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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기업 채용 2년 새 15% 감소…청년 줄고 장년 늘었다
30세 이하 고용 비중 18.3%로 하락, 50세 이상에 첫 역전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강남구 행복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최근 2년 사이 15%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이하 청년층 고용 비중은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 장년층 비중은 늘어나면서 기업 고용 현장에서 '세대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0대 기업 가운데 연령대별 고용 현황과 신규 채용 인원을 공개한 132개사의 2023~2025년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규 채용 인원을 공개한 113개사의 채용 규모는 2023년 10만9456명에서 지난해 9만2680명으로 15.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고용 인원은 126만2928명에서 125만9051명으로 소폭 줄었다. 연령대별 고용 구조 변화는 더욱 뚜렷했다. 30세 이하 청년 고용 인원은 2023년 26만7343명에서 지난해 23만434명으로 13.8% 감소했다.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2%에서 18.3%로 낮아졌다. 반면 50세 이상 고용 인원은 22만1333명에서 23만1848명으로 1만715명(4.8%) 증가했다. 전체 고용 비중 역시 17.5%에서 18.4%로 높아지며 처음으로 30세 이하 비중을 앞질렀다. 신규 채용에서도 청년층 비중은 감소했다. 전체 신규 채용 가운데 30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56.4%에서 지난해 51.1%로 5.3%p 하락했다. 반면 50세 이상 비중은 같은 기간 8.3%에서 11.2%로 높아졌다. 이 같은 세대 간 고용 격차는 유통과 식음료, 건설·건자재, 통신, 보험 등 내수 중심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유통업의 50세 이상 직원 비중은 31.8%로 가장 높았고 식음료 30.6%, 건설·건자재 29.7% 등이 뒤를 이었다. 통신업의 경우 50세 이상 직원 비중이 25.6%에 달한 반면 30세 이하는 6.6%에 그쳐 약 4배의 격차를 보였다. 개별 기업별로는 롯데쇼핑의 50세 이상 직원 비중이 44.1%로 30세 이하(5.2%)보다 8배 이상 높았다. SK텔레콤 역시 50세 이상 비중이 37.0%인 반면 30세 이하는 8.6%에 그쳤다. 청년층 신규 채용이 급감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하이트진로의 29세 이하 신규 채용은 2023년 82명에서 지난해 1명으로 급감했다. 현대자동차도 같은 기간 청년층 신규 채용 인원이 1만6551명에서 5782명으로 65.1% 줄었다. 다만 반도체와 바이오 등 성장 산업에서는 청년층 채용이 오히려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신규 채용 인원은 2023년 739명에서 지난해 3201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청년층 채용은 228명에서 2560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청년층 신규 채용 인원이 205명에서 484명으로 늘었다. 기업들의 신규 채용 감소와 고용 인력의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청년층의 안정적인 일자리 진입 여건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층 #대기업 #연령대별 #식음료 #건자재
관세이재명정부선관위코스피AI -
경제워시 vs 채권 시장, 승자는?…금리 동결 전망에도 치솟는 美 국채금리
30년물 5.31%, 2007년 이후 최고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지표가 최근 잇달아 발표됐음에도 미국 국채 금리가 장기물을 중심으로 오히려 급등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4일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5.25%로 전일보다 0.04%포인트,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17%포인트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17일엔 5.31%로 더 올랐다.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연준 회의 직후 회견에서 케빈 워시 의장이 “앞으로 금리를 안내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겠다”고 강조하자 급등했던 금리가 내려오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장기 국채는 미 주택 대출 금리와 직결되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자본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 대출이 세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동시에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한국에도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최근 미국과 동반 급등해, 발행을 시작한 201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한편에선 미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소극적으로 변한 연준보다는 미국 재정 불안, 국채 수요 감소 같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서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 지표 모두 ‘동결’ 무게에도 금리 진정 안 돼 지난달 연준 기준금리 결정 회의 후 약 보름 동안 발표된 경제 지표 중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결과가 많았다. 7월 취업자 수는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2만3000명 줄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로 전월 3.5%보다 내려갔다. 증가가 예상됐던 소매 판매는 역으로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 및 미국 관세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낮아진 반면 고용·소비는 부진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들이다. 연준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을 줄이는 지표들이기도 하다. 그 결과 채권 시장 움직임으로 연준 기준금리 향방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지난 10일 44%에서 17일 33%로 낮아졌다. 하지만 미 장기 국채 유통 금리는 반대로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시장엔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워시 회견 도중 급등해 5.2% 선을 넘어선 다음 더 올라간 상태고 10년 만기 금리도 4.68%로 상승했다. 모두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던 2007년 이후 최고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유통 금리가 오르며 발행 금리까지 급등하는 모습이다. 13일 25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미 국채 신규 발행 입찰 금리는 연 5.22%로 2001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워시 취임 세 달, 채권 시장은 ‘발작’ 채권 시장의 혼란을 야기한 원인 중 하나로는 오는 22일로 취임 세 달째를 맞는 워시 의장이 지목된다. 과거부터 연준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던 그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2%라는 인플레이션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이 움직이지 않았더니 시장이 적정 금리를 찾아가고 있다” “떠먹여주는 연준을 기대하지 말라” 같은 발언 또한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워시의 설명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관망할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되며 장기 채권 금리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연준 금리 발표 때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채권 금리는 회견이 진행되는 한 시간 동안 ‘발작’ 수준으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소극적 연준’이 초래할 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는 증거는 단기와 장기 채권 금리의 분리된 움직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29일 연준 회의 후 보름간 장기채인 만기 10년·30년 금리는 올라갔지만 단기 채권인 만기 3개월·2년 금리는 하락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5.09%에서 5.25%로, 10년 만기 국채도 4.61%에서 4.68%로 상승했다. 반면 만기가 비교적 짧은 3개월, 2년짜리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0.09%포인트씩 하락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장기 국채 금리는 미래에 물가가 많이 오르리라는 전망이 커지면 상승한다. 물가가 상승해 ‘돈값’이 하락하면 만기가 길수록 손해라, 더 높은 금리를 줘야 채권이 팔리기 때문이다. 반면 단기 국채 금리는 물가 전망보다는 연준의 기준금리 등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불안이 잦아들며 단기 금리가 내려갔지만 워시가 기준금리 인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물가 안정 기대가 약화되며 장기 금리는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연준이 긴축해야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이 보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시가 묵언(默言)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오는 27~29일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장 회동인 ‘잭슨홀 회의’에 쏠리고 있다. 워시가 시장을 안정시키는 발언을 할지는 미지수다. 회견에서 워시는 잭슨홀 회의 구상에 대해 “완전한 백지 상태”라며 과거 연준 의장들처럼 잭슨홀 회의를 연준의 기조를 공표하는 계기로 삼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워시보다 ‘빚더미’ 미국 정부가 문제” 급등하는 장기 채권 금리는 빚을 계속 늘리고 있는 미국 정부·기업·가계에 모두 부담이다. 미 연방 정부 부채는 약 40조달러로 이자 상환액만 하루 30억달러, 연간 1조달러에 달한다. 국채 금리 상승은 회사채에도 전이되기 때문에 AI(인공지능) 관련 투자를 늘리느라 막대한 자금 조달에 열을 올리는 빅테크 기업에도 악재다. 장기 국채 금리에 연동되는 30년 만기 미국 모기지(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연 6.67%로 올라, 연준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하기 전이었던 지난해 8월 초 수준을 넘어서며 가계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경제가 붕괴하면 워시는 나설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워시는 시장이 자신의 긴축 정책을 대신 실행하도록 유도해 금리 인상을 피하기를 바랄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채권 금리 상승은 워시 의장의 ‘실험’이 실패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최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의 책임을 워시에게만 돌리기는 무리라고 진단한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막연한 인플레이션 우려 변수보다는 미국의 막대한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 같은 실질적 위험이 장기 국채 금리 급등을 초래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며 “연방 정부의 채권 수요가 계속 늘어남에도 이를 사줄 주체는 적어지고 있다는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이 시장엔 더 큰 부담”이라고 했다. 실제로 미 국채를 흡수했던 주요국 중앙은행과 미국의 대기업은 전만큼 미 국채를 사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 등 미국과 분쟁을 벌이는 나라들이 미 국채를 내다 파는 동시에 우방인 일본까지 환율 방어를 위해 국채를 매도하면서 해외 기관의 미 장기 국채 보유액은 전년 말 대비 37억3000만달러 줄었다. 한때 ‘현금성 자산’을 대규모로 쌓고 그중 상당수를 미 국채로 채웠던 빅테크 기업 또한 상황이 달라졌다. 설비 투자에 큰돈이 투입되는 AI 경쟁이 격화하면서 국채를 사기는커녕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려 써야 하는 입장이 됐다. 구글이 호주 크론스토르프에 건설 중인 새 데이터센터의 지난 13일 모습. 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은 한때 미 국채를 많이 사주던 '큰 손'이었으나 최근 들어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많은 돈이 필요해지면서 오히려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주체가 되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말 1110억달러에 달했던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559억달러로 반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메타의 현금성 자산도 356억달러에서 155억달러로 감소하는 등 빅테크 기업이 ‘국채 큰손’으로 국채 수요를 지탱해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과거 미국 국채를 많이 사주던 일본 등의 중앙은행이 미국의 국채를 파는 가운데 채권 시장의 큰손이었던 빅테크 기업까지 채권을 자체 발행하는 상황이 일어나는 중”이라며 “연준의 존재감을 줄이겠다는 워시의 기조가 채권 시장의 이 같은 수급 변화와 겹치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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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광복절 연휴 전국에 비…남부엔 시간당 최대 50㎜ 폭우 쏟아진다
지난달 1일 부산 동래구 온천천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저기압으로 변질한 태풍 ‘돌핀’의 잔해가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광복절 연휴 동안 전국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남부지방에는 시간당 최대 50㎜의 폭우가 예고됐다. 기상청은 “내일(15일) 오후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겠고,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14일 예보했다. 광복절 연휴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건 중국 남부에서 저기압이 된 태풍 돌핀의 잔해가 서해를 지나 국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저기압이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고 와 15일에 남쪽 지역부터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새벽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으로 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14~16일 예상 강수지역 분포도. 기상청 제공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남부지방에는 강하고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될 전망이다. 15~16일 이틀간 호남에는 30~80㎜, 영남에는 30~100㎜의 비가 예상된다.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제주 산지에는 남풍 유입에 따른 지형적 영향으로 16일에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누적 강수량도 150㎜를 넘을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5~30㎜의 상대적으로 적은 비가 예상된다. 이번 비는 연휴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내리다가 점차 그칠 전망이다. 단비가 내리면서 남부지방의 가뭄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호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강한 강수가 내리면서 계곡이나 하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접근 및 야영을 자제하고,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경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달라”고 당부했다. ━ 말복 서울 한낮 체감 34도…연휴 지나고 다시 찜통더위 한편, 말복인 14일 서쪽을 중심으로 무더운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한낮 체감온도는 34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연휴 동안에는 비가 내리면서 더위의 기세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하지만, 17일 비가 그친 뒤에는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찜통더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며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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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트렁크에서 남의 신발 팔던 회계사의 '대반전'…전설적 브랜드가 되다 [조셉의 패션 알쓸잡썰]
우리가 몰랐던 나이키와 코르테즈 이야기 나이키란 브랜드를 생각해보자. 많은이가 스우시와 ‘Just Do It’ 이라는 슬로건 그리고 나이키를 착용한 세계적인 선수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이 거대한 스포츠 브랜드의 시작은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신발이 아니라 일본 오니츠카 타이거의 러닝화였다. 나이키의 전신 블루 리본 스포츠의 창업주 필 나이트는 평소에는 회계사로 일하다가 주말이면 육상 경기장을 찾아가 자동차 트렁크를 열고 신발을 팔았다. 오늘날 혁신적 성능의 스포츠 제품을 상징하는 브랜드의 시작이 남의 제품을 미국 시장에 유통하던 브랜드에 불과했던 것이다. 자동차 트렁크에서 시작된 시장 조사 시작은 1962년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수업 과제였다. 당시 미국 스포츠화 시장을 선도하던 곳은 아디다스와 푸마 등 독일 브랜드였다. 필 나이트는 일본 카메라가 독일 카메라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는 것에 주목하여 값이 저렴하고 품질도 좋아지던 일본 러닝화들이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들을 이길 수 있다는 주제로 사업 계획 레포트를 작성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필 나이트는 범부들과는 달랐다. 그는 단순히 과제를 제출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졸업 후 일본 고베에 위치한 오니츠카 본사에 찾아갔다. 필 나이트의 회고에 따르면 오니츠카 타이거 임원들이 어느 회사를 대표하여 방문하였는지 묻자,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던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이름을 순간의 기지로 답변했다. 허풍에 가까운 자기소개였지만 그는 오니츠카 타이거를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964년 1월, 필 나이트는 오레건 대학교 시절 육상 코치였던 빌 바워만과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블루 리본 스포츠를 시작한다. 빌 바워만은 단순히 이름만 빌려준 공동창업자가 아니었다. 그는 기존 육상화가 무겁고 선수의 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하며 신발을 뜯고 새롭게 만들던 사람이었다. 선수들의 발 윤곽을 그리고 발볼과 족적을 재며 시제품을 고쳤던 빌 바워만에게 오니츠카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해줄 제조 파트너였다. 필 나이트가 트렁크에 신발을 싣고 다니며 시장을 익혔다면 바워만은 훈련장과 부상 선수의 발을 통해 제품의 문제를 찾아냈다. 선수의 부상에서 코르테즈가 태어났다 이러한 협업으로 탄생한 신발이 코르테즈다. 1965년 바워만의 제자였던 장거리 육상 선수 케니 무어가 오니츠카 TG-22를 신고 훈련을 했는데 발의 통증을 느꼈다. 바워만은 그가 신었던 신발을 잘라 구조를 살폈다. 당시 이 신발은 앞꿈치와 뒤꿈치에 쿠셔닝 장치가 있긴 했지만 발의 아치를 지지하는 구조가 부족했고, 밑창도 견고하지 않았다. 이에 바워만은 쿠셔닝을 개선하고, 바닥에는 내구성이 높은 고무를 결합한 샘플을 오니츠카에 보냈다. 오니츠카는 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만들었고, 양사는 계속 제품의 구조를 조정하며 협의를 했다. 그렇게 완성된 발 전체 길이의 미드솔 구조는 초기 코르테즈의 핵심이 됐다. 나이키는 이를 바워만의 설계라고 기록하고 오니츠카 역시 블루 리본 스포츠의 요청에 응해 타이거 코르테즈를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현장의 문제의식과 일본의 제조 역량이 만나 만들어진 공동개발품이었다. 그런데 이 신발의 이름에는 경쟁 의식이 노골적으로 묻어 있다. 필 나이트의 회고에 따르면 두 사람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아즈텍이라는 이름을 생각했다. 그러나 아디다스가 이미 아즈테카 골드라는 제품을 내놓고 상표 문제를 제기하자 이름을 바꿔야 했다. 그때 바워만은 아즈텍 제국을 무너뜨린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물었고 에르난 코르테즈의 이름에서 착안한 코르테즈를 골랐다. 오늘날의 사고방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식민지 정복자의 이름을 제품명에 사용한 불편한 작명방식이다. 다만 당시 두 사람에게 이 이름은 아디다스의 경고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유치하면서도 분명한 도발이었다. 코르테즈는 미국의 조깅 붐과 맞물려 블루 리본 스포츠의 핵심 상품으로 성장했고, 1973년 러너스 월드는 코르테즈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거리 훈련화라고 평할 정도였다. 함께 만든 신발이 두 회사를 갈라놓았다 성공은 블루 리본 스포츠와 오니츠카의 관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블루 리본 스포츠는 오니츠카가 공급하는 상품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해야 했고, 오니츠카는 커지는 미국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가져가려 했다. 당시 오니츠카는 미국 내 다른 유통사도 물색하며 블루 리본의 지분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블루 리본 스포츠는 별도의 생산처를 찾으며 독자적인 브랜드의 신발을 준비했다. 한쪽의 일방적인 배신이 아니라 서로가 상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되었고, 먼저 빠져나갈 문을 찾으며 발생한 결별이었다. 이때 현재 소지츠 상사의 전신인 닛쇼이와이가 등장한다. 이들은 1971년부터 블루 리본 스포츠와 거래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 생산처를 연결해줬으며 심지어 금융 지원을 하며 나이키의 독립을 떠받쳤다. 독립 과정에서는 제품만큼 이름과 로고가 필요했다. 블루 리본 스포츠의 첫 정규직 직원인 제프 존슨이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따온 나이키를 제안했고, 포틀랜드 주립대의 그래픽 디자인 전공생 캐롤린 데이비슨은 신발 옆면에 들어갈 곡선인 스우시를 35달러에 그렸다. 훗날 나이키는 데이비슨에게 회사 주식과 금반지로 뒤늦게 보답했다. 이러한 과정으로 탄생한 나이키에서 첫 스우시를 달고 출시한 제품은 1971년 멕시코 공장에서 만든 축구화 더 나이키였고 이후 스우시를 단 코르테즈를 내놓으며, 한동안 시장에는 타이거 줄무늬와 스우시를 단 매우 닮은 신발들이 동시에 존재했다. 남의 신발을 팔던 회사가 나이키가 되기까지 결국 1973년 블루 리본 스포츠가 오니츠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오니츠카도 계약 위반과 상표권 문제로 맞섰다. 당시 법원은 블루 리본 스포츠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측 모두 유사한 디자인의 신발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대신 코르테즈라는 이름은 블루 리본 스포츠가 가져갔고 오니츠카 제품에는 코르세어라는 이름이 붙게 된다. 그래서 두 신발이 유난히 닮은 것은 누군가 다른 신발의 디자인을 카피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같은 개발 과정에서 갈라져 나온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키가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의 발판이 이 코르테즈라는 이름을 차지해서만은 아니다. 코르테즈는 나이키란 브랜드가 오니츠카로부터 독립할 시간을 벌어준 상품이었고, 나이키는 1971년 빌 바워만이 와플 기계에서 착안한 밑창으로 나이키만의 제품 언어를 완성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1972년 문 슈였고 오니츠카와 결별 이후 첫 히트작인 와플 트레이너였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직접 만나며 만들었던 판매망, 현장에서 시작된 제품 개발 그리고 닛쇼이와이가 연결한 생산과 금융 인프라, 그리고 스우시라는 매력적인 상표가 한 회사에서 맞물리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나이키의 진짜 도약은 남의 신발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팔던 회사가 소비자에게서 얻은 지식을 설계로 바꾸고 그 설계를 생산망과 상표로 묶어 자기 사업의 자산으로 만든 전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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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AI기상캐스터] 말복, 무더위 속 소나기…광복절 연휴 전국 비
'말복'인 오늘 전국에 소나기가 예상됩니다. 저녁 까지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해 5에서 40mm 안팎의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 이번 광복절 연휴에는 단비 소식이 있습니다. 오늘 밤, 제주를 시작으로 내일 오후에는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고요. 일요일에는 전국으로 확대돼 대체공휴일인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습니다. 가뭄에 시달리던 남부에는 반가운 비가 되겠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중부지방 낮 기온 서울과 대전 33도 춘천 31도 보이겠습니다. 남부지방 낮 기온 광주와 대구 34도 전주 33도 예상됩니다. 동해안지방 낮 기온 강릉과 울진 28도 속초 26도 보이겠습니다. 비가 그친 뒤에는 다시 체감온도 33도 안팎의 여름 더위가 나타날 전망입니다. 날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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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연봉 더 준대”…통신사로 몰리는 보안인력, 업계 ‘인재 유출’ 비상
통신 3사, 해킹사고 이후 보안 투자·경력직 채용 확대 LGU+·KT, AI·클라우드 보안 등 전방위 인력 확보 호실적 보안업계도핵심 개발자·엔지니어 이탈 “인력 숫자보다 대기업 쏠림·직무 미스매치가 더 큰 문제”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최근 인력들이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로 많이 이탈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큽니다.” 지난 13일 판교에서 만난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국내 주요 정보보안 기업들이 잇따른 대형 해킹 사고의 반사이익으로 상반기 호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인력 이탈’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사 대규모 채용에 인력 유출 우려하는 보안업계[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통신 3사, 보안 인력 확보 전쟁...LGU+·KT 보안 인력 확대 속도 통신업계는 잇따른 해킹 사태 이후 보안 투자를 늘리며 인력을 대거 늘리고 있다. 통신 3사(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 최근 단순한 통신 네트워크 제공자를 넘어 AI 데이터센터(AIDC), 클라우드, B2B AI 솔루션 등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은 지난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526명으로 전년 대비 61.0% 늘렸고, 투자액 역시 1,434억 원으로 53.7% 대폭 확대했다. KT와 LGU+ 역시 각각 1,275억 원(+2.0%), 966억 원(+16.7%)을 투입하며 전담 인력을 각각 317명(+9.3%), 351명(+19.0%)으로 확충했다. 올해는 KT와 LG유플러스의 실질적인 투자액과 채용 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LGU+는 현재 AI 보안 담당자, 엔드포인트·사용자 보호 담당, 무선망 보안 엔지니어 등 전방위적인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KT 역시 전사 시스템 침투 테스트 및 보안 진단을 담당할 최정예 모의해킹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호실적 낸 보안업계…인력 붙잡기 ‘총력’ 문제는 대기업과 통신사의 공격적인 인력 확보전이 국내 중소 보안업계의 ‘인재 가뭄’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EDR(엔드포인트 탐지·대응) 및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 수요 확대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해킹 수법이 지능화되고 정부의 과징금·공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보안 예산 집행이 늘어난 덕분이다. 안랩은 올해 상반기(연결 기준) 잠정 매출 1304억원과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62.3% 증가했다. 지니언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49억2000만원, 영업이익 43억1000만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294.3% 증가했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을 붙잡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통신사와 같은 대기업이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 혜택, 풍부한 리소스를 앞세워 헤드헌팅에 나서면서 보안기업의 허리를 담당하는 5~10년 차 핵심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보안기업의 평균 처우 수준이 과거 대비 개선되기는 했지만, 대기업이나 통신사로 이동할 때 제시받는 연봉 상승 폭과 비교하면 현실적인 격차가 존재한다”며 “일은 많은데, 제품을 고도화할 수 있는 숙련자가 빠져나가다 보니 남아있는 직원들의 피로도까지 가중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U+가 최근에 보안기업 파고네트웍스 인수를 한것도 한 번에 많은 인력 확보를 위한 차원”이라며 “LGU+도 일이 몰리면서 전문 인력들이 몸값을 높여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만큼 지속 채용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인력 이동 자연스러운 현상...미스매치가 문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력 쏠림 현상이 국내 보안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도 해킹 등 공격 형태의 보안 인력보다는 이를 탐지하고 조사하는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보안 인력난의 본질은 단순히 절대적 숫자의 부족이 아니라, 정부 양성 프로그램이 공격·모의해킹 분야에 편중돼 있는 것”이라며 “실무에 필요한 IT개발, 탐지, 조사 등 인력을 충분히 양성해 수급 미스매치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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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규모’의 티빙·웨이브 vs ‘취향’의 왓챠…재편 기로 선 국내 OTT
키노라이츠-왓챠, 데이터 기반 영화 발굴부터 수입·배급·유통 시너지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하반기 재개…쿠팡플레이와 2위권 경쟁 왓챠 로고ⓒ왓챠 [데일리안 = 조인영 기자] 넷플릭스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들이 생존을 위한 서로 다른 해법을 찾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반면, 키노라이츠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된 왓챠는 콘텐츠 데이터와 영화 수입·배급 역량을 결합해 마니아 중심의 전문 OTT로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왓챠가 마니아 중심의 니치(Niche)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콘텐츠 투자를 이어갈 자본 체력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키노라이츠-왓챠, 자본력 확보·추천 중립성 유지가 과제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왓챠 인수 예정자로 키노라이츠가 사실상 확정됐다. 앞서 키노라이츠는 지난달 왓챠 및 매각주간사 삼정KPMG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스토킹호스는 인수예정자를 먼저 정한 뒤 공개 매각을 진행해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없으면 기존 인수예정자와 거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12일 마감된 공개매각 절차에 추가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키노라이츠는 단독 인수예정자 지위를 굳혔다. 다만 최종 투자계약 체결과 채권자 동의, 법원 인가 등 회생절차상 후속 단계가 남아 있다. 인수가는 약 40~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키노라이츠는 2018년 설립된 영상 콘텐츠 추천 플랫폼 기업이다.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의 콘텐츠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영화 투자·배급과 마케팅 등 콘텐츠 IP(지식재산권)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키노라이츠와 토종 OTT 왓챠의 결합으로 데이터로 선별한 IP를 확보해 왓챠를 주요 유통 창구로 활용하는 ‘선별-배급-유통’ 수직 결합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거래의 본질은 OTT가 OTT를 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볼지 골라주는 회사'가 '보는 곳'을 사는 것"이라며 "키노라이츠는 통합검색과 평점 데이터로 이용자 취향을 읽어온 발견 플랫폼이고, 왓챠 역시 왓챠피디아라는 취향 데이터에서 출발한 회사여서 결합의 결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키노라이츠가 영화 IP 투자·배급으로 확장해 온 만큼, 데이터로 선별한 IP를 직접 들여와 왓챠를 전속 창구로 유통하는 수직 결합이 이 딜이 그리는 시너지"라고 분석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도 "시네필이라고 하는 영화 마니아들을 위한 OTT의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면서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구독자를 모으고 이에 적합한 수준의 영화를 수급할 수 있다면, 생존하며 독자적 위치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티빙 로고. ⓒ티빙 전문 OTT의 가능성은 애니메이션 특화 OTT ‘라프텔’에서도 확인된다. 라프텔은 2014년 콘텐츠 추천 서비스로 출발해 2017년부터 애니메이션 스트리밍을 본격화했다. 애니플러스가 운영하는 라프텔은 애니메이션 판권을 확보해 방송 채널·OTT·MD 사업으로 연결하는 그룹의 콘텐츠 밸류체인 안에 있다. 다만 시너지를 내기까지 과제도 산적해 있다. 넷플릭스·티빙·웨이브처럼 범용 OTT와 경쟁하기보다는 시네필·마니아 취향을 겨냥한 니치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이 교수는 "영화 코어 팬들에게 다가가는 OTT로서 생존하기 위한 자원을 두 곳 모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수급비와 인프라 비용을 견딜 자본력도 과제로 꼽힌다. 김 교수는 "왓챠의 실패는 감식안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형 플랫폼과 같은 싸움을 한 데 있다"면서 "데이터는 고정비를 대신 내주지 않는다. 인수가보다 인수 이후의 투자 여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는 추천 알고리즘의 중립성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 교수는 "키노라이츠 본업 가치는 어느 OTT에도 속하지 않은 심판의 위치에서 나오는데, 자기 OTT를 갖는 순간 심판이 선수를 겸하게 된다"면서 "추천 알고리즘의 중립성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본업과 신사업 양쪽의 신뢰를 좌우할 변수"라고 설명했다. 티빙-웨이브, 합병 지연 속 콘텐츠 투자 효율화·규모화 셈법 복잡 왓챠가 영화 전문 OTT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티빙은 웨이브와의 합병으로 국내 2위 OTT로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다만 합병이 수년째 마무리 되고 있지 않아 콘텐츠 투자 효율화와 규모의 경제라는 통합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T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약 13.54%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 모회사 CJ ENM은 지난 6일 컨퍼런스콜에서 "KT와 티빙은 광고 콘텐츠와 관련해 다양한 협력 논의들을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협력 논의를 기반으로 해 하반기 티빙·웨이브 합병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티빙 주요 주주인 SLL중앙의 지분 처리 방향도 변수로 떠올랐다. SLL중앙이 보유한 티빙 지분 12.74%의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인수 주체에 따라 티빙의 주주 구성과 티빙·웨이브 합병법인의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SLL과 티빙·KT 간 협의와 연계해 이 사안을 계속 논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웨이브 로고ⓒ웨이브 합병 논의와 별개로 티빙은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독자적인 이용자 확대에 나선다. 티빙은 하반기 오리지널 드라마와 앵커 예능, 4분기 KBO 포스트시즌을 앞세워 가입자와 시청량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이브, KT 등 다양한 광고주와의 제휴를 통한 디지털 광고상품 및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다채로운 콘텐츠 수급을 통해 구독매출과 광고매출 규모 확대되며 수익성의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와이즈앱의 서비스별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단순 합산하면 티빙과 웨이브는 5월 약 904만명, 6월 약 920만명, 7월 약 835만명으로 쿠팡플레이와 2위권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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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채용 제안인 줄 알았는데"…北 추정 해커, 취약점 뚫어 방산업 맹공
[사진=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가짜 채용 제안과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해 사이버 공격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구직 제안 미끼로 침투…제로데이 취약점 악용 14일 글로벌 보안기업 연구 조직 체크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북한 라자루스로 추정되는 해킹 조직은 글로벌 방산업을 표적으로 '오퍼레이션 드림 잡(Operation Dream Job)'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공격은 서유럽, 인도, 남미 방산업과 항공우주 산업 기업에 집중됐다. 공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제로데이 취약점(CVE-2026-68820)을 악용했고, 조작된 PDF 뷰어를 배포해 신종 백도어를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취약점을 8월 보안 업데이트에 포함해 패치했다. 캠페인은 방위, 항공우주 산업 분야 기업 채용 기회를 빌미로 한 스피어피싱으로 시작된다. 공격자는 채용 담당자로 위장해 링크드인 등 전문 네트워킹 플랫폼이나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이후 피해자에게 악성 파일을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했다. 공격은 두 가지 감염 방식을 병행했다. 첫 번째는 '동적링크라이브러리(DLL) 사이드로딩'을 활용한 방식이다. 피해자가 PDF 뷰어 실행 파일을 실행하면 악성 DLL이 로드된다. 록히드 마틴 채용 설명 PDF 문서를 보여주면서 메모리 내에서 'MISTPEN' 다운로더를 실행한다. MISTPEN은 시스템 정보를 수집하는 정찰 모듈과 시스템 재부팅 후 자동 실행을 보장하는 지속성 모듈을 로드한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하는 로컬 권한 상승(LPE) 모듈을 실행한다. 체크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해당 취약점은 소켓 생성 시 발생하는 경쟁 조건을 이용해 메모리 손상을 유발한다. 시스템 권한을 획득하고 커널 모드 루트킷의 최신 버전을 배포한다. 이후 백도어를 심어 장기 원격 접속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작된 PDF 뷰어를 배포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격자는 사칭 웹사이트와 검색 엔진 최적화(SEO) 기술을 활용해 피싱 탐지를 우회했다. 이 과정에서 체크포인트리서치는 '시큐리티PDF(SecurityPDF)'와 'MuPDF' 프레임워크 기반 오픈 소스 뷰어를 변조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사용자가 악성 PDF 문서를 열면 암호화된 페이로드가 단일 바이트 키로 복호화 및 실행되며 신종 백도어 '트로이(Troy)'를 설치한다. 트로이 백도어는 HTTP 연결을 설정해 '연결(CONNECTED)' 응답이 확인되면 사용자 프로필, 계정 이름, 윈도 버전 등 호스트 정보를 수집해 명령및제어(C2) 서버에 전송했다. 파일 작업, 명령 실행, 인메모리 코드 전달 등 17개 운영자 명령을 지원해 포스트 익스플로잇 기능을 수행할 기반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방어 전략 수립 시급…합법적 웹 인프라 악용 탐지 회피 체크포인트리서치는 이번 오퍼레이션 드림 잡 캠페인을 두고 라자루스가 멀웨어 기능과 작전 수행 방식을 진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하기 위해 새 버전을 배포하는 것을 넘어 표적 스피어 피싱, 사칭 웹사이트, 검색 엔진 최적화를 결합해 트로이 목마화된 소프트웨어를 유포하며 초기 침투 방식을 고도화했다는 취지다. C2 인프라로 손상된 인스턴스와 콘텐츠관리시스템(CMS) 서버를 선택한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방위 산업 환경은 조직 보안 팀과 국가 사이버 보안 당국 감시를 받는다. 공격자는 합법적인 웹 인프라를 악용해 정상 네트워크 트래픽에 악성 통신을 섞어 탐지를 회피했다. 공유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통해 접속해 인프라 출처를 숨긴 정황도 확인됐다. 체크포인트리서치는 라자루스가 새로운 배포 기술, 모듈식 멀웨어, 제로데이 익스플로잇, 손상된 웹 인프라를 결합해 공격을 전개하며 복원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발생할 오퍼레이션 드림 잡 캠페인을 식별하고 탐지하며 공격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는 14일 미 사이버보안 당국이 실제 공격에 악용되는 윈도 보안 결함을 발견하고 연방기관에 배치 적용과 긴급 조치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미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공격 배후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당 결함이 실제 악용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재명정부선관위코스닥내란미국 -
ITAI끼리 일 시켰더니 악성코드 뿌리며 싸우고 가격 담합
앤트로픽, 다중 에이전트 실험서 ‘영역 다툼’·담합 등 집단행동 확인 목표 충돌시 자가복제 악성코드 협업 땐 취약점 266건 찾아 “AI 안전성, 에이전트 집단행동 검증” AI끼리 일 시켰더니 악성코드 뿌리며 싸우고 가격 담합 [그림=챗GPT] 여러 AI 에이전트를 같은 작업 공간에 풀어놓자 서로를 방해꾼으로 생각해 ‘영역 다툼’을 벌이거나 반대로 은밀히 손잡고 가격을 담합하는 등 인간 집단에서나 볼 법한 행태가 재현됐다. AI 개발사 앤트로픽이 다수 에이전트가 뒤섞여 작동할 때 나타나는 위험을 실험으로 포착해 공개하면서, 에이전트를 대규모로 배치하려는 산업계가 개별 성능이 아니라 ‘집단행동’을 시험대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앤트로픽의 프런티어 레드팀은 13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같은 모델을 여러 개 띄워 공유 코드베이스와 시장, 컴퓨터 시스템에 풀어놓고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그 결과 목표가 충돌하면 극단적 대립으로, 목표가 같으면 담합과 집단 쏠림으로 치닫는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협업이 취약점 탐지 같은 작업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리고 신형 모델일수록 스스로 갈등을 봉합하는 능력을 보인 점은 순기능으로 확인됐다. 세 에이전트, 자가복제 악성코드로 충돌 연구진은 같은 모델의 인스턴스 세 개를 각각 가상머신에 올린 뒤 클로드 코드로 파이썬 백엔드를 다른 언어로 옮기라는 임무를 줬다. 세 에이전트는 서로 다른 목표 언어를 받았고 다른 에이전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통보받지 못했다. 4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이들은 상대의 방해를 ‘고의적 훼방’으로 단정하고 공격에 나섰다. 상대의 유닉스 계정을 잠그거나 경쟁 프로세스를 찾아내 반복적으로 종료시키는 스크립트를 심고 다른 에이전트 소속인 것처럼 위장한 악성코드를 배포했다. 일부 코드는 스스로 복제되며 확산됐다. 연구진은 이런 ‘영역 다툼’이 모델을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갈등을 매듭짓는 방식은 모델 세대에 따라 크게 갈렸다. 모델별 120회 실험에서 미토스5는 98%가 휴전으로 끝났다. 반면 소네트 4.6과 오퍼스 4.6은 힘으로 상대를 봉쇄해 끝내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두 모델이 타인의 목표를 고려하지 못한 채 자신의 지시만 앞세워 확전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갈등을 평화적으로 푸는 능력이 모델 성능에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다. 미토스 계열은 오히려 화해에 앞서 상대를 먼저 제압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실행력이 뛰어난 모델일수록 강압적 조치를 더 빨리 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일부 실험에서는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사회적 장치를 고안했다. 미토스5는 언어별 성능을 겨루는 토너먼트를 열고 진 쪽이 코드베이스를 넘기기로 합의했다. 원래 사용자 지시에서 벗어나는 결정이었다. 한 에이전트는 겉보기엔 중립적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 기준을 제안하면서, 이를 ‘자기 잇속을 챙기면서도 원칙적인’ 선택이라 부르고 ‘기준 짜맞추기’로 비치지 않도록 주의했다. 목표가 같을 때의 위험은 결이 달랐다. 같은 모델과 맥락, 환경을 공유한 에이전트들은 선택의 폭이 넓은 상황에서도 서로 판박이처럼 움직였다. 한 실험에서는 에이전트 30개 중 18개가 각자 완전히 같은 이름의 코드 분기를 만들었고, 소설 창작 과제에서는 여러 에이전트가 첫 작품에 똑같은 제목을 붙였다. 연구진은 이 때문에 한 에이전트의 잘못된 판단이 다수의 동일한 오판으로 번져, 개별 문제였을 사안이 시스템 전체의 실패로 확산될 수 있다고 봤다. 목표 같으면 담합·쏠림…“한 명 실수가 시스템 붕괴로” 쏠림은 담합으로도 이어졌다. 도매가가 같은 상태에서 각자 이익 극대화를 지시받은 에이전트 3~8개를 가격 경쟁에 투입하자, 비공개 대화 통로가 주어진 지 3라운드 만에 이들은 최저 가격선에 명시적으로 합의했다. 직접 소통 수단을 없애도 공개 매물 게시판을 통해 소수점 단위까지 가격을 맞추며 담합을 이어갔다. 유한한 자원을 두고 경쟁시킨 실험에서는 조율 수단이 없는 에이전트들이 초당 30회씩 요청을 쏟아내 240만 건이 몰렸지만 실제 처리된 것은 117건에 그쳤다. 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능력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일부 정찰원이 거짓 정보를 섞어 보내는 실험에서 구형 모델은 이를 걸러내지 못했고, 결정적 단서가 여러 에이전트에 나뉘어 있는 과제에서도 합의된 통념을 넘어서지 못했다. 다만 이 대목에서도 신형 모델일수록 거짓을 더 잘 가려내는 개선이 확인됐다. 연구는 협업의 부작용만 보여준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에이전트 45개에 공유 포럼과 상호 검증 절차를 붙여 오픈소스 15개의 취약점을 찾게 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미토스 프리뷰 기준으로 협업하는 에이전트 무리는 취약점 266건을 찾아낸 반면, 각자 흩어져 병렬 작업한 에이전트들은 21건을 찾는 데 그쳤다. 다만 협업 무리가 약 4배 많은 연산 자원을 쓴 데다 찾아낸 취약점 절반가량이 지정된 핵심 영역 밖이어서, 같은 자원 대비 효율만 놓고 보면 두 방식은 엇비슷했다는 게 연구진의 부연이다. 핵심은 두 방식이 찾은 취약점이 겹친 게 12건뿐이라는 점이다. 협업 무리는 스스로 도구를 만들고 특정 유형 탐지에 특화되며 미리 지정되지 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연구진은 이런 특화·협업 방식이 결국 단순 물량 공세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실험은 앤트로픽이 오픈소스 취약점을 훑는 ‘프로젝트 글래스윙’ 작업과도 맞닿아 있다. ‘뭉치면 강한’ 순기능도…독립 작업이 놓친 취약 찾아 신형 모델일수록 협업 자체가 정교해진 점도 확인됐다. 12시간 동안 여러 에이전트가 함께 게임을 만드는 실험에서, 코드 공유율과 병합 성공률을 동시에 높게 유지한 모델은 소네트5가 유일했다. 구형인 소네트 4.6과 오퍼스 4.6은 수백 건의 코드 병합 요청을 열고도 대부분 반영하지 못했다. 갈등 상황에서도 신형 모델은 스스로 확전을 멈추고 악성코드를 정리한 뒤 잘못을 사과하는 기록을 남기고 사람의 개입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협업 능력이 지능이나 개별 ‘정렬’ 수준이 높아진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델이 정보원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다수의 합의가 곧 진실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그 지식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는 성향은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람 사회가 오랜 시간에 걸쳐 규범과 평판, 제도라는 안전장치를 다듬어 온 것과 달리, 에이전트는 잃을 평판도 호소할 법정도 없이 시장에 뛰어든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안전성 검증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뒤따른다. 산업계는 이미 목표가 겹치거나 충돌하는 공유 환경에서 여러 전문 에이전트를 동시에 굴리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안전성 평가는 여전히 ‘하나의 에이전트, 하나의 임무’라는 단일 시나리오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수 에이전트가 뒤엉킬 때의 조건을 미리 규명해 두지 않으면 결국 실제 서비스 현장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배우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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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I 수요, 숫자로 다시 확인…네오클라우드·서버 호실적에 낙관론 부활
핀란드에 위치한 네비우스 데이터센터 모습. /네비우스 인공지능(AI) 투자 과잉 우려로 짓눌렸던 시장에 낙관론이 다시 번지고 있다. AI 학습과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문으로 빌려주는 클라우드 업체와 AI 서버 제조사의 매출·수주가 나란히 급증하면서다. 이는 AI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해 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빅테크가 예고한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 계획이 실제 GPU 임대와 장기 계약,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인프라 수요, 숫자로 확인 훈풍은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네오클라우드(Neocloud)’ 업계에서 시작됐다. 네오클라우드는 엔비디아 GPU를 대규모로 확보해 빅테크와 AI 개발사, 일반 기업에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AI 전문 클라우드 업체다. 고객에게 실제 컴퓨팅 용량을 제공해야 매출로 인식되는 만큼, 이들의 실적은 발표된 투자 계획을 넘어 실제 AI 연산 수요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대표적 네오클라우드 업체가 코어위브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올 2분기에 25억7500만달러(약 3조6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한 수치다. 매출 증가세보다 놀라운 것은 향후 몇 년간 수요를 보여주는 수주 잔고다. 코어위브의 2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1042억달러로, 분기 매출의 40배에 달했다. 3분기 들어서도 250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최고경영자(CEO)는 미 경제 매체 CNBC에 “(3분기에 계약한) 250억달러는 1년 전 전체 수주 잔고와 맞먹는 금액”이라며 “제품 수요가 얼마나 크고 빠르게 증가하는지 보여준다”고 했다. 다른 네오클라우드 업체인 네비우스 역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한 5억823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미 체결한 계약액도 400억달러를 넘는다. 아르카디 볼로즈 네비우스 CEO는 “지금 당장이라도 2027년까지 공급 예정인 컴퓨팅 용량을 판매할 수 있다”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에도 훈풍 기대 AI 서버 업체의 실적도 급증했다. 엔비디아 GPU를 서버로 만드는 슈퍼마이크로는 회계연도 4분기(4~6월) 매출이 11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고, 지난 분기에만 6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GPU 서버에서 데이터센터에 이르는 AI 인프라 전반에서 수요가 실제 주문과 매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연이은 호재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12일 코어위브 주가는 19.3%, 네비우스는 34.1%, 슈퍼마이크로는 19.0% 급등했다. AI 인프라 수요의 확산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도 장기 호재다. AI 서버 한 대에는 GPU용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CPU와 연결되는 서버용 D램, AI 모델과 학습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업용 SSD가 함께 들어간다. 네오클라우드의 장기 계약이 데이터센터 증설로 이어지고 서버 주문이 늘어나면 HBM·D램·낸드 수요도 연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2일 마이크론 주가는 4.9%, 13일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4.9%)와 SK하이닉스(5.9%)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실적을 AI 산업의 수익성이 완전히 입증된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는 2분기 각각 6억2600만달러, 1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AI 수요가 매출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감당하기 위한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증설 비용, 차입금 이자 부담도 함께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으로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의구심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막대한 설비·금융 비용을 넘어 이익을 낼 수 있느냐가 AI 투자 열풍의 지속성을 가를 마지막 관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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