격 대상을 장기적으로 살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설명 가능한 AI의 계층 구조. KAIST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AI는 먼저 작성자가 외국과 연계됐다고 의심할 만한 표현이나 맥락이 있는지를 살피고 도덕적 비난이나 맹목적 찬양처럼 사회적 양극화를 키울 수 있는 감정이 나타나는지 분석한다. 감정이 어느 국가나 대상을 향하는지도 파악한다. 연구팀은 AI가 판단을 내리는 데 근거가 된 댓글 속 표현을 함께 제시해 사람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계정의 활동 빈도와 활동 기간, 다른 의심 계정과의 활동 연관성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함께 조사한다. 연구진은 지정학적 논쟁보다 기술적 패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분석 국가를 익명화해 분류했다. 분석 결과 의심 계정 2만3998개가 식별됐다. 의심 계정의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도 발견됐다. 특정 정치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사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방향의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외국을 찬양하기보다는 한국 사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전략이 대다수라는 뜻이다. 한국을 비난하는 댓글은 2017년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18년 정점을 찍었다. 2006~2025년 외국 연계 의심 계정의 활동 추이. KAIST 제공 비선거 기간보다 선거 기간에 여론 조작 의심 계정 활동이 약 11%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의심 계정 활동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열린 2017년 5월 대선 무렵에 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의 호응을 많이 얻은 상위 10개 표적 가운데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특정 정당이나 이념보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정당 등 대상의 폭이 넓었다. 연구팀은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을 단순히 '어느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가'의 관점만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특정 진영을 직접 지원하기보다 기존의 정치적 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타겟 국가별 사용자 참여 분석. KAIST 제공 개발된 기술은 선거나 안보 위기처럼 사회적 관심과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여론 조작 의심 계정을 선별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개발된 AI가 의심 계정을 자동으로 차단·제재하는 방식보다는 인간 전문가의 판단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AI가 댓글의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갈등을 유발하는 감정과 계정의 조직적인 행동 패턴까지 함께 분석했다"며 "갈수록 교묘해지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탐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데이터 과학을 실제 사회 문제 해결로 연결한 '액셔너블 데이터 과학(Actionable Data Science)' 사례"라며 "디지털 공론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3일 컴퓨터 보안 분야 국제학술대회 '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엄 2026'에서 발표된다. <참고 자료> - doi.org/10.48550/arXiv.2606.22785 왼쪽부터 김재홍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생, 김현승 석사과정생, 김지선 전산학부 박사과정생, 오혜연 전산학부 교수, 토르스텐 홀츠 독일 막스플랑크 보안 및 정보보호 연구소 교수, 이원재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차미영 전산학부 교수(막스플랑크 보안 및 정보보호 연구소 단장).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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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AI 토건사업’ 3대 메가프로젝트, 청구서가 밀려온다
[이광석의 실리콘 유토피아]‘3대 메가프로젝트’는 막대한 전력·물·광물·냉각 기반시설 요구하는 ‘자연 추출 기계’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7월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에이아이(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연합뉴스 2026년 7월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콘퍼런스홀에 나란히 선 인물들을 보다가, 나는 이것이 정상외교의 한 장면인지 기업 총수들의 회동 자리인지 잠시 헷갈렸다.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에 두고 양 날개에 최태원(에스케이그룹), 이재용(삼성전자), 정의선(현대차그룹), 이해진(네이버) 같은 국내 기업 총수들과 함께 젠슨 황(엔비디아), 다리오 아모데이(앤트로픽), 샘 올트먼(오픈AI), 혹 탄(브로드컴)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들이 나란히 늘어섰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른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했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빅테크 기업 총수들과 나란히 국가의 미래를 선언하는 이 장면은, 이제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진정 ‘깐부’(동반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2026년 6월 청와대 국민보고회에서 두 재벌 총수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며 그들을 “국민 영웅”으로 칭송했던 대통령의 행동에서는 재계와의 그 어떤 긴장 관계조차 잃은 ‘기업 국가’의 모습까지 엿보인다. 진정한 ‘깐부’ 연출한 대통령과 총수들 정부는 샌프란시스코 AI 구상에 앞서 서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 팹(생산공장) 증설, AI 데이터센터 신설, 피지컬 AI 투자를 묶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예상 투자 규모는 4700조원이 넘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계획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의 치적을 새 과업과의 연속선상에 두려 하지만, 정작 이들 국가 인프라(기반시설) 구축 사업이 우리 사회에 미친 혹독한 대가는 무시하고 있다. 예컨대, 경부고속도로는 무리한 공기 단축이 낳은 인명 희생과 국토 불균형을, 정보고속도로는 통신 재벌 특혜와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남겼다. 국가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과 발전은 그만큼 우리 사회 누군가의 희생을 대가로 했다. 게다가 그 희생과 비용은 성공의 자축에 취하면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AI 메가프로젝트로 상징되는 ‘이재명의 길’은 단지 성장의 과실만을 우리에게 보장할까? 국가의 AI 속도전이 장차 우리 사회에 어떤 청구서를 요구할지 이제라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탈리아 철학자 마테오 파스퀴넬리는 최근 저서 ‘주인의 눈’(김상민 옮김, 동녘 펴냄)에서 AI를 인간의 집단적 활동과 누적된 지식을 추출하고 학습해 자본의 도구로 삼는 ‘지식 추출 기계’라 불렀다. 그의 강조에 덧붙이자면, AI는 ‘자연 추출 기계’적 속성 또한 지닌다. AI가 전력·물·광물·냉각 인프라 등 물리적 자원의 채굴과 활용 없이는 운영이 불가한 ‘자연(생명·물질 자원) 추출주의’적 속성에 기대는 까닭이다. 초거대 언어모델(LLM)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자본집약적 컴퓨팅 인프라와 통합돼야 AI 체제는 제대로 가동한다. AI의 지식 연산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인프라 규모를 키우는 추출 기계의 ‘업스케일’을 강요한다. AI는 더 많은 자원을 동원하고 전력과 수자원을 무한정 소모하며 기후위기를 부채질한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7배 넘는 전력 필요 실제로 한국의 3대 메가프로젝트는 AI 자본의 자연 추출 기계적 속성에 맞춰 대규모 업스케일을 구상한다. 마치 국가와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공동 ‘AI 토건’ 사업 같다. 알려진 것처럼, 2029년까지 새로 짓겠다는 데이터센터는 8.4GW 규모이고, 2035년까지 확대될 18.4GW 중 대부분은 SK하이닉스(15GW)와 지에스(GS·2.4GW)의 물량이다. 현재 전국에서 가동하는 100여 개 데이터센터를 모두 합쳐도 전력 용량이 2.5GW 안팎이다. 그런데 이번 계획은 그 총합을 훨씬 초과하는 데이터센터를 단 몇 년 안에 이루고자 한다. 발전설비로 봐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형 원전 1기 설비용량이 대략 1.4GW 수준이니, 1단계에만 원전 6기 분량의 발전설비를 새로 지어야 하는 셈이다. 이는 한국 전체 발전설비 용량(약 140GW)의 6% 정도를 3년 안에 오직 데이터센터만을 위해 추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완전히 다른 체급의 산업 생태계를 새로 짜는 일이다. 자원 추출 기계를 위한 AI 토건 사업은 우리 국토 곳곳에서 전면화하고 있다.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서두르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최대 16GW에 이르는 전력수요와 하루 167만t이 넘는 공업용수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수도권까지 송전탑, 용수 관로·가압장을 짓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필요하다. 그와 함께 강원도 동해에 2.4GW, 강릉 일대에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추진된다. 이들 데이터센터는 인근 석탄화력발전소들의 전력 수급에 주로 의존할 것이다. AI는 최근까지도 마치 무색무취의 첨단기술, 심지어 친환경적인 기술처럼 이야기됐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발전소와 폐수처리시설, 고전압 전기설비와 냉각장치를 갖춘 물리적 토목·에너지 인프라 시스템이며, 대형 건물 입지는 물론이고 콘크리트와 철강 등 건설자재가 필요하다. 반도체 팹 역시 막대한 고전압 전력과 공업용수를 소비하는 자원집약적 물리 인프라다. ‘지능’이라는 수사가 이 거대한 토건의 실체를 가리는 동안, AI의 탄소 발자국과 생태계 파괴 문제는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명분 아래 조용히 뒤로 밀리고 있다. 생태 위기, 노동 대체, 양극화 흥미롭게도 미국에서는 오히려 반대 흐름이 뚜렷하다. 전력·용수 부족, 생태계 훼손, 소음,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저항하거나 중단하는 주가 늘고, 연방 부지에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영구히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반면 한국 정부는 국공유지에 기업 데이터센터를 수의계약 형태로 쉽게 임대해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기업에 값싼 전력을 공급하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들 초거대 데이터센터는 건설 단계를 지나면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시설이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물리적 인프라만 지역에 남고 정작 노동 대체와 양극화 문제는 방치되는 ‘사람 없는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AI 토건 계획은 노동조건을 뒤흔든다. 2016년 한 택배노동자가 “4차 산업혁명이 사람을 죽인다”며 절규하는 현장을 본 적이 있다. 당시 플랫폼과 AI 자동화 알고리즘이 노동자의 생체리듬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처음 절감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AI는 또 다른 방식으로 노동계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 ‘메가특구특별법’에는 기간제 노동자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며,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를 주 52시간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동 특례법의 무게는 역사적 맥락에서 더 반동적이다. 무분별한 간접고용을 막으려는 ‘파견 업종 제한’과 비정규직의 상시 노동화를 막기 위한 ‘기간제 2년 제한’은 각각 1998년 외환위기 노사정 대타협과 2006년 총파업의 진통 끝에 나온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이명박·박근혜 두 보수 정부에서조차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의제다. 예외적 노동시간 연장은 노동계의 말처럼 ‘메가 과로 특구’를 만들 공산이 크다. 가령, 대만 티에스엠시(TSMC)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반복되는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와 팹 노동자 과로는, 노동조건 완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귀결될지 미리 보여준다. 근본적으로 AI를 중심으로 모든 투자 심리가 얽혀 있는 고변동성의 주식시장 지반 또한 불안정하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오라클 미국 5대 빅테크 기업이 회계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추정 부채 1조6500억달러(약 2200조원)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비스의 실제 수익화 속도가 인프라 투자 경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현금흐름의 불균형이 급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업계가 서로 지분을 사고 상대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주는 순환거래 구조가 커지면서, 이들의 거래가 실수요가 아니라 회계 위에 쌓인 신기루일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만약 빅테크의 AI 거품이 꺼진다면, 그들을 ‘깐부’로 믿고 투자한 국가 재정, 국토 임대, 지역의 전력·용수, 개미들의 영끌과 빚투까지 얹어놓은 이 정부의 메가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게 될까. “지구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구상을 “모두의 AI 프로젝트”라 부르며, “‘국민주권 정부’의 역사적 결단”이니 “5천만 국민이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이 구상 앞에서 지역·노동·환경의 문제 제기는 종종 국가 대의에 저항하는 잡음으로 취급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 대규모 AI 공사가 누구를 위한 도약이고 누가 그 비용을 치르는지를 따지는 것만이 향후 돌이킬 수 없는 국가 위험을 막는 최소한의 조처다. 속도와 규모 중심을 감속과 적정 규모 중심의 개발로, 수도권과 자본 중심의 자원 추출을 지역 생태주의적 정의로, 국가와 재벌의 ‘깐부’ 회동을 시민참여형 거버넌스로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입지를 재생에너지 100% 조달이 가능한 곳으로 제한하고 폐열을 지역의 농업과 난방에 재활용하는 북유럽의 생태적 순환 구조를 참고해 의무화하고, 전력과 용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공시해 그에 상응하는 생태계 부담금을 부과하며, 인프라 건설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 노동계,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위원회의 정례화 등 구체적인 AI 인프라 설계 없이는, 지금 청사진은 결국 또 하나의 토건 신화로 남게 될 것이다. 2026년 9월에 열릴 기후정의행진의 구호는 “3대 메가프로젝트, 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이다. 이 살인적인 불볕더위와 가뭄 앞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도대체 이 정부는 누구의 희생을 볼모로 이 땅에 생태 파괴적인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에 매달리는가를 시민사회는 묻고 따질 것이다.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고, 규모가 아니라 절제이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미래이후연구소장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 -
경제일도 공부도 안 하는 청년 2억5700만명… 취업시장 '빨간불'
전 세계에서 일도 하지 않고 교육이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 청년이 2억57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일자리 창출 부진으로 청년 고용시장이 다시 악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확산이 취업난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15~24세 청년 가운데 니트족 비율이 2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청년 5명 중 1명꼴로, 인원으로는 2억5700만명 이상에 달한다. 청년 실업률도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전 세계 15~24세 청년 실업률은 12.4%로 2023년 12.3%보다 0.1%P올랐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약 6700만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선세를 보이던 청년 고용시장이 다시 악화한 것이다. ILO는 경기 성장세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더딘 일자리 창출 등이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의 양과 질이 모두 나빠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 11개 하위 지역 가운데 8곳에서 2023년보다 2025년 청년 실업률이 상승했다. 고소득국과 중저소득국, 저소득국을 가리지 않고 실업률이 올랐다.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아랍 국가로 26.2%에 달했다. 북아프리카가 22.6%로 뒤를 이었다. 북미 지역은 2023년 8.3%에서 지난해 9.8%로 상승했고, 북·남·서유럽은 15%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특히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발판 역할을 해온 '중간 숙련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무·행정직을 비롯해 판매직과 제조업 일자리 등은 그동안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선택하는 대표적인 직군이었다. ILO는 "중간 숙련도 직종과 관련된 일자리 감소는 중등 교육을 마친 청년 구직자들의 구직 대기 기간을 늘리고 실업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AI 확산이 이러한 추세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ILO는 현재 15~29세가 종사하는 일자리 가운데 6.1%가 AI로 인한 변화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종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10%만 AI로 인해 완전히 사라진다고 가정해도 약 560만명의 청년 근로자가 실업이나 직업 전환, 노동시장 이탈 등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향은 주로 고소득 국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ILO는 AI가 고용시장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면서도 관련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과학과 공학, 의료, 정보기술(IT) 등 고숙련 분야의 일자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장기간 실업 상태를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저소득·중저소득 국가의 청년 근로자 10명 중 9명가량은 노동·사회적 보호가 충분하지 않은 비공식 고용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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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의선 회장은 왜 ‘바이브 코딩’을 배웠을까 [가봤어요]
DX부터 빛난 정의선 기술 집념 시작된 현대차그룹 AX 대전환 실제 업무 현장서 나타나는 효율 지난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기아 양재사옥에서 바이브 코딩 체험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코딩 교육을 해줬으면 한다.” 올해 상반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 담당 사장에게 직접 건넨 말이다. 진 사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의외였다고 했다. 정 회장이 굳이 코딩까지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실무자가 기술을 익히고 경영진은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봤다. 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직접 써보지 않고서는 인공지능(AI)이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디까지 하지 못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봤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아야 경영 판단에도 제대로 녹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실제 지난 5월 정 회장은 ‘바이브 코딩 교육’(AI와 대화하며 코드를 만들고 수정하는 개발 방식)을 받았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기자가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게임. [영상 박세진 기자] 정 회장이 받은 교육, 기자도 해봤다 기자도 정 회장이 받았던 바이브 코딩 교육을 똑같이 받아봤다. 현대차그룹은 12일 류석문 현대오토에버 대표가 진행하는 실습 세션을 열었다. 정 회장을 비롯한 그룹 주요 경영진이 앞서 참여했던 교육과 같은 내용이었다. 해보니 진입 장벽은 생각보다 낮았다. 코딩 언어를 따로 배운 적이 없어도 됐다.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과 조건을 설명하면 AI가 알아서 코드를 짰다. 게임 하나를 만들어봤다. 교실에 책상 5개를 놓고 학생 10명이 앉아 수업을 듣게 했다. 학생이 졸기 시작하면 2초 안에 마우스로 클릭해 깨워야 한다. 세 번 놓치면 게임이 끝난다. 처음에는 한 명씩 졸게 하고 시간이 흐르면 두 명, 최대 네 명까지 동시에 졸도록 조건을 붙였다. 누가 조는지는 무작위로 정하게 했다. 내용만 보면 개발이 어렵게만 보인다. 정작 기자가 한 일은 코드를 쓰는 게 아니었다. 만들고 싶은 장면을 설명하고 결과를 본 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다시 지시했다. 학생이 너무 빨리 졸면 속도를 바꾸고, 동시에 조는 학생이 많으면 조건을 손봤다.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AI는 빠르게 결과를 내놨지만 생각한 것과 정확히 같은 결과를 내놓지는 않았다. 같은 요구에도 결과가 달라졌고 지시가 모호하면 결과물도 흔들렸다.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금세 엇나갔다. 만들어진 결과가 맞는지 판단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었다. 교육을 마친 뒤 정 회장이 강조한 지점도 여기에 있다. AI가 할 수 있는 일만큼 할 수 없는 일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더 중요한게 있었다. 어디까지 믿고, 어느 지점부터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능력이 더욱 우선시돼야 한다고 내다본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교육에서 프롬프트 설계와 데이터 신뢰성 등을 함께 살펴본 이유다. 12일 양재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제대로 쓰는 AI’ 현대차그룹은 일반 직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단계까지 왔다. 성과는 숫자로 나타난다.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한 뒤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 시간은 약 90% 줄었다. 생산 현장의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글로벌 약 70개 생산 거점에서 운영돼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낸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또 현대차·기아는 2025년부터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에이치 챗 프로’(H Chat Pro)를 일반 임직원에게 열었다. 챗지피티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을 보안이 확보된 사내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 이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해당한다. AI를 어디까지 직접 만들 것인지에도 명확히 했다. 피지컬 AI와 자율주행처럼 차량 경쟁력과 직결되는 영역은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직접 투자하고 개발한다. 백오피스 등 사내 업무 영역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갖춘 외부 AI 기술을 활용한다. 기술을 보유하는 것 자체보다 어떤 기술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얘기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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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최선호 종목, 삼성전자 아니다”…모건스탠리 ‘원픽’은 삼성전기
모건스탠리 ‘톱픽’,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목표가 256만→262만원...강세장 땐 300만원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기 제공)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국내 기술주 최선호주(톱픽)로 삼성전기를 꼽았다. 목표주가도 262만원으로 높였다. 한때 240만원선까지 올랐다가 절반 가량 떨어진 삼성전기를 ‘톱픽’으로 지정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기를 ‘톱픽’으로 새롭게 제시했다. 국내 기술주 부문에서 모건스탠리의 최선호주는 원래 삼성전자였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최선호주가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바뀌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소폭 상향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목표주가를 기존 256만원에서 262만원으로 올렸다.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기존과 동일한 300만원을 제시했다. 약세장 시나리오의 목표주가는 135만원으로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가장 보수적인 약세장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기본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주가가 약 2배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자리한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빅테크들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 기판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두 제품 모두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힘든 구조란 설명이다. 공급 부족 현상 역시 장기화될 전망이다. 폭증하는 수요에 따라 삼성전기와 무라타, 타이요 유덴 등 관련 업체들은 고사양 MLCC 양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까다로운 제조 공정과 낮은 업계 평균 수율 등으로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MLCC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5.78% 상승한 13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데이터센터투자 확대공급 부족 -
IT모건스탠리 "LG전자, 이젠 피지컬AI 플랫폼 기업"
11일 보고서 발간..."LG전자, LG그룹서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 모건스탠리가 11일 보고서에서 LG전자의 다양한 사업 영역이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진화하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LG전자가 가정과 차량, 상업공간, 공장, 데이터센터 등 실물 경제 전반에 걸쳐 AI를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반을 보유한 점을 긍정 평가했다. 피지컬 AI 시대 도래로 LG전자가 보유한 가전과 로봇, 냉난방공조(HVAC), 전장 사업이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다. (자료=베어로보틱스) 로봇 사업도 기대요인이다. 모건스탠리는 "LG전자의 로봇 사업 전략은 기존 가전 생태계를 이동형 AI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올해 초 CES에서 공개한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는 단순 가전 제어를 넘어 집안일을 수행하고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LG전자가 상업용 로봇회사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LG전자의 하드웨어, 제조역량과 베어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하면 상업용 로봇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AI 데이터센터 냉각, 전장 사업, 웹OS 플랫폼, 가전구독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함께 성장하면 미래 AI 수혜를 흡수할 수 있다"며 "로봇, AI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팩토리, 차량 솔루션 등 성장 축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 단순 하드웨어 제조기업이 아니라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LG전자를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꼽았다. 목표 주가 26만원과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데이터센터시장 공략 -
IT"아이폰18 프로 부품 원가 40% 올라…가격 인상 불가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아이폰18 프로 기본 저장용량 256GB 그대로" 올가을 출시될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8 프로’ 부품원가가 전작 대비 약 40%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 가격 급등과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IT매체 맥루머스는 1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아이폰17 프로 (사진=씨넷)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두 세대에 걸쳐 아이폰 프로 모델의 전체 부품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25년 3분기 약 10% 수준이었던 메모리 원가 비중은 2026년 3분기 약 34%까지 급증했으며, 2027년 상반기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8 프로 기본 저장용량이 전작인 아이폰17 프로와 동일한 256GB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18 프로 맥스의 기본 저장용량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두 세대 동안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이 동일한 저장용량으로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폰18 프로 맥스 역시 256GB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폰18 프로의 기본 저장용량도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메모리와 스토리지, 애플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20 프로’ 등의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아이폰18 프로 모델의 소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아이폰17 프로, 아이폰18 프로의 부품원가 구조 {출처=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8 프로의 미국 출시 가격이 전작보다 200~300달러(약 28만~42만원)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 맥스의 시작 가격은 각각 최대 1천399달러(약 197만원), 1천499달러(약 211만원)에 이를 수 있다. 애플은 앞서 지난 6월 맥과 아이패드, 애플TV, 홈팟, 홈팟 미니, 비전 프로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제품별 인상폭은 홈팟 미니가 30달러(약 4만원), 맥 스튜디오가 최대 1천300달러(약 183만원) 등으로 차이가 컸다. 최근에는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공급을 우선하면서 스마트폰 등 소비자 기기에 공급되는 메모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가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관련 제품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전 세계적인 반도체 가격 상승을 두고 “100년 만의 홍수”라고 표현하며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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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선의 'IT기업 선언' 8년 뒤...현대차 직원 10명 중 8명 AI 쓴다
[현장] 2019년부터 DX 추진, 이제 전사 AX로… 충돌시험 분석시간 90% 단축,생산·정비·고객 대응까지 AI 확산… "가장 많이 아닌, 가장 제대로 쓰는 회사" ▲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발표하는 모습 ⓒ 기아 자동차 회사가 인공지능(AI)을 쓴다고 하면 흔히 자율주행차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조금 다르다. 자동차에 AI를 넣기에 앞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 자체를 AI 회사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연구원이 충돌시험 자료를 찾고, 생산직원이 차량을 확인하고, 정비사가 고장 원인을 찾고, 고객센터 직원이 모바일 앱의 고객 리뷰에 답하는 일까지 AI가 파고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1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내놓은 '그룹 AX 성과 발표회'가 그렇다. 지난 2019년부터 진행한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과 최근의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 성과는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마디로 현대차가 갑자기 생성형 AI 열풍에 올라탄 것은 아니라는 것. 우선 시간을 2018년으로 돌려보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당시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이후 회사는 업무와 데이터를 디지털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AI가 일을 하려면 그 전에 AI가 읽고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쪽 설명대로라면 지난 수년간 진행한 DX가 이제 AX를 위한 일종의 '도로 공사'였던 셈이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80%가 사내 생성형 AI 사용 본격적인 변화는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차는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인 'H Chat Pro'를 운영하고 있다. 보안이 확보된 사내 환경에서 직원들이 챗 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을 골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2025년부터 일부 개발자뿐 아니라 일반 직원에게도 개방했다. 지난 7월 기준 이용자는 이미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직원의 약 80%에 해당한다. 이제 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프로그램 개발까지 생성형 AI가 일상적인 업무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개발자가 아닌 직원이 자신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 12일 현대차 서울 양재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Beyond AI, Transforming the Way We Work)’에서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가 도입한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이다. 과거 차량 충돌시험 결과와 사진, 해석 자료 등이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었는데 AI가 이를 한꺼번에 검색해 비슷한 사고 사례와 차량 구조, 상해 원인 등을 분석하도록 했다. 회사 쪽에 따르면 연구원들이 관련 사례를 찾고 분석 자료를 검토하는 시간은 약 90% 줄었다. 경험 많은 엔지니어의 머릿속에 있던 노하우가 데이터와 AI를 통해 조직 전체의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공장에서는 AI가 자동차의 '신분증'을 확인한다. 생산 라인의 카메라가 차량식별번호(VIN)를 읽고 실제 차량과 시스템에 등록된 차량이 맞는지 AI가 실시간으로 대조한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인도, 아시아태평양 등 약 70개 생산거점에 적용했다. 연간 52억400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부품을 실어 나르는 대차의 이동 경로도 AI가 찾아내면서 생산 중단 시간은 약 86%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비와 고객 서비스 대응도 달라졌다. 해외 정비사는 차량 오류 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정비 매뉴얼과 과거 기록을 분석해 진단 결과를 내놓는다. 회사 쪽 집계로 정비 대응시간은 약 42% 단축됐다. 고객이 앱에 남긴 리뷰도 AI가 읽는다. 내용과 불만 유형을 분류하고 답변 초안까지 작성한다. 사람이 리뷰 하나를 처리하는 데 평균 35분 걸리던 것이 5분 수준으로 줄었고,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가 처리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달 부터 전체 고객 리뷰 대응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물론 이날 공개한 업무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는 현대차 자체 집계다. 실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는 향후 장기간의 검증이 필요하다. 정의선의 AX 실험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 그럼에도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AI의 성능 자체보다 AI를 조직에 어떻게 집어넣고 있는가다. 생성형AI를 일부 개발자나 연구원의 전문 도구로 두는 것이 아니라 일반 직원이 직접 쓰고,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까지 만들게 하는 방식이다.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바이브 코딩' 교육도 같은 맥락이다. 코딩을 몰라도 자연어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이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도 앞서 같은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 12일(수)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왼쪽부터) 현대차 제네시스고객경험팀 장영석 책임매니저, 현대차·기아 ICT담당 진은숙 사장, 정보보안2실 이상홍 상무, 웹프론트엔드개발팀 서창윤 책임매니저가 발표하는 모습 ⓒ 현대차그룹 현대차의 다음 목표는 '피지컬 AI(Physical AI)'다. 지금까지 AI가 사무실과 공장의 업무를 바꿨다면 앞으로는 자동차와 로봇, 스마트 팩토리처럼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기계와 AI를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보유하고 있고 자동차 생산공장이라는 거대한 제조 현장을 운영하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AX가 단순한 업무 효율화 사업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Physical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좋은 엔진과 변속기, 배터리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 그 데이터를 누가 더 빨리 AI와 연결해 실제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으로 바꾸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다. 2018년 정의선 회장의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라는 선언이 있었다면, 8년 뒤 현대차그룹은 이제 그 문장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이고 있다. '자동차를 잘 만드는 회사'를 넘어 'AI를 가장 잘 쓰는 제조업 회사'가 될 수 있을까. 현대차그룹의 AX 실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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