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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내달 2일 '운명의 관계인집회'…홈플러스 운명 달린 5000억 납품대금
상거래 채권단 "공익채권인데 변제 너무 늦어" 홈플러스 "3년 내 100% 변제…파산 땐 피해 더 커" 동의율 58.1%…9월2일 관계인집회 첫 관문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관계인집회가 다음 달 2일 열리는 가운데 5000억원이 넘는 미지급 납품대금이 회생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홈플러스는 3년 내 공익채권 전액 변제를 약속하며 동의를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 변제 재원이 향후 영업 정상화와 자산 매각, 추가 차입에 의존하고 있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나온다. 29일 홈플러스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개인·기관 공익채권자 9571곳이 분할상환에 동의했다. 전체 동의율은 58.1%다. 상품공급 채권자는 62.4%, 임직원은 87.2%가 동의했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의 수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홈플러스에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를 받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납품업체 "밀린 물품대금 변제안 수용 못해" 최대 변수는 납품업체다. 홈플러스 상거래 공익채권단 협의회는 지난 24일 서울회생법원에 물품대금 변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2차 의견서를 제출했다. 쟁점은 채권별 변제 속도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미지급 물품대금에 해당하는 상거래 공익채권은 5032억원이지만 2028년까지 변제되는 금액은 전체의 0.5%인 약 25억원에 그친다. 반면 633억원 규모의 급여·퇴직금 채권은 2027년 2월까지 69%, 2028년 2월까지 전액 변제된다.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신탁담보채권도 대부분 2028년 2월까지 상환 절차를 밟는다. 협의회는 임금과 담보채권을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물품대금 역시 공익채권인 만큼 변제 과정에서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현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납품업체는 대금 회수가 수년간 지연되면 운전자금 부족과 연쇄적인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측은 "연쇄 부도 위기에 몰린 중소 납품업체들의 공익채권 역시 수시로 변제돼야 한다"며 "2028년까지 0.5%만 변제하는 방안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담보채권과 상거래 공익채권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신탁담보가 설정된 부동산을 매각하면 매각대금을 담보대출 상환에 우선 사용해야 해 회사가 임의로 납품업체 변제에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 회생채권은 6~10년에 걸쳐 변제하는 반면 상품대금 등 공익채권은 3년 내 100% 변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홈플러스 순차적 회생계획 성공해야 변제가능 문제는 '3년 내 전액 변제'를 가능하게 할 재원이 아직 확보된 자금이 아니라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은 자산 매각과 영업 정상화, 이를 토대로 한 대규모 추가 차입이 순차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폐점한 37개 점포 가운데 자가점포 19곳을 2028년 2월까지 매각해 메리츠금융그룹의 신탁담보채권을 전액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담보권이 해제된 영업점 가운데 자가점포 38곳을 다시 담보로 잡아 추가 대출을 일으켜 공익채권 등의 변제 재원으로 활용한다. 38개 점포의 감정평가액은 약 2조8000억원으로, 2030년 필요한 추가 담보대출은 약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37년에는 일반 회생채권 등의 상환을 위해 담보대출 규모를 9000억원대로 확대하는 방안도 계획에 담겼다. 결국 점포 매각과 영업 정상화, 담보가치 유지, 금융권의 추가 대출이 모두 계획대로 이뤄져야 채권 변제가 가능한 구조다. 19개 점포 매각이 늦어지거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면 기존 담보권 해제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후에도 금융기관이 38개 점포를 담보로 수천억원을 빌려줘야 한다. 향후 금리와 부동산 가치, 홈플러스의 영업실적에 따라 차입 규모와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실적 악화시 변제 불투명 대규모 차입을 뒷받침할 영업실적 역시 회사의 전망에 의존한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바탕으로 영업을 정상화해 2030년 연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실적이 목표에 미달하거나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한 별도의 변제 대책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최근 매출 반등도 지속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한 뒤 닷새간 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 중단 직전보다 191% 증가했고 일평균 매출도 30억원에서 87억원으로 뛰었다. 다만 재개장과 할인행사 효과가 잦아든 데다 납품대금 문제로 일부 상품 공급이 제한되면서 최근 매출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은 납품업체의 협조와 납품대금 변제가 서로 맞물려 있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납품업체가 대금 회수를 기다리면서 상품 공급을 지속해야 홈플러스가 매출을 회복할 수 있고, 그래야 자산 매각과 추가 차입을 통해 납품업체에 돈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급 축소→상품 구색 악화→고객 이탈→매출 감소→자금조달 차질로 이어질 경우 회생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추석 대목은 영업 정상화 여부를 가늠할 첫 시험대다. 회생계획 인가 이후 잔존사업부 M&A를 추진하려면 최근 매출 반등이 일시적인 '오픈 효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영업력이라는 점도 잠재적 인수자와 금융기관에 보여줘야 한다. 첫 분수령은 다음 달 2일 관계인집회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은 9월4일이다. 그러나 인가 이후에도 상품 공급 정상화와 매출 회복, 19개 점포 매각, 기존 담보권 해소, 38개 점포를 활용한 신규 자금조달과 M&A가 차례로 성공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5000억원대 상거래 공익채권이 중요한 것은 납품업체가 채권자인 동시에 홈플러스의 매출을 만들어내는 공급자이기 때문"이라며 "계획대로 되면 채권을 갚을 수 있다는 설명을 넘어 매각이나 영업 정상화, 추가 차입이 예상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변제할 것인지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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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부가 밀어주는 주식 따로 있다?…반도체·AI·방산에 붙는 '국가 프리미엄' [주末머니]
반도체·AI·방산·전력망에 정책 자금 집중 정부 지원은 호재지만 공급과잉 리스크도 "파괴적 혁신 막고 물가 인상 우려도" 정부가 시장 밖의 심판에만 머무르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최근 주요국 정부는 단순히 규제를 만들거나 보조금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략산업 기업의 주주가 되고, 대출자가 되고, 때로는 구매자와 위험 보증자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른바 '국가자본주의'의 등장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가자본주의의 확산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자본주의는 계획경제처럼 시장을 없애는 체제가 아니다. 시장은 그대로 두되, 국가가 원하는 산업으로 자본이 흐르도록 위험과 수익 구조를 바꾸는 방식이다. 보조금, 세액공제, 저리대출, 가격보장, 정부조달, 지분투자 등이 모두 동원된다. 그렇다고 해서 계획경제 체제처럼 시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 국가는 '시장경제'를 '국가전략' 달성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 자유시장경제와 계획경제의 중간에 위치한 개념인 셈이다. 미국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미국 정부는 인텔에 89억달러(약 12조2883억원)를 투입해 지분 10%를 확보했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과정에서는 황금주(지분율과 상관없이 막강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주식)를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엔비디아와 AMD에는 중국향 인공지능(AI)칩 수출 허가의 대가로 관련 매출의 15%를 공유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정부가 규제자이자 경제적 참여자가 된 셈이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있다. 과거 세계화 시대에는 더 싼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 기업 이익과 주가에 유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사회적 대유행)과 전쟁, 공급망 충격을 거치며 각국은 '가장 싼 것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 경제정책의 목적은 낮은 가격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과 안보까지 포함해야 한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패권전쟁이 지속되는 한, 각국 정부는 효율성만 추구할 수 없다"며 "전략 산업에 자본배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보 수익률'도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새로운 프리미엄이 생길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이를 '전략적 자산 프리미엄'이라고 표현했다. 반도체, AI 인프라, 조선, 우주, 방위산업, 원자력발전, 희토류, 전력망처럼 국가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보는 산업은 정부가 쉽게 망하게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이런 업종들은 정부의 지원이라는 암묵적인 풋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해당 산업의 자본조달 비용과 신용위험은 낮아지고, 이익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가자본주의가 무조건 주식시장에 좋은 것은 아니다. 정부가 밀어주는 산업에는 자금이 몰리고 설비투자가 늘어난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같은 전략산업에 동시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공급과잉이 생길 수 있다. 주주가치가 국가전략의 뒤로 밀릴 위험도 있다. 금융시장에도 변화가 생긴다. 국가가 전략산업을 지원하려면 재정지출이 늘고, 민간기업도 설비투자를 확대한다.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자본시장에서 돈을 요구하면 장기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공급망 안정의 대가는 물가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원은 "국가자본주의 아래에서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낮은 업종에도 인위적으로 자금이 흐르면서 경제와 금융시장 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경제의 파괴적 혁신을 막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방선거폭염러시아인공지능내란 -
경제올해 133% 폭등했는데…"내년까지 간다" 잘 나가는 이 종목 [분석+]
정제마진 강세 장기화 전망에…정유주 '고공행진' S-Oil·SK이노베이션·GS, 하반기 주가 강세 석유제품 공급 부족에 하반기 정제마진 3배 수준 전망 증권가 3사 하반기 영업익 7.3조 전망…"내년까지 호조" 서울 공덕동의 S-Oil 사옥 전경. / 사진=S-Oil 국내 정유주가 하반기 들어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개선 기대로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외 정유공장의 가동 차질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오른 가운데 사우디 원유에 붙는 추가 가격은 낮아지면서 정제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이 같은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Oil은 1만2500원(9.14%) 오른 14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은 하반기(7월1일~8월28일) 들어 36.13% 올랐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19.29%, GS는 76.99% 상승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과 비교하면 S-Oil은 85.80%, SK이노베이션은 17.02%, GS는 133.63% 뛰었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으로 가공한 뒤 판매한다. 원유를 싸게 들여오고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수록 이익이 커진다. 현재 중동과 러시아의 정유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세계 석유제품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국내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설비를 정상 가동하고 있어 더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팔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은 원유 한 배럴을 사서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만들어 팔았을 때 남는 금액이다. 복합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여러 제품에서 얻는 마진을 합쳐 계산한 수치다.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사가 원유 한 배럴을 처리해 벌 수 있는 돈도 많아진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0달러로 전망됐다. 전쟁 이전인 지난해 4분기 10달러의 세 배 수준이다. 내년에도 배럴당 19달러로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제마진이 높은 이유는 세계 정유공장의 가동 중단 규모가 평소보다 크기 때문이다. 정기보수 등으로 가동을 멈추는 세계 정제설비는 평소 하루 400만배럴 정도지만 지난 2분기에는 900만배럴로 늘었다. 가동 중단 규모가 평소보다 하루 500만배럴 늘어난 셈이다. 공급이 줄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오르고, 정상적으로 공장을 돌리는 국내 정유사가 얻는 마진도 늘어난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내년까지 평균 이상의 정제마진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재고가 적다는 점도 석유제품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상업용 석유재고는 2014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정유사가 공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원유 공급은 끊기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도 우회 송유관과 선박 간 환적을 통한 공급이 이어지면서 원유 자체가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는 완화됐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단계의 리스크(위험성)는 원유의 절대 부족보다 운송비·보험료와 지정학적 프리미엄(추가 비용)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정유사가 원유를 사는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공급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은 지난 7월 배럴당 9.5달러에서 8월 마이너스(-) 1.5달러로 떨어졌고, 9월에는 마이너스 2달러로 추가 인하됐다. OSP는 기준유가에 더하거나 빼는 금액으로, 마이너스 2달러는 기준유가보다 배럴당 2달러 싸게 공급한다는 의미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초기 원유 확보 경쟁으로 급등한 산유국 프리미엄이 공급 경로 다변화와 아시아 수요 부진을 반영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 강세는 하반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Oil의 3분기 및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각각 1조95억원과 1조630억원으로 추정됐다. SK이노베이션은 각각 1조6576억원과 1조3702억원, GS는 1조2175억원과 9767억원이다. 세 회사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하면 7조2945억원이다. 전년 동기(3조1588억원)의 2.3배 수준에 달한다. S-Oil은 정제마진 상승과 사우디 OSP 하락의 수혜를 동시에 받을 종목으로 꼽혔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Oil은 정제마진 강세와 사우디 OSP 하락이 동시에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는 업체"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최대인 하루 84만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정제마진이 높아질수록 원유 처리량이 많은 업체의 이익 증가 폭도 커지는 만큼 업황 호조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GS는 GS에너지를 통해 GS칼텍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정유 호황이 이어지면 GS칼텍스의 배당 여력과 GS의 주주환원 재원도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S는 세 종목 가운데 하반기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추가 재평가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연구원은 "정유 업황 강세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전망"이라며 "단기 유가보다 내년 이후 정상 이익과 현금창출력을 기준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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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CXMT, 반년 만에 15.8조 벌었다…‘AI 메모리 호황’ 타고 삼전닉스 추격 [비즈360]
상반기 매출 31조원·순이익 15.8조원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단숨에 대규모 흑자 2028년 中 D램 절반·HBM 40% 공급 전망 범용D램서 번 돈으로 생산능력 두 배 확대 추진 韓과 기술 격차는 2~3년 CXMT 중국 공장. [AFP]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지난달 중국 증시에 상장하며 중국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인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올해 상반기 1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28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CXMT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03억1000만위안(약 31조원)을 기록했다고 상하이거래소에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3.64% 증가한 규모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의 두 배를 넘어섰다.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776억500만위안(약 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3억3200만위안(약 48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1년 만에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당초 회사가 예상했던 실적도 크게 뛰어넘었다. CXMT는 지난 5월 상반기 매출을 1100억~1200억위안, 순이익을 500억~570억위안으로 전망했다. 실제 매출은 예상 범위 상단보다 약 25%, 순이익은 36% 많았다. 분기별로도 성장세가 가팔랐다. 2분기 순이익은 528억4300만위안(한화 약 약 10조8000억원)으로 1분기 247억6200만위안(한화 약 약 5조1000억원)보다 113%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84.84%,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11억5600만위안(한화 약 26조90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상반기 당기순이익 118조8497억원, 134조2700억원을 남겼다. CXMT의 순이익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약 10% 수준이긴 하지만,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딛고 올해 큰 규모의 흑자가 냈다는 점에서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D램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가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제품으로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까지 빠듯해졌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크게 뛰었다. CXMT 역시 판매량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 효과를 동시에 누렸다. 블룸버그는 “CXMT의 이번 실적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급격한 성장 가속화를 보여준다”며 “CXMT는 이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동일한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CXMT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데다 주요 업체들이 첨단 제품으로 생산라인을 돌리면서 D램 공급이 부족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판매량 증가와 제품 구성 개선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2016년 설립된 CXMT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이어 세계 4위권 D램 업체로 성장했다. 알리바바클라우드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달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에는 중국 밖으로도 공급처를 넓히고 있다. 애플이 중국 내수용 제품에 CXMT 메모리를 탑재하기 위해 구매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범용 D램뿐 아니라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자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능력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현재 CXMT는 12인치 D램 공장을 허페이에 2곳, 베이징에 1곳 가동 중으로, 월 생산능력 합계는 약 30만장 정도다. 상하이 등에서 추진 중인 신규 생산시설까지 가동되면 월 생산능력이 60만장 이상으로 두 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월 약 65만~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를 따라잡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CXMT의 순이익이 올해 1610억위안(한화 약 33조원)에서 2027년 3610억위안(한화 약 74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에는 CXMT가 중국 내 D램 수요의 약 50%, HBM 수요의 4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첨단 기술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격차가 있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CXMT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보다 약 2~3세대 기술 격차가 있으며, 미국의 수출 규제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최첨단 장비 확보가 제한돼 격차가 단기간 좁혀지기에는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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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20년 만에 돌아온 오디세우스…종신보험 가입했다면?[영화in 보험산책]
5년간 생사불명 시 실종선고…사망 간주해 보험금 지급 가능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영화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친 뒤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오디세우스가 이끄는 그리스군은 병사들을 숨긴 거대한 '트로이 목마'를 이용해 트로이 성에 잠입해 대승을 거두면서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 전쟁이 끝난 뒤 그리스군은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오디세우스는 익숙한 항로 대신 더 빠르게 고향에 도착할 수 있다며 다른 항로를 택한다.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여러 섬을 거쳐 물자를 구하고 때로는 약탈하며 이타카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귀향길은 10년에 걸친 긴 방랑으로 이어진다. 오디세우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면서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인간을 돼지로 만드는 마녀 키르케,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는 세이렌, 바다 괴물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등 수많은 존재와 맞닥뜨린다.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 부하들을 모두 잃고,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섬에 오랫동안 붙잡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를 떠난 지 20년이 지나면서 그의 생사를 알 수 없게 되고, 안티노오스를 비롯한 구혼자들은 오디세우스가 죽었다고 보고 왕비 페넬로페와 결혼해 이타카의 왕이 되려 한다. 하지만 아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오디세우스를 찾아 나선다. 칼립소의 섬을 떠나 뗏목에 몸을 맡긴 오디세우스는 바다를 표류한 끝에 마침내 고향 이타카에 도착한다.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왕궁으로 향한다. 이후 활쏘기 시험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아들 텔레마코스와 힘을 합쳐 왕좌와 페넬로페를 노리는 구혼자들과 맞서면서 20년에 걸친 전쟁과 방랑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싸움에 나선다.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의 입장에서 생사도 모른 채 20년째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오디세우스는 실종된 셈이다. 만약 오디세우스가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는 실종된 남편이자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실종은 사람이 평소의 주소나 거소를 떠나 생사불명인 상태가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실종선고를 통한 사망 간주는 부재자의 생사가 5년간 분명하지 않은 경우 가능하다. 다만 전쟁이나 선박 침몰, 항공기 추락 등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난을 당한 경우에는 해당 위난이 종료된 후 1년간 생사가 분명하지 않으면 실종선고를 청구할 수 있다. 오디세우스의 경우 집을 떠난 지 20년이 지난 만큼 일정한 법적 절차와 요건을 충족한다면 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사망보험금은 법정상속인인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가 받게 된다. 보험계약은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한 계약자와 보험의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 보험금을 지급받을 권리를 가진 수익자로 이뤄진다. 통상 성인의 경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은 경우가 많고, 보험료를 납입할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나 고령의 부모 등은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를 수 있다.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따로 지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관 등에 따라 법정상속인이 수익자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디세우스처럼 실종된 줄 알았던 피보험자가 돌아왔다면 이미 수령한 사망보험금은 어떻게 될까? 실종선고를 근거로 사망보험금이 지급된 뒤 실종자가 생존해 돌아오면 보험금 반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이 지급된 이후 실종자가 생존해 귀환한 경우 보험금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반환 여부와 범위는 실종선고 취소의 효력과 보험계약·약관, 보험금 수령인의 선의 여부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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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100억 집 서로 바꿉시다"…양도세 폭탄 예고에 강남서 벌어지는 일
내년까지 교환거래 땐 취득가액 시세로 재설정…수십억 절세 가능 장기보유공제 축소 앞두고 강남서 문의…文정부 때도 교환거래 급증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내려다 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photo 뉴시스 지난 8월 3일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으로 초고가주택 장기보유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초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각종 우회 거래가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가격과 조건이 비슷한 주택을 서로 맞바꾸는 이른바 '교환거래' 문의가 실제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환거래는 문재인 정부 말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며 주택 거래가 얼어붙자 급증한 바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 정부가 계속해서 세금 규제를 강화한다면 당시 나타났던 우회 거래와 시장 왜곡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간조선이 8·3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구 압구정동과 서초구 반포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취재한 결과, 일부 업소에는 보유 주택을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아파트와 맞바꾸려는 의뢰가 접수됐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이미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같은 단지 내에서 같은 평으로 교환하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내년 디에이치 클래스트 등 대규모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의뢰가 더 많이 들어올 것이다. 지금 시가 100억원인 아파트의 양도세가 10억원 이하로 나오는데, 2029년 개편될 세제 기준으로는 35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교환거래 하면 세금 25억 절세 A씨가 언급한 사례로 산정해보면 내년까지 교환거래를 하면 2028년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기 전 현행 혜택을 적용받아 누적된 양도차익을 미리 정산하고, 새로 받은 집의 취득가액은 현재 시세로 다시 설정할 수 있다. 즉 10억원에 산 집이 현재 100억원이라면 비슷한 가격의 집과 맞바꿀 경우 90억원의 양도차익에 대해 현행 기준으로 세금을 낸다. 대신 새 집의 취득가액은 100억원으로 잡혀 이후 110억원에 팔더라도 양도차익은 10억원만 계산되는 것이다. 압구정의 공인중개사 B씨는 "세 부담이 늘더라도 교환거래 말고도 아예 안 팔고 버티자는 반응도 있다"며 "압구정 현대아파트 보유자 대부분은 여기서 평생 살아온 사람들이고, 원래도 집주인이 사망해야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반포·압구정 등 강남3구에는 실제 시장에 나온 주택 중에서도 장기보유 물건의 비중이 높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강남 3구에서 집합건물이 매도된 사례 가운데 건물을 10년 넘게 보유한 비율은 45.4%였다. 지역별로는 강남구가 49.6%, 서초구 47.2%, 송파구 41.9% 순으로, 강남3구 전체 매도자의 16.8%는 20년 넘게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환거래가 증가한 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계편안 탓이 크다. 현재 1가구1주택자는 주택을 보유하고 거주한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에 한해 양도세 계산 때 각각 연 4%씩, 최대 80%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2028년도부터 보유에 따른 공제는 연 2%로 줄이고 거주 공제는 연 6%로 늘린 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을 인정하지 않고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씩 공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한도가 없었던 공제액에도 2028·2029년부터 각각 20억·10억원의 상한을 둔다. 이에 따라 10년 이상 실제로 거주한 1주택자라도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주택을 팔 때는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가령 25억원에 산 집에서 10년간 거주한 뒤 75억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양도세가 현행 약 3억원대에서 2029년에는 최대 약 13억원까지 뛰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여당은 개편된 세제를 다시 손볼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남에 자가를 보유한 어르신분들이 '30년 전에 사서 잘 살았을 뿐인데 우리가 무슨 잘못이냐'고 울분을 토한다"며 "그때와 비교하면 물가가 오르니 땅값이 오르는 것도 당연한데 그걸 국가가 환수하겠다고 하는 게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1996년 당시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35평형의 시세는 상한가 기준 2억30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50억~60억원대로 최소 20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996년 연평균 54.56에서 2026년 7월 119.77로 약 2.2배 상승했다. 교환거래 외에도 증여나 타인에게 주택 명의만 넘기는 명의신탁성 거래 등 다른 우회 수단이 등장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간다면 양도세가 증여세보다도 높아질 확률이 높다"며 "예를 들어 부산에 살면서 서울에도 집을 가진 사람이 서울에 사는 친척한테 증여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3자에게 집 명의를 넘기면서 원래 집주인이 다시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가등기를 걸어두는 방법도 있다"며 "이렇게 하면 명의를 넘겨받은 사람도 집을 마음대로 팔기 어렵고, 원래 집주인은 나중에 집을 되찾기도 쉽다. 이는 정상적인 거래와 구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환거래를 비롯한 우회 거래는 부동산 규제가 강화됐던 문재인 정부 말기에도 늘어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부활시킨 데 이어, 2020년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양도소득세율을 기본세율에 각각 20·30%포인트씩 더하도록 했다.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최소세율도 각각 12%와 6%까지 올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연간 200~300건 수준이던 전국 아파트 교환거래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 431건으로 늘었다. 여파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어져 2022년에는 무려 796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2022년 11월 기준 경기 32건, 대전 16건, 부산 15건 순이었다. 文정부보다 거센 매도 압박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이 문재인 정부 당시보다 압박의 강도가 세다고 평가한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연 4%씩 적용하도록 바꿨지만, 10년 이상 보유·거주 1주택자에게는 금액 제한 없이 최대 80%의 공제율을 유지했다. 반면 이번 개편안은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를 없애는 데다 공제액 자체에도 상한을 둔다. 양도차익이 큰 장기보유자가 현행 공제 혜택을 온전히 받으려면 사실상 내년 말까지 집을 무조건 처분해야 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전까지 정부 규제에도 부동산을 팔지 않고 버텨 이득을 봤던 사람들도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 종합부동산세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 양도세까지 터지면 감당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규제보다 공급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파구 잠실동의 공인중개사 C씨는 "아직 교환거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데, 맞바꿀 매물 자체가 안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금 규제가 계속되면 결국 교환거래 등 우회 거래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교수는 "부동산시장을 규제로 누를수록 이를 피하려는 새로운 편법만 만들어진다"며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호를 착공하겠다는 장기 목표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을 조기에 공급해야 전월세·매매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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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7000원이라 기대 안했는데”…테무 청소기 써보니[득템기]
테무에서 구매한 휴대용 무선 청소기 직접 써보니 글로브박스에 ‘쏙’ 보관 용이…과자 부스러기·먼지도 '거뜬' 강력한 흡입력보단 휴대성 강점…집안 틈새 청소에도 유용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갖고 싶은 건 많고, 지갑은 가벼운 불황형 소비시대. 유행은 놓치지 않되 가격은 확 낮춘 ‘가성비 대체템’을 기자가 직접 써보고 따져봅니다. <편집자주> 테무에서 7000원대에 구매한 휴대용 무선 청소기와 틈새 노즐, 브러시, 필터 등 구성품. (사진=박지애 기자) 거금을 주고 내부 세차를 맡긴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차 안은 어느새 다시 엉망이 됐다. 시트 위에는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고, 틈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먼지와 머리카락이 하나둘 쌓였다. 다시 세차장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손으로 일일이 집어내기도 번거롭다. 예전에 큰맘 먹고 산 차량용 무선 청소기는 생각보다 크고 무거워 몇 번 쓰지 못했다. 어느 순간 트렁크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7000원 남짓한 소형 무선 청소기였다. 한 손에 들어올 만큼 작은 크기에 가격도 웬만한 점심 한 끼보다 저렴했다. ‘7000원짜리가 제대로 빨아들이기나 할까’ 싶었지만, 실패해도 크게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는 생각에 주문해봤다. 7000원인데 구성품은 제법…글로브박스에도 ‘쏙’ 제품을 받아보니 첫인상은 ‘작다’였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권총 형태로 기존에 쓰던 차량용 청소기보다 부피가 훨씬 작았다. 실제 차량 조수석 앞 글로브박스에도 무리 없이 넣을 수 있는 크기였다. 청소기를 일부러 트렁크에서 꺼낼 필요 없이 차 안에 상시 보관할 수 있다는 점부터 마음에 들었다. 구성품도 예상보다 다양했다. 기본 본체와 먼지통 외에 좁은 공간을 청소할 수 있는 틈새 노즐, 솔 형태의 브러시 등이 들어 있었다. USB 충전 케이블과 여분 필터도 함께 제공됐다. 같은 AS-228 모델의 공개 스펙 분석에서도 저렴한 가격과 에어노즐, 물세척이 가능한 먼지통·필터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조립은 초간단으로 몇 초 반에 구성품을 끼워 사용이 가능했다. 7000원대 휴대용 무선 청소기를 차량 내부 수납공간에 보관한 모습.(사진=박지애 기자) 차량용 청소기는 흡입력만큼이나 휴대성과 보관성이 중요하다. 실제 관련 제품 후기에서도 차 안에 두고 과자 부스러기나 머리카락을 수시로 치우는 용도라면 강력한 출력보다 작은 크기와 간편한 보관이 유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격적으로 차 안을 청소해봤다. 가장 먼저 노린 곳은 시트 사이였다. 평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라 먼지와 작은 부스러기가 쉽게 쌓이는 곳이다. 틈새 노즐을 끼우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 7000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흡입력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제법 힘이 있었다. 시트 위 먼지와 작은 과자 부스러기 정도는 어렵지 않게 빨아들였다. 좁은 노즐을 사용하니 시트와 등받이 사이처럼 손가락을 넣기 어려운 공간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차량용 미니 청소기 사용 후기에서도 과자 부스러기와 머리카락 등 가벼운 오염은 소형 제품으로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장난감 아닐까’ 했는데…과자 부스러기는 제법 잘 빨아들여 물론 집에서 사용하는 대형 무선청소기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매트 깊숙이 박힌 모래나 무거운 이물질까지 단번에 빨아들이는 강력한 청소기를 기대한다면 부족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실제로 써보니 이 제품의 장점은 ‘엄청난 흡입력’보다는 꺼내 쓰기 쉽다는 데 있었다. 차에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지면 글로브박스에서 바로 꺼내 몇 분 돌리고 다시 넣으면 된다. 청소를 마음먹고 해야 했던 기존 제품과 달리 눈에 띄는 먼지를 그때그때 없애는 용도로는 오히려 손이 더 자주 갔다. 테무에서 구매한 7000원대 휴대용 무선 청소기로 소파 아래 틈새를 청소해봤다. 눈에 보이던 왠만한 먼지들이 제거됐다. (사진=박지애 기자) 차 안뿐 아니라 집에서도 사용해봤다. 소파 밑과 쿠션 사이, 책장 틈처럼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노즐을 대자 쌓여 있던 먼지도 생각보다 말끔하게 빨려 들어갔다. 차량용 청소기를 고를 때 비싸고 강력한 제품이 무조건 정답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트렁크에 처박혀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7000원짜리 청소기가 수만원짜리 제품보다 강력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 차에서는 더 자주 ‘일하는 청소기’가 됐다. 이 정도면 7000원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득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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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월요일 삼전 주가 어떡해” CXMT 깜짝 어닝서프라이즈
중국 안후이성에 위치한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본사 전경. (AFP=연합뉴스) 상반기 매출 31조원으로 전년대비 10배 성장 D램 판매가 상승, 높은 가동률이 실적 끌어올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CXMT 공급확대 뉴스 나올때마다 주가 약세 최근 기업공개를 한 중국 메모리회사 창신메모리(CXMT)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메모리 회사의 증설과 공급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마다 주가가 흔들린 바 있어 오는 31일 증시에서도 CXMT의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전날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실적에서 매출액 1503억1000만위안(약 3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3.6% 급증한 규모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776억1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23억3000만위안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상장 전 회사가 제시했던 매출 1100억~1200억위안, 순이익 500억~570억위안의 전망치도 크게 넘어섰다. 실적 서프라이즈의 가장 큰 배경은 D램 판가 상승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으로 생산능력을 옮기면서 범용 D램 공급이 빠듯해졌다. 창신메모리는 글로벌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주요 제품의 매출총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판매량 증가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생산능력 확대와 높은 가동률을 바탕으로 D램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 상승 효과가 매출 증가로 그대로 연결됐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가격과 수익성이 높은 신제품 비중이 확대된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특히 PC와 서버 등에 사용되는 DDR 계열 매출이 상반기 694억7000만위안으로 주력 사업 매출의 46.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창신메모리의 생산 확대가 맞물리면서 중국 D램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과의 첨단 D램 및 HBM 기술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지가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창신메모리는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여전히 이익 대비 높은 시총을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창신메모리의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비율(PER)은 24.1배로 SK하이닉스 4배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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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죽어서 받는 돈 옛말”…사망보험금도 연금처럼 받는다 [MZ 재테크]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사망해야 보험금을 받는다’는 공식 탓에 2030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종신보험이 달라지고 있다. 부모 세대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확대된 데다, 7년 유지 시 높은 환급률을 내세운 이른바 ‘700종신보험’도 등장하면서다. ‘죽어서 남기는 돈’에 머물렀던 종신보험이 생전 현금흐름과 장기 보장을 함께 활용하는 상품으로 변하고 있다. ◆사후 상속 대신 생전 연금으로…사망보험금 활용도 넓어진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전체 생명보험사로 확대되면서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이 관련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보험료 납입이 끝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가운데 최대 90%를 생전에 연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만 55세 이상 계약자 가운데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9억원 이하 ▲보험료 납입 완료 ▲계약기간과 납입기간 각각 10년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 전부가 아닌 일부만 유동화할 수 있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면서도 일정 규모의 사망보험금을 남겨둘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사망보험금 1억원인 계약자가 55세부터 보험금의 90%를 30년간 유동화할 경우 연평균 약 168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70세부터 80%를 5년간 유동화하면 연평균 약 962만원을 받을 수 있다.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실제 지급액은 가입 당시 예정이율과 해약환급금, 가입 연령, 유동화 시점과 지급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유동화를 신청하면 줄어든 사망보험금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생전에 받는 금액이 많아질수록 사망 후 유족에게 돌아가는 보험금은 줄어든다. 부모의 노후 생활비뿐 아니라 향후 상속 재원까지 고려해 유동화 비율과 기간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7년 유지하면 환급률 100% 수준…‘700종신’도 등장 종신보험 시장에서는 높은 환급률과 장기 사망보장을 결합한 이른바 ‘700종신보험’도 확산하고 있다. 기존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일정 기간 계약을 유지하면 환급률을 높이고 장기 유지 시 사망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바꾸고 있다. 700종신보험은 통상 가입 후 7년 시점에 해약환급률을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계약을 장기간 유지할수록 사망보험금이 최초 가입금액의 최대 7배까지 늘어나도록 설계한 상품을 일컫는다. 기존 단기납 종신보험이 짧은 보험료 납입기간과 높은 환급률을 앞세웠다면, 700종신보험은 상대적으로 긴 유지기간을 전제로 환급률과 사망보장을 함께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상품에 따라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적립금을 중도 인출할 수 있는 유니버설(UL) 기능으로 전환하거나 피보험자를 본인에서 배우자나 자녀로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경우도 있다. 사망보장에 집중됐던 종신보험의 활용 범위를 장기 자금관리와 가족 보장으로 넓힌 셈이다. 다만 높은 환급률만 보고 저축성 상품처럼 접근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사망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특히 약정된 유지기간을 채우기 전에 해지하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종신보험의 흐름은 사망 이후 보장뿐 아니라 생전에 얼마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며 “부모 세대의 은퇴자금 보완 수단으로는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본인의 장기 자산관리 수단으로는 환급 구조와 유지기간을 충분히 따져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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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바이오문해력]혁신, 현실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
축적된 연구·기회·임상 결과 맞물린 mRNA 백신 30년 정설 아밀로이드도 임상 거치며 가설 수정 화려한 선언보다 인체 대상 검증 데이터 살펴야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세계는 이전에 없던 방식의 백신을 마주했습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입니다. mRNA 백신은 팬데믹 종식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결코 하루아침에 갑자기 튀어나온 기술은 아니었습니다. mRNA의 의약품 개발 시도는 1990년대부터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쉽게 분해되는 불안정성과 전달 한계, 과도한 면역반응이 오랜 걸림돌이었습니다. 면역반응 억제와 지질나노입자(LNP) 전달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까지 허가받은 의약품은 전무했습니다. 코로나19는 mRNA에 전례 없는 기회였습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기초 연구에 막대한 공공자금, 규제기관의 패스트트랙, 글로벌 임상이 맞물렸고, 3상에서 90% 이상의 예방효과를 증명하며 검증된 모달리티로 도약했습니다. 축적된 기술과 특수한 환경, 확실한 임상 데이터가 만든 결실이었습니다. 성공한 기술, 더 많은 실패 있다 현재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은 주요 신약과 기반인 플랫폼 기술들도 같은 경로를 거쳤습니다. 원인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난치성 유전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열쇠로 주목받은 RNA 간섭(RNAi) 기술도 가시밭길을 걸었습니다. 1998년 발견 이후 체내 전달의 한계로 수많은 파이프라인이 좌초된 끝에, 첫 치료제 '온파트로'의 미국 FDA 승인까지는 20년이 소요됐습니다. 최초의 ADC '마일로탁'은 2000년 FDA 조건부 승인 후 유효성·독성 문제로 2010년 자진 철수했습니다. 이후 링커 안정성과 독성 제어 기술이 보완되며 캐싸일라(2013년 승인), 엔허투(2019년 승인) 등 후속 약물이 시장을 열었습니다. 면역관문억제제 역시 표적 단백질(CTLA-4, PD-1) 발견부터 상용화까지 20여 년이 걸렸습니다. 이들 기술의 공통분모는 단순히 연구 기간이 길었다는 점에 있지 않습니다. 초기 가설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패 속에서 구조와 메커니즘을 수정하며 끝까지 살아남았다는 데 있습니다. 30년 믿은 정설, 임상에서 흔들렸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사는 과학적 가설이 임상에서 검증되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1990년대 초 정립된 '아밀로이드 가설'은 뇌 속 아밀로이드베타(Aβ) 축적을 질환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며 수십 년간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의 표준 모델로 군림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들은 임상 3상에서 연쇄적인 실패를 겪었습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고도 인지기능 개선에 실패하자 가설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쟁이 격화됐습니다. 연구진은 표적 형태(올리고머·원섬유)와 투약 시점을 초기 단계로 수정했고, 그 결과 레카네맙과 도나네맙이 초기 환자 대상 효능을 입증하며 승인 문턱을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질환의 완전한 정복과는 거리가 멉니다. 타우 단백질 엉킴과 신경염증 등 복합 병리가 얽혀 있어 단일 표적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30년간 다듬어진 정설조차 실제 환자의 임상 데이터 앞에서 끊임없이 수정되는 것이 신약개발의 본질입니다. 새로운 설명, 검증된 '발견'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일부 바이오기업이 제시하는 새로운 질병 원인이나 작용기전을 접할 때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이유를 새로운 현상으로 설명하거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질병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주장합니다. 낯선 전문 용어가 붙고, 이를 해결하면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치료 난제를 단숨에 극복할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뒤따릅니다. 물론 새로운 가설에서 혁신적인 치료제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혁신 역시 처음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주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새로운 현상에 그럴듯한 이름을 붙이는 것과, 그것이 실제 인체 질병의 핵심 메커니즘임을 입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세포나 동물에서 관찰된 결과가 사람에게도 재현되는지, 독립된 연구진을 통해 검증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가설을 바탕으로 개발한 약물이 임상에서 통계적으로 입증해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미국 바이오협회(BIO) 분석에 따르면 임상 1상에 진입한 후보물질 중 최종 허가까지 도달하는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임상에 진입조차 못 하고 기초 단계에서 사라진 수많은 가설과 타깃까지 감안하면 신약개발 성공의 문은 훨씬 더 좁습니다. 바이오의 역사를 돌아보면 혁신은 화려한 선언보다 언제나 훨씬 느리고 무겁게 움직였습니다. mRNA도, RNAi도, 면역관문억제제도, ADC도 처음 제시된 아이디어가 수많은 반증과 실패를 견뎌내며 조금씩 정교해진 결과물입니다. 새로운 질병 원인이나 치료 메커니즘이 제시됐을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그 주장이 얼마나 참신한지가 아닙니다. 어디까지 검증됐는지, 누가 재현했는지, 그리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되는지입니다. 과학적 혁신은 이름이 붙는 순간 완성되지 않습니다. 혹독한 임상 검증을 견뎌내고 마침내 환자의 치료 결과로 바꾸었을 때 비로소 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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