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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아시아인·여성… ‘나’와 다르면 괴물로 만든 인류의 역사
정상 범주서 벗어나면 괴물로 낙인 중세엔 나이든 여성 ‘마녀’로 고발 13세기 英 “아시아인은 미개한 종족” 혐오의 시대, 괴물 만들고 있진 않나 괴물의 탄생 수레카 데이비스 지음|이영아 옮김|현암사|392쪽|2만3000원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네가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 또한 너를 들여다볼 것이다.” 책장을 넘기노라면 니체의 이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괴물이란 인간이 불안과 공포, 욕망과 열등감 같은 복잡다단한 감정으로 빚어낸 존재라는 뜻.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가 순항하며 각광받고 있는 ‘오디세이’를 예로 들자면 작품 속 괴물 키클롭스(외눈박이 거인)는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손님을 대접하라”는 고대 그리스의 관습 ‘크세니아’를 어기고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잡아먹는다. “나그네와 손님이 변장한 제우스일 수 있으니 언제나 환대하라”는 이 ‘제우스의 규율’은 어디까지나 이성의 영역일 뿐. 누구에게나 마음속 깊은 곳엔 귀찮은 불청객을 박대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 욕망이 집결돼 괴물의 형상으로 나타난 것이 키클롭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잡아먹는 동굴 속 괴물 키클롭스. 영화 ‘오디세이’의 한 장면이다. 저자는 “괴물이란 결국 타자를 향한 두려움의 반영이자 인간의 또 다른 면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IMDb 영국의 작가이자 역사가인 저자는 특히 ‘낙인’에 주목한다. 인류는 이른바 ‘정상적인’ 범주 밖의 비정상적이거나 비전형적인 존재에 ‘괴물’이라는 낙인을 찍고, 자신은 ‘표준’인 ‘인간’의 범주 안에 안전하게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인간’의 영역이 끝나는 지점을 괴물의 영역으로 규정함으로써 인간을 정의한다”고 말한다. 특히 머리는 황소, 몸은 인간인 고대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로스나 늑대 인간 같은 ‘중간자’들을 ‘괴물’이라 부름으로써 우리 자신이 그런 괴상하거나 소름 끼치는 괴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재확인한다고 짚는다. ‘괴물’을 만들기 위한 낙인찍기와 분류는 민족, 인종, 젠더 문제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두 곳의 온대뿐이며 이상적인 기후에서 최고의 인간이 발견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정한 인간 등급의 밑바닥엔 그리스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 즉 ‘야만인’이 있었다. 13세기 영국에서 제작된 세계지도엔 동북아시아에 “인육을 먹고 피를 마시는 극도로 미개한 종족, 카인의 저주받은 아들들”이 사는 땅이 있다고 적혀 있다. “관찰자로부터 멀어질수록 존재의 유형은 점점 더 기이해진다.” 영화 ‘오디세이’ 중 마녀 키르케가 등장하는 장면. /IMDb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타자(他者)는 쉽게 ‘괴물화’됐다. 근대 이전 유럽인들은 여성이 생각만 잘못해도 괴물을 낳을 수 있다고 믿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성은 남성으로 태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괴물의 범주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여왕은 있어서는 안 될 자리에 있는 여인, 국가의 중심부에 도덕적 무질서의 씨앗을 뿌리는 괴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1558년 메리 튜더가 잉글랜드의 메리 1세가 되었을 때,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가 존 녹스는 메리 1세를 맹비난하는 글에 이렇게 적었다. “신의 자리에 올라가 앉은 여자는 더할 나위 없는 괴물이다 (…) 신의 뜻과 명령에 가장 위배되는 것(…) 그분께서는 무기를 휘두르는 여자를 더할 나위 없는 괴물로 여기시니, 모든 영토와 자연 위로 격상된 여자는 분명 괴물 중의 괴물로 여기시리라.” 중세의 마녀 사냥은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극적이고 끔찍한 형태의 ‘괴물 만들기’였다. 마녀로 고발된 이들의 대다수는 나이 든 여성이었으며 치유자나 산파도 더러 있었다.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나이 든 여성, 특히 결혼한 적이 없거나 자식이 없는 여성은 젊은 가임기 여성을 질투해 자신의 힘으로 신생아나 산모를 해치려는 유혹에 쉽사리 빠진다고 이웃들은 생각했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여성이란 남성의 통제하에 있으면서 생식 능력을 갖춘 여성이라는 개념이 굳어졌다.” ‘오디세이’의 마녀 키르케가 당시의 성 관념과 배치되는 욕망에 충실한 여성으로 그려진 것은 ‘정상성’에서 벗어난 여성을 당시 사회가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의 풍부한 지식, 다양한 사례를 통한 고증 덕에 지적인 즐거움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 저자는 “괴물 만들기의 표적이었던 이들-참혹한 학대, 차별, 집단 학살의 피해자들-이 오히려 괴물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 자신보다 약한 자를 괴물화하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도 한다”면서 괴물이 괴물을 낳는 ‘되먹임 구조’가 생성되는 걸 우려한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이들에 대한 온라인 마녀사냥이 넘쳐나는 혐오와 배제의 시대, 우리 스스로가 괴물이 되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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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원시인도 푹 자진 못했다… 숙면의 적은 ‘자야한다’는 강박
경계하느라 밤에 깨어 있던 원시인 잠들지 못한다고 불안해하기보다 수렵 채집인처럼 하루 2만보 걷고 밤엔 실내 온도 조금 낮추면 좋아 원시인 수면법 메레인 판더라르 지음|고현석 옮김|21세기북스|400쪽|2만4000원 이른바 ‘5분 컷’. 머리만 대면 잠이 드는 필자는 이 책을 받아들고 잠시 난처했다. ‘원시인’이 ‘현대인’보다 잠에 일가견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을 보고, 본인의 수면 습관이 원시적인지 혹 진화가 덜 된 것인지 곰곰이 반추해 봤다. 막상 책을 펼치니 원시인이 꼭 더 잘 잔다는 내용은 아니었다. 현대인의 생활 패턴이 근본적인 문제. 거기다 ‘이상적 수면’이라는 획일적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것이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책의 요지였다. 수면 강박에 시달리지 말자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에서 생물심리학을 전공하고, 만성 불면증 치료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수면을 관리 대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원시의 생존 리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불면은 극복해야 할 적이 아니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진화생물학과 수면 과학의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한 수면 교양서다. /게티이미지뱅크 전체 인구의 약 20%는 간헐적으로 불면증을 겪고, 10%는 만성 불면증을 갖고 있다. 만성 불면증은 주 3회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깨는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때다. 이로 인해 낮 시간에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피로, 생산성 감소 등이 있는 경우 만성 불면증 진단을 받을 수 있다. 흔하고, 낯설지 않은 증상이다. 불면증에 시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수면 압박’에 시달린다. 자야 한다는 강박이다. 8시간을 내리 자지 못하며 수면 패턴이 망가진 걸까? 잠이 오지 않아도 침대에 오래 누워 있어야 할까? 매일 격한 운동을 하면 잠이 잘 올까? 스마트폰은 숙면의 적일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부정확한 수면 지식에 휘둘리지 말 것을 요청한다. 잠을 잘 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잠을 잃어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잠’이 아니야 책은 불면의 원인은 ‘잠’에 있지 않고, 현대인의 ‘깨어 있는 방식’ 때문이 크다고 본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책에서 언급하는 여러 내용 중 ‘활동 부족’을 들 수 있다. 선사 시대 인간의 정확한 건강 상태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드물기 때문에 저자는 탄자니아의 하드자 부족 같은 현대 수렵 채집인들과 현대인의 활동 패턴을 비교한다. 수렵 채집인의 경우 남성은 하루 1만8000~1만9000보, 여성은 하루 1만1000보를 걷는다. 반면 미국 성인의 평균 걸음 수는 하루 5000보 수준. 스마트폰 건강 앱을 켜보시라. 당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대인은 건강을 유지하기에 너무 적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비활동성은 회복과 수면에 대한 필요 또한 줄어들게 만든다. 현재 우리의 생활 방식은 수면을 촉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음식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던 원시인처럼 걸어 다닐 수는 없는 노릇. 대신 저자는 자연의 법칙을 따를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적당히 걷고, 운동할 것.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쬐기. 저녁에는 형광등처럼 밝은 조명은 끄고 조도가 낮은 간접 조명을 켜는 게 낫다. 밤에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 실내 온도를 조금 낮추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된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깨어 있어도 괜찮아 원시 인류에게 밤에 깨어 있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었다. 밤에 발생할 수 있는 위협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 저자는 “원시 인류에게는 불면증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녁형 인간은 늦게까지 경계 태세를 유지”할 수 있었고, “아침형 인간은 새벽에 깨어 무리를 지키는” 이점을 가졌을 것이라고 본다. 또 얕게 자는 이들은 위험에 빠르게 반응해 “동굴 속에서 모두를 지켜낸 ‘수퍼 히어로’였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런 원시 인류의 수면 패턴을 고려한다면, 밤에 깬 상태로 누워 있는 것 자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그러니 잠들지 못한다고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말 것. 대신 자신이 과도한 긴장 상태로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완이 필요한 상황인지 등 낮 시간의 행동 패턴을 살피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밤’이 문제가 아니라 ‘낮’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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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갑자기 숨이 턱…아나필락시스, 응급처치가 생사 가른다
━ 김지현의 즐거운 건강 일요일 아침, 어머니의 전화는 첫마디부터 다급했다. “아버지가 벌에 쏘였는데 숨을 못 쉬어.” 야외에서 일을 하던 아버지가 벌에 쏘인 뒤 응급실로 이송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온몸이 붓고 숨이 점점 가빠졌으며 혈압도 떨어지고 있다는 말에 머릿속에는 하나의 진단이 떠올랐다.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의 전신 알레르기 과민반응)였다. 담당 의료진과 아버지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에 대해 상의하였다. 에피네프린을 근육주사로 투여한 뒤, 다행히 아버지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평소 진료실에서 수없이 아나필락시스를 설명하고 에피네프린 사용법을 교육해 왔다. 그런데 막상 내 가족에게 닥치고 보니 그 무게가 달랐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생각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나필락시스에서는 정확히 아는 것만큼이나 제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항히스타민제 등은 1차 치료제 아니야 그래픽=이윤채 기자 아나필락시스 치료 원칙은 분명하다. 의심되면 지체 없이 에피네프린을 근육주사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는 두드러기나 가려움 같은 일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기도가 좁아지고 혈압이 떨어지는 위급한 상황을 되돌리는 1차 치료제는 아니다. 국내외 진료지침이 에피네프린을 가장 먼저 투여하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몇 분의 지연이 예후를 바꿀 수 있다. 몇 해 전 여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가족 여행 중 견과류가 들어간 소스를 모르고 먹은 아이가 갑자기 기침을 시작했다. 입술이 붓고 목소리가 변하더니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 부모는 서둘러 가까운 응급실을 찾았지만 그날 밤에는 소아 진료가 어려워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다시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부모는 가지고 있던 에피네프린 자가주사약을 직접 사용했다. 증상은 더 진행되지 않았고, 아이는 이송된 병원에서 무사히 안정을 찾았다. 아나필락시스는 얼마나 빨리 악화될지 미리 알기 어렵다. 처음에는 피부가 붉어지고 두드러기가 생기는 정도였다가 순식간에 호흡이 어려워지고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치료 후 좋아졌다가 몇 시간 뒤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이상성 반응도 있다. 그래서 아나필락시스 앞에서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은 때로 위험하다.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에피네프린을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진료실에서는 의외로 다른 장벽을 자주 만난다. 에피네프린 자가주사약을 처방받은 보호자에게 “혹시 직접 사용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젓는다. 사용법을 설명하고 모의 주사기로 연습해도 실제 상황을 떠올리면 자신이 없다고 한다. 아이의 허벅지에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손이 떨린다는 부모도 있다. 눈앞에서 아이가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하는데 ‘정말 지금 놓아도 될까’ 판단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나는 보호자들에게 자주 말한다. “가지고 있는 것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자가주사약을 처방받아 가방에 넣었다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정작 필요한 순간 어디에 있는지 찾느라 시간을 보내거나 사용법이 기억나지 않아 설명서를 다시 읽어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몇 분을 놓칠 수 있다. ‘혹시 아나필락시스가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망설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상에서 미리 연습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모의 주사기로 실제 사용하는 순서를 반복해 보고 유효기간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와 교사 등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도 자가주사약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아이가 충분히 성장했다면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알아차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응급상황이 부모가 곁에 있을 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이런 준비가 더 중요해졌다. 야간이나 휴일에 가까운 병원에서 바로 소아 응급진료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학교를 제외하면 일반 시설에 공용 에피네프린을 비치하거나 응급상황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환경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결국 병원에 도착하기 전의 시간을 안전하게 넘길 준비가 필요하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은 때로 위험 학교의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보건교사가 아나필락시스로 생명이 위급한 학생에게 에피네프린을 투여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었다.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예상하지 못한 노출이나 실수는 생길 수 있다. 그 순간에는 누군가의 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아이에게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하는 것이 먼저다. 앞으로는 학교뿐 아니라 학원, 캠프, 체육시설처럼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도 아나필락시스를 이해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더 넓어졌으면 한다. 캠프와 여행, 외식도 많아지는 계절이다.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이번 여름, 자가주사약이 있는지만 확인하지 않았으면 한다. 유효기간은 지나지 않았는지, 필요한 순간 바로 꺼낼 수 있는지, 부모가 아닌 다른 보호자도 사용할 수 있는지 한 번쯤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아나필락시스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병원에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필요한 순간 에피네프린을 망설이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다. 그 몇 분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이 아나필락시스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김지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소아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을 진료하며 알레르기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지현 교수가 알려주는 아토피와 알레르기의 모든 것』 『아프지 않고 크는 아이는 없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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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주말 폭염 속 곳곳 비…태풍 '사우델' 영향 촉각
[앵커] 주말 오전까지 중부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습니다. 오후에는 폭염 속에 내륙 곳곳에서 강한 소나기가 지나겠는데요. 다음 주에도 늦더위가 이어질 전망인데, 북상 중인 태풍 '사우델'이 최대 변수입니다. 김재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한 구름 무리가 기상 레이더에 포착됩니다. 내륙에서는 시간당 50㎜에 달하는 국지성 호우도 쏟아집니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유입되는 덥고 습한 공기가 대기 상층부의 찬 공기를 만나 한반도 상공에서 연신 비구름이 발달하는 것입니다. 오전까지 중부지방에는 최대 60㎜의 비가 더 내리겠습니다. 오후에도 대기가 불안정해 곳곳에서 돌풍과 벼락을 동반하며 강한 소나기가 쏟아질 전망입니다. 찜통더위의 기세도 더 강해지겠습니다. 더위를 일으키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주말 사이 세력이 강해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송지애 / 기상청 예보분석관> "충청권,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올라 덥겠습니다." 당분간 폭염 속에 소나기가 잦을 것이란 예보인데, 변수는 태풍 '사우델'입니다. 태풍 '사우델'은 주말 괌 북쪽을 지나 다음 주 중반 일본 오키나와 부근까지 진출할 전망입니다. 이후 경로는 유동적인데 일부 수치모델은 태풍이 중국을 향하는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기류에 따라선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중반쯤 태풍 경로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합뉴스TV 김재훈입니다. [영상편집 김미정] [그래픽 성현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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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현대차 노조 10년만에 전면파업… 공장 멈춰 하루 3340억 생산 차질
30% 성과급-정년연장 등 요구 기아도 26~28일 부분파업 결정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노조는 이날 사측과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현대자동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나섰다. 임금 협상을 둘러싸고 사측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결국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선택한 것. 전국의 모든 현대차 생산라인이 멈추며 이날 하루에만 3340억 원에 육박하는 생산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기아 노조도 부분파업을 결정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전반으로 하투(夏鬪)가 번지고 있다. 21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5분 업무를 시작하는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생산직 오전조는 출근하지 않았고, 오후 3시 30분부터 근무하는 오후조도 출근하지 않았다. 이같이 오전·오후조가 각각 8시간씩 파업하면서 전체 생산라인이 총 16시간 동안 가동이 중단됐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파업 참여 인원은 약 3만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시간당 생산 차량 대수는 460대다. 차량 평균 판매 단가 4544만 원을 적용하면 이날 하루 전면파업으로만 약 7360대, 총 3340억 원 상당의 생산이 영향을 받은 셈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노동조건 보장과 주 4.5일제, 해고자 복직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앞서 사측은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급 350%+1000만 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 주인 24일과 25일에도 각 조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회사가 새로운 제시안을 내지 않으면 25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파업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반면 사측은 해고자 복직은 수용하기 어렵고, 정년 연장도 정치권의 법 개정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에서도 부분파업이 예고됐다. 기아 노조는 2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26∼28일 사흘간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26일 4시간, 27일 2시간, 28일 4시간씩 파업에 나선다. 부분파업이 시작되면 기아 노사가 2021년부터 이어온 ‘5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도 깨지게 된다. 기아 노조는 성과급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주 4.5일제, 정년 연장 등 요구는 현대차 노조와 대동소이하다. 기아 사측은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성과급 400%+1200만 원, 장기근속 격려금 20만 원 인상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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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삼성전자 “주주들에 올해 110조 환원”
3분기 30조원 현금 배당하기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으로 사상 최대인 110조원 규모의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90조~110조원 규모의 2026년 주주 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20조3000억원) 주주 환원 규모의 약 5배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10조원 규모의 대형 주주 환원을 실시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퍼 사이클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8배 늘어난 약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으로 380조원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회사 성장에 따른 성과가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회사의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주 환원 정책 취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할 예정이다. 나머지 주주 환원은 2026년 경영 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방식과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주주환원 최대 규모 삼성전자는 1975년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 이래 오일쇼크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198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현금 배당을 했다. 2016년에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왔다. 2024~2025년에는 9조8000억원씩 총 19조6000억원의 정규 배당을 했고, 작년 1조3000억원의 특별 배당과 8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행했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중에도 삼성전자는 FCF의 50%를 주주 환원에 활용하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고 이를 시행했다. 이틀 전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기업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대규모 주주 환원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발 초호황을 누리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새로운 숙제가 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으로 노사가 합의하자 일부 주주가 소송을 제기하고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라”고 주장했다. 이런 요구에 따라 최근 반도체 업체들은 배당을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론은 초과 현금의 50~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고, 샌디스크는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하고 남는 초과 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지난 19일엔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해 주가를 부양하는 주주 환원책을 발표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 규모는 높아진 시장 눈높이보다는 적었다. 증권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대 200조원 규모의 주주 환원을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 정책이 발표되자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주주 환원 정책 발표 기대감으로 정규장에서 3.87%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 환원책이 발표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 반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임직원 보상을 위한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보상을 위한 자사주 매입도 주주가치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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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이란에 당하고도…"美 육군, 드론 전담 부대 없앴다"
유럽 주둔 미 드론 특화 대대 사실상 해체 1년간 우크라식 무인전 실험 연구결과, 육군 전체에 공유 크리스토퍼 러니브 미 육군 참모총장 대행이 5월 19일 미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무인기(드론)전에 특화하기 위해 마련된 유럽 주둔 미 육군 부대가 임무를 종료하고 전통적 보병 대대로 복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은 21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러니브 미 육군참모총장 대행이 이탈리아·독일 주둔 제173공수여단 소속 무인공격대대에 공수보병 본연의 임무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랜디 조지 미 육군참모총장이 4월 전격 해임된 이후 러니브 대행이 추진하고 있는 광범위한 육군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육군 제173공수여단은 약 1년 동안 자체적으로 드론을 제작·실험하고 관련 훈련에 참가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장병 600여 명으로 드론전에 특화된 대대를 구성했다. 이 부대는 드론 전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투입할 수 있는 기동성 높은 전담 부대로 설계됐다. 현대 전장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작업이다. 제173공수여단의 드론 연구는 대대가 꾸려지기 전부터 시작됐다. 미 육군은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주둔 미군 기지에 '1인칭 시점(FPV) 드론 연구실'을 만들고 여단 장병들이 직접 공격용 드론을 설계·제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 육군에 따르면 해당 대대는 이달과 다음 달 독일에서 열리는 두 차례 대규모 훈련을 끝으로 실험 임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년간 축적한 연구 결과와 운용 경험은 육군에 전달할 계획이다. 미 육군은 성명에서 "해당 부대는 우크라이나군이 발전시킨 전담 무인체계 부대 등의 교훈을 연구하고 흡수해 미군의 드론 우위를 가속화하기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는 AP에 애초 독일에서 실시되는 두 차례 훈련이 드론 대대 실험의 '최종 단계(culminating event)'로 계획됐다고 했다. 부대의 존속 여부는 이후 재검토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에서 저가형 드론의 군사적 위력이 거듭 확인되는 상황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정찰부터 자폭 공격, 포병 화력 유도에 이르기까지 값싼 소형 드론을 대규모로 활용해 전장의 양상을 바꿨다. 이란도 미국과의 전쟁에서 샤헤드 계열 드론을 미군 기지와 함정 공격에 투입해 미군 사망자를 내고 육군 헬기를 격추하는 등 피해를 입혔다. 조지 전 참모총장은 드론을 별도 전문 전력으로 두기보단 일반 육군 부대가 직접 운용하도록 하는 작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그는 지난해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과 함께 발표한 '육군 변혁 구상(Army Transformation Initiative)'을 통해 현대화된 무인항공체계(UAS)를 각급 부대에 신속히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러니브 대행도 첨단 기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20일 공개된 육군 지침 '육군의 방위각(The Army Azimuth)'에서 자율체계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활용을 강조하면서도, "전쟁에는 시대를 초월한 불변의 진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적에게 접근해 격멸하는 육군의 전통적 임무와 기본 전투 역량을 중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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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美재무부 '장기금리 방어'에 달러 흔들…월가 "대가 치를 수도"
달러화 가치 3개월 만에 최저치…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 부각 '달러 약세 용인' 신호로 해석…일본식 통화약세 우려도 달러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치솟는 국채금리를 억누르기 위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공격적인 시장 개입이 결국 달러화 가치와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월가의 경고가 확산하고 있다.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증가라는 근본 문제를 그대로 둔 채 금리 상승만 억제할 경우 그 부담이 달러 가치 하락으로 옮겨가면서 결국 달러화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논리다.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의 자금 이동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가 지난 19일 장기물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최소 두 배 늘리겠다고 기습 발표한 직후 유로·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8대로 떨어져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약세가 이어지면서 이날 오전장에서도 98.6~98.7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미국이 일본과 함께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데 이어 장기물 바이백 확대까지 발표하면서 시장은 달러 약세 베팅을 늘리는 분위기다. 미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 달러 표시 채권의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이 떨어져 달러 수요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은 등은 금리가 낮아지면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커질 수 있다.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한 대체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전날 7만달러 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제럴드 간 리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는 "달러화는 확실히 가장 큰 피해자"라며 "베선트 장관이 장기 실질 금리를 의도적으로 낮추면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약달러를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에서 벗어나 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카노비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디렉터 역시 "장기 금리를 어느 정도 억제하기 위해 달러 강세를 다소 희생할 준비가 있다고 사실상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투자은행(IB)들은 달러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몇 달간 달러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견해를 유지해 왔으나 단기 전망을 '약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약세를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버코어 ISI의 전략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무역 불균형을 줄이는 수단으로 약달러의 이점을 역설해 온 만큼, 베선트 장관은 현재의 외환시장 움직임을 환영할 것"이라고 짚었다.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미국이 통화가치 하락으로 향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달러가 당장 구조적인 약세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사히코 루 선임 채권 전략가는 AI 관련 미국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과 높은 유가가 달러를 단기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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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라면·빵 값 더 오른다…기상이변에다 러·우크라 곡물수출 97% 감소
흑해 곡물항만 잇단 공격에 선박 운항 마비 유럽 곡물, 美 옥수수, 호주 밀 작황도 불안 국제 밀 가격 2년 만에 최고 수준 수준 급등 한국 식량자급률 48%, 밀 98% 수입 의존 수확 중인 러시아 밀. 타스 연합뉴스 세계 식량시장을 둘러싼 분위기가 불안불안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흑해 곡물 수출항을 중심으로 격화하면서 양국의 곡물 수출 능력이 지난해보다 97% 이상 위축된 데다, 유럽을 강타한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면서 주요 곡물 생산국의 작황 전망마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과 호주의 농산물 수확량에도 기상이변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복합적인 경고등이 켜졌다. 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곡물 수출 시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해 항만을 통해 처리한 곡물 물량은 월평균 약 720만t에 달했지만, 현재 양국의 항만 처리 능력은 사실상 마비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흑해 터미널에서는 곡물 선적이 중단됐고,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노보로시스크 등 주요 곡물 터미널이 잇따라 가동을 멈췄다.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러시아의 주요 곡물 수출시설 가운데 하나인 투압세 지역 터미널의 처리 능력도 월 16만톤(t) 정도에 그친다.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대신해 다뉴브강 항구와 철도·도로를 이용한 수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 러시아의 공격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다뉴브강의 핵심 항구인 이즈마일 일대까지 공격받으면서 대체 수출로의 기능도 약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수출용 곡물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세계 5위권의 주요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공급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국제 밀 시장의 불안이 증폭되는 이유다. 문제는 전쟁뿐이 아니다. 유럽을 휩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주요 농업국의 생산량을 끌어내리고 있다. 프랑스의 올해 곡물용 옥수수 생산량은 약 900만t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3분의 1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채소 역시 주키니와 상추, 완두콩, 브로콜리 등 주요 품목의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폭염으로 젖소가 받는 열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우유 생산량도 감소했고, 산란계 피해로 달걀 생산량까지 줄어드는 등 농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국토의 60% 이상이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옥수수·쌀·대두·채소·과일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올해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 2400만t에서 1850만t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가뭄으로 다뉴브강과 포강 등 주요 내륙수로의 수위까지 낮아지면서 곡물 운송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호주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 미국 콘벨트에서는 가뭄과 고온, 국지성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옥수수 작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옥수수 생산과 수출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작황 부진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 남반구의 호주 역시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밀 등 농산물 수확량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요 생산국의 동시다발적인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이미 시장은 이런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 밀 선물가격은 지난 7월 부셸당 7달러를 넘어서며 2023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곡물 가격 상승은 단순히 밀이나 옥수수 가격에 머물지 않는다. 통상 국제 곡물 가격 변동은 3~6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밀가루와 면류, 빵 등 가공식품은 물론 배합사료와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반기 들어 세계적인 ‘애그플레이션’ 압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국은 특히 취약하다. 사료용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이 48% 안팎에 머물고 있어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빵과 면류의 핵심 원료인 밀은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해 약 98%를 수입에 의존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수출 차질과 주요 농업국의 기상이변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국내 식품물가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전쟁과 기상이변이 동시에 식량 공급망을 압박하는 지금의 상황은 식량 안보를 농업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민생을 좌우하는 전략적 과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곡물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확대하는 한편 기상이변에 강한 농업 기술과 안정적인 해외 조달망을 확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식량 가격의 충격은 결국 서민들의 밥상과 장바구니에서 가장 먼저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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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라면도 케첩도 줄줄이 올랐다…‘원가 부담’ 정말 맞나?
[앵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동 사태 등으로 원재룟값 부담이 커졌다는걸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최근 공시한 실적을 보면, 이렇게까지 가격을 올려야 했는지 의아한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마트의 식품 매장. 할인 행사에도 선뜻 물건을 사지 못합니다. [조윤자/서울 은평구 : "다시다나 뭐 이런 것도 9천 얼마 이런 거 할인해서 4천 얼마인데… 이렇게 안 비쌌던 것 같은데."] 식품업계가 최근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케첩은 가격이 전보다 400원 올랐습니다. 3년 사이 20% 이상 비싸졌습니다. 이 컵라면도 9% 올라 1,200원이 됐습니다. 1년 반 전까지만 해도 천 원에 팔렸던 제품입니다. [정연우·이연지/서울 은평구 : "(원래는) 컵라면 하나랑 음료수 하나 이렇게 먹으면 3천 원 이내이면 먹을 수 있던 게, 뭐 이것저것 사면은 3천 원 이내로 안 될 때가 있어서…"] 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이유로 내세웁니다. 중동 사태 등으로 포장 용기와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올랐고,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룟값이 오르기만 한 건 아닙니다. 기업들 공시를 보면 원당은 12.6%, 설탕은 16.1% 가격이 오히려 내렸습니다. 밀가루 도매가격은 올해 초 5~6% 내렸습니다.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4월 정점을 찍고 난 뒤 최근에는 30%가량 떨어졌습니다. 기업들 주장처럼 원가 부담이 커졌는지도 불분명합니다. 농심과 풀무원식품의 경우 매출에서 원가 비중은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증가했습니다. 올해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발표한 오뚜기 역시, 매출원가율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정수/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실적이랑 원가율을 봤을 때, 소비자를 너무 쉽게 자기들의 매출을 올리는 도구로 보는 것 아닌가…"] 소비자 부담은 커진 가운데 이들 기업의 회장 보수는 최고 5.9% 올랐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촬영기자:임현식/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조재현 고석훈 유건수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다음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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