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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항체주사 선점한 영아 RSV 시장…화이자는 '임신부 백신' 승부
'아브리스보' 국내 허가심사 중…기존 영유아 항체주사와 차별점 부각 임신부에 직접 접종해 태아에 항체 전달…출생 직후부터 영아 보호 강점 국내 허가 앞두고 '모체면역' 중요성 강조 간담회로 시장 진입 전 예열 설현주 고려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1일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에서 임신부 예방접종의 공중보건 전략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영아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임신부에게 백신을 투여하는 '모체면역'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10일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에서 '임신부 예방접종의 현재와 중요성: 모체면역과 출생 전 보호의 이해'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모체면역은 임신부가 예방접종을 통해 생성한 질환 특이적 항체를 태반을 거쳐 태아에게 전달함으로써 생후 초기 영아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전략이다. 신생아는 자체 면역체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감염병에 취약한 만큼 모체로부터 전달받은 항체가 초기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날 권자영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체 예방접종에 대해 "엄마가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첫 선물"이라며 "엄마도 보호하고, 엄마를 통해 태아와 태어난 신생아까지 보호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예방 전략"이라고 말했다. 임신부 예방접종은 이미 인플루엔자와 백일해, 코로나19 등의 감염병 예방에 활용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영아의 중증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부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CDC는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임신 32~36주인 임신부에게 RSV 유행 시기를 고려해 9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RSV는 영유아에게 세기관지염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다. 특히 생후 초기 영아는 기도가 좁고 면역체계가 미성숙해 감염 시 입원이나 중환자실 치료로 이어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국내 건강보험 청구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9년까지 5세 미만 소아에서 연간 최대 1만8434명의 RSV 환자가 발생했고, 전체 환자의 44.7%가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6~11개월 영아는 전체 RSV 입원 환자의 48.2%,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57.3%를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해 5월 각국이 모체 RSV 백신이나 영아용 장기지속형 예방항체 가운데 하나를 국가 예방체계에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두 방식 모두 생후 초기 영아를 보호하지만 항체를 전달하는 시점과 투여 대상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 영아 RSV 예방 시장에는 사노피의 장기지속형 예방항체 '베이포투스'가 먼저 진입했다. 출생 후 영아에게 완성된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다. MSD의 장기지속형 예방항체 '엔플론시아'도 올해 6월 국내 허가를 받아 오는 3분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화이자는 임신부 RSV 백신 아브리스보를 앞세워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아브리스보는 임신부의 면역반응으로 생성된 항체를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해 출생 직후부터 영아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백신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만큼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지원 대상 편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항체주사가 NIP 대상에 편입된 선례가 없어 백신으로서의 지위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다만 항체주사도 NIP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게 규제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NIP 지원 대상의 기준은 '예방접종'에 활용되는 것으로, 반드시 백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RSV 예방 시장 개화와 함께 항체주사 개념이 부상한 만큼 예방이라는 공중보건 목적에 부합한다면 항체주사까지 범위를 넓혀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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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석유기업 이란 전쟁 특수…횡재세 압박도
호르무즈 봉쇄로 국제 유가 급등 엑슨모빌 4년만에 최대 정제이익 홍해 리스크에 지속될진 불투명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 패서디나에 위치한 셰브론 정유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공급망 혼란이 글로벌 석유기업들에 막대한 ‘전쟁 특수’를 안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데다 항공유·디젤 등 정제유 가격과 정제마진까지 치솟으면서 메이저 석유기업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이후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와 홍해 항로를 둘러싼 새로운 지정학적 위험, 고유가에 대한 각국 정부의 정치적 압박이 커지면서 이러한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전쟁 특수 누린 석유기업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엑슨모빌과 셰브런, 영국 BP, 영국·네덜란드 합작사 쉘, 프랑스 토탈에너지 등 글로벌 메이저 5개 석유기업은 올해 2분기 총 458억달러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이후 최대 규모이자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특히 엑슨모빌은 미국 멕시코만 연안 정제시설 확장 투자 효과에 힘입어 약 4년 만에 최대 정제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국영 석유기업들도 호황을 누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2분기 조정 순이익이 334억달러로 전년 동기(252억달러)보다 33%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311억달러)도 웃돌았다.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메히카노스(페멕스)는 2분기 180억페소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년 만에 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원유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 미국 셰일업체 다이아몬드백에너지는 생산량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하루 원유 생산량 목표를 최소 52만2000배럴로 높였고, 전체 생산량 전망도 하루 100만석유환산배럴(BOE) 이상으로 수정했다. ◇ 우회 수출·트레이딩이 한몫 가장 큰 이유는 역사상 최대 수준의 공급 차질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원유 공급이 크게 줄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원유 가격은 4월 말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고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정제유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전체로 보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약 97달러를 기록했다. 공급 차질 우려에 각국 정유사와 항공사들이 원유와 항공유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단순한 공급 감소보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가격을 더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회 수출망을 확보한 기업들은 큰 수혜를 입었다. 아람코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출을 이어갔고, 홍해 연안 정유시설을 적극 활용해 정제마진이 높은 연료 수출을 확대했다. 대규모 트레이딩 조직을 보유한 기업들도 시장 혼란을 수익으로 연결했다. BP는 호르무즈 봉쇄 이후 항공유와 디젤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지역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원유·석유제품 거래를 확대했고, 트레이딩 부문과 정제사업이 동시에 호조를 보였다. 쉘과 토탈에너지 역시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딩을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원유 가격이 일부 안정된 이후에도 휘발유·디젤·항공유 등 정제유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5달러 아래로 내려간 시기에도 정제유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러시아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으며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해졌고, 항공유와 디젤 확보 경쟁까지 겹치면서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블룸버그는 “현재 정제마진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 홍해 전운은 변수 이에 따라 유럽 일부 국가에선 석유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 에너지기업 갈프는 2분기 조정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5억4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에 포르투갈 정부는 석유 및 정유기업의 초과이익에 한시적으로 횡재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투자자들도 전쟁 특수에 베팅했다. 올해 들어 토탈에너지 주가는 30% 이상 상승했고, BP와 쉘은 20% 넘게 올랐다. 엑슨모빌과 셰브런 역시 약 25% 상승하며 에너지주 강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향후 석유기업들의 전망은 낙관만 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안정을 강조하며 석유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소비자용(소매) 석유 가격을 지금 당장 내려라”고 촉구했다.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도 커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를 이용하는 유조선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여전히 제한된 상황에서 홍해 공급망까지 장기간 차질을 빚을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은 다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제임스 웨스트 멜리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향후 2~3년 동안 항공유와 디젤 등 정제유 가격이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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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럽 폭염 피해 ‘역대 최대’ 전망…성장률·물가 동시 직격탄
라인강 운송 차질·원전 가동 축소·농작물 피해 동시 발생 알리안츠 “6월 폭염 두 주에 유럽 GDP 0.3%P 감소” 남유럽 관광·식품물가 타격 커질 듯…재정 부담도 확대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유럽의 물류와 전력, 농업을 동시에 흔들면서 경제적 피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변화 충격이 일시적인 자연재해를 넘어 성장률과 물가, 재정까지 압박하는 구조적 경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 중심부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출퇴근객들이 런던 브리지를 건너며 햇볕 아래를 걷고 있다.(사진=AFP)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은 6월과 7월 잇따라 기록적인 고온을 겪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이번 폭염과 가뭄을 더 악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산불 피해도 빠르게 늘어 올해 유럽 산불 시즌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제학자와 연구자들은 올해 기상이변에 따른 유럽의 경제적 피해가 이미 수천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실물경제 충격은 물류와 전력 부문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의 주요 화물 운송로인 라인강과 다뉴브강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선박 운항이 크게 제한됐다. 냉각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원전 6기 이상도 가동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을 줄였다. 농업 부문에서는 옥수수와 해바라기 등 늦게 수확하는 작물의 생산량이 7월 기준 이미 6~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 성장률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예상된다. ING는 라인강 운송 차질만으로 올해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헝가리 MBH은행은 자국 최대 원전이 일주일 멈출 때마다 GDP가 0.1%포인트씩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지난 6월 약 2주간 이어진 폭염만으로 유럽 GDP가 0.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약 1%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충격이다. 알리안츠는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의 경우 2030년까지 성장률이 5~7%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수치에는 산불과 가뭄, 홍수, 향후 엘니뇨 영향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이변의 경제적 충격이 발생한 해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리시 우스만 만하임대 경제학자는 극단적 기후 현상이 발생한 직후보다 이후 수년간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감소와 투자 위축, 재정 부담 등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유럽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폭염 강도가 더 높은 데다 관광과 농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때문이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여름철 남유럽의 극심한 고온이 계속되면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선선한 북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유럽은 연중 관광객이 늘 수 있지만 여름 성수기 수요는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물가도 변수다.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의 막시밀리안 코츠 연구원은 극단적인 고온이 이미 더운 지역의 식품가격을 더 크게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2년 폭염으로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식품가격을 통해 0.34%포인트 높아졌으며 남유럽의 충격이 더 컸다고 추산했다. 강 수위 하락으로 연료 운송까지 어려워지면서 지역별 에너지 가격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재정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알리안츠는 생산 감소로 연간 세수가 프랑스에서 최대 1.8%,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각각 1.3%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기업 이익 감소에 따른 투자 위축도 경제 손실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정부는 산불 진화와 전력 사용 제한 등 긴급 대응에 돈을 써야 하고, 향후 기후 충격에 대비해 전력망과 운송 인프라에도 추가 투자해야 한다. 이 같은 재정 압박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이미 정부부채가 높은 데다 국방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도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다.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지출 수요가 늘면서 부채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국채시장이 급격히 흔들릴 경우 ECB가 다시 시장 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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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월드픽&톡] 미 정가, 한국계 후보에 '시선 집중'…세우타가 유럽에 낸 '해묵은 숙제'
[앵커] 한 주간 주목해야 할 국제 이슈를 골라 소개하는 월드 픽&톡 시간입니다. 국제부 장효인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키워드, '한국계 돌풍'입니다.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주인공은 미 중서부의 대표적인 경합주, 위스콘신 주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소속 프란체스카 홍입니다. 독특한 배경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1988년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고, 식당을 운영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정치에 뛰어들었습니다. 2020년 위스콘신주 역사상 첫 아시아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고요.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바텐더로 일한다고 합니다. [앵커] 스토리부터가 영화 한 편 뚝딱 만들겠는데요. 그런데 당내 위치나 정치적인 성향은 어떤 편인가요? [기자] 강성 진보, 민주사회주의자입니다. 지난해 뉴욕시장에 당선되며 화제를 모은 조란 맘다니와 같은 진영이죠. 영상으로 만나보실까요. <프란체스카 홍 / 미국 위스콘신주 민주당 주지사 예비후보> "저는 15년 전 바로 이 주방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길 건너편에 있는 건물, 알아보실 수 있겠죠? 저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공립학교에 충분한 돈을 지원하고 보편적인 보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급 휴가를 보장하고 의료비를 낮출 수도 있죠. 노동자와 소상공인보다 재벌의 배만 불리는 불공정한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앵커] 직설적인 발언이다보니까 듣다 보면 정말 눈길이 갈 수밖에 없겠어요. 그런데 홍 후보가 글 하나로 미국 정치권을 아주 들썩이게 만들었다면서요? [기자] 과거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 때문에 '추수감사절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추수감사절이 평화로운 만찬만 강조해 원주민 착취의 역사를 가린다는 취지의 글이었는데, 공화당 쪽에서 '전통을 파괴하는 급진적 인사다' 이렇게 공격했습니다. 이에 홍 후보가 자신은 추수감사절을 좋아한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 일이 있었군요. 트럼프 대통령도 홍 후보를 제법 견제하고 있다고요? [기자] 홍 후보를 "공산주의자들이 내세운 사람"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이긴 민주사회주의자 압둘 엘사예드 후보한테도 "유대인을 혐오한다"고 비난하면서 색깔론 공세를 폈습니다. 민주당도 고민이 깊습니다. 홍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파와, 본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당내 주류 세력, 중도파로 나뉘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위스콘신주 주지사 후보를 결정할 예비경선이 열리는데요.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전통적 강세 지역을 넘어 경합주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인 셈입니다. [앵커] 현지시간으로 바로 내일이네요! 이번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봐도 되겠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은 경제입니다. 개전 6개월 차에 접어든 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가계 재정이 힘들어지자, 지지율이 떨어졌거든요. 최근에는 무려 10년 만에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경제 운영을 더 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네 편, 내 편을 확실히 구분하는 정치 행보 탓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에 흐르는 이상기류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성적표에 빨간 줄이 그어졌고, 여당 내부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민주당 왼쪽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입니다. 그 한복판에 프란체스카 홍이 있는 거죠. 이번 중간선거, 단순히 '민주당 대 공화당'의 싸움이 아닌 이유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중간선거는 진짜 역대급 관전 포인트가 가득한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두 번째 키워드로 한번 넘어가볼까요? 이번 키워드는 '이주민 홍역에 유럽 흔들'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기자] 두 번째 이야기,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 시작합니다. 지난달 말 세우타에 엄청난 수의 모로코 이주민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는데, 그 여파로 유럽이 출렁였습니다. 약 7만 2천명이 넘어온 걸로 파악됐는데요. 세우타 인구가 약 8만 4천명이니까, 이 도시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단기간에 들어온 겁니다. 스페인 당국은 오는 15일에 이런 사태가 또 벌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상태입니다. [앵커] 세우타 도시 전체 인구가 8만 4천 명인데, 단기간에 7만 2천명이 밀려 들어온 거니까 그야말로 충격적인 상황인데요. 도대체 이 수많은 이주민들이 왜 하필 세우타로 몰려든 건가요? [기자] 세우타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스페인의 자치도시입니다.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곳으로, 사실상 아프리카와 유럽이 맞닿는 국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이주민으로서는 일단 세우타에 들어가면 유럽 입성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죠. 문제는 이주민들이 육로로 국경을 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다를 헤엄쳐 들어오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단 겁니다. 이 과정에서 최대 100명이 사망했는데, 대부분 익사하거나 압사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리 절박하다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한날한시에 수만명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단체로 몰려들 수 있었던 거죠? [기자] 가장 유력한 이유로 거론되는 건 SNS입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페이스북 등을 통해 '스페인 국경이 열렸다'라는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졌다고 하는데요. 어느 경로로 헤엄치면 되는지, 해안 경비대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게시물까지 돌았다고 합니다. 모로코 청년 실업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런 잘못된 정보가 더해지니, 절박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였다는 분석입니다. 영상 보시겠습니다. <하산 / 모로코 출신 이민자> "일하고 싶어요. 모로코에선 일자리를 찾을 수가 없어요. 스페인에선 가구 제작이든, 이발소에서 일하든, 뭐든 할 수 있어요. 그저 생계를 꾸리기만 하면 됩니다." <가브리엘라 / 세우타 주민> "더 나은 삶을 원한다는 건 이해합니다. 진심으로요. 하지만 저희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여기 인구는 고작 8만명인데, 갑자기 7만명 넘게 몰려들었습니다. 어떻게 감당합니까?" [앵커] 가슴 아프기도 하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사태 때문에 스페인이랑 이탈리아, 이 두 나라도 서로 감정이 제대로 상해서 치열하게 붙었다면서요? [기자] 이탈리아가 발 빠르게 국경을 닫았거든요. 유럽연합(EU)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을 스페인에서 입국하는 제3국 국민에 한해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스페인도 맞불을 놨는데요. 앞으로 한 달간 이탈리아에서 넘어오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국경 검문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혼란스러운 사태, 언제쯤 마무리가 될 수 있을까요? 해결의 기미가 좀 보이나요? [기자] 무단 월경했던 이주민 대다수는 다시 모로코로 돌아갔지만, 약 8천~1만 1천명의 이주민, 특히 미성년자들이 보호자가 없는 채로 세우타에 남아 있습니다. 수용시설도 포화상태라 창고나 길에서 지내는 이들도 많고요. 미성년자 성폭행 사례도 보고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들을 본토의 여러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이처럼 세우타 사태는 '난민과 이주민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유럽의 해묵은 숙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는데요. 이번에는 유럽이 해답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보셔야겠습니다. [앵커] 지혜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계속 주시해 봐야겠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 순서죠? <한마디 톡>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장 기자, 오늘 가져온 한마디는 뭔가요? [기자] 이번 주 한마디, "패트리엇 1,700발도 안 남았다"입니다. 이란과 전쟁을 치르는 미국의 무기 창고가 심각한 수준으로 비어간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이런 가짜뉴스를 퍼뜨렸는지 색출하라고 했는데요. 북한과 전쟁이 벌어지면 주한미군이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번 한 주 관련 소식 주목하셔야겠습니다. [앵커]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있으니까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드 픽&톡이었습니다. 장효인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그래픽 성원우 강영진 허진영 천진원] #프란체스카홍 #민주사회주의 #트럼프 #중간선거 #세우타사태 #스페인 #이주민 #이란전쟁 #중동전쟁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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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언론에 드러난 미국 재무장관 메모장... 한국은 괜찮나
[강명구의 뉴욕 직설] 일본 돕기가 아니라 미국 국채시장 지키기... 미국발 금융 불안의 현재 ▲ 지난 7월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앞의 메모장에는 "할 일: 일본 엔화 50억~100억 달러 매입"이라고 적혀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31일, 캠프 데이비드 각료회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앞에 놓인 메모장이 카메라에 잡혔다. '할 일'이라는 제목 아래 이런 문구가 보였다. "엔화 매수, 50억~100억 달러." 메모는 그대로 실행됐다. 미국은 일본과 손잡고 수백억 달러 규모의 엔화를 사들였다. 두 나라가 함께 엔화를 산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미국이 왜 엔화를 산 걸까. 엔화가 더 싸지는 것을 막겠다는 것인데, 왜 미국이 막으려 할까. 일본을 위해서일까.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만한 일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미국 채권시장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일본을 위한 개입이 아니었다 ▲ 지난 7월 31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외환 거래 회사 Gaitame.com의 딜링룸에서 모니터에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의 실시간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엔화는 올해 달러당 164엔 근처까지 밀렸다. 40년 만에 가장 싼 엔화다. 다카이치 정부는 감세와 돈 풀기를 이어갔고, 일본은행은 금리를 아주 천천히 올리는 쪽을 택했다. 미국 금리는 높고 일본 금리는 낮으니, 돈은 계속 엔화를 팔고 달러로 건너갔다. 도쿄가 홀로 막아서다 힘이 부치자 워싱턴이 가세했다. 그런데 이상한 대목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달러가 아니라 보유하던 유로를 팔아 엔화를 샀다. 남을 도우면서 제 지갑은 열지 않은 모양새다. 게다가 주문이 많다. 미국은 일본은행의 꾸준한 금리 인상과 다카이치 정부의 재정 절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다카이치 정부가 식료품 소비세 를 2년간 8%에서 1%로 내리는 감세를 발표하자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터다. 감세안 발표 후 하루 만에 엔화 매입이 이뤄졌다. 하지만 약발이 오래가지 못했다. 개입 직후 156엔대였던 엔화는 며칠 만에 157엔대로 되밀렸다. 급한 불만 껐을 뿐 추세는 꺾이지 않았고, 베선트 재무장관은 추가 개입도 망설이지 않겠다며 시장을 눌러 두고 있다. 28년 만의 공동 작전치고는 초라한 성과다. 그런데도 두 나라는 서둘렀다. 엔화가 더 밀리면 무슨 일이 생기길래. 도화선은 두 개다. 하나는 세계에 퍼져 있는 일본 돈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세계에서 이자가 가장 싼 나라였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싼 엔화를 빌려 이자와 수익이 더 높은 미국 주식과 채권으로 갈아탔다. 엔화 값이 더 내리기를 노려 팔아 둔 투기 자금까지 얹혀서 그 규모가 9년 만에 가장 크다. 이 엔캐리 트레이드의 약점은 엔화가 계속 추락해 일본은행이 금리를 급하게 올리면, 빌린 엔화를 갚으려고 미국 자산을 팔고 엔화로 돌아가는 되감김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2024년 여름 그 되감김이 잠깐 터졌을 때도 일본 주가가 하루 12% 무너지고 뉴욕과 유럽 증시가 함께 흔들렸다. 지난 1월에는 도쿄에서 국채값이 폭락하자 이틀 만에 뉴욕 금리가 끌려 올라가기도 했다. 다른 하나는 일본이 쌓아 둔 미국 국채다. 일본은 약 1조 2천억 달러어치를 가진 세계 최대 보유국이다. 엔화를 사서 떠받치려면 달러가 필요한데, 일본 혼자서는 그 국채를 팔아 달러를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이 유로를 팔아 엔화를 산 이유도 여기 있다. 일본이 미국 국채에 손대지 않도록 개입 자금을 대신 마련해 준 것이다. 연준은 한발 더 나아갔다. 일본이 맡긴 미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창구까지 열어 두고 있다. 국채를 팔지 말고 잠시 맡긴 채 달러를 빌려 쓰라는 뜻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보여주는 것은 확실하다. 미국이 지키려는 것은 일본이 아니라 자기 국채시장이다. 미국 국채가 흔들린다 ▲ 미국 달러 ⓒ 연합=OGQ 다들 알다시피, 미국 국채는 세계 금융의 기준점이다. 경제학 교과서에선 그 이자율을 '무위험 수익률'이라고까지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명성에 금이 간 지는 오래다. 트럼프 2기 들어 역대급 감세로 나랏빚은 더 쌓였고, 지난해 4월 관세 발표 직후에는 국채와 달러와 주식이 한꺼번에 팔리는 금융발작까지 겪었다. 위기 때면 국채로 피난하던 돈이 위기 중에 국채를 팔아치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올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30년 만기 금리는 5.2%까지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먼 미래를 좋지 않게 본다는 얘기다. 연초 인하를 점치던 시장은 지금 다음 달 인상 확률에 돈을 걸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기름값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물가가 4%대로 되살아난 탓이 크다. 물가보다 근본적인 변화는 국채를 사는 사람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 미국 국채시장이 동네 금고라면, 오랫동안 저축하러 오던 단골은 외국 중앙은행들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들고 있는 미국 국채 비중은 2008년 50% 수준에서 지금 30% 안팎까지 내려왔고, 그나마 중앙은행 같은 공적 보유는 올봄에도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 빈자리를 단기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이 채웠다. 이들 헤지펀드가 돈을 빌려 매입한 미 국채 규모가 8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0년 3월, 코로나 충격으로 국채값이 조금 떨어지자 빚으로 산 펀드들이 담보를 채우려 국채를 내던졌고, 매도가 매도를 부르면서 세계에서 가장 깊다는 시장이 며칠 동안 멈춰 선 적이 있다. 결국 연준이 사들여 불을 껐는데, 지금 그 위험한 구조가 그때의 두 배로 부풀어 있다. 불안한 징후는 채권 가격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30년물 입찰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대 금리에 낙찰됐는데, 그 높은 금리에도 수요는 심드렁했다. 그러자 연준이 직접 나섰다. 연준은 작년 말부터 매달 400억 달러씩 조용히 국채를 다시 사들이고 있다. 이름은 지급준비금 관리다. 실상은 나라 빚을 중앙은행이 받아 주는 그림이다. 재무부 자문 문서에는 연준의 매입을 전제로 발행 계획을 짜는 논의까지 등장했다. 일본의 전철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일본은행은 1000조 엔이 넘는 일본 국채 발행 잔액의 절반 가까이, 달러로 3조 달러가 넘는 채권을 들고 있다. 낯익은 경고일 수 있다. 미국 나랏빚이 위험하다는 말은 수년째 되풀이됐고, 그때마다 국채시장은 멀쩡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랏빚 걱정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왔다. 그것도 그 시장을 지켜야 할 재무장관의 행동으로. 위기설을 부인해야 할 당사자가 남의 나라 돈까지 사들이며 움직인 것이다. 그렇다면 38조 달러를 넘어선 연방부채로 미국 정부가 파산이라도 하게 될까.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는 나라다. 찍어서 갚으면 된다. 연준이 일본처럼 국채를 계속 사 줄 수도 있다. 코로나 때 이미 연준의 국채 보유 비율이 20%를 넘었고, 마음만 먹으면 절반, 그 이상도 못 갈 것 없다. 다만 그 길은 공짜가 아니다. 찍어낼수록 달러를 향한 세계의 신뢰가 새고, 신뢰가 새는 만큼 달러 패권의 바닥이 꺼진다. 향후 5년 이내의 단기적인 관점에서 두려워할 것은 미국 정부 파산이나 부도가 아니라 이자 비용 급증이다. 미국 정부가 한 해 무는 이자는 이미 국방비를 넘어서 1조 달러에 달하고, 미 의회예산처 는 10년 뒤 연방 세입의 4분의 1이 이자 갚는 데 쓰일 것으로 내다본다. 빚이 많은 나라에서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대려고 빚을 더 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금리가 오르면 세계 모든 자산의 값이 그에 따라 다시 매겨진다. 가장 안전하다던 자산이 세계 금융에서 가장 처치 곤란한 취약성의 원천이 되어 가고 있다. 1997, 이번엔 진원지가 다르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개입 직후 방송에 나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언급했다. 지나친 엔저가 아시아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었다며, 한국 원화의 출렁임과 위안화의 저평가까지 짚었다. ▲ 달러를 100으로 놓았을 때 세 통화의 30년. 위안만 1997년보다 강해졌고, 엔과 원은 나란히 주저앉았다. 자료: 미 연방준비제도(FRED) ⓒ 강명구 낙폭이 가장 가파른 쪽은 엔이다. 동일본 지진 직후인 2011년 사상 최강까지 치솟았던 엔화 가치는 15년 사이 반으로 깎였다. 오르막의 정점에서 40년 만의 바닥까지, 세 통화 중 가장 급한 비탈이다. 도화선이 하필 엔화인 이유가 이 기울기에 있다. 원화 가치의 지속 하락도 분명하다. 2008년 금융위기에 꺾인 뒤 한 번도 1997년 수준을 되찾지 못했고, 최근 다시 미끄러졌다. 지금 원화 가치는 명목 달러 기준으로 외환위기 한복판이던 1998년 평균보다도 낮다. 베선트가 원화의 출렁임을 콕 집은 데는 근거가 있는 셈이다. 엔화가 싸지면 일본과 수출시장에서 겨루는 한국이 원화 강세를 버티기 어렵고, 원화가 밀리면 중국도 위안화를 붙들기 부담스러워진다. 세 통화가 함께 내려앉으면 충격은 동남아로도 흐른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지난 6월 사상 처음 달러당 1만 8천 선이 뚫렸고, 중앙은행이 부랴부랴 금리를 올렸는데도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코로나 위기 때 수준까지 뛰었다. 이자를 아무리 받아도 통화가 그보다 빨리 떨어지면 앉아서 손해다. 그러니 통화가 흔들리면 채권을 팔고 떠나고, 떠나는 돈이 통화를 더 끌어내린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가계와 기업이 주저앉고, 내리면 돈이 더 빠져나가는 덫에 갇힌다. 위기의 징후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매년 1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전 세계로부터 끌어들여 만성적 무역적자에서 비롯된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고 있다. 이렇게 미국으로 들어오는 돈이 줄거나 갑자기 끊길 경우, 미국발 금융 발작과 위기가 발생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1997년과 닮은 위기가 온다면, 이번 진원지는 아시아가 아니라 태평양 건너편일 것이다. 안전판을 다시 볼 때다 이번 개입이 일러 주는 것은 하나다. 미국발 금융 불안은 한 번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앞으로 오래 머물 장마전선이라는 것이다. 금융 패닉이 상수가 되는 회로는 이미 돌고 있다. 기하급수로 불어나는 이자를 대려면 연준은 국채 매입을 계속 늘릴 수밖에 없고, 그 끝은 중앙은행이 국채의 절반을 떠안은 일본의 길이다. 국채를 디지털 달러에 연동해 새 수요를 만들겠다는 구상처럼 신뢰를 지키려는 안간힘이 거듭될수록, 시장은 그 안간힘 자체에 흔들린다. 미국이 달러를 풀어 국채시장을 떠받치려 할수록 그 풀린 달러는 물가로, 환율의 널뛰기로, 자산 가격의 거품으로 남의 나라 시장에 흘러넘친다. 미국 빚의 무게를 세계가 나누어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고, 하반기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이 경향은 더 짙어질 공산이 크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어느 한 순간에 해결될 수도 없고, 이자 비용은 계속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에서 다시 읽어야 할 것이 한국 증시와 환율이다. 유난히 높은 변동성, 특히 반도체 주가에 올라탄 인공지능 붐은 호황의 지표이기 전에 금융 취약성의 통로다. 칩의 값이 아니라 돈의 길을 봐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출렁이는 환율 불안도 마찬가지다. 정부나 개인이나 밖에서 오는 불안과 안의 출렁임을 따로 볼 수 없게 된 만큼, 시장의 안전판이 이 시대에 맞는지 미리 점검해 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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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美日 ‘통화동맹’에 쫓기는 일본은행… “내년 봄 금리 1.5%까지 뛴다”
외환시장 공동 개입 후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 내달 인상 확률 67%, 日정부 견제력 약화 분석 일본은행.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 후 일본은행(BOJ)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1.0% 수준인 일본 기준금리가 내년 봄 1.5%까지 도달하는 시나리오를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민간 싱크탱크 ‘도단리서치’의 금리 예측 모델 분석 결과 일본은행이 내달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확률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차차기 회의까지 포함한 인상 확률은 100%에 육박했다. 내년 1월까지 추가 인상할 확률은 80%, 내년 3월까지는 사실상 확정적인 수준(100% 초과 계산)으로 나타났다. 단발성 인상만으로는 집요한 엔화 매도 압력을 막기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급진적 금리 인상론의 배경에는 지난달 말 전격 단행된 미·일 당국의 엔화 매수 공동 개입이 자리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강력한 ‘미·일 통화 동맹’이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시장 개입에 그치지 않고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해당 동맹의 틀 안에서 엔저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속도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공개된 일본은행의 지난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 요약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확인된다. 정책위원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대기하는 리스크가 적다고 보기 어려우며 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속도를 올려야 한다” 등 매파적 발언이 잇따랐다. 정치권의 통화완화 압박도 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일본은행 이사를 지낸 몬마 가즈오 이코노미스트는 “미일 관계를 최우선시하는 다카이치 정권으로서는 엔화 환율 안정을 바라는 미국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다”며 다카이치 정부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행보를 견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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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中, 이란 전쟁도 피하고 얼음도 녹아…북극해 첫 정기 운항
닝보∼펠릭스토우 구간, 기존 홍해 루트 약 40일에서 절반 단축 전망 후티 반군, 홍해 입구 해협 유조선 공격으로 더욱 대안 부상 유럽 기업 러시아 관계·생태계 파괴 등으로 운항 자제 [서울=뉴시스] 중국에서 북극 고속항로를 거쳐 영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리지호가 지난해 9월 22일 출항에 앞서 저장성 닝보-저우산 항구에 정박해 있다.(출처: 글로벌 타임스) 2026.08.1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북극해를 통한 항로가 빙하가 녹고 이란 전쟁으로 홍해 마져 영향을 받으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튀르키예와 북아프리카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컨테이너 해운회사 시레전드가 이번 주 북극을 통과하는 정기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中 지난해 9월 첫 화물선 북극 항로 운항이어 정기선으로 매주 운항 예정인 이 화물선은 중국 동부 저장성 닝보와 영국 펠릭스토우를 오가는 여정에서 러시아 북부 해안선을 따라 운항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서비스를 과거 육상 실크로드 무역로를 본떠 ‘빙상 실크로드’라고 명명했다. 북극해를 통하는 경우 홍해와 지중해 등을 통해 통상 40일 걸리던 기간이 약 절반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중국은 북극 연안국은 아니지만 ‘근(近) 북극 국가’로 자국을 규정하고 북극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년에는 자국의 북극과 북극해 진출 비전을 담은 ‘중국의 북극 정책 백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9월 23일에는 중국 화물선 ‘이스탄불 브리지호’가 닝보를 출발해 북극 항로를 통해 20일 만에 펠릭스토우항에 도착함으로써 ‘빙상 실크로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번 북극해를 통한 화물 정기 여개선 운항은 이러한 중국의 북극해 진출 전략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첫 화물선 운항도 시레전드사가 담당했다. 후티 반군 홍해 위협으로 북극 항로 더욱 대안으로 떠올라 해운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북극해를 통과하는 화물 운송량이 증가했다. 올 여름 북극항로를 통한 항해는 23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15회였다. 여름철에는 해빙이 남쪽까지 충분히 녹아 쇄빙선 없이도 선박이 통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북극해를 둘러싸고도 지정학적 경쟁이 있지만 해운 회사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알 만데브 해협 통행을 위협함에 따라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23일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두 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알리안츠 해상 위험 컨설팅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라훌 칸나는 “선박과 선주들은 북극 항로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하는 것 뿐 아니라 지정학적 병목 지점과 분쟁 지역을 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북극항로는 28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사톰이 관리하는 북극항로 관리국은 각 구간의 빙상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지침을 적용한다. 로사톰은 이 해역을 통과할 수 있는 항해 허가를 발급한다. 유럽 기업 러시아 관계·생태계 파괴 등으로 운항 자제 덴마크의 머스크가 2018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간 북극 항로를 통해 최초로 컨테이너선을 운항했으나 유럽 기업들은 생태계 훼손을 우려해 북극 항로를 이용을 자제했다. 사우샘프턴대 최근 논문에 따르면 북극 해빙은 겨울철 최고 면적 기준인 2024년과 2025년 사이 5.8%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올해는 다소 회복됐지만 역대 두 번째였다. 스티븐 길보 전 캐나다 환경부 장관은 “기후 변화는 북극의 안보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며 특히 북극권 국가 소속이 아닌 선박들이 북극해를 오가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노르드대에서 운영하는 북극 해운 전문 매체 ‘하이 노스 뉴스’의 북극 해운 전문가 말테 훔퍼트는 유럽 기업들이 이 항로를 기피하는 이유로 러시아와의 관계와 기후 변화를 꼽았다. 북극 지역을 해상 운송에 활용하려는 관심은 내빙선 발주량 증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해양 데이터 회사인 베손 노티컬에 따르면 지난해 167척이 건조되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164척이 추가로 건조될 예정이다. 하지만 북극은 여전히 항해사들에게 중대한 도전 과제를 안겨준다. 북극에서는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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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우크라, 러 니즈네캄스크의 정유 중심지 공격…12명 죽고 39명 부상
국경서 약 1200㎞ 떨어진 타타르스탄 지역 [AP/뉴시스]장소를 밝히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6일 장거리 공격용 드론 '차클룬'이 발사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도시 니즈네캄스크에서 10일 12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했다고 타타르스탄 지역 당국이 밝혔다. 2026.08.10. [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도시 니즈네캄스크에서 10일 12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했다고 타타르스탄 지역 당국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달 동안 거의 매일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의 석유 시설을 공격해 왔다. 이러한 공격으로 러시아에서 연료 부족이 초래됐고, 러시아의 정유 능력도 차질을 빚었으며, 러시아 국민들의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같은 공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4년이 넘게 이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멈추게 하려는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타타르스탄 주지사 루스탐 미니카노프의 보도자료를 통해 니즈네캄스크는 10일 아침(현지시각) 산업 및 민간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추가 세부 사항은 제공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니즈네캄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200㎞ 떨어져 있으며, 인구는 약 24만명이며, 정유공장 2개와 석유화학공장 1개가 있는 중요한 석유 정제 중심지이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장거리 드론들이 러시아 내부 깊숙한 곳까지 점점 더 먼 거리를 비행해 왔으며, 일부는 현재 시베리아까지 도달해 양국 국경으로부터 약 2000㎞ 떨어진 곳까지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전적으로 정당한 대응을 할 것이며, 모든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대응이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전쟁은 점점 더 그들 자신의 땅, 즉 러시아에서 체감될 것"이라고 젤렌스키는 9일 밤 소셜미디어에 밝혔었다. "이 전쟁이 아직도 계속되는 유일한 이유는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사일, 강력한 활공폭탄,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정기적으로 공중에서 공격해 민간 지역을 타격하고 수천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는 10일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 지역에 있는 자사 창고 중 한 곳이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2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전선 의료 시설에 사용될 예정이던 약 50만 달러(약 7억원) 상당의 긴급 구호 물자가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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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모즈타바, 대통령 면담”…이란, 신변이상설 불식 나섰지만
페제슈키안 대통령 사임설도 일축시킨 듯 미국과 합의 놓고 ‘내부 분열 심화’ 미 보도 4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서기 680년 카르발라 전투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이 순교한 것을 기리는 아슈라 이후 40일째에 열리는 아르바인 행사에 참석한 한 여성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 사진을 손에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가 자신을 향한 신변이상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란 대통령과 만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란과의 합의가 어려운 이유가 이란 내부 분열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를 부정하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은 9일(현지시각)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취임 3년 차 시작과 맞물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접견하고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두 지도자는 면담에서 “국민의 민생 필요 충원, 제3차 강요된 전쟁(미·이스라엘-이란 전쟁)의 현 상황과 향후 전망, 군사 분야의 동향, ‘리알화·외화·에너지’ 수입 확보와 지출 관리를 위한 방안, 국외 당사국들과의 경제 협력 등에 대해 상세히 의견을 나눴다”고 최고지도자 사무실은 밝혔다.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지난 6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국영방송을 통해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새 최고지도자와의 소통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암살 위협을 받고 있는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한 번도 공개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고지도자를 만나려는 사람은 휴대전화를 두고, 먼 거리를 이동해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 위치 추적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지도자는 통신 장비나 컴퓨터도 해킹·도청 위험으로 사용하지 못해, 쪽지나 문서를 통해서만 소통하고 있다. 육성 공개 조차도 녹음 파일 분석을 통한 위치 특정 위험성 때문에 꺼리고 있다는 이란 매체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란 반체제 국외 매체들이 최근까지도 최고지도자의 위독설을 주장하는 등 신변이상설이 퍼지자, 이란 쪽에선 곧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의혹을 불식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의 가셈 고라이시 부사령관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국민들 사이에, 거리에, 군사 지휘관 회의에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문서들이 앞으로 공개될 것”이라며 사진 공개를 통해 “이란인에 대한 악의적인 적들에게 다시 한 번 수치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지도자는 지난 2월28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리와 얼굴을 다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즈타바는 이날 자신의 군사고문인 모센 레자이를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면서 정상적으로 국정 운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대통령, 국회의장,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참여하는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이에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임명 4개월 만에 자리를 내려놓았다. 졸가드르가 전날 미국에 제시한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위한 6가지 조건에 변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는 최고지도자의 뜻으로 유효하다는 발언이 나왔다. 이란 전 국회의원 하미드레자 타라기는 이날 “졸가드르의 입장은 최고지도자의 견해에 따라 발표된 것이며, 협상이 계속되기 위해선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최고지도자와 이란 대통령의 만남은 최근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압박하기 위해 최고지도자에게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 때문에 더욱 주목을 끈다. 지난 3일 최고지도자와 인척 관계인 모하마드 바게르 하라지는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영상에서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2024년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대통령직을 관두겠다며 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여러 차례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모즈타바는 페제슈키안에게 ‘다시 한번 사의를 표명하면 수락하겠다’고 경고해, 페제슈키안이 압박을 포기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고지도자 사무실은 4일 성명을 내 “최근 어떤 인물이 대통령의 서한과 최고지도자의 반응에 대해 제기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이날 미 매체 액시오스는 이란 정권이 경제 붕괴를 우려해 미국과 합의하려는 대통령 쪽과 미국과의 어떤 합의도 거부하는 혁명수비대 사령관 쪽으로 나뉘어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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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담대·회사채까지 불똥 튈라…美, 장기국채 금리 방어 총력
국채 연동된 주담대 금리 치솟고 AI 투자 늘린 기업도 이자 부담 재무부, 국채 발행량 축소 시사 미국 재무부가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장기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여기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가 상승해 민간의 조달 비용이 오르고, 재무부의 장기 국채 신규 발행 부담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일 발표한 ‘국채 발행 계획 분기 보고서’에서 장기 국채 발행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기 국채 발행 축소 계획을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 재무부는 발행 계획에 2024년 이후 쓰던 ‘향후 잠재적 증가(increases)’ 대신 ‘향후 잠재적 변화(changes)’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장기 국채 발행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발행량이 감소하면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지난달 말 본격화한 미국 정부의 엔화 시장 개입도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에 따른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는 일본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도 엔화 매수용 실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미국 중앙은행(Fed)을 통해 달러를 대출해줬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CNBC 등에 출연해 Fed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옹호한 배경에도 국채 금리가 있다. Fed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채권 매도세가 촉발되고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에도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30년 만기 금리는 19년 만의 최고치인 연 5.28%, 10년 만기 금리는 연 4.73%까지 상승했다. 지난주 고용지표 악화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꺾였는데도 7일 기준 30년 만기 금리와 10년 만기 금리는 각각 연 5.19%, 연 4.66%로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에 연동되는 주담대 금리는 연 6%대 후반까지 올라 가계 부담이 커졌다. 회사채 이자 비용도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차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빅테크에도 부담이 된다”고 평가했다.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차환해야 하는 미국 정부로서도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두고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연간 2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 영향이 크다. 장기 국채 발행을 줄이기 위해 단기 국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금리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장기 국채를 늘려 차환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지표 악화로 한풀 꺾인 금리 급등세도 12일 소비자물가 발표 내용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추가 엔화 시장 개입 또한 변수로 꼽힌다. 뉴욕=황정수 특파원/김동현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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