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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SK, 美첨단연구단지서 HBM 생산 … 기술·인재·공급망 다잡는다
SK하이닉스 '美인디애나 팹' 현장 가보니 미식축구장 100개 면적에 5.5조 들여 첨단 패키징 시설 클린룸 지지할 기초작업 한창 퍼듀대와 첨단반도체 연구 현지 인재 선제 확보 포석 소부장 협력사 동반진출 논의 빅테크 기업에 HBM 직공급 26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웨스트라피엣 최승진 특파원 26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퍼듀대 연구단지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거점'으로 낙점한 '인디애나 팹'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4월 터 닦기를 시작한 공사는 현재 팹 건설을 위한 기초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3~4층 높이로 엘리베이터홀과 계단실이 팹의 뼈대를 구성한 가운데 지반 위에 콘크리트 기둥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이들 기둥 위로는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클린룸'이 들어설 예정이다. ◆ 클린룸 진동 잡는 작업 한창 건설 현장 한쪽에는 거푸집 수십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는 클린룸을 지지할 콘크리트 기둥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미리 콘크리트 블록을 제작한 뒤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지만, 인디애나에서는 이 같은 블록을 구하기 어렵다. 이에 철근을 세운 뒤 거푸집을 씌워 콘크리트 기둥을 만드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곳 건설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현중 SK하이닉스 건설팀장은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으로 '콘크리트 기둥'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클린룸이 들어설 2층과 1층 사이는 뚫려 있고 진동과 하중이 굉장히 큰 장비가 많아 기둥을 촘촘히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건설 중인 첫 반도체 패키징 시설 인디애나 팹은 최첨단 어드밴스트 패키징과 연구개발(R&D)을 위한 시설이다. 어드밴스트 패키징은 여러 칩을 하나로 묶거나 수직으로 쌓아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첨단 후공정 기술을 뜻한다. 한국에서 생산된 첨단 HBM 웨이퍼를 들여와 어드밴스트 패키징을 거쳐 미국 내 고객사에 공급하는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시설은 퍼듀대 연구단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133.5에이커(약 16만3000평) 규모의 용지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미식축구장이 약 100개 들어갈 면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 프로젝트에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에서 보조금 약 4억5800만달러와 대출 5억달러를 지원받은 사업이다. ◆ 퍼듀대 제공 용지에 건설 SK하이닉스는 2024년 4월 인디애나 주정부와 퍼듀대, 미국 정부 관계자와 투자협약식을 열었고, 같은 해 12월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라 미국 정부 지원이 확정된 바 있다. 인디애나 팹의 특징은 미국 유수의 대학이 용지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팹이 글로벌 빅테크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이 집중된 미국 내에서 신속하고 유연하게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고 판단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퍼듀대와 R&D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차세대 시스템 통합·패키징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조르그 아펜젤러 퍼듀대 교수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현재 SK하이닉스와 함께 차세대 3D 집적·패키징 기술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며 "퍼듀대 측 교수진이 보유 기술 포트폴리오를 제시했고 SK하이닉스가 이 중 어떤 분야부터 공동 연구를 시작할지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즈훙 퍼듀대 버크 나노테크센터 소장은 "우리는 연구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고 이곳에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며 "SK하이닉스 생산시설이 들어오면 다른 장비·소재 기업들도 연구팀과 오피스를 함께 설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긴밀한 공동 연구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의미다. ◆ 반도체 인력 선제확보도 특히 양질의 반도체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천 소장은 "기업은 학부 수준의 공대·폴리텍·이공계 학생뿐 아니라 대학원 수준까지 여러 단계의 인력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 센터는 새로 만든 클린룸과 넓은 공간을 활용해 2028년을 목표로 약 150명의 첫 인재 집단을 양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8년은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팹이 가동되는 시점"이라며 "기업들이 이런 인력풀을 활용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재무적인 이득이 있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오전 열린 기공식에는 마이크 브론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 연방 상원의원(인디애나·공화), 미치 대니얼스 퍼듀대 총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전우회 회장, 강경화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SK에서는 유정준 미주총괄 부회장, 이형희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자리했다. SK하이닉스는 소재·부품·장비 등 현지 공급망 진출을 두고 100여 개 협력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팹 건설과 운영, 연관 사업으로 7000여 개 직간접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군 퇴역군인에게 채용 기회를 확대하는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인디애나는 6·25전쟁 당시 장병 14만명을 파병한 곳이다. 곽 CEO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최첨단 메모리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과 인재,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미국 AI 메모리 생태계를 조성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인디애나 웨스트라피엣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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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韓에 몰린 HBM 생산지도 바뀐다…SK하이닉스 美 승부수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HBM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건설현장에서는 반도체 팹의 핵심 시설인 클린룸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이병철기자 【파이낸셜뉴스 웨스트라피엣=이병철 특파원】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에 짓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는 단순한 해외 후공정 공장이 아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HBM의 생산지도를 미국까지 확장하는 승부수다. 미국은 자국 내 HBM 공급망을 강화하고,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AI 고객들이 몰려 있는 미국에 생산과 연구개발(R&D)을 결합한 전진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시설을 미국 최초의 HBM 첨단 패키징·R&D 거점으로 구축하고 있다. ■HBM 80% 韓서 생산…글로벌 생산지도 바뀐다 현재 세계 HBM 생산의 무게중심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쏠려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HBM 공급량의 약 80%가 한국에서 생산된다. HBM 관련 생산거점은 한국을 중심으로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에 분포해 있으며 미국에서도 신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3사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특히 HBM 시장을 이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핵심 생산기지는 한국에 집중돼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를 중심으로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청주에서는 차세대 D램을 포함한 HBM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으며 첨단 패키징 시설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가동되면 이천·청주·용인을 연결하는 AI 메모리 생산벨트가 구축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용인과 청주에 총 54조원을 투입해 HBM 등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반을 추가로 확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한국이 HBM 생산의 중심축이다. 천안은 HBM 후공정과 첨단 패키징의 주요 거점이며 평택에서도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온양과 천안 등에 대한 추가 HBM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 역시 HBM 생산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크다. 대만을 첨단 D램과 HBM 생산의 주요 축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HBM용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일본에서도 첨단 D램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결국 HBM 시장을 장악한 3개 업체의 생산망을 펼쳐놓으면 한국과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가 중심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팹을 추가하면서 글로벌 HBM 생산지도가 세계 최대 AI 시장인 미국으로 본격 확장되는 것이다. ■AI칩은 미국, HBM은 아시아 이는 AI 반도체 공급망의 역설이기도 하다. 엔비디아와 AMD 등 세계적인 AI 가속기 설계기업은 미국에 있다. 구글·아마존·메타 등 천문학적인 자금을 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빅테크도 미국 기업들이다.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과 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고객은 미국에 몰려 있지만, 정작 이들 AI 칩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HBM 생산의 중심은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에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의 전략적 의미가 여기에 있다. 인디애나 팹이 가동되면 한국에서 생산한 최첨단 HBM 웨이퍼가 미국으로 건너와 어드밴스드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미국 고객에게 공급된다. 한국이 HBM의 핵심 제조 경쟁력을 담당하고 미국이 제품 완성과 고객 대응을 맡는 '한·미 HBM 생산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AI 시대의 전략물자인 HBM 공급망 일부를 자국 안에 확보한다. SK하이닉스로서는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세계 최대 AI 시장 한복판에 생산거점을 두게 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 투자가 미국 내 첨단 패키징 공급망의 공백을 메우고 해외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 경쟁, '많이'에서 '고객 맞춤형'으로 인디애나 투자의 또 다른 의미는 HBM 경쟁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HBM은 범용 메모리와 다르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고 GPU 등 연산칩과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연결한다. HBM 세대가 올라갈수록 고객의 AI 가속기 구조에 맞춘 설계와 첨단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도 커진다. 경쟁의 중심도 단순히 '누가 더 많이 만드느냐'에서 '누가 고객이 원하는 HBM을 더 빨리 개발해 공급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에 생산 라인만 짓지 않고 '어드밴스드 패키징 R&D 테스트베드'를 함께 구축하는 이유다. 미국 고객의 요구를 현지에서 받아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과 성능 검증을 거쳐 양산까지 연결할 수 있다. 퍼듀대학교와 차세대 시스템 통합 및 패키징 기술을 공동 연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생산과 R&D, 고객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 묶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투자 발표 당시부터 퍼듀대와 첨단 패키징과 이종집적, 차세대 메모리 시스템 등을 공동 연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은 최고의 고객과 연구역량, 생태계가 함께하는 AI 혁신의 중심지"라며 "미국 AI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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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르포]옥수수밭이 ‘HBM 메카’로…SK하이닉스는 왜 美인디애나 택했나
16만3000평 부지서 기초공사 한창…하루 300명 투입 퍼듀대 반도체 연구역량·인재 확보가 입지 결정 핵심 韓서 HBM 웨이퍼 생산 → 美서 첨단 패키징·테스트 AI 맞춤형 메모리 시대…생산·R&D·고객 한곳에 연결 [웨스트라피엣(미국 인디애나주)=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드넓은 평원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옥수수밭이었던 곳이다. 이날 오후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작업은 잠시 멈췄지만 현장에는 대형 크레인과 중장비, 건설 자재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최초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거점으로 만드는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방문한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공사 현장에 대형 크레인과 중장비, 건설 자재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정면에 보이는 구조물이 클린룸 공사 현장이다. 현재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실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공사는 지난 4월 15일 시작돼 기초 골조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약 7%, 건축 공정만 놓고 보면 약 15%까지 진행됐다. 하루 약 300명의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전체 부지는 133.5에이커(약 16만3000평). 미식축구장 약 100개를 펼쳐놓은 크기다. 김현중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건설팀장은 “미국 현지 지반에는 한국 공장 부지와 달리 단단한 암반층이 없어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더 굵고 깊은 파일을 박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팹은 2층에 클린룸을 두는 구조로 건설된다. 클린룸 아래 1층에는 펌프와 스크러버 등 각종 설비가 들어간다. 현장에서는 1층 바닥 공사가 약 90% 진행된 상태였다. 오는 10월부터 주요 설비 공사를 시작해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하고 2029년 하반기 차세대 HBM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공장 옆 세계적 반도체 연구시설…“왜 퍼듀인가” SK하이닉스가 미국 내 첫 HBM 생산거점으로 웨스트라피엣을 선택한 배경에는 불과 수㎞ 옆에 자리한 퍼듀대학교가 있다. 이날 방문한 퍼듀대 버크 나노테크놀로지센터(Birck Nanotechnology Center)에서는 연구진과 학생들이 반도체와 나노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곳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부터 3차원(3D) 집적·패키징까지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는 퍼듀대의 핵심 나노기술 연구시설이다. SK하이닉스와 퍼듀대의 협력은 단순한 인재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 양측은 차세대 로직·메모리 통합과 HBM을 포함한 첨단 패키징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SK하이닉스는 팹 내부에도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천지홍(Zhihong Chen) 버크 나노테크놀로지센터 연구소장과 요르크 아펜젤러(Joerg Appenzeller) 퍼듀대 교수의 설명을 종합하면 두 기관 협력의 핵심은 산업과 연구의 물리적 결합에 있다. 퍼듀대의 연구시설과 인재, SK하이닉스의 실제 생산기반을 한 지역에 묶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퍼듀대 측은 SK하이닉스가 이 지역 반도체 생태계를 키우는 일종의 ‘앵커 기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 하나를 유치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기관, 인재가 함께 모이는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00개 이상의 협력사와 현지 공급망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퍼듀대 버크 나노테크놀로지센터 내 클린룸 시설 모습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AI 맞춤형 HBM 시대…‘패키징’이 경쟁력 인디애나 팹의 또 다른 의미는 HBM 경쟁에서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메모리다. AI 가속기의 성능을 높이려면 메모리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이를 어떻게 쌓고 연결해 고객 시스템에 최적화하느냐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인디애나 팹이 일반적인 반도체 전공정 공장이 아니라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로 설계된 이유다. 한국에서 최첨단 HBM 웨이퍼를 생산한 뒤 미국으로 가져와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현지 고객에게 공급한다. 한국의 제조 경쟁력과 미국의 AI 생태계를 하나의 생산체계로 묶는 구조다. 이는 공급망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생산한 HBM을 미국 고객에게 공급해왔다면 앞으로는 제품 완성 단계인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까지 미국 현지에서 수행하게 된다. 미국 AI 생태계 가까이에서 고객별 요구에 대응하고 차세대 제품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셈이다.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실물.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특히 AI 시대에는 고객 시스템에 최적화된 맞춤형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과 R&D, 고객 사이의 거리를 줄여 메모리와 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하는 역량이 경쟁력이 된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팹에 생산시설만 두지 않고 약 1000명의 생산·엔지니어링·R&D 인력을 배치하고 연구개발 테스트베드까지 구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디애나 프로젝트는 단순히 한국의 HBM 공장을 미국에 짓는 투자가 아니라, 한국에서 HBM 웨이퍼를 만들고 미국에서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미국 AI 고객에게 공급하는 새로운 한미 반도체 분업체계를 구축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웨스트라피엣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산시설과 퍼듀대의 연구·인재 역량, 미국 AI 고객과 현지 공급망을 한곳에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9년 이곳에서 나올 첫 ‘메이드 인 USA HBM’의 의미가 단순한 미국 현지 생산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방문한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공사 현장 모습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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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SK하이닉스, ‘메이드인 USA’ HBM 만든다…“연간 수십만장씩”
SK하이닉스 인디애나팹 임시사무소.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요소인 첨단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미국에서 연간 수십만장씩 생산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적 없는 HBM이 한국 기업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미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팹) 기공식을 열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건설하는 첫 생산기지로, 오는 2028년 10월 클린룸(패키징이 이뤄지는 공간)을 완공해 이듬해 하반기부터 HBM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이로써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 빅테크들이 SK하이닉스의 ‘메이드 인(Made in) USA’ HBM을 사용하게 된다. 기공식에 참석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인디애나 팹의 HBM 생산 능력이 연간 수십만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이 공장에서 D램(RAM) 웨이퍼 수십만장을 토대로 후공정을 통해 HBM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현재 업계에 알려진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은 연 600만장 규모로, 이 중 일부가 HBM에 쓰인다. 곽 사장은 “인디애나 프로젝트는 미국 최초의 HBM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메이드 인 USA HBM을 처음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자 미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제·안보에 기여하는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이 자국에서 만들어진 HBM을 사용해 AI 가속기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미국산’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팹 건설에 40억달러(약 5조5280억원)를 투자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에 따라 최대 4억5000만달러의 보조금, 5억달러의 대출을 제공한다. 인디애나 팹은 한국에서 생산된 D램 칩들을 묶거나 쌓아 HBM을 만드는 어드밴스드 패키징(후공정)과 차세대 HBM 연구·개발(R&D)을 병행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인 7세대(HBM4E) HBM 개발과 테스트를 위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미 퍼듀대학교와 합작하는 R&D 강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퍼듀대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팹이 본격 가동되면 약 1000명 규모의 인력이 일하게 될 예정이다. 팹 건설·운영 인력과 100여개 협력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고려하면 약 7000명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곽 사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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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곽노정 “AI가 메모리 사이클 바꿔…다운턴 와도 과거와 다를 것”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 후 인터뷰 메모리 공급부족 지속 전망…“수요 훨씬 강해져” 범용 메모리서 맞춤형 제품으로 사업모델 변화 고객과 공동개발 확대…수요 예측 가능성 높아져 美 인디애나 HBM 거점 구축…AI 생태계 밀착 [웨스트라피엣(미국 인디애나주)=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오랜 호황·불황 사이클이 구조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가 범용 제품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진화하면서 수요 예측이 쉬워지고 고객과 반도체 기업의 관계도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 직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곽 사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 직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속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특히 향후 메모리 다운턴이 찾아오더라도 과거와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곽 사장은 “과거 수십년간 메모리 산업이 여러 차례 다운턴을 겪었다”면서 “당시 메모리 사업은 사실상 100% 범용 제품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적절한 생산량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곽 사장은 “메모리 사업모델이 100% 범용 제품에서 부분 맞춤형 또는 완전 맞춤형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스템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메모리 업체가 차세대 제품 개발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같은 변화로 시장 수요를 과거보다 쉽게 예측할 수 있고 고객과 반도체 업체의 관계도 더욱 강하게 결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다운턴이 오더라도 수요 감소폭이 완만하거나 수요가 정체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곽 사장의 판단이다. 다만 그 이후의 시장 상황까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SK하이닉스가 체감하는 AI·메모리 수요도 2년 전보다 강해졌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2024년 인디애나 투자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 “시장으로부터, 고객으로부터의 수요가 훨씬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000660)가 인디애나에 미국 최초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것도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곽 사장은 이날 기공식 기념사에서 AI 시대에는 고객 시스템에 최적화된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첨단 패키징을 통해 메모리와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한국에서 생산한 최첨단 HBM 웨이퍼를 인디애나로 가져와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미국 고객에게 공급한다. 팹 내부에는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기능도 갖춰 고객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실증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AI 시대 혁신은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고객과 대학, 협력사,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첨단 메모리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 AI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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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장]곽노정 "반도체 강세 이어질 것"…추가 투자 어디든 열려 있어
AI발 수요 강세 2030년까지 지속 전망 추가 투자 가능성 "어느 지역이든 열려 있어" 美 AI 스타트업·기술기업 투자 검토 인디애나 선택 배경은 정부 지원·전력·용수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력과 용수, 인센티브 등 사업 여건이 충족된다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곽 사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에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기공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뚜렷한 다운턴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AI를 중심으로 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향후 메모리 시장의 하락 국면이 오더라도 과거와 같은 급격한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곽 시장은 "다음 다운턴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험했던 다운턴과는 다를 것"이라며 "다운턴이 오더라도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기보다 증가 속도가 둔화하거나 정체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메모리 시장은 범용 제품 중심이어서 시장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생산량 조절도 쉽지 않았지만, AI 시대에는 HBM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맞춤형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고객 시스템 안에서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공급업체와 고객이 차세대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성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둬…보조금·전력 등 조건 좋은 지역 고려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에트에서 김현중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프로젝트 건설팀장과 직원들이 SK하이닉스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인디애나(미국)=황윤주 특파원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곽 사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을 고려해 추가 투자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확정된 사업은 없다면서도 "전력과 용수, 보조금 등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고객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어디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전 공정 시설의 자국 내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전 공정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곽 사장은 "어느 지역이나 국가든 우리 고객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열려 있다"며 사업 환경과 정부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내 추가 투자나 전 공정 공장 건설 계획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검토가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 AI 생태계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올해 미국에 설립한 AI 관련 법인에 대해 "향후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중요한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일종의 투자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AI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이다. 인디애나 선택 배경은 토지·전력·용수·정부 지원 인디애나를 미국 첫 생산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으로는 토지와 전력, 용수 등 인프라와 정부 지원을 꼽았다. 곽 사장은 "약 3년 전 부지를 선정할 당시 토지와 전력, 용수, 지방정부와 연방정부의 지원 등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며 "평가 결과 인디애나가 다른 후보 지역과 비교해 매우 우수했다"고 말했다. 현지 인력 확보 역시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앞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대학·교육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지역사회와 대학, 교육기관과 협력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른 기업들의 경험에서 계속 배우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대규모 생산시설을 직접 건설하고 운영한 경험이 많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미국의 문화와 법률, 사업 관행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SK그룹 계열사들이 미국 공장을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과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한국 밖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문화와 법률, 관행, 사업 운영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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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SK하닉 곽노정, 美추가투자에 “또다른 좋은 소식 희망…어디든 열려있다”
‘인디애나팹’ 기공식 기자회견 ‘제시 조건’ 전제로 가능성 시사 日키옥시아 지분엔 신중한 입장 “메모리 호황, 2030년까지 지속”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팹’ 기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웨스트라피엣 최승진 특파원] SK하이닉스의 미국 ‘인디애나 팹’ 기공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추가투자와 관련해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에 또 다른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 CEO는 27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팹 기공식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내 추가 투자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어디든 열려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전세계 어느 곳이든 검토하고 있다. 기회를 주고 고객과 함께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어떤 지역·국가든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가 제시하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오늘 같은 행사처럼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AI 산업에 또 다른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곽 CEO는 ‘AI 데이터센터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관련해 “침체(downturn)를 예고하는 뚜렷한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2030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언젠가는 AI가 정점을 넘어서거나 미래에 또 다른 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다음 침체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가 경험했던 과거 침체와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AI 관련 시장의 경우 시장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곽 CEO는 “과거 여러 차례 침체를 겪었을 때 메모리 사업은 본질적으로 100% 범용 상품이었고,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HBM의 경우 고객과 반도체 제조사 모두 칩 개발에 참여하고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해 시장 수요를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반도체 시장에) 침체가 닥친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감소는 없을 것이며, 수요가 서서히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기업인 키옥시아의 전환사채(CB)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키옥시아의 최대 주주에 등극하게 된다. 곽 CEO는 “키옥시아 지분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나 확정된 계획은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AI 산업에 기여하는 것처럼 일본 내 반도체 사업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확정된 계획이나 방향은 없지만, 낸드플래시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시장을 개척할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CEO는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 단계이며, (IPO의) 철회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답을 아꼈다. 인디애나 팹에 대한 투자금이 초기 투자금액보다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4년 첫 투자발표 당시 약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투자금은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 CEO는 “투자 금액의 변동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최종 금액이 달라진 떄와 차이점은 시장의로부터의 수요가 훨씬 더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CEO는 인디애나 팹 운영을 위한 인력 확보방안과 관련해 “먼저 이곳에 진출한 기업 두 곳의 사례에서 배우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이었고, 그 결과 대학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 팀은 이미 오랜 기간 현지 교육기관들과 협력해왔기 때문에, 이런 협력을 바탕으로 몇 년 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곽 CEO는 SK그룹 계열사인 SK온의 켄터키 공장 건설에서 얻은 경험을 언급하며 “한국 밖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현지 문화와 법, 관행, 사업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공적 사업을 위해 모든 부분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스트라피엣=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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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국 지킨 美노병에 기립박수…SK, 일자리로 한미동맹 잇는다
SK하이닉스, 한국전 참전용사 3명 특별 초청 곽노정, 행사 전 노병 찾아 감사 인사 전해 주한미군 전역 장병 韓기업 취업 플랫폼 가동 에이브럼스 “동맹의 다음장 美서 함께 만들 것” [웨스트라피엣(미국 인디애나주)=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로버트 브라운, 프랜시스 윌리엄슨, 노먼 히튼.”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세 명의 노병을 한 명씩 호명하자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70여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용사들이 이날 기공식의 특별한 주인공이 됐다. 곽노정(오른쪽)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 행사 시작에 앞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찾아 감사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위부터 로버트 브라운, 프랜시스 R. 윌리엄슨, 노먼 히튼. (사진=SK하이닉스) 99세의 브라운은 17세에 미 육군에 입대해 이후 미 해병대 소속으로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 모두 참전했다. 96세 윌리엄슨은 미 육군 소속으로 1952년부터 1953년 휴전 때까지 한국에서 싸웠다. 95세 히튼 역시 미 해병대 소속으로 1953년부터 휴전 때까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행사 시작에 앞서 세 노병을 직접 찾았다. 한 명씩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국이 가장 필요로 했던 순간 이들이 부름에 응했다며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이 한국을 지키고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특별한 동맹의 토대를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과 모든 전우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국 지킨 미군, 이제 한국기업서 ‘제2의 인생’ 이날 기공식에서는 70여년 전 한국을 지킨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미동맹을 ‘일자리’로 연결하는 장면도 펼쳐졌다. 한국에서 근무한 뒤 전역하는 주한미군 장병과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연결하는 ‘주한미군 전역 장병 채용 플랫폼’이 별도 세션을 통해 소개됐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동맹재단 간 업무협약을 계기로 준비돼 올해 3월 공식 출범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다양한 업종의 29개 기업이 참여해 500여개의 채용공고를 게시하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주한미군 출신에게는 군 복무 과정에서 쌓은 한국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활용할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면서 현지 인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미동맹의 인적 자산을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시도다. 첫 취업 성공 사례도 나왔다. 27년간 미군으로 복무한 진 리처즈(Gene Richards)는 18세 때 첫 해외 근무지로 한국 평택에 배치됐다. 이후 한국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그는 현재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의 SK에코플랜트 지사에서 대외협력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소개된 리처즈는 한국 기업에서 일하게 된 것을 두고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장을 시작할 새로운 기회”라고 표현했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인디애나 팹 건설을 계기로 주한미군 전역 장병 채용 협력에 나선다. 40억달러(약 5조53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인디애나 팹에는 생산·엔지니어링·연구개발(R&D) 인력 약 1000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에서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안보동맹에서 산업·일자리 동맹으로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 전역자들의 경험 자체가 한국 기업에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33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한국에서 복무했다며 이들이 리더십과 기술 전문성, 적응력은 물론 한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남다른 이해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한미군 전역 장병 채용 플랫폼을 통해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이들과 연결될 수 있다며 “과거 한국을 지키는 데 기여했던 이들이 이제 미국에서 동맹의 다음 장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미국의 노동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 한국 기업의 관계를 깊게 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인적 유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그룹과 한국전 참전용사의 인연도 이어져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1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이었다. 이듬해 정전협정일에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에도 참석해 참전용사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SK 측은 이번 기공식 역시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넘어 한미동맹의 의미를 산업과 고용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70여년 전 미국의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건너와 전쟁을 치렀고,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한국에서 복무한 미군 전역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함께 우리는 복무를 기리고, 기회를 만들며, 다음 세대를 위한 동맹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 행사 모습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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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SK, 2030년까지 美 투자·자산 62조 넘는다…“인디애나는 시작”
美정관계·韓정부 한목소리로 HBM 투자 평가 브런 “美 혁신 차세대 열 것…수천개 양질 일자리” 토드 영 “美 반도체 산업 재건…경제·안보 강화” 강경화 “생산·R&D·인재양성 결합한 독특한 모델” [웨스트라피엣(미국 인디애나주)=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SK하이닉스의 미국 첫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거점이 미국의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재건을 위한 한미 협력의 핵심 프로젝트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관계 인사들은 SK하이닉스의 40억달러(약 5조5300억원) 규모 투자가 일자리 창출을 넘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과 경제·국가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SK(034730)그룹은 인디애나 투자를 시작으로 미국 내 사업 기반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유정준 SK그룹 미주총괄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에서 SK의 미국 내 반도체와 에너지, 첨단기술 사업을 언급하며 2030년까지 미국 내 투자·자산 규모가 450억달러(약 62조22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유 부회장은 인디애나 프로젝트를 두고 “새로운 시설 그 이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공지능이 확산될수록 더 많은 메모리와 컴퓨팅 파워,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SK는 미국 전역에서 그 미래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건설하고, 함께 투자하고, 함께 혁신하고 있다”며 “이것은 시작일 뿐(This is only the beginning)”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도 SK하이닉스(000660) 투자를 자국 반도체 산업 재건의 중요한 계기로 평가했다. 마이크 브런 인디애나 주지사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 혁신의 다음 세대를 열고 인디애나에 수천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가져오는 동시에 지역 경제 발전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애나 주민에게도, 우리 경제에도 승리이며 미래 산업 경쟁에서 인디애나가 선두로 도약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브런 미국 인디애나주 주지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토드 영 인디애나주 연방상원의원은 보다 직접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 재건을 강조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웨스트라피엣 투자는 인디애나가 미국 반도체 산업 재건을 주도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경제안보를 강화하며 미래 기술이 미국에서 개발되고 생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 의원은 자신이 입법에 참여한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과 이번 투자를 연결했다. 그는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이 투자가 가능하도록 돕게 돼 자랑스럽다”며 향후 수십년간 인디애나 주민과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정부도 이번 투자를 단순한 생산시설 건설을 넘어선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투자는 단순한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가 아니라 미국 최초의 AI 메모리 생산시설과 R&D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인재 육성과 정부·외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독특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실제 인디애나 팹은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산업 역량을 결합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국에서 생산한 최첨단 HBM 웨이퍼를 미국으로 가져와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친 뒤 미국 고객에게 공급한다. 팹에는 첨단 패키징 R&D 테스트베드도 구축한다. 고객과 대학, 협력사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과 성능 검증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오늘은 미국과 SK하이닉스가 함께 AI의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날”이라며 “미국은 최고의 고객과 연구역량, 생태계가 함께하는 AI 혁신의 중심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함께 성장하며 미국 AI의 미래를 같이 만들어가는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40억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은 2028년 10월 클린룸을 완공하고 2029년 하반기 차세대 HBM 양산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100여개 협력사와 현지 공급망 구축을 논의하고 있으며 팹 건설과 운영, 연관 산업을 통해 7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정준 SK그룹 미주총괄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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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곽노정 “메모리 공급부족 2030년말까지…다운턴 와도 과거와 다를 것”(종합)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 후 인터뷰 “뚜렷한 다운턴 신호 없어…AI 수요 훨씬 강해져” 범용→맞춤형 전환…고객과 공동개발로 수요 예측↑ 추가투자 가능성 열어둬…“물·전력·인재·지원 중요” AI Co.로 미래 투자…“HBM4부터 메모리·로직 결합” [웨스트라피엣(미국 인디애나주)=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가 범용 제품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진화하면서 수십년간 반복됐던 메모리 산업의 호황·불황 사이클도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물과 전력, 인재, 정부 지원 등 사업 여건이 갖춰진다면 지역이나 국가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 직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곽 사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 직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부족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다운턴의 뚜렷한 신호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상황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I 시대 다운턴은 과거와 다르다” 곽 사장은 언젠가는 메모리 다운턴이 찾아올 수 있지만 과거와는 양상이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핵심은 메모리 산업의 사업모델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수십년간 메모리 산업이 여러 차례 다운턴을 겪었는데 당시 메모리 사업은 사실상 100% 범용 제품(커머디티)이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업체가 동일한 시장을 겨냥해 생산량을 늘려 경쟁하는 구조에서는 미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웠고 이에 따라 적정 생산량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AI 시대에는 이런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곽 사장은 “비즈니스 모델이 100% 범용 제품에서 부분 맞춤형 또는 완전 맞춤형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다. AI 시스템의 성능을 극대화하려면 고객이 원하는 시스템에 맞춰 메모리와 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해야 한다.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은 뒤 고객이 구매하는 전통적인 범용 메모리와 달리 개발 단계부터 고객과 메모리 업체의 협업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곽 사장은 이 과정에서 시장 수요도 과거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봤다. 고객과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를 함께 개발하고 시스템 성능을 최적화하면서 고객과 제조사의 결속도 한층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메모리 다운턴은 과거처럼 수요가 급격하게 꺾이는 형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곽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설령 다운턴이 오더라도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완만한 감소나 보합에 가까운 형태가 될 것”이라며 “2030년 이후에는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AI 산업 전체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SK하이닉스가 체감하는 AI·메모리 수요도 2년 전보다 강해졌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2024년 인디애나 투자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 “시장으로부터, 고객으로부터의 수요가 훨씬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美 추가 투자도 열어둬…“조건 맞으면 어디든” SK하이닉스(000660)는 인디애나에 이은 미국 추가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투자 대상은 특정 국가에 한정하지 않았다. 곽 사장은 미국의 신규 관세 가능성과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한 질문에 “추려 놓은 후보 목록은 없다”면서도 “물과 전력, 인재, 보조금 같은 자원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전공정 투자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미국 전공정 투자 압박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고객과 함께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어떤 지역, 어떤 국가든 열려 있다”며 상대방이 제시하는 사업 조건이 충족된다면 추가 투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인디애나를 미국 첫 HBM 생산거점으로 선택한 것도 이런 기준에 따른 결정이었다. 곽 사장은 부지 선정 당시 토지와 전력, 인력뿐 아니라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지원, 지역사회의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평가에서 인디애나는 다른 유력한 주들과 비교해 매우 우수한 곳이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곽 사장은 앞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사례에서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대학 등 현지 기관의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퍼듀대를 비롯한 현지 교육기관과 협력해 엔지니어와 기술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저희 팀은 이미 오랜 기간 현지 교육기관들과 협력해 왔다”며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몇 년 안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처음 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현지 문화와 법·제도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과거 현대전자 시절 미국 메모리 팹이 있었지만 현재 회사 내부에는 당시 경험을 가진 사람이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 미국에 먼저 진출한 기업과 SK그룹 계열사의 경험을 참고하고 있다. 곽 사장은 “한국 밖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현지의 문화와 법, 관행, 사업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관련 사항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 직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HBM4부터 메모리·로직 결합”…AI Co.로 미래사업 준비 SK하이닉스가 AI 시대에 협업·투자하는 기술 영역도 메모리를 넘어 로직과 패키징, AI 시스템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이를 위한 투자 창구가 지난 1월 발표한 신설 ‘AI Co.’다. 곽 사장은 AI Co.에 대해 “다음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중요한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투자하는 일종의 비히클”이라고 설명했다. AI 관련 스타트업뿐 아니라 SK하이닉스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도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메모리와 다른 반도체 기술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판단이 있다. 곽 사장은 “핵심 메모리 사업이 다른 사업 영역과 협업하거나 나아가 융합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HBM4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곽 사장은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 안에 로직 회로를 넣는다”며 “메모리와 로직이 같은 평면에서 결합되는 첫 신호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에는 이 같은 융합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메모리와 로직을 함께 설계하고 패키징 기술을 결합하는 공동개발이 확대되고, 장기적으로는 협업 영역이 상위 수준의 AI 시스템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AI Co.를 통해 이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기업을 발굴해 기존 메모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기존 사업의 지배구조와 자산 활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미국에서 솔리다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곽 사장은 “아직 논의 단계이며 철회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키옥시아 지분 역시 아직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AI 산업에 기여하듯 일본 반도체 산업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떻게 함께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디애나 팹은 이 같은 AI 시대 사업전략을 구현하는 미국 내 핵심 거점이다. 한국에서 생산한 최첨단 HBM 웨이퍼를 미국으로 가져와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미국 고객에게 공급한다. 현지 팹에는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R&D) 테스트베드도 구축한다. 곽 사장은 이날 기공식 기념사에서 AI 시대에는 고객 시스템에 최적화된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과 첨단 패키징을 결합해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디애나 팹은 단순히 미국에 생산시설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는 AI 시대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현지에서 구현하는 거점이라는 게 SK하이닉스의 구상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인디애나 팹 공식 기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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